돈, 사람, 책임… 뷰티서플라이 매니저로 일한다는 것
Q. 안녕하세요? 우선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베테랑 매니저: 남부 지역의 뷰티서플라이 매장에서 17년째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직 매니저·현 세일즈맨: 중북부 지역 뷰티서플라이에서 약 12년간 매니저로 일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잡화 회사에서 세일즈를 하고 있습니다.
전직 세일즈·현 매니저: 뷰티업계에서 10년 넘게 세일즈를 하다가 매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현재 뷰티서플라이 매장에서 1년 정도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오늘은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전·현직 매니저분들과 ‘매니저의 삶’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매니저로 일하면서 주로 어떤 일을 맡았는지 말씀해주세요.
베테랑 매니저: 뷰티업계에 발을 담근 지도 벌써 17년째인데요. 그동안 두 오너와 인연을 맺어 매니저로 일했습니다. 두 분 모두 매장을 2~3개씩 운영해서 여러 지점을 오가며 근무했고, 새 매장을 열 때는 오픈 준비부터 함께했죠.
주로 직원 관리와 교육, 재고 관리를 합니다. 직접 오더는 하지 않지만 필요한 물건을 체크해서 사장님께 알려드려요. 예전에는 직접 오더도 했는데, 오버스탁되면 사장님 눈치 보이는 게 싫더라고요. 지금은 필요한 것만 알려드리고 사장님이 재정 상황에 맞게 오더하고 있습니다.
전직 매니저·현 세일즈맨: 지금은 세일즈를 하고 있지만, 작년까지 중북부 지역에서 4개 스토어 총괄 매니저로 8년 정도 일했어요. 그전에는 작은 뷰티서플라이에서 4년 정도 일했고요. 사장님 대신 가게를 운영하다시피 해서 사람을 구하고 교육하는 것부터 영업사원 미팅과 오더, 재고와 재정 관리까지 직접 했어요. 사장님이 완전히 믿고 맡겨주셔서 직원들 주급도 주고 매출 보고도 했죠.
전직 세일즈·현 매니저: 저는 뷰티업계에서 10년 넘게 세일즈를 하다가 작년부터 매장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1년 정도밖에 안 돼서 배우는 단계예요. 기본적으로 재고 관리를 하고 있고요. 헤어 쪽 영업을 오래 해서 사실 헤어를 맡고 싶은데, 헤어 오더는 어마운트가 크다 보니 직접 오더하기보다는 필요한 물건을 사장님께 조언드리고 있어요. 캐셔도 하면서 가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Q. 매니저로 일하다 보면 힘든 일도 많을 것 같아요.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렵나요?
베테랑 매니저: 저는 중소형 가게에서 오래 일해서 큰 프랜차이즈 매니저와는 조금 다를 수 있는데요. 장사가 잘되면 육체적으로 힘들어도 정신 없이 하루가 지나가니까 힘든 것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장사가 너무 슬로우 하면 사장님 표정부터 안 좋아지거든요. 세일즈맨들이 와서 수금을 보채기라도 할 땐 괜히 제가 미안하고 눈치도 보이고요. 그런 부분이 가장 힘든 것 같아요.
전직 매니저·현 세일즈맨: 저는 사람 때문에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적당한 사람을 구하는 것도, 교육하는 것도 힘들었어요. 쓸 만한 직원을 구했다 싶었는데 그만두면 정말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직원이 부족하면 남은 직원들이 더 바쁘고 힘들어지니까요. 그래서 저는 사람 관리가 제일 힘들고 어려웠던 것 같아요.
전직 세일즈·현 매니저: 저는 아직까지는 정신적인 것보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 같아요. 10년 넘게 세일즈맨으로 일하면서 실적 압박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차라리 몸이 좀 힘들더라도 매니저 일을 해보자 했는데,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처음에는 다리가 퉁퉁 부어서 퇴근했어요. 물건 나르고 정리하면서 쪼그려 앉아 일하는 것도 힘들고요. 그래도 나중에 제 가게 하나 오픈하는 게 목표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웃음).
Q. 그래도 매니저로 일하면서 좋은 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전직 매니저·현 세일즈맨: 아이러니하게도 사람 때문에 힘들다가도 사람 때문에 좋았어요.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즐겁게 일할 때는 하나도 힘들지 않더라고요. 팀워크가 잘 맞으면 결과도 좋고, 사장님도 좋고 모두 해피하게 일할 수 있고요. 결국 장사도 인생도 사람 때문에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는 것 같아요(웃음).
베테랑 매니저: 작은 가게라 사장님이 저를 전적으로 믿고 맡겨주셔서 그런지 페이를 다른 데보다 많이 주십니다(웃음). 일이야 순간순간 힘들 때가 많지만 통장에 꽂히는 돈이 저를 계속 움직이게 하고, 처자식을 먹여 살리는 동력이 되죠. 좋은 점이 하나 더 있네요. 혼자 일할 때가 많아서 눈치 안 보고 일하는 것도 좋습니다(웃음).
전직 세일즈·현 매니저: 영업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니까 처음에는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하루하루 아무 생각 안 하고 일하는 것도 좋았어요.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그런 생각 자체가 안 드는 걸 수도 있지만요 (웃음). 몇 년 뒤 제 가게를 오픈한다는 목표도 생겼고, 돈 받으면서 매장 운영을 배울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Q. 내가 만약 사장이라면, 가게를 어떻게 운영하고 싶으세요?
전직 매니저·현 세일즈맨: 제가 사장이라면 매니저에게 페이를 더 많이 해줄 것 같아요. 돈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입장이 다르다는 건 알지만, 저 같은 경우 8년간 4개 가게를 관리하고 재정 관리까지 했기 때문에 충분한 페이를 받았다면 계속 매니저로 일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물론 제가 직접 가게를 운영하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죠?(웃음) 그래도 오래 같이 일하려면 그에 맞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완전 제 개인적은 생각입니다.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웃음). 어떤 가게는 매니저보다 주인이 돈을 더 적게 가져가는 가게도 있다고 들었으니 사장님들의 마음도 이해합니다.
베테랑 매니저: 저는 사장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내가 사장이라면’이라는 생각을 깊이 해본 적은 없어요. 그래도 제가 사장이라면 오더를 좀 더 효율적으로 할 것 같아요. 실속을 챙기는 사장이랄까요. 지금 사장님은 사람이 너무 좋고 마음도 여리셔서 영업사원이 오면 거의 매번 오더를 해주세요. 그래서 가게에 물건이 차고 넘치고 비슷한 제품도 많아요. 그러다 몇 달 뒤 물건값 페이 하시려고 고생하는 걸 자주 봤거든요. 제가 사장이라면 적당량만 오더 하면서 실속 있게 운영할 것 같아요. 막상 해보면 그것도 쉽지 않겠죠? 그래서 제가 사장 할 생각을 안 하나 봐요(웃음).
전직 세일즈·현 매니저: 저는 아직 새내기 매니저라 사장님 입장에서 말하기는 조금 그렇네요. ‘내가 사장이라면 어떻게 해야겠다’보다 지금은 ‘빨리 사장이 되어야지’를 더 많이 생각합니다(웃음).
Q. 두 분은 세일즈맨과 매니저를 모두 경험하셨는데요. 직업을 바꾼 것을 후회한 적은 없으신가요?
전직 세일즈·현 매니저: 아직까지는 매니저로서의 삶에 만족하고 있어요. 싱글이라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세일즈맨 때보다 돈을 조금 적게 벌어도 괜찮아요. 영업사원일 때는 실적을 채워야 했고 매주 하는 회의도 늘 숨 막혔거든요. 지금은 몸은 확실히 힘들지만 아무 생각 없이 출근했다가 퇴근하는 삶이 괜찮더라고요. 한 달에 2주씩 출장 다니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매일 집에 가서 자는 것도 좋아요. 아직 매니저로 일한 지 1년밖에 안 됐지만 현재로서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사장님도 제가 영업사원일 때부터 알던 고객인데, 지금도 잘해 주셔서 만족하며 일하고 있어요.
전직 매니저·현 세일즈맨: 음… 저는 고민이 조금 되네요. 수입은 지금 세일즈맨으로 일하는 게 훨씬 좋아요. 100% 커미션이라 판 만큼 받고, 많이 일할수록 많이 버니까 합리적이죠. 다만 한 달에 3주 이상 출장을 가는 게 너무 힘들어요. 종종 손님들께 갑질을 당하거나 수금을 안 해주면 마음고생도 하고요. 수금이 안 되면 제 커미션에서 빠지거든요. 반면 매니저는 출장이 없어서 좋지만 수입이 적어서 처자식 먹여 살리기에는 빠듯했어요. 적당한 수입만 보장된다면 저는 출장이 없는 매니저로 살 것 같아요. 가족과 매일 저녁을 같이 보내는 것도 소중하잖아요. 그렇다고 지금 세일즈맨으로 일하는 걸 후회하지는 않아요. 힘들지만 일한 만큼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으니까요.
Q. 2026년도 이제 몇 달 남지 않았습니다. 남은 한 해, 어떤 바람이 있으세요?
베테랑 매니저: 가족 모두 건강하게 살면 그걸로 충분한 것 같아요. 제가 일하는 가게도 장사가 잘되면 좋겠고요. 그 외에는 큰 바람은 없어요.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전직 매니저·현 세일즈맨: 저도 가족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세일즈를 하면서 출장이 잦다 보니 와이프가 독박 육아를 하고 있어서 매번 미안해요. 그래도 더 좋은 날을 기약하면서 각자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고 있습니다.
전직 세일즈·현 매니저: 저도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언젠가 제 가게를 오픈해서 마음대로 꾸미고, 돈도 많이 벌어서 효도하고 싶어요.
기자: 긴 시간 솔직한 취중진담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매니저로서, 세일즈맨으로서 승승장구하시길 응원하겠습니다.
INTERVIEW|By BNB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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