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제품이 팔리나요?

어떤 제품이 팔리나요?

 

점주 두 분과 세일즈맨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야기 도중 업계에 만연하고 있는 제품 카피에 대한 이야기도 주고받았다. 그리고 취중진담 단골 소재인 결제 텀에 대한 이야기가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Q 바쁘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 사장 : 예 안녕하세요. 저는 동부지역에서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하는 미스터 박이라고 합니다.
김 사장 : 저도 동부지역, 그 근처에서 같이 소매점을 운영하는 미스터 김입니다.
이 차장 : 저는 도매 회사에서 세일즈 경력 8년 차 세일즈맨 미스터 리라고 합니다.

 

Q 요즘, 잡화나 케미컬 제품이 잘 팔린다고 하던데요.
박 사장 : 잡화 중에서는 가발 씌워서 보관하는 더미가 그럭저럭 판매되고 있고 여성이나 남성용 두랙도 컬러풀한 것이 잘 팔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잡화제품들도 뭐 하나 팔린다고 하면 여기저기서 막 카피한 후에 가격 낮춰서 뿌려버리니 처음에 만들어 판매하는 사람들은 이윤도 못 보고죽겠다 하더군요.
김 사장 : 언제부턴가 머리도 그랬지만 잡화나 케미컬 쪽에서 이 카피 현상이 지나칠 정도로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말을 들어보니 고소를 해도시간이 걸리니 그사이에 다 팔고 손 털면 된다고 들었습니다. 작은 업체가 아이디어 내서 만들면 돈 좀 있는 다른 중견업체에서 그대로 카피해 팔아버리니 이러한 행태는 소매점 점주 입장에서도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이 차장 : 그런 게 비즈니스 아니겠습니까? 카피해서 더 잘 만들면 좋은 것 아닌가요? 양심 따지고 착한 것 따지다 자기 직원들 굶어 죽게 만드는것이 좋은 사장인가요? 저는 카피도 일종의 발전으로 가는 행위라고 봅니다.

 

Q 엣지 제품은 어떤지요?
박 사장 : 엣지 같은 경우에는 기존에 크게 성공한 한두 업체에서 제품을 팔았다면 현재는 다양한 회사에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 선택의 폭이 좀 넓어진 거 같아요. 색깔이라든지 향기라든지 아니면 패키지 모양이 튜브형이라든지 다양한 용기의 제품이 나와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제품 다양화가 뷰티서플라이 안에서도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 사장 : 사람들에게 들어보니 엣지는 요즘 큰 뷰티서플라이에서는 자체로 중국에서 만들어오고 아랍계 소매 점주들도 자기네들이 만들어 판매한다고 그러거든요. 이러다가는 중간 도매업체는 없어지고 공장과 소매점 점주만 남는 상황이 생길 것 같습니다.
박 사장 : 케미컬도 가면 갈수록 프로페셔널 제품이기보다는 내추럴 제품이나 아니면 유튜브에서 본 제품들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점주들도 유튜브에 헤어 케어나 아니면 헤어 프로덕트란 단어를 넣어 어떤 사람들이 어떤 제품을 얘기하고 있고 또 그것을 어떻게 테스트했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김 사장 : 세일즈맨들이 가져와서 자기네 제품이 떴다고 잘 팔린다고 하면서 물건을 밀어 넣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요. 점주가 직접 유튜브를 통해 어떤 제품이 뜰 거 같은지 또 떴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거 같습니다. 그래서 발 빠르게 다른 사람보다도 그 제품을 빨리 구매한다면 단골손님이나 또 젊은 층의 손님들을 그래도 잃어버리지 않고 잘 관리하면서 장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요즘, 특별히 눈이 가는 제품이 있으신가요?
박 사장 : 케미컬 중에서 CBD 오일을 받았습니다. 기존에 없던 제품이고 효과가 확실하다고 하니 속는 셈 치고 받아봤는데 아직은 반응이 없습니다.
김 사장 : 모로칸 오일 때처럼 유행이 확 퍼질 것으로 생각하고 만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든지 아니면 반짝 뜨다가 사라질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용량으로 가격을 만들어 놨던데 한 단골에게 제품을 보여줬더니 그러더군요. “나 집에 대마 많아서 특별히 이 제품을 살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 얘기를 듣고 웃었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헴프 제품들이 그만큼 친숙하다는 것일 테니 조금은 팔리지 않겠습니까?
박 사장 : 이미 이 CBD 제품도 한 업체에서 만들어 내놓으니 이 업체 저 업체 다 만들어 판매하는 것 같더군요.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좋은 얘기지만 소매 점주 입장에서는 어떤 제품을 받아야 할지 고민도 됩니다.

 

Q 브레이드 제품은 어떠신지요?
박 사장 : 브레이드 제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방수 제품이냐 가려운 걸 방지해 주는 제품이냐로 말입니다.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플로리다나 남쪽에서는 스페트라 원사 제품이 잘 팔린다고 하더군요. 동쪽에서는 방수제품이 잘 팔리고 있습니다. 물론, 소매점 점주 입장에서는 어떤 제품이건 잘 팔리는 제품이면 다 좋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브레이드 제품도 색상만 추가하거나 패키지만 달리해서 팔아 대니 어떤 걸 골라야 할지 힘이 듭니다.
김 사장 : 세일즈맨들이 찾아오면 패션 트위스트, 보헤미안 컬, 워터 웨이브 이런 종류들이 핫하다며 가지고 오는데…. 그거 아시지요? 뷰티서플라이는 길 하나 차이로도 나가는 제품이 틀리다는 것 말입니다. 무조건 잘 팔린다고 브레이드를 가져오지 말고 주변 뷰티션들부터 공략해서잘 팔게 만들어 주는 회사가 진심으로 좋은 회사라고 생각됩니다.

 

Q 가발은 어떤가요?
박 사장 : 가발 같은 경우에는 색상이 아주 화려한 제품들이 많이 나와 저도 매장 중앙을 화려한 색깔로 진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흑인 소비자들이 많이 사들이는 것은 여전히 기본 색상입니다. 물론, 1B 색상은 압도적이고요.
김 사장 : 우리 매장은 약간의 브라운, 그다음의 머리는 아주 화려하지 않은 짧은 스타일이나 아니면, 귀를 살짝 덮거나 내려오는 그런 스타일의가발 제품이 요즘 유행하는 거 같아요. 비싼 가격의 키모 제품도 조금씩 팔리고 있습니다. 전문 가발 제품은 여전히 마진이 좋습니다.

 

Q 뷰티서플라이마다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쓰시던데.
김 사장 : 최근에 인테리어 좀 바꿔볼까 하고 공사비를 알아봤는데 생각보다 아주 비싸더라고요. 그래서 가게를 확장하면서 인테리어에는 많은돈을 들이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제품 구매에 투자를 많이 하는 중입니다. 가게를 확장하는 이유는 방어적인 목적도 있지만 내가 주변에 그 상권을 선점하고 그다음에 손님들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당기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또 기존에 5,000~6,000 sq.ft의 매장을 가진 많은 사장님이 12,000 sq.ft 정도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는데 그건 장사가 잘돼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방어 목적으로, 또는 브레이드 때문에 확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세일즈맨으로서 하시고 싶은 얘기가 있으신지요?
이 차장 : 요즘 도매 회사들은 텀을 오래 쓰는 소매점들을 솔직히 싫어합니다. 어떤 점주들은 석 달을, 또는 그 이상을 기다리라고 하시는데 솔직히 까놓고 얘기하자면 도매회사도 살아야지요. 남의 돈으로 장사하겠다는 정책을 이제는 좀… 하지만 제때 물건값을 주시는 분들도 매우 많이 있고요. 늦어도 45일, 아주 늦어도 60일까지 쓰시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Q 텀을 오래 쓰지 않는 손님들에게는 혜택을 드리나요?
이 차장 : 저희 도매 입장에서는 솔직히 말해 30일이나 45일의 텀을 쓰시는 분들에게 더 많은 혜택과 베네핏을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제품 우선순위에 있어서 그분들께 먼저 도움을 드리고 서로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요즘 도매회사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얼마전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세일즈하다가 장사를 하는 소매점 점주분인데 같은 세일즈맨 입장에서 반가워서 물건을 잘 드리고 또 성심성의껏 도와드렸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세일즈맨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텀을 길게 쓰고 수금 부탁 좀 하려면 전화를 피하거나 아니면 물건을 받아 놓고 오랫동안 안 나간다고 전량 리턴을 하시는 겁니다. 일반 점주라면 이해가 됩니다. 같은 세일즈맨 입장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니 적잖이 실망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Q 뷰티 업계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박 사장 : 누군가 그러더군요. 뷰티서플라이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안에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요. 그 이유를 살펴보니까 중국 사람들이건 아랍 사람들이건 조금 잘 된다고 하는 소매점 근처에 매장을 자꾸 오픈하여 한인들의 가게를 몰아내고 있습니다.
김 사장 :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 점주분들은 자기 앞에 가게가 새로 열리는 거만 신경 쓸 게 아니라 내 장사 방법을 어떻게 달리해서 또 전문적으로 바꿔서 경쟁의 시대에 살아남을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사장 : 그렇지요. 어떻게든 소비자들을 꾸준히 내 매장으로 불러올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싸구려 머리’ 그 다음에 ‘텀을 오래 쓰는’ 이런 형태가 아니라 자기 가게와 자기 손님에 맞는 제품과 비즈니스 행태를 깊이 연구하고 변화해야 할 때라고 여겨집니다. 그것만이 우리가 미래를 준비하는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취중진담 글 Katherine Chung
BNB 매거진 2019년 9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