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없다..소매점의 삶을 쉽게 하는게 목표!”

“후회는 없다..소매점의 삶을 쉽게 하는게 목표!”

검사출신 헤어회사 사장–Alicia Beauty 사장 아놀드박(Arnold Park) 인터뷰

알리시아 뷰티에서 일하게 된 지 13년째인 박 대표는 사실 미국에서도 핵심 권력으로 꼽히는 직업인 검사 출신이다. 회사를 운영하시던 부친이 갑자기 돌아가시자, 그 빈자리를 대신하기로 했다. 검사로서의 영광과 부, 무엇보다 자신의 꿈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가족회사의 명성을 잇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13년! 회사의 미래만을 생각하며 눈코 뜰 새 없이 일했다. 회사에 입사한 후 이민 2세로써 꽤 힘든 적응기를 보냈다. 특히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처음부터 배워야 했던 어려움이 컸다. 하지만 현재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가족이 일궈낸 회사의 사장이 되었다. 그가 이어온 올해로 47년째가 되었다는 알리시아 뷰티. 그에게 헤어업계의 오늘과 어제, 그리고 내일을 들어보자. 

 

검사 출신이라는 독특한 타이틀이 있는데, 어떻게 알리시아 뷰티 에서 일하게 되었고, 얼마나 오래 일하신 건가요? 

저는 1993년에 노스웨스턴 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를, 1996년 로욜라 대학교 시카고 법대(Loyola University Chicago School of Law)를 졸업했으며, 쿡 카운티 주 (Cook County State) 검사실에서 2001년까지 근무하다가 그 후 시카고 법인의 변호사 사무소에서 2006년까지 근무했습니다. 그러던 중 회사 대표였던 부친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갑작스럽게 회사 경영을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06년 3월부터 지금까지 13년째 알리시아 뷰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3년 전에는 부사장직에서 사장이 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부친을 떠나보내고 갑자기 회사를 인수했을 겪었던 어려움은 무엇이었습니까?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언어 장벽이었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당시 저는 이민 2세로써 기본적인 한국어밖에 못 했기 때문에 비즈니스 레벨의 한국어를 빨리 익혀야 했습니다. 두 번째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부친을 떠나보냈기 때문에 사업의 모든 부분을 익힐 수 있는 기간이 없었습니다. 빨리 사업에 모든 부분에 대하여 배워야 했었습니다. 


미국에서 자라왔는데 한국 기업문화 적응에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네, 있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4살 때 시카고에 이민을 왔습니다. 한국인과 같이 근무할 기회가 없었던 것도 있었지만, 사고방식 자체가 미국식의 팀 워크를 중요시하는 수평적인 관계에 더 익숙했습니다.  한국 비즈니스 문화 중 저에게 가장 어려웠던 점은 개인의 능력보다도 계급이 더 중요한 수직적인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한국 직장에서는 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요즘 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은 서구식 팀 워크와 수평적인 문화에 대하여 점점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적 차이로 갈등을 겪는 2세대 한국인 소매점 점주들이 많은데, 개선방안은 없을까요?

인내와 끈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비즈니스 문화와 미국 비즈니스 문화 양쪽 다 장점이 있습니다. 2 세대의 일원으로서 저는 이 양쪽 문화를 모두 이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나쁜 점은 버릴 수 있어서 장점만 취할 수 있죠. 1세대 기업을 다음 세대로 전환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많은 애로사항과 오해들이 있겠지요. 이러한 전환 과정에 대해서 도움이 필요한 독자들이 있다면 저에게 직접 연락을 주셔도 됩니다. 누구보다 경험자가 잘 알 테니까요.  

 

이제 헤어업계에서도 오래 종사하셨는데요. 헤어업계의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전체적으로 뷰티 산업은 계속 확대되리라 생각합니다. 도매업체와 소매점들이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가지고 협력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같은 도매업체는 소매점 쪽에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면서 협력해준다면 빠른 시간에 좋은 제품을 출시할 수 있습니다. 알리시아 뷰티는 소비자들의 만족을 위해서라면 빠른 제품개발의 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할 수 있습니다. 


최근 헤어업계가 온라인 상점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 온라인 쇼핑몰 운영에 관심이 있으십니까

아니요, 우리의 핵심 사업은 소매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것이고, 목표는 고객들이 우리의 제품을 직접 써볼 수 있는 소매점에서 구매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Foxy Silver 가발은 매우 유명한 제품인데요, 중장년 층을 타켓팅을 한 가발 제품 가운데 알리시아 뷰티만의 차별화된 점이 있나요?

Foxy Silver는 저의 부친을 비롯한 가장 가까웠던 매니저급 직원들이 오래전부터 계획한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렇게 여러 해를 지나면서 우리의 Foxy Silver 브랜드는 성장했고 현재 가장 많은 수의 노인용 가발, 익스텐션, 브레이딩 헤어, 헤어피스 제품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매우 저렴한 제품부터 프리미엄급 럭셔리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매점이 제품을 진열하기 위해 넓은 공간을 차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게의 인구 통계에 따르면, 작은 소매점에도 효과적으로 디스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몇 가지의 선별된 아이템을 제공할 수도 있고, 전체 섹션을 채울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Foxy Silver는 우리 회사에서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이지만, 중장년 타켓이 아닌 젊은 층 고객을 위한 Foxy Lady 브랜드도 있습니다. 

 

검사였는데, 커리어를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은 없으신지요

젊었을 때는 검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가 있었지만, 검찰을 떠난 것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지난 13년 동안 가족과 멋진 직원들이 함께 일구어낸 소중한 가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저는 그러한 기회와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습니다. 행운이죠. 

 

법을 공부했던 것이 회사를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나요?

법을 공부했던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방해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들은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해 생각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변호사들은 너무 보수적이고 행동하기 전에 문제를 지나치게 분석하기 때문에 시장과 트렌드와 같이 빠르게 행동해야 하고 분석할 시간이 부족한 분야에는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취미가 있는지요?

 저는 교회에 다니는 것을 즐기고, 이민자들이나 소외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봉사하는 자선단체들과 함께 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한 열렬한 운동 광이고 야외 활동을 좋아합니다.

알리시아 뷰티 제품의 특징이 있다면?

사업에 있어서 이윤을 많이 남기고 품질보다 가격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 이윤보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팔아야 할지 선택에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둘 다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알리시아 뷰티는 안목이 있고 까다로운 구매자들을 위해 고품질의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기로 하여 제품의 품질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알리시아 뷰티에서 일하면서 가장 의미 있었던 경험은 무엇일까요?

제가 회사에서 겪은 가장 의미 있는 경험은 열심히 일하고 사려 깊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던 것입니다.가족들보다 직원들과 직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매일같이 희생하고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사람들이 주변에 없었다면 이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직원들이나 소매점 점주 분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희 회사의 목표는 소매 점주들의 삶을 쉽게 만드는 것입니다. 소매점을 운영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소매점 점주들이 가격에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합니다. 배송비용이나 제품 리턴에 대하여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백오더(Back order)를 업계 표준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일합니다. 저희는 새로운 전화 시스템을 설치했고,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담당자에게 연결됩니다. 이는 실수가 있다면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47년 동안 가족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은 제품만큼이나 우리의 명성과 청렴함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차세대에게 묻는다 BY KYOUNGHYUN HAN
BNB 매거진 2019년 12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