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줄여야 한다면, 누구를 줄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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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가 안되면, 경영자는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비용부터 찾게 되고 결국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매달 빠져나가는 페이롤(Payroll), 즉 인건비다. 직원 한 명을 내보낼까. 모두의 근무시간을 한두 시간씩 줄일까. 아니면 시급이 높은 직원을 줄이고 싼 파트타이머로 빈자리를 채울까. 피할 수 없는 계산이다. 그런데 한 가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비싼 직원’ 이란 과연 시급이 높은 직원을 뜻할까?

—2026년 10월


 

ROUND 1. 당신이라면 누구의 시간을 줄이겠습니까?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하는 한고민 사장은 최근 매출이 15% 줄었다. 매출은 줄었는데, 렌트비와 보험료, 전기료 같은 고정비는 그대로다. 그렇다고 당장 상품 구성을 크게 줄일 수도 없다. 매장을 운영하려면 필요한 재고는 계속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몇 달째 비용을 하나씩 들여다보던 한 사장은 결국 인건비까지 보게 됐다. 직원을 줄이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근무시간과 인원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는 한번 계산해봐야 할 상황이다.

 

Step 1. 시급표를 살펴보자

나초보 | $12
계산, 리스톡과 진열도 시키면 잘한다. 하지만 제품 질문이 들어오면 이숙련이나 최고수를 찾고, 리턴이나 컴플레인은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

이숙련 | $16
매장 제품 위치를 대부분 알고 있다. 원하는 상품이 품절되면 비슷한 제품을 찾아준다. 계산대가 밀리면 알아서 들어가고 신입 직원의 질문도 받아준다.

최고수 | $20
제품 지식이 가장 많다. 최고수를 찾는 단골도 있다. 까다로운 리턴과 컴플레인을 어느 정도 처리하고 사장이 외출해도 매장을 맡길 수 있다.

 
 
 


Step 2. 누구의 시간을 줄이겠는가?


시나리오 1. 최고수를 줄이면?

시급이 가장 높은 최고수부터 줄여보자. 당장 페이롤 절감 효과는 가장 크다. 하루 8시간 기준 월 20일 근무라고 가정할때, 월 $3,200이 빠진다. 하지만 최고수가 받던 제품 질문은 이숙련에게 몰리고, 까다로운 리턴과 컴플레인은 한고민 사장에게 돌아온다. 사장이 외출할 때 매장을 맡길 사람도 사라진다. 최고수가 하던 일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 결국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장 단순한 일을 하는 나초보가 답일까?

시나리오 2. 나초보를 줄이면?

토요일 오후 3시, 매장이 바빠졌다. 최고수는 위그 고객을 상담하고 있고 이숙련은 케미컬 아일 사이를 돌며 고객들의 필요를 물어보고 제품을 설명한다. 나초보는 계산대를 지킨다. 이때 나초보가 없다면 이숙련이 계산대로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고 최고수의 위그 고객 상담을 멈출 수는 없고, 매장 아일은 비게 된다. 나 초보가 계산대를 지켜주기 때문에 두 직원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가운데 있는 이숙련은 어떨까?

시나리오 3. 이숙련을 줄이면?

이숙련을 줄이고 최고수가 상담과 리턴 등 전반적인 운영을 맡고 나초보가 계산과 리스톡을 한다. 그런데 월요일 아침, 한 명에게 문자가 왔다.

Sorry, I can't come in today.

3-1=2 이지만, 2-1=1 이다. 한 명만 갑자기 빠져도 매장에는 직원 한 명만 남는다. 식사시간은 커녕 잠깐 자리를 비우기도 어렵고, 상담과 계산이 동시에 몰리면 대응할 사람도 없다. 이숙련을 줄이면서 빈자리를 메워줄 백업도 함께 사라졌다.

 

 

ROUND 2. 그렇다면, 어떻게 조정하시겠습니까?

ROUND 1에서 나초보, 이숙련, 최고수는 각자 필요한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모든 매장에 세 사람이 똑같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1) 사장이 매장에 얼마나 관여하는지부터 따져보자

 

매니저 중심 운영 → 최고수 + 이숙련 + 나초보(백업)
사장이 자주 자리를 비운다면 최고수가 매장을 책임지고 이숙련이 폭넓게 받쳐주는 구조가 필요하다. 나초보는 피크타임에 투입하고 결근이나 휴가가 생겼을 때 추가 근무가 가능한 백업으로 둔다.

 
 

사장이 상주하는 매장 → 이숙련 + 나초보 + 나초보(백업)
사장이 제품 상담과 컴플레인, 중요한 판단을 직접 한다면 최고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이숙련이 사장 아래에서 매장을 받쳐주고 나초보가 계산과 리스톡을 맡는다. 또 다른 나초보는 바쁜 시간이나 결근에 대비한 백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장이 간헐적으로 나오는 매장 → 이숙련 + 이숙련 + 나초보(백업)
사장이 매일 상주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업무에는 관여한다면 이숙련 두 명이 번갈아 기본적인 판단과 운영을 맡는 방법도 있다. 한 명이 쉬거나 빠져도 다른 이숙련이 남고, 나초보가 피크타임과 기본 업무를 받쳐준다.

 

 

(2) 유급 노동시간을 분석해보자

매출이 감소하는 불황기라면, 비효율적인 유급 시간을 회수하는 것만으로 매장의 실질 이익률은 극적으로 개선된다. 하지만 직원을 무턱대고 해고하기 전에 근무 스케줄의 밀도부터 점검해야 한다.

한고민 사장의 매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한다. 세 명을 영업시간 내내 배치하면 하루 유급 노동시간(Paid Labor Hours)은 총 30시간이다. 그런데 POS에서 지난 3개월의 시간대별 매출과 결제 건수를 확인해보니, 시간대별 매장 상황은 달랐다. 이럴 때 세 사람의 시간을 똑같이 한두 시간씩 줄이는 것은 좋은 답이 아닐 수 있다. 나초보가 필요한 시간, 이숙련이 필요한 시간, 최고수가 필요한 시간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시간대 매장 상황 조정 전 조정 후 예시
10AM–12PM 비교적 한산 3명 최고수 + 나초보
12PM–2PM 손님 증가 3명 최고수 + 나초보
2PM–6PM 계산·제품 문의 집중 3명 사장 + 이숙련 + 나초보

사장이 상주하는 매장이라면 한산한 시간에는 사장 + 나초보만으로 충분할 수도 있다. 제품 상담이 몰리는 시간에는 이숙련을 추가할 수 있다.

 

반대로 사장이 자주 자리를 비우는 매장이라면 한산한 시간에도 최고수 또는 이숙련 중 최소 한 명은 남아 있어야 한다. 인건비를 아끼느라 나초보와 또 다른 나초보를 고용해서 리턴이나 컴플레인에 대응이 안된다면, 좋은 스케줄이라고 하기 어렵다. 주말 오후처럼 계산과 제품 상담이 동시에 몰리는 시간에는 나초보, 이숙련, 최고수가 모두 필요한 매장도 있을 것이다.

 


ROUND 3. 남긴 사람은 어떻게 할 겁니까?

직원을 줄였다고 세 명이 하던 일을 두 명에게 그대로 떠넘길 수는 없다. 적은 인원으로 매장을 운영하려면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히고, 숙련 직원은 더 가치가 높은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자체를 다시 나눠야 한다.

 

미국 노동시장도 ‘많이 뽑기’보다 ‘잘 쓰기’로

최근 미국 노동시장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26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현재 미국 노동시장을 ‘Low-hire, Low-fire’, 즉 해고도 적지만 신규 채용도 적은 시장으로 설명했다. 기업들이 기존 인력을 대거 내보내기보다는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뽑는 데는 이전보다 신중해졌다는 의미다.

뷰티서플라이도 완전히 먼 이야기는 아니다. POS만 보는 직원보다 계산도 하고 제품도 찾고 고객 질문도 받을 수 있는 직원, 단순히 지시받은 일만 하는 직원보다 상황을 보고 다음 일을 판단할 수 있는 직원의 활용도가 높다. 적게 뽑는다면, 한 사람을 더 잘 쓸 수 있어야 한다.

 

채용 풀을 넓게 보자

기존 한인 인맥 안에서 직원을 구하는 방식만으로는 채용 풀 자체가 좁아질 수 있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히스패닉 근로자는 2023년 미국 전체 노동력의 19.0%를 차지했으며 2033년에는 22.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우리와 오래 일할 사람’을 기존 네트워크 안에서 찾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젊은 직원과 다양한 인종적 배경의 직원까지 채용 풀을 넓히고, 이들이 빨리 업무를 익힐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객층에 히스패닉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매장이라면 영어와 스페인어를 모두 구사하는 직원의 언어 능력 자체가 하나의 판매 역량이 될 수 있다.

 

“눈치껏 해”는 이제 그만. 시스템을 바꾸자

젊은 직원을 두고 “요즘 애들은 알아서 일을 안 한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관리 방식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Gallup 조사에서도 젊은 직원일수록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는지, 잘한 일을 인정받는지, 앞으로 성장할 기회가 있는지 등이 직장 몰입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가할때, 정리해”라고 말하는 대신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정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젊은 직원이 소셜미디어와 신제품 트렌드에 밝다면 그것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 어떤 제품을 고객들이 온라인에서 찾는지 확인하게 하거나 신제품 진열 아이디어를 내게 하는 식이다.

 

나초보를 계속 나초보로 두지 말자

나초보의 문을 닫아서는 안 된다. 오늘의 최고수도 처음에는 나초보였다. 중요한 것은 초급 직원을 값싼 노동력으로 계속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초보→ 이숙련 → 최고수로 올라가는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오래 일했기 때문에 더 주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다른 직원의 일을 받아주고, 사장이 직접 개입해야 하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에 더 주는 것이다.

 

 

최고수에게 최고수의 일을 시키자

제품 상담과 문제 해결을 잘하는 최고수가 하루 종일 단순 리스톡과 청소, 반복적인 서류 작업을 하고 있다면 높은 시급을 주고도 비싼 인력을 싸게 쓰는 셈이다. 청소처럼 분리할 수 있는 업무는 짧은 파트타임이나 외주 비용과 비교해보고, 스케줄 작성이나 간단한 안내문 작성, 반복적인 데이터 정리 등은 POS 기능이나 AI를 이용해 시간을 줄일 수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AI의 역할도 여기에 있다. 사람을 무조건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덜어내는 것이다.

 

불황기의 소수정예는 두 사람에게 세 사람 몫을 시키는 것이 아니다. 나초보는 이숙련으로 키우고, 이숙련은 최고수로 키우고, 최고수에게는 최고수의 일을 할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COVERSTORY By BNB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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