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가 바꾼 미국인들의 소비패턴

코로나바이러스가 바꾼 미국인들의 소비패턴

코로나바이러스는 미국의 일상을 크게 바꾸어 미국 경제의 격변을 야기하고 있다. 위기에서 가장 즉각적인 영향은 미국인의 수요패턴이다. 몇 주 만에 미국 산업의 기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많은 주에서 소매업체를 포함하여 비필수적으로 간주되는 사업체는 폐쇄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모든 차트는 미국에서 약 6백만 명의 신용 카드 및 직불 카드 구매를 추적하고 분석한 Earnest Research의 보고서를 기반으로 뉴욕 타임즈 데이터 분석팀이 정리해서 보도했다. 이 데이터는 현금거래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모든 판매를 반영하지는 못하지만, 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소개한다.

식료품 판매 급증
지난달 식당 문을 닫고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기 시작하면서 식료품점의 수요가 급증했다. 3월 18일까지 식료품 판매는 전년 대비 79%나 증가했다. 파스타, 밀가루, 화장지, 비누를 포함하여 많은 가정용품이 팔렸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통조림이 특히 잘 팔렸다. 3월 26일 그 이후 다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년 대비 7% 증가로 여전히 높았다. 또한 레스토랑과 술집을 가지 못하게 되면서 주류 구입이 전년대비 35%로 크게 늘었다. 한인 리쿼스토어도 “현재 작년 동기대비 판매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여행 지출의 급감
최근 몇 주 동안 전국에서 내려진 재택대피령은 여행 산업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다. 항공사, 호텔, 크루즈 및 렌트카에 대한 지출이 거의 중단되었고, 익스피디아, 에어비앤비, 프라이스 라인과 같은 온라인 여행 예약사이트에서 판매가 급감했다. 3월 여행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85% 감소했다.

 

식당 매출 급감 및 온라인 주문 증가
이전에 있었던 경제침체기에는 식당 같은 서비스 사업이 상대적으로 잘 되었지만, 이번 사태는 예외였다. 일부 레스토랑은 테이크 아웃을 제공하고 있으며, ‘Uber eats’나 ‘Door Dash’와 같은 음식 주문 서비스 매출이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생존을 위해 점점 더 많은 요식업소가 온라인 판매방식으로 진입을 시작하고 있다. 오프라인 홀 매장으로만 운영하던 유명 맛집들도 밀키트를 개발해 온라인에서 판매한다거나 배달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는 오프라인 상권이 무너졌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온라인으로의 진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의 변화
영화관이나 테마파크는 문을 닫고 클럽과 콘서트홀은 조용해졌다. 사람들이 모이는 대부분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급락했지만, 인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이 이득을 보았다.
이번에 가장 이득을 얻는 사업은 게임 산업이다. 트위치 및 닌텐도와 같은 비디오 게임에 대한 지출이 급증했다. CNBC의 짐 크래머에 따르면 집안에서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홈 코노미 (Home + Economy)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한다.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홈 코노미가 자발적이었지만 이번에는 비자발적이라는 점에서 Shut-in-Economy(은둔형 경제)로 진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소매점의 충격: 온라인 경제활동 확대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도 소매 산업은 온라인 스토어나 각종 할인 백화점의 부상에 고심하고 있던 분야이다. 지금의 위기는 상황을 훨씬 더 악화시켰다. 특히 할인 백화점이나 패스트 패션 분야는 넘쳐나는 봄 신상 컬렉션의 재고를 어떻게 해야할 지 난감해졌다. 그 동안 뜨거운 화두였던 디지털 전환은 이제 소매점 점주에게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되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듯이 코로나 발발 이후 경제활동은 급진적으로 온라인으로 넘어갔다. 이미 온라인 전환에 성공한 소상공인도 많지만 그렇지 않았던 대다수의 소상공인은 미뤄왔던 디지털 전환이라는 대세에 좋든 싫든 따르지 않으면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텍사스에 위치한 대형 뷰티서플라이 제니 뷰티서플라이도 소셜미디이어에 온라인 스토어로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지출도 급락
요즘 헬스장에 가는 사람은 없다. 역설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포함되지 않는 치과의사 및 전문가들은 수요가 떨어져서 건강 관리 산업 전반적으로는 전년 대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들은 재택명령 기간 동안 밖을 나가지 않기 때문에 미용업계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뷰티서플라이 뿐만 아니라 세포라(Sephora)나 그레이트 클립(Great Clips) 같은 뷰티 회사도 마찬가지로 하락했다.
대다수의 소상공인에게 코로나는 경제적 빙하기와도 같다. 많은 소상공인은 매출 급감이라는 절망적인 벽 앞에 어떻게든 비용을 절감하며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이대로 얼어 죽지 않고 계속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는 코로나 시기 이후도 고민해야만 한다.
빙하기도 끝이 있었던 것처럼 언젠가 이 고난도 끝이 날 것이다. 지금 소매점 점주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과거 금융위기 직후 ‘보복적 소비’ (억눌렸던 소비가 보상 심리 차원에서 다시 급증하는 현상)가 일어났던 것처럼 코로나 사태이후에도 보복적 소비가 일어나길 기대하고 준비하여 지금을 버텨내는 것이다. 코로나 확산세가 꺾인 중국은 벌써 보복적 소비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