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들의 코첼라, 아프로펑크(Afropunk) 페스트

흑인들의 코첼라, 아프로펑크(Afropunk) 페스트

2022년 아프로펑크 페스트가 그간의 공백을 딛고 3년 만에 처음 다운타운 브루클린 코모도르 배리 공원(Commodore Barry Park)에서 9월 10일11일 양일간 열렸다. 아프로펑크는 흑인 음악, 패션 및 음식까지 즐기며 놀 수 있는 문화 축제다. 팬데믹 이후 대면으로는 처음 열리는 이 행사의 참여 열기는 뜨거웠다. 대기줄이 티켓부스와 입구를 넘어 행사장 외부 한 블록을 넘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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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입구에는 아프로펑크의 정신을 담은 메시지들이 크게 쓰여 있었다. 성차별, 인종차별, 능력주의, 연령 차별, 동성애 혐오, 뚱뚱한 체형 혐오, 트랜스 젠더 혐오(No Sexism, No Racism, No ableism, no ageism, no homophobia, no fatphobia, no transphobia, and no hatefulness)를 지양하고 그어떤 차별이나 혐오 없이 모두가 동등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자는 의지를 담은 듯했다.

올해 아프로펑크 라인업은 Doechii, Tierra Whack, Isaiah Rashad, The Roots, Freddie Gibbs, Pink Siifu, Ambre, Mick Jenkins, Adekunle Gold, Lucky Daye, Burna Boy와 같은 인기 아티스트로 꾸려졌으며, 이 스타들의 공연과 더불어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되어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흑인들의 코첼라라고도 불리는 이 행사의 관람객들은 핼러윈보다 더 화려한 패션과 메이크업을 한 모습이었다. 많은 매체와 방송사가 취재에 나섰고 모델과 연예인 등 셀럽들도 참가해 현장 분위기는 더욱 뜨거웠다.

©Afropunk

특히 주목을 받은 이는 필라델피아 출신의 티에라 왝(Tierra Whack), 가수 비욘세가 디즈니와 함께 제작한 뮤지컬 영화 ‘Black is King’의 주제곡을 부른 것으로도 유명하다. 티에라 왝의 공연이 주는 강렬함은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의 가사 중 “I am tired of being modest”는 겸손 대신 자신의 본모습을 사랑하고 우리 흑인들의 문화를 축하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듯해 인상적이었다. 힙합 크루 더 루츠(The Roots)와 빠르게 부상하는 나이지리아 슈퍼스타버르나 보이(Burna Boy)가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에서 나고 자란 흑인들을 비롯해 아프리카 이민자 다양한 흑인들이 참여했다. 케냐에서 온 유학생, 부모님이 토고 출신인 모델, 세네갈이민 1세대, 캐리비안 음식을 팔던 가나 출신의 요리사, 행사 준비를 위해 LA와 시카고에서 날아온 프로듀서들, 나이지리아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가수 등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흑인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만큼 흑인들에게 아프로펑크의 의미는 매우 큰 것으로 보였다.

©Afropunk

아프로펑크는 전역뿐 아니라 세계 흑인들이라면 번쯤은 방문하고 싶어하는 행사다. 그만큼 관람객들의 스타일은 화려하고 컬러풀했다. 헤어 및 뷰티업계의 정체기가 길었던 만큼 이들이 오랜만의 행사에 어떤 스타일링을 선보일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가장 눈에 것은 ‘신테틱 헤어’였다. 브레이딩헤어가 마켓을 선도하는 해였기 때문에 브레이딩 헤어를 길게 엉덩이까지 땋거나 발목까지 길게 스타일을 늘어뜨린 모습도 있었다. 신테틱 브레이드로 크로쉐 스타일링을 사람도 많이 보였으며 크게 머리를 부풀려 아프로 스타일을 매력적으로 연출한 사람도 많았다.

행사 둘째 날이었던 일요일에는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도 수천 명의 관람객들이 모여들었다. 빗속에서도 열기는 식지 않고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되었으며 사람들은 피날레 무대가 끝날 때까지도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들을 이토록 열광하게 만든 아프로펑크의 힘은 무엇일까?

 

Business By Bora Chung

BNB 매거진 2022년 11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