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색이 같다고 다 같은 흑인?

피부색이 같다고 같은 흑인?

아프리카 이민자의 삶과 뷰티

미국에 있는 모든 흑인은 종종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피부가 검다는 이유만으로 미국에 있는 흑인들을 한 그룹으로 묶기엔 무리가 있다. 한국인과 일본인, 중국인 사이에서도 유전적 차이가 있는데, 유럽보다도 훨씬 더 거대한 전체 아프리카 대륙의 동부, 서부, 중부, 남부 지역에서 모인 아프리카 흑인들 간에 유전적 차이가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미국 흑인 인구의 20% 이상이 이민 1세대 혹은 2세대인 미국에서 흑인을 바라보는 제한된 시각에 대해 알아보고,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선호하는 뷰티 제품과 이유를 조사해보았다.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아프리카 이민자는 이렇게 다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미국 내에서 자신들을 인종으로 분류하지만, 아프리카 이민자는 출신 국가와 부족으로 분류한다. 그러나자신들이 어떻게 정의하든 상관없이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미국인들이 인종을 보는 방식 때문에 인종적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타 인종에게는 그저 흑인으로 분류되지만, 가정 내에서는 출신 국가의 문화를 따르며 자라기 때문이다. 따라서대부분의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는 용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란 이민자 자녀들은 결국 동화되어 집 밖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문화적 규범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는 남성 중심 문화권으로 남성이 가정을 책임지는 데 반해 미국 사회는 남녀평등사상을 기반으로 한다.그래서 데이트 시에도 더치페이를 하거나 결혼 후에도 여성이 경제적으로 가장을 맡는 경우도 있어 아프리카 이민자 여성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과의 관계에서 문화적 차이를 느끼기도 한다.

또한 아시아권 이민자들과 유사하게 아프리카 이민자 자녀도 부모로부터 성공과 문화 정체성 유지에 관한 기대와 압박을 받고자란다. 아프리카인 부모는 미국에 사는 이민자로서 자부심을 가지기를 바라지만, 자녀들은 부모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개인주의인 미국과 반대로 자기 부족과 공동체 문화가 우선 순위인 데서 비롯된 차이로 보인다.

유튜브 팟캐스트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아프리칸의 차이점에 대해 토론하는 아프리카 이민자 여성들 @DailyRapUpCrew

미국계 흑인과 아프리칸 이민자의 생김새 차이

타 인종과 지속적인 통혼을 통해 유전적인 교류를 겪어온 미국 흑인은 아프리카 본토 흑인과 생김새의 차이가 크다. 역사학자 헨리 게이트 주니어(Henry Gate Jr)는 흑인의 혈연관계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현재 미국 흑인 인구는 약 4,700만 명으로 미국 인구의 13.5%에 달하는데, 미국 흑인 중 58%는 12.5%의 유럽 혈연(증조부모 중 한 명이 백인)이며 19.6%는 25%의 유럽 혈연(조부모 한 명이 백인)이며 5%가 미국 인디언, 단 1%가 아버지나 어머니가 유럽 혈연이다.

따라서 현재 미국 흑인은 대다수가 혼혈이며, 혼혈인의 경우엔 자기가 느끼는 정체성에 따라 백인인지 흑인인지를 스스로 택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보기엔 백인임에도 자신을 흑인으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다. One drop rule*의 영향이 생각보다 크기에미국에서는 여전히 순수 백인 혈통이 아니면 백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실 그 One drop rule을 백인들에게도 공평하게 적용해보면 또 순수 백인이란 것도 없다. 미국인들은 백인처럼 생기면 백인이라고 여기고 본인이 흑인이라면 흑인이라 생각한다.

*One drop rule(줄여서 ODR) : 미국에서 과거의 인종 구별 방법론으로, 부모 중 한 명은 백인일지라도 비 백인계의 혈통이 있으면 비 백인으로 보는 것이다. 지금은 위헌(Legal Definition of unconstitutional)이기 때문에 미국 그 어디에서도 공식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곳이 없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부)과 루이지애나 크리올 혈통(모)을 가지고 있는 비욘세 @page six

40년 동안 475% 급증한 흑인 이민자

미국에 거주하는 흑인 이민자 수는 1980년 약 80만 명에서 현재는 약 470만 명에 이른다. 흑인 이민자의 절반 이상(58%)이 2000년 이후에 미국에 왔고, 이는 미국 전체 흑인 인구 증가의 19%를 차지했다. 현 추세가 계속된다면 2060년까지 미국 흑인 인구의 약 3분의 1이 외국 태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 이민자는 대륙 전역에서 왔지만, 아프리카 이민자가 가장 많은 출신 국가는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이집트, 가나 및 케냐이다. 이 5개 국가는 미국의 아프리카 이민자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으로 오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중서부(18%)나 서부(17%)보다 남부(39%) 또는 북동부(25%)에 정착할 가능성이 높고, 아프리카 이민자가 가장 많은 주는 뉴욕, 플로리다, 텍사스, 뉴저지,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및 캘리포니아 순이었다. 각 주에는 최소 100,000명의 아프리카인 이민자가 살고 있다. 늘어나는 인구수에 더해 아프리카 이민자 교육 수준과 중산층의 소득이 높아지며 이들의 소비력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아프리카 이민자가 가장 많은 TOP 7

출처: BOUNDLESS

아프리카 이민자가 즐겨 찾는 뷰티서플라이 제품

시어 버터 (Shea Butter)

아프리카 여성들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Sub-Saharan Africa)*의 더운 기후로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천년 동안 시어 버터를 사용해 왔다. 서아프리카에서는 “여성의 황금”이라고 부른다. 시어 버터의 가공 및 생산으로 아프리카 여성들이 경제적인 수익을 얻는 기회가 열렸고, 현재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미국에서도 그 사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예로아프리칸 블랙 비누(African black soap)가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사하라의 남쪽에 있는 아프리카의 지역 혹은 그곳의 국가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흑인이 다수여서 ‘검은 아프리카’라고도 한다.

 

피부 미백 제품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여성의 77%가 피부 미백 제품을 사용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남아프리카 로즈대학 강사 Shingi Mtero에 따르면 탈식민지 아프리카에서는 여전히 밝은 피부 톤에 대한 프리미엄이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여성들은 미디어나 사회에서 미의 기준으로 여기는 밝은 피부에 대한 갈망이 있으며, 이는 미국계 아프리카인과 유사하다. 아프리카는 미국처럼 백인 인구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피부색에 덜 민감할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소수의 밝은 피부를 가진사람들이 희소성으로 인해 연예인이나 사회에 영향을 주는 인물이 되기 쉽고 아프리카 남성들은 이를 선호한다고 한다.

유색인종 여성의 피부 미백과 개선에 포커스를 맞춘 프리미엄 글로벌 브랜드 MAKARI

 

 

아프리카 전통 직물과 헤어

아프리카 손님들을 관찰해보면 디자인이 화려하고 생동감 있는 원색의 옷과 머리를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세기 동안 혼란과 해방을 경험해온 아프리카는 투쟁의 결과를 아프리카 생활에 내재된 색상에 반영되어 왔다. 컬러마다 다양한 에너지와 의미를 상징한다. 아프리카 인구가 많은 주에 있는 일부 뷰티서플라이에서는 아프리카 직물로 된 의상, 헤어 랩, 전통의상에 맞는 악세사리도 판매하고 있다.

@African Image Beauty Supply.


Firtstline의 터번

 

브레이딩 헤어

브레이딩은 다양한 아프리카 국가에서 이어져 오는 전통이다.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토고와 같은 국가 출신의 여성들은 더 나은삶을 위한 수단으로 브레이더가 되었고, 이는 미국으로 이민을 온 이후에도 그녀들에게 주요 수입원이 되었다. 아프리카 역사 및디아스포라 전문가인 Cheikh Anta Babou 교수는 미국에 있는 세네갈 이민자 여성의 70%가 브레이더로 일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아프리카의 전통적인 땋은 스타일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의 헤어 트렌드를 융합하는 아프리칸 브레이더의 능력으로 여러가지 브레이딩 스타일이 미국 전역에 전파되었다. 특히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많은 뉴욕 할렘 지역의 125번가에는 아프리칸 브레이더들의 동네가 형성되어 있다.

Harlem 125- Ocean Braid


Golden States Imports- Freed’m silky braid

 

Trend BY KYOUNGHYUN HAN

BNB 매거진 2022년 9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