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들이 뭉쳤다…페스티벌 풍성 

흑인들이 뭉쳤다페스티벌 풍성

야외 활동 재개, 크고 작은 행사 연달아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핍박받아온 이들은 그들의 문화를 당당하게 공유하기보다 부끄럽게 여겨왔다. 그러나 요즘은 오히려 힙합, 아프로 등과 같은 그들의 음악과 스타일이 하나의 ‘movement’가 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는 추세다.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흑인들은 힘을 모아 흑인들의 정체성과 문화를 수면 위로 꺼내어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있으며 미국 내 여러 커뮤니티들도 이들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컬 페스트에 모인 사람들 ©Curlfest.com

지난해, 노예 해방의 날이 처음으로 미국 국가 공휴일로 인정됐다. 해방된 지 155년 만에 공식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 방역이 느슨해지면서 올여름에는 흑인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풍성한 이벤트들이 열리고 있다.

에센스 페스티벌

에센스 페스티벌 행사 모습 ©Essence.com

에센스 페스티벌은 1995년에 흑인 패션 잡지인 에센스 메거진에서 창립 25주년 행사 페스티벌을 열면서 시작됐다. 팬데믹으로 인해 2020, 2021년 두 해에는 열리지 않았다. 이는 구독자, 흑인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여 즐기는 행사로 매해 6월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에서 3일 동안 진행된다.

참석자의 대부분은 흑인 여성으로 전국에서 모여든다.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주최 측은 초대 게스트와 라인업에 굉장히 신경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락 오바마, 프린스, 스티브 하비, 매직 존슨 등 당대 최고의 인기와 위상을 자랑하는 인물들이 다녀갔다.

올해에는 6월 30일부터 7월 3일까지 개최됐고 할리베리, 니키 미나즈, 자넷 잭슨, 케빈 하트 등과 같은 유명 인사들이 게스트로 나서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전에 없던 형식의 흑인 여성을 위한 패션, 문화, 음악을 아우른 페스티벌로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으며 대표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컬 페스트

Shine and Jam사 이벤트 부스 ©curlfest


컬 페스트를 가능하게 한 다섯명의 오너들 ©curlfest

컬 페스트(Curl Fest)는 Curly Girl Collective라는 온라인 블로그에서 5명의 친구들이 모여 뷰티 관련 꿀팁을 공유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오프라인에서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며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강의를 하고 이들과 지식을 공유하는 것에 집중했다.

특히 이들은 흑인들이 자연적으로 펌이 된듯한 컬 헤어를 가지고 태어나 내추럴 헤어케어가 힘들 뿐 아니라 제대로 된 관리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데 주목했다. 자신의 헤어를 가리려고 위비과 가발에만 기대어 있던 여성들에게 내추럴 헤어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전파하기 시작했다.

5명의 친구들이 만든 이 블로그의 나비효과는 예상보다 더 컸다. 엄청난 내추럴 바람을 일으켰고 온오프라인 행사를 지속하면서 지금의 컬 페스트까지 만들게 됐다. 이 행사는 흑인들의 내추럴 뷰티&음악 페스티벌로 유명하며 뉴욕 브루클린뿐 아니라 애틀랜타에서도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에서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다. Erika Badu, Taraji p. Henso등이 매해 참석해 유명세를 더해주고 있으며 내추럴 헤어 제품 회사들이 부스 형태로 참여해 제품 테스팅, 기프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흑인 여성들과 브랜드를 연결하며 헤어 제품에 대해 배우고 쇼핑하며 춤추고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행사다. 신생 브랜드 및 신제품을 출시하는 회사들도 참여가 가능해 호응이 높다.

 

아프로펑크 페스티벌

아프로펑크 행사 모습 ©Afropunk fest

아프로펑크(Afropunk)는 에디터의 추천 페스티벌 중 하나다. 모든 장르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감상할 수 있으며 인종차별, 성차별, 동성애 혐오 또는 모든 유형의 차별에 대해 인정하고 사랑하라는 테마를 가지고 행사를 진행한다.

뉴욕시티의 대표 야외 여름 음악 축제가 된 아프로펑크 이벤트에서는 푸드 트럭, 라이브 아트, 여러 예술 작품 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장르와 인종에 제한을 두지 않아 해마다 행사의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뉴욕시를 대표하는 페스티벌로 자리 잡고 있다. 매년 9월 브루클린, 마이애미, 미니애폴리스 등에서 행사를 개최했으나 올해에는 브루클린만 확정된 상황이며 나머지 두 지역은 팬데믹 이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브로콜리 시티 페스티벌

2019년 행사 홍보 이미지 ©bcfestival.com


행사장 모습 ©bcfestival.com

브로콜리 페스티벌은 흑인 문화와 커뮤니티의 발전을 미션으로 하고 있다. 수도인 워싱턴 D.C.에서 매년 5월 개최되고 있으며 기획과 진행이 모두 흑인 프로페셔널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들은 흑인 문화를 자유로이 즐기고 기회와 교육, 자원을 충분히 제공해 흑인 문화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자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마라톤, 커뮤니티 활동, 밤새 열리는 콘서트, 바자회 등 다양한 이벤트들을 진행한다.

 

B.O.W Fest: Black owned wine & spirits festival

와인, 맥주 등 주류 애호가들을 위한 완벽한 축제로 흑인 소유 비즈니스의 주류 관계자들과 제품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축제 참석자들은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시음도 해볼 수 있다. 워싱턴 D.C.의 네이비 야드에서 매해 9월 열리며 올해는 9월 10일 토요일에 개최될 예정이니 술과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구독자들은 여행 삼아 참여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Trend BY Bora Chung

BNB 매거진 2022년 8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