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사러 와 열 개 산다! 내 가게, 쇼핑 명당 만들기

하나 사러 와 열 개 산다!

내 가게, 쇼핑 명당 만들기

가게를 찾는 고객들의 쇼핑 방식을 살펴보자. 대다수 고객들은 필요한 제품 하나를 사러 왔다가 우연히 살 만한 다른 제품들을 발견한다. 하물며 수천 가지 아이템을 보유한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라면, 고객의 잠자는 쇼핑 욕구를 깨울 만한 요소들이 가게 곳곳에 넘치게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살리는가에 따라 흑자와 적자의 판가름이 난다.

그렇다면 내 가게는 과연, 손님들이 기꺼이 쇼핑하고 싶은 공간일까? BNB에서 고객들의 쇼핑 패턴 분석과 뷰티서플라이 소매점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한 매장 최적화 가이드를 제시한다.

 

1. 쇼핑이 길수록 매출은 는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의 디스플레이는 ‘변화무쌍’하다. 끊임없이 새로운 물건들이 들어오고, 수시로 진열 순서나 진열대 위치가 바뀌고, 코너 위치가 바뀌고, 새로운 코너나 새로운 브랜드 매장이 생겨나고, 계절에 따라 분위기를 달리한다.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전담팀이 지속적으로 고객의 동선과 소비 패턴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매장 내의 진열 방식을 바꿈으로써 불경기에 굳게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조금이라도 더 열어보고자 부단히 시도하고 있다. 즉 그들의 디스플레이는 그저 단순하게 품목별로 구분하여 진열한 게 아니라, 어느 동선에 어떤 물건을 놓을지 하나하나 치밀하게 계획한 결과이다.

 

©Design Curial


©Wall Street Journal


©All Thing Target

 

물론 뷰티서플라이에서 같은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할 수는 없다. 비용과 인력이 워낙 많이 드는 일이니까 말이다. 디스플레이 시공업체에 따르면, 대부분의 뷰티서플라이 소매 점주들은 처음에 배치한 매장 진열 방식을 그대로 고수한다고 한다. 진열대를 바꾸면 아이템도 바꿔야 하고 전체적인 디스플레이도 새로 해야 하니 번거로운 데다 이미 몸에 익은 익숙한 방식대로 굳어진 것이다.

그러나 몇 년이고 같은 분위기의 매장이라면, 단골들에게 친숙한 공간이 주는 편안함은 줄 수 있겠지만 추가의 구매욕을 불러오기는 어려울 것이다. 새로운 고객의 유입 또한 기대하기 힘들다. 가뜩이나 트렌드가 중시되는 뷰티 업종의 특성상, 변화가 멈춘 가게는 성장도 멈출 수밖에 없다. 불경기와 줄어드는 고객을 탓하지 말고 스스로 쇄신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까?

변화의 기준은 간단하다. ‘고객들이 쇼핑하고 싶은 가게’로 만드는 것이다. 어떤 소매점이든-특히 뷰티서플라이라면- 제품 하나를 사러 왔어도 필요한 제품만 사서 바로 나가는 손님은 거의 없다. 대부분 더 살 만한 게 있는지, 새로운 게 있는지 매장을 둘러보다 계획하지 않았던 제품을 하나씩 장바구니에 담게 된다. 추가구매와 충동구매, 이것이 바로 소매의 핵심이다.

고객이 매장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여러 제품을 실제로 보고 만지며 구매를 고려한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오늘날 구매자들이 제품 구입을 결정하는 데 있어 쇼핑 시간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조사에 따르면 수퍼마켓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평균 쇼핑 시간은 25분이라고 한다. 월마트 같은 대형 마트의 평균 쇼핑 시간은 30분이다. 전화 취재 결과 뷰티서플라이는 그보다 짧은 10~20분이었다.

여기서 눈여겨볼 사실은 구매자와 비구매자들 사이에 쇼핑 시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 업체 인바이로셀의 조사에 의하면 전자제품 매장에서 비구매자들은 5분 6초, 구매자들은 9분 29초 동안 머물렀고, 장난감 매장에서는 비구매자들은 10분, 구매자들은 17분 동안 머물렀다고 한다. 몇몇 매장들의 경우는 구매자들이 비구매자들보다 서너 배쯤 더 오랜 시간 매장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뷰티서플라이의 경우도 평균 쇼핑 시간은 10~20분이지만 가발 손님은 기본 30분에서 1시간 이상 머문다고 한다. 고객이 가게에 오래 있을수록, 즉 쇼핑을 오래 할수록 단순한 쇼퍼에서 구매자로 전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전환 비율: 구매자가 되는 쇼퍼의 비율을 뜻한다. 마케팅, 광고, 판촉, 매장 위치 등의 요소들은 쇼퍼를 끌어들일 수 있다. 제품과 직원, 매장의 본분은 이러한 쇼퍼들을 구매자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전환 비율은 오직 매장 안에서만 발생하는 상황이다.

내 가게는 과연 손님이 머물고픈, 오래 쇼핑하고 싶은 공간일까? BNB에서는 실제 뷰티서플라이 소매점들에서 매장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참여 소매점은 40여 곳으로, 설문 항목은 다음과 같다. 내 매장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체크해 보고, 본격적인 개선책을 찾아보자.

 

설문 조사: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의 공간 활용 현황

1. (매장 입구 기준으로) 계산대 위치는 어디입니까?

   ①중앙            ②왼쪽               ③오른쪽            ④매장 안쪽

2. (손님이 선 위치에서 봤을 때) 계산대 높이는 어느 정도입니까?

   ①눈높이              ②어깨높이             ③가슴높이             ④배꼽 높이

3. 가발 코너는 어디에 위치해 있습니까?

   ①매장 안쪽(뒤쪽)     ②매장 가운데      ③매장 앞쪽      ④매장 옆쪽

4. 매장에 쇼핑 카트나 장바구니가 있습니까?

   ①있다            ②없다

   있다면, 쇼핑 카트나 장바구니를 어디에 두셨습니까?   ★복수 응답 가능

   ①입구 옆          ②아일 옆         ③매장 중간이나 뒤쪽     

5. 엔드캡에는 무엇을 진열해 놓으셨습니까?     ★복수 응답 가능

 ①인기 제품                        ②신제품                   ③추천 제품         ④기타 (            )

6. 통로는 사람 몇 명이 나란히 지나다닐 수 있습니까?

   ①한두 명        ②두세 명

7. 손님들은 가게에서 보통 얼마나 머뭅니까?

   ①10분 미만     ②10~20분                   ③30분 이상

8. 계산대 주변에 홍보물이나 제품을 디스플레이해 놓으셨나요?

     ①있다          ②없다

   있다면, 어떤 걸로 디스플레이 하셨습니까?    ★복수 응답 가능

   ①액세서리, 주얼리 등 잡화        ②소형 케미컬       ③화면 스크린  

   ④제품 포스터나 세일 안내 전단       ⑤기타 (            )

 

2. 쇼핑 욕구를 높이는 매장 개선 가이드

어떻게 손님들을 매장에 오래 머물도록 할 수 있을까. 어떻게 기분 좋은 쇼핑 경험을 선사해서 추가 구매와 충동구매를 끌어낼 수 있을까.

이를 결정짓는 몇 가지 분명한 지점들이 있다. 매장 입구부터 동선, 통로, 엔드 캡과 체크아웃 존 등은 운영자가 아닌 고객들 위주로 하나하나 전략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광고물 배치, 선반 높이, 장바구니 위치, 테스트 코너 등도 고객들의 쇼핑에 영향을 준다. 사소해 보이지만 손님이 여유롭게 가게에 있도록 하는가, 급히 떠나게 하는가의 판가름이 여기서 난다.

다음 구역(Zone)별로 꼼꼼히 내 가게를 점검해 보고 적용 가능한 부분부터 바꿔 나가자. 고객의 쇼핑 욕구를 부르는 숨은 원리를 알고 전략적으로 가게 환경을 개선한다면 매출 또한 달라질 것이다.

 

매장 레이아웃(Store Layout) ©smartsheet.com

 

✔︎ 입구: 고객에게 숨 돌릴 여유를 주라

많은 소매점이 세일 상품이나 행사 광고판, 전단, 쇼핑 카트 등을 입구 바로 옆에 배치한다. 매장에 들어선 고객이 쇼핑에 도움 되는 정보를 캐치하고, 카트를 끌고 본격적인 쇼핑을 나서도록 하기 위해서다. 아쉽게도 이런 의도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매장 입구는 ‘감압 구역(Decompression Zone)’ 즉, 고객이 외부에서 매장 환경으로 정신적 전환을 하는 공간이다. 매장 안으로 들어선 고객들은 서서히 매장 분위기에 적응하며 걸음걸이 속도를 늦추고 사물을 눈여겨보게 되지만, 감압 구역을 넘기 전까지는 그 무엇도 고객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 출입문 바로 옆에 수북이 쌓인 광고 전단이나 쇼핑 바구니도 마찬가지다. 입구 앞의 감압 구역은 단순하게 장식하여 공간 전체에 시야를 확보는 게 좋다.

 

감압 구역을 효과적으로 디스플레이한 코스메틱 스토어

 

 

✔︎ 쇼핑 카트: 고객의 손을 자유롭게 하자

‘사람의 손은 두 개다’, 이 단순한 사실을 소매점주들은 간과한다. 대다수 고객은 한두 가지 품목만 염두에 두고 왔다가 더 많은 물건을 고르게 되는 식으로 쇼핑한다. 덕분에, 카트 없이 매장을 돌아보다가 통로 혹은 계산대 라인에서 서너 개의 물품을 놓치지 않으려 쩔쩔매는 고객의 모습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손 부족 문제’의 해결책은 쇼핑 카트나 장바구니이다. 설문조사 결과 거의 모든 뷰티서플라이 매장에서 카트나 장바구니 같은 쇼핑 수단을 갖추고 있었다. (단, 카트까지 갖춘 곳은 15%로 대부분이 장바구니만을 사용했다) 문제는 보관 위치였다. 90% 이상이 출입문 옆에 두었다고 답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입구 앞 공간은 감압 지대여서 매장에 막 들어선 고객들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내 가게에 맞는 개선책을 찾아보자.

‣ 고객들이 매장에 들어설 때 직원이 직접 쇼핑 수단을 제공한다.

‣ 출입문 바로 옆에 둔 쇼핑 카트와 장바구니를 3미터만 안쪽으로 옮긴다.

‣ 매장 안에서 물건을 세 가지 이상 들고 있는 고객이 눈에 띄면 직원이 즉시 바구니를 건넨다.

‣ 매장 곳곳 중간 통로에 여분의 바구니를 놓아둔다. (뷰티서플라이의 경우 바구니 재질은 플라스틱보다 무게 부담이 덜한 천이나 나일론 쇼핑백이 좋다.)

 

매장 중간 지점에 바구니와 쇼핑 백을 배치해둔 매장 사례   

 

쇼핑의 세계에서 손 문제의 중요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 고객들은 양손이 자유롭지 않다면 물건을 구입할 수 없고, 물건을 만지고 느끼는 경험이 없다면 그 물건을 사려하지 않을 것이다. 고객들이 팔과 손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궁극적으로 그들이 소비하는 돈의 씀씀이를 결정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 동선: 고객의 발길이 골고루 닿게 하라

매장의 흐름이 매끄럽고 방해물이나 사각지대가 없다면 사람들은 매장 곳곳을 탐색할 것이다. 반대로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배치에 문제가 있다면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공간이 생길 것이다. 쇼핑의 동선에도 법칙이 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른손잡이임을 고려하여 매장 동선은 흔히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도록 설계된다. 그러면 자연스레 (오른손으로) 더 많은 물건을 집게 된다.

‣ 사람들이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성향에 따라 홍보용 디스플레이나 손님들에게 선보일 매장의 대표 상품은 매장 입구에서 오른쪽, 감압 구역 바로 너머에 위치시키면 효과적이다.

‣ 일반적으로 한두 가지 제품을 찾아 통로를 따라가는 고객은 찾는 물건이 보이면 더 이상 주위를 보지 않고 고개를 돌린다. 여기서 추가 매출을 올리려면 인기 제품을 통로 중간쯤에 배치하는 게 좋다.

매장 뒤쪽의 사각지대는 필수품을 배치한다. 슈퍼마켓의 우유 코너나 대형 마트의 약국이 뒤쪽에 위치한 것처럼, 고객들은 필수품을 사기 위해 매장의 나머지 코너들을 모두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 뷰티서플라이의 필수품은 무엇일까?

소매점에서는 66%가 매장 안쪽(뒤쪽)에, 32%가 매장 옆쪽(특히 오른쪽)에 가발 코너를 배치했다고 답했다. 쇼핑 동선을 고려하면 필수품 혹은 매장의 대표 상품을 두는 위치이다. 헤어 시장이 전에 비해 약화되었다 하나 여전히 뷰티서플라이의 주력 상품은 가발임을 짐작케 한다.

 

 

✔︎ 통로: 부딪히면 피한다

소매점 통로는 비좁을 뿐만 아니라 물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좀 더 많은 상품을 진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로 공간이 비좁을수록 고객이 그 자리에 머무는 시간은 줄어든다.

미국인들이 퍼스널 스페이스에 민감하다는 건 널리 알려져 있다. 게다가 붐비는 통로에서는 엉덩이 브러쉬 효과*와 같은 부딪침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엉덩이 브러쉬 효과(butt-brush effect): 통로 공간이 부족하여 반대편에 있는 고객이 등을 돌린 채 서로 부딪치는 경우. 고객은 좁은 통로를 보면 불편한 마주침을 막기 위해 피하는 경향이 있다.

 

 

“통로에 사람 몇 명이 ‘나란히’ 지나다닐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은 ‘한두 명’과 ‘두세 명’이란 답이 똑같은 비율을 차지했다. 실제로 몇 년 전만 해도 소매점 취재를 다녀보면 (날씬한) 사람 한두 명이 겨우 다닐 만한 비좁은 통로들이 많았다. 최근에 새로 연 뷰티서플라이와 리모델링한 가게들은 확실히 쇼핑 카트가 여유롭게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통로를 널찍하게 뺐다. 소매점주들은 ‘공간이 넓으니 확실히 손님들이 좋아한다’는 반응이었고, 단점이라면 아이들이 와서 뛰어다니니 혹시 다칠까 염려되는 부분을 꼽았다.

넓은 통로는 좋은 매장 계획의 핵심 요소이다. 유모차와 휠체어가 편안하게 들어갈 수 있고 고객이 비좁은 느낌 없이 양쪽에서 탐색할 수 있도록 통로 폭은3.5피트 이상을 권장한다. 트래픽이 양방향으로 통과할 수 있는 추가 공간도 확보해야 한다. 미국 장애인법(ADA)에서도 최소 3피트 너비의 통로를 요구하고 있다.

 

✔︎ 엔드캡: 고객의 눈이 먼저 닿는 곳

‘엔드캡(End Cap)’이란 끝부분에 붙어 마치 모자처럼 튀어나왔다는 뜻에서 나온 용어다. 사람은 걸어가면서 앞을 보는 습성이 있다. 따라서 진열대 끝에 각도를 달리해서 따로 제품을 진열한 엔드캡은 고객의 시선을 끄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정면을 바라보며 매장 통로를 걸어갈 때 그 제품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뷰티서플라이에서는 엔드캡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매장이 작아서, 혹은 인력이 부족해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곳도 간혹 있었지만, 대부분의 소매점에서 엔드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엔드캡에 진열하는 제품으로는 인기 제품(‘잘 나가는 제품’)이라는 대답이 48%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기타(28%), 신제품(17%), 추천제품(4%) 순이었다. ‘기타’를 택한 소매점주 중에서는 나름의 노하우를 내놓기도 했다. ‘앞쪽 엔드캡에는 인기 제품을, 맨 끝에는 재고를 진열한다/ 절도 방지를 위해서 비싼 케미컬이나 필수 잡화를 진열한다/ 앞쪽에는 디스플레이 효과도 줄 겸 눈썹과 스카프를, 뒤쪽에는 케미컬을 진열한다’는 등의 특색 있는 답변 외에도 엔드캡 진열 제품으로는 ‘비싼 휴먼 헤어/ 여자 드레스와 신발/ 립스틱 등의 화장품/ 오일/ 헤어 컬러/ 엣지 컨트롤/ 스타킹/ 듀렉’ 등 구체적인 답변들이 많았다.

엔드캡만 잘 활용해도 특정 품목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 고객의 눈이 많이 가는 곳이므로 정기적으로 교체하여 가게 분위기를 전환하도록 한다. 또한 인기 제품을 진열할 때는 막연한 감보다는 내 가게의 POS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합한 제품을 선정하는 게 좋다. 제품과 함께 매출 순위를 공개하는 것도 홍보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다.

 

가게마다 특색이 담긴 엔드캡

 

 

✔︎ 진열대: 고객의 눈높이를 고려하라

진열대에 있는 제품들을 바라볼 때 고객들이 보는 구간은 거의 일정하다. 눈높이보다 조금 위에서 무릎 높이까지이다. 그보다 더 높거나 낮은 위치에 있는 제품들은 특별히 그것을 찾는 고객들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거의 눈길을 주지 않았다. 따라서 고객의 눈길이 머무는 구간 외의 선반에는 눈에 띄는 디자인의 제품이나 대형 제품들을 진열하는 것이 좋다.

뷰티서플라이의 진열대: 고객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공간에는 큰 박스 제품을 두거나 재고 물품을 보관하고 천으로 가렸다

 

* 사무용품 매장의 진열대 변화 사례: 스테이플스, 오피스 디포 등은 창고형 매장으로4~5미터 높이에 달하는 진열대를 설치한 탓에 물품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매장의 중간 지점을 낮게 설계하고 고객들의 눈길이 미치는 지점까지 차츰 높아지는 ‘활동장소 개념(Arena Concept)’을 적용하면서 달라졌다. 실내로 걸어 들어가면 대형 매장이라 해도 모든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으므로 필요한 물품 코너만 찾던 고객들이대폭 감소했고, 매장에서 고객들이 소비하는 시간은 현저히 증가했다.

Stapls ãinvestors.com

*짝꿍 상품 배치: 주 진열 매대에 있는 상품과 짝꿍인 상품을 바로 옆에 진열하여 추가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바지 옆에 허리띠를, 마우스 옆에 마우스 패드를, 샐러드 채소 옆에 드레싱을, 뷰티서플라이면 가발 옆에 글루와 위그 캡을 두는 식이다. 샘플 사이즈의 샴푸나 케미컬 등은 진열대를 따로 마련하기보다 표준 사이즈 제품이 위치한 진열대에서 함께 판매하는 게 좋다. 신제품 테스트용으로 적당하기 때문이다.

 

✔︎ 테스트 카운터: 쇼핑은 체험이다

고객은 구입 전에 제품을 시험하고 싶어 하고, 판매자는 사용 흔적이 있는 제품은 판매할 수 없으니 사전 테스트를 기피하고- 테스트 카운터에 대한 입장은 평행선을 달린다. 가발 착용을 금지하고 제품 개봉을 못 하도록 단단히 스티커로 봉해 놓은 소매점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열대 구석에서는 억지로 써보고 열어본 흔적이 있는 제품들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결국 더 큰 손해만 본 셈이다.

 

 

어떤 제품이든 포장의 손상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고객들의 자유로운 테스트를 허용하는 것이다. 고객은 제품을 직접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져본 후에야 그에 대한 확신을 갖는다. 이를 알기에 대형 체인 스토어에서는 고객이 체험할 수 있는 테스트 카운터를 필수로 배치하고 있다.

사전 테스트가 구매로 연결될 확률은 높다. 매장은 고객이 손쉽게 제품을 만지고 시험해 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단, 가발 착용이나 메이크업은 사적인 활동이므로 테스트 공간은 주로 벽이나 가려진 곳에 마련하도록 한다.

 

✔︎ 체크아웃 존: 끝이 좋으면 다 좋다!

계산대는 소매점주 입장에서는 최종 결제가 이루어지는 기분 좋은 장소이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지출에 더해 계산 과정을 인내해야 하는 지루한 공간이다. 고객 불만의 80%는 계산대 구역에서 생긴다. 효율적인 결제 과정과 더불어 추가 구매까지 유도하려면 체크아웃 존은 어느 구역보다 다양하고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뷰티서플라이 체크아웃 존 모습

 

 

계산대 위치

계산대 위치는 고객의 쇼핑 경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많은 소비자가 시계 반대 방향으로 쇼핑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매장 왼쪽에 계산대 위치를 추천한다. 그러나 정사각형 형태의 매장에서는 전면 중앙에 카운터를 배치하는 것이 가시성과 접근성의 측면에서 효과적일 수도 있다. 결국 하나의 답은 없다. 각 매장의 상황과 레이아웃을 따라야 한다.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계산대 위치는 매장 입구를 기준으로 왼쪽이 49%, 오른쪽이 44%, 매장 가운데가 7%를 차지했다.

계산대 위치 선정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 출입하는 고객의 시선이 가장 먼저 머무는 곳에 계산대를 배치해서는 안 된다. 매장 입구에 사람들이 몰린 광경을 본다면 쇼핑 의욕이 사라질 것이고, 계산 대기줄이 출입하는 고객들에게는 걸림돌이 된다.

– 매장 중간에 위치한 계산대는 다양한 구역에서 접근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 주요 통로를 가리지 않아야 한다.

– 매장 뒤쪽의 계산대는 매장 전면에 제품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직원이 제한된 소규모 소매업체의 경우 실용적이지 않다.

– 어느 위치든 결제 카운터는 누구나 쉽게 찾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보안 측면을 고려하여 고객과 직원 모두를 적절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배치해야 한다.

►  계산대 높이

표준 계산대의 높이는 약34~36인치로, 이 범위는 서 있는 계산원과 고객 모두에게 편안한 것으로 간주된다. 뷰티서플라이의 경우 예전에는 계산과 감시(!)의 편의성, 안전상의 이유로 48인치 내외의 높은 계산대가 흔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객의 입장을 배려하여 점차 36인치 내외로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이번에 소매점 계산대의 높이를 조사한 결과, 손님의 위치에서 봤을 때 배꼽 높이(48%)’라는 답변이 손님의 가슴 높이 이상(52%)의 답변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테이블 높이 ©pawleysislandhammocks

 

계산대는 직원이 자세에 무리를 주지 않고 편안하게 물품을 스캔하고 현금을 처리하고 POS기를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고객은 카운터에 물건을 놓고 불편함 없이 거래를 완료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장애인법(ADA) 규정에 따르면 휠체어를 사용하거나 이동에 어려움이 있는 고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매장 내 최소 하나의 계산대는 28~36인치의 높이를 지키도록 명시하고 있다. (규정은 주에 따라 다르다.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바닥에서 최대 34인치이다)

►  계산대 대기열

고객은 10분간 쇼핑하는 것은 짧다고 느껴도 10분간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은 참을 수 없어 한다. 고객들에게 ‘즐거운 기다림’을 선사하고 내 가게 매출도 올리는 방법을 고민해 보자.

*충동구매 제품 진열: 계산대 근처에 소소한 아이템들을 진열해서 기다림의 무료함을 줄이고 막바지 구매를 장려하는 방법이다. 소매점 설문조사 결과 40곳 중 36곳이 계산대 주변에 상품을 진열한다고 답했다. 진열 아이템은 액세서리나 주얼리 등의 잡화(57%), 소형 케미컬(7.4%) 외에도 작은 사이즈의 오일이나 화장품, 눈썹 향수와 같은 소품, 네일 제품, 열쇠고리, 컬러 렌즈 등으로 다양했고, 제일 잘 팔리는 제품이나 신제품을 배치한다는 반면 재고 처리용 아이템을 배치한다는 곳도 있었다. 특이한 점은 몇 곳에서 타기 쉬운 것들(쉽게 도난당하는 제품)”을 계산대 주변에 갖다 놓는다고 답한 점이다. 뷰티서플라이의 골칫거리인 절도 사건을 체크아웃 존의 활용으로 줄인 셈이다.

의류 업체나 할인 업체 등 타 업종의 경우 체크아웃 존에 다수의 대기열이나  S자형 통로를 조성해서 대기 시간을 줄이고 다양한 충동구매 상품들을 길게진열한 곳들도 많다. 뷰티서플라이에서는 공간 차지 문제로S자형 체크아웃 존을 운영하는 곳이 드물지만, 대형 매장이라면 시도해 볼 만하다.

 

다수 혹은 S자형 라인을 따라 다양한 충동구매 상품들을 진열한 타 소매점들

 

 

*광고/홍보물 설치: 고객들이 동일한 장소에서 한쪽 방향을 줄곧 바라보는 기회란 그리 흔치 않다. 계산대 뒤 벽에 TV를 설치하거나 계산대 주변에 포스터 등 홍보물을 장식하여 가게 이벤트나 신제품 정보, 제품 사용법 등을 알리도록 한다. 계산대 앞이라면 1분 30초쯤 서서 기다릴 확률이 높으므로 긴 메시지가 담긴 광고도 효과적이다. 단, 맨 앞줄에 선 사람은 자기 차례의 신호만 기다릴 뿐 오락거리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쇼핑 가능한 진열대와 그 밖의 물품들은 줄에서 두 번째 이후에 선 고객들을 중심으로 배치하도록 한다.

고객들이 쇼핑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관문, 체크아웃 존은 잘 꾸미면 내 가게와 제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추가 매출을 올리는 ‘골든 존’이 될 수 있다.

 

COVER STORY By BNB Magazine
BNB 매거진 2023년 10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