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연구 끝 결실…벨크로 가발의 꿈 이뤘다

오랜 연구 결실벨크로 가발의 이뤘다

재료 단점 보완 위해 사용한 헤어캡, 특허로 인정받기까지

올랜도, 플로리다 지역의 한 한인 뷰티서플라이 비즈니스 창업자가 오랜 시간 연구를 거쳐 만들어 낸 가발용 헤어캡이 2021년 8월 17일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주인공은 2016년부터 벨크로 가발 연구에 매달려 온 심재성 사장 입니다. 그는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수년간 쌓아온 노하우와 지식 그리고 인내와 집념으로 이 제품을 만들었고 결국 그 기술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 것입니다.

심재성 사장은 지난 2016년 처음 발명을 시작했습니다. 벨크로를 이용해 머리를 붙여 보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 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벨크로가 손쉽게 탈부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이 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가발은 많지 않았습니다. 경쟁이 없는 블루오션이라는 판단, 기회가 찾아왔다는 확신이 심재성 사장을 움직였습니다. 뷰티서플라이 오너로 가발 착용을 하는 흑인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서 좀 더 편리하고 질 좋은 가발을 만들겠다는 사명감도 있었죠

벨크로는 두 가지 다른 표면이 짝이 됩니다. 부드럽고 유연한 면은 수많은 고리로 돼있고, 손으로 만졌을 때 딱딱하고 껄끄러운 면은 갈고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갈고리와 고리가 서로  걸리면서 고정이 되는게 벨크로의 원리죠. 당연히 부드러운 고리 면이 캡으로 쓰기 적당했고, 머리 쪽에 갈고리를 붙여 첫 번째 발명을 마쳤습니다.

(왼쪽부터)크라운을 머리 가운데로 모아준다, 동그란 클로저 자리에 벨크로를 붙인다. 웨프트를 붙여 올라간다.

 

안타깝게도 이 발명에는 큰 결점이 있었습니다. 머리에 붙인 갈고리가 머리에 걸리기 쉬웠고, 이 때문에 한번 붙였다가 떼면 그 이후에는 세척이나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그렇다고 딱딱하고 두꺼운 갈고리 면을 캡에 사용하자니 착용감이 너무 안 좋았죠. 좀 더 얇고 부드러운 벨크로를 조사하고, 머리나 가발의 제조 공정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도 수소문하며 2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 사이 첫 번째 발명에 대한 특허가 거절되는 좌절도 겪었습니다. 그제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벨크로를 가발에 적용하려는 시도는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벨크로는 잘 늘어나지도 않고 두꺼울뿐더러 머리 형태에 잘 맞지도 않죠. 이를 해결하고자 머리 전체를 벨크로로 덮지 않고, 여러 개의 벨크로 트랙을 가진 발명도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다수의 특허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그 어떤 것도 완벽한 성공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손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머리에 착 달라붙지 않는 가발. 아무리 손질과 작업이 편리해도 팔릴 리가 없겠죠. 소비자를 이해하고 제품을 이해하기에 해결해야 할 문제는 명확해 보였습니다. 그는 약 4개월간의 연구에 착수합니다. 그 결과 새로운 콘셉트의 가발용 헤어캡이 탄생했고, 그 참신함과 진보성은 미국 특허청으로부터도 인정받아 이 제품에는 2021년 8월 17일부로 특허권이 설정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헤어캡은 신축성이 있는 헤드밴드에 뾰족하고 긴 세모꼴의 갈고리면이 빙 둘러서 붙어 있는 마치 왕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 세모꼴은 아래쪽의 헤드밴드에만 붙어 있고, 그 외에는 고정이 되어 있지 않죠. 하지만 고리면을 가진 머리(웨프트)를 수평 방향으로 아래에서 위로 붙여나가기 시작하면,각 머리와 한 개 이상의 세모꼴 간의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여러 개의 네트워크가 모이면 자연스럽게 두상과 완벽히 일치하는 가발이 만들어집니다.

(왼쪽부터)웨프트를 반 이상 붙인 상태, 웨프트를 다 붙이고 둥그런 클로저 자리에 붙여 머리 모양을 완성한 상태, 고정된 머리카락은 잡아당겨도 안정적인 상태가 유지된다

머리를 덮지 않는 캡이라는 발상의 전환, 자유롭게 움직이는 부속들이 함께 네트워크를 형성해 형상을 만들어 가는 기발함, 그리고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한국인 특유의 근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발명이 아닐까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니 만큼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려면 많은 마케팅과 교육이 필요하고, 기존의 제품과 호환이 안되는 만큼 인프라 투자와 운도 따라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심재성 사장의 발자취는 미 전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뷰티서플라이 운영자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리라 믿습니다.

Young Jeon
Attorney at 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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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BY Young Jeon
BNB 매거진 2021년 12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