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직원들 속으로 무슨 생각?

흑인 직원들 속으로 무슨 생각?

요즘 뷰티 서플라이에서 일하는 직원을 보면 이전과 다르게 흑인 직원 비율이 늘었다

요즘 뷰티 서플라이에서 일하는 직원을 보면 이전과 다르게 흑인 직원 비율이 늘었다. 

이들은 한국인 직원보다 언어 소통이 편하고 문화를 이해하기 때문에 손님과 갈등을 빚을 일이 적다. 판매하는 물건들이 평소에 직접 쓰는 물건이다 보니 손님들에게 더 자세한 설명이나 스타일 제시가 가능하며 그것은 판매로 연결된다. 손님과 언쟁이 나면 적어도 인종차별이라고 꼬투리 잡힐 일도 없어, 고객서비스 부분에 흑인 직원을 고용하는 추세가 늘면서 소매점 점주들도 그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일이 전보다 많아졌다. 흑인 직원 두 명과 함께 그들이 좋아하는 진한 양주와 함께 인터뷰를 나누어 보았다.                                                                                

 

Q 바쁘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니키: 안녕하세요. 뷰티 서플라이에서 일한 지 2년된 니키입니다. 현재 미용사를 목표로 하고 있고, 주 5일 풀타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석 달 전 21살이 되었기 때문에 취중진담을 할 수 있네요! 

나타샤: 저도 니키와 같은 동네이지만 다른 매장에서 1년째 일하고 있는 24살 나타샤입니다.  

저는 뉴욕에서 자랐고, 남부지역으로 부모님과 함께 이사 온지 2년 정도 되었습니다. 니키와 같이 풀타임으로 주 5~6일하고 있습니다. 

 

Q어떻게 뷰티서플라이에서 일하게 되었나요? 

니키: 평소에 쇼핑하던 가게였는데 물건값을 내다가 고용하는지 물었고 마침 그분이 매니저여서 그다음 날부터 출근하라고 했어요. 처음부터 풀타임은 아니었고 대부분의 흑인 직원이 그렇듯이 방학 때만 파트타임으로 일 할 사람을 구한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오래할 생각은 아니었고 조금 하다가 다른 일을 찾아볼 생각이었습니다. 그 뒤, 한국인 직원 한 명이 그만둬서 직원이 부족하게 되었어요. 저도 시간이 너무 적어서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하는지 고민했던 시기였는데 매니저가 풀타임 제안을 했고, 흔쾌히 시작했습니다. 

나타샤: 저는 indeed.com이라는 취업사이트에서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고 인터뷰를 한 뒤 일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니키와 달리 처음부터 풀타임 포지션이었어요. 다른 주에서 이사를 왔으니 아는 사람도 없고 정보도 없어 무작정 인터넷을 뒤질 수 밖에 없었어요.

 

Q뷰티 서플라이에서 일하면서 좋은 점은 뭔가요?

니키: 당연히 직원 할인이죠! 제가 일하는 가게는 20% 할인을 해주는데 헤어스타일을 자주 바꾸는 저에게는 엄청난 베네핏입니다. 그리고 많은 뷰티션들과도 친해질 수 있습니다. 스타일링을 하고 손님들에게 그 뷰티션을 홍보해주면 다음에는 좋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손님들이 제 헤어가 예쁘다고 어떤 헤어를 사용했고 누구한테 했는지 많이 물어보거든요. 가게 물건 홍보는 물론이고요! 많은 뷰티션들이 저를 노리고 있어요. (웃음)

나타샤: 저는 서비스직은 처음이라서 많이 배우며 일하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모르는 것이 많아 손님들에게 욕도 많이 먹고 속상해서 울기도 했는데, 요즘은 제품이나 헤어에 대해 아는 게 조금씩 늘어 일도 재미있고 저를 찾아주는 손님들도 생겨서 보람을 느낍니다. 

저보다 일한 지 오래되고 영어도 능숙한 한국인 직원이 항상 절 불러요. 손님들이 “그 흑인 여자애 어디 있니?” 하고 찾는다고요. 이건 꼭 영어를 더 잘해서가 아니라 아무래도 제가 직접 사용해보고 제품을 추천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머리의 질감도 비슷하고, 직접 해봤을 때 우리만이 느끼는 불편함이나 좋은 점이 있거든요. 

 

Q반대로 일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요?

니키: 일단은 서 있는 시간이 너무 깁니다. 그래서, 무조건 신발이 편해야 합니다. 가끔 쉬지만 작은 휴게실에서 다른 직원들과 돌아가며 사용하기 때문에 쉬는 시간도 일정하게 보장되지 않습니다. 

또, 갑자기 가게가 슬로우 할 때가 있는데 그때는 밀린 창고 정리 등을 하고 싶지만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 때문에 계산대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한 사람을 한 위치에 오래 배치하는 것은 지루하게 느껴집니다. 계산대에 있다가 물건도 정리하고 위그 섹션도 갔다가 이렇게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어려서 에너지가 많거든요. (웃음) 

나타샤: 손님들이 물건을 계산대에 던져 놓고 한 참 있다가 다시 오는 그런 행동을 많이 하는데 그것이 참 힘듭니다. 확실히 구매할 물건만을 결정하고 계산대에 와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많은 손님이 일단 자기 맘에 드는 물건을 다 가져와 놓고 나중에 계산해주면 토탈 금액을 보고 하나씩 하나씩 빼 버립니다. 구매하지 않고 다시 뺀 물건만 놓는 바구니가 따로 계산대 뒤에 있을 정도이니까요. 

니키: 맞아 ! 이건 정말 대공감이에요. 계산대 앞에서 뒤에 손님이 기다리는데 전화하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헤어 번들을 계산대로 잔뜩 가지고 와서 몇 개를 사야 하는지 유투브를 찾아보는 사람도 있어요. 물건 다 던져버리고 싶죠…..!

‘전화사용 금지’ , ‘위그 착용 제한’ 사인을 만들면 뭐 하나요? 사실 잘 지켜지지 않아요. 위그 6개 써봤는데 왜 1불만 받았냐고 매니저가 물으면 저도 손님이 무서울 때가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Q많은 힘든 점이 있군요. 그런데도 계속 뷰티서플라이에서 일하는 이유가 있나요?

니키: 저를 위해 일합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이 일은 저를 먹고 살게 합니다. 날짜에 맞춰 내야 할 많은 빌(bill)이 있고,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일단 ‘헤어’는 제가 참 좋아하는, 열정이 넘치는 분야입니다. 손님들이 제 스타일을 보고 추천을 받고 싶어 하고 제 서비스를 좋아합니다. 칭찬을 받으면 누구든 기분이 좋잖아요. 그럴 땐 보람이 크지요.

나타샤: 예전에 웨어하우스에서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다가 이곳에 왔어요. 시간당 2불의 차이가 있는데 덕분에 조금 더 여유가 생겼습니다. 지금 제 직장에서는 다른 곳보다 많은 시간을 주고, 오버타임 수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몸으로 하는 일이 줄어서 조금 덜 힘들어졌습니다. 사장님도 장사가 잘된 달에는 가끔 보너스를 주기도 하고요. 서프라이즈 보너스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갑자기 가게로 간식거리를 많이 사 오신다든지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우리 이번 달 잘 팔았구나! 라는 것 정도는 이제 눈치로 알 수 있죠. 한국인들은 먹을 것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Q한국인 직원과의 차별을 느낀 적이 있나요?

니키: 네, 물론 있지요. 그들끼리 한국어로 이야기할 때, 제 이름은 얼핏 들려오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을 때는 진짜 답답합니다. 저에 대한 이야기라면 제게 직접 이야기해주면 좋을 텐데 말이죠. 좋지 않은 이야기인 것 같아서 계속 참다가 무슨 이야기인지 물어보면 그냥 무시해 버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확실히 한국인 프리미엄이 뷰티서플라이 업계에는 존재합니다.

저보다 늦게 입사하고 일하는 시간도 길지 않은 한국인 직원이 있었는데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계산대를 만지고 마감까지 하더라구요. 저는 거의 6개월동안 계산대에서 리턴, 교환, 잔돈 바꾸는 것조차 할 수 없었는데 말이죠. 

나타샤: 흑인 직원에게 돈과 가게 열쇠를 안 맡기는 건 저희 가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저는 가장 일찍 출근하지만, 키홀더는 아니에요. 처음에는 한국직원끼리 서로 가족인가? 생각했어요. 그런데 가족은 아니더군요. 

가끔, 사장님이나 매니저가 한국인이 아닌 저희만 카메라로 감시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도둑이 많다는 것은 저도 일하면서 놀랄 때가 있습니다. 제가 일하기 직전에 흑인 직원 2명이 해고당했다고 들었고, 나중에 그 이유를 다른 직원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자꾸 물건이 없어져서 매니저가 밤새 카메라를 돌려봤는데 의심 가는 직원 한 명의 동선을 따라 CCTV를 보다가 나중에 두 명의 흑인 직원이 합세해서 물건을 훔친 걸 알게된거죠. 결국 한 명을 찾다가 두 명 다 걸린 셈이죠. 

그 사건 이후로 창고에도 카메라가 생기고, ‘동료들끼리 사적인 대화 금지’ 규정이 생겼죠. 제가 말하고 싶은 점은 ‘나를 도둑으로 의심하지 말아달라’가 아니라 모든 흑인 직원은 도둑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 사장님한테 신뢰감을 얻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Q어떻게 대해주면 더 오래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요?

니키: 다른 직원을 뽑을 때 최소한 19살 이상을 고용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친구들은 삶에 대한 책임감이 부족한 지 조금만 힘들면 그만두는 건 물론, 일을 가볍게 여겨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를 줘요.

최근, 어린 직원들이 일은 잘 하지 않고 빈둥대면서 휴대폰을 쓰다가 결국 모든 직원들이 출근하면 휴대폰을 사물함에 넣고 꺼낼 수 없는 규정이 생겼습니다. 휴대폰을 전혀 확인할 수 없는 규정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응급 상황이란 것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일도 중요하지만, 가족도 가장 중요합니다. 모든 게 일이 첫 번째가 아닌 사람이 우선인 회사 문화였으면 좋겠습니다. 

나타샤: 한 두 명의 직원이 더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일주일에 6일을 일하는데 어떤 직원이 갑자기 안 나오면 7일 동안 11시간씩 일해야 합니다. 저랑 같이 일하던 동료 A는 이러한 시스템에 너무 힘들어 뷰티 업계에서 알아주는 대형 체인점으로 이직했습니다. 그곳에는 풀타임 직원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해주고, 워키토키도 있어서 일일이 걸어가서 “나타샤 위그 섹션으로” 라고 말하지 않아도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하며 일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한 가지 말씀드리면 오래 일한 직원에게 적절한 베네핏 등의 보상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직원들과 나눈 솔직한 인터뷰로 흑인 직원과 한국인 직원이 서로를 이해하고 문화 차이를 조금씩 좁혀간다면 한 문화만 존재하는 매장보다 훨씬 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즐거운 일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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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BY Casey Han
BNB 매거진 2019년 10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