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시대, 베스트 바이의 생존전략

아마존 시대, 베스트 바이의 생존전략

 

2010년 전후 스마트 기기의 등장으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해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 업체들이 타격을 받았다. 이로 인해 미국 2위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서킷시티(Circuit City)가 2009년 폐업을 하고, 이어 라디오 쉑(Radio Shack)이 2015년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업계 1위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베스트 바이도 서킷시티와 라디오 쉑처럼 될 뻔했다. 2010-2012년 매출이 급감했다. 아마존 주가가 3% 오를 때, 베스트 바이의 주가는 5%씩 떨어졌다. 많은 언론은 베스트 바이도 서킷시티의 뒤를 따를 것이라고 했다. 2012년에 베스트 바이는 50여 개의 매장을 닫으며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해야 했다.

 

그러나 브라이언 던(Brian Dunn)의 후임으로 휴버트 졸리(Hubert Joly)가 CEO자리에 앉으면서 베스트 바이는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는 고객들이 베스트 바이에서 제품을 만져만 보고 아마존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는 것을 보고 가격부터 내렸다. 당시 ‘베스트 바이에서 써보고, 아마존에서 주문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가격을 아마존과 똑같이 만들어버렸다. 같은 값이면 매장에서 만져보고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 심리를 파악한 것이다. 마케팅 비용도 삭감했다. 그리고 이들이 잘하는 것 세 가지에 집중하여 회사를 살려냈다.

1. 과감한 개혁 의지로 시스템 개선
휴버트는 CEO가 되자마자 사무실이 아닌 현장을 방문해서 매장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운영 시스템도 대폭 개선했다. 매장의 재고 관리 시스템의 정확도를 높였고,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직원 할인 프로그램을 재개했으며, 전자기기를 판매하는 곳인 만큼 기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임직원들의 교육 프로그램을 깊이 연구, 개선했다.

 

2. 가격 경쟁력, 약점을 강점으로
세인트 토마스(St. Thomas )대의 킴 소빌(Kim Sovell)교수는 베스트 바이와 같은 리테일러들이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이길 유일한 방법은 아마존이 못하는 것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베스트 바이가 가장 잘하는 것은 고객이 매장에 오게 하고, 제품을 가지고 놀고 보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쇼루밍(Showrooming)이라고 한다. 쇼루밍이란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하기 전 매장에서 제품 테스트를 하는 것이다. 이런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고객이 온라인 최저가를 찾아오면 그 가격에 제품을 팔기로 했다. 쇼룸이 아니라 보고 사는 곳이 되도록 한 것이다.

판매 우선이었던 매장을 체험우선 공간으로 바꿨다. 가전박람회처럼 브랜드 체험관을 만들었다. ‘매장 내 매장’(Shop in shop)방식으로 애플이나 삼성과 같은 브랜드에 별도의 공간을 내주어 그들이 원하는 형태로 브랜드 스페이스를 만들게 해주고 렌트 비용도 받아 기존에 없던 새로운 매출을 창출하기도 했다. 2013년 삼성 체험관, 윈도우(Windows) 스토어, 2014년 소니 체험관, 삼성 엔터테인먼트 체험존, 2017년 인텔 체험존, 델의 게임 전용 PC 체험존, 다이슨 체험관 등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아마존과 구글의 스마트 홈 시스템을 비교하는 전시장도 만들었다. 기업들은 베스트 바이 체험관에 먼저 신제품을 내놓고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에 수익성 높은 우량고객을 모을 수 있었다.

 

매장을 배송거점이자 중간물류센터로 만들었다. 배송시간이 33% 줄었고 온라인 주문 당일 배송, 매장 직접 수령이 가능해졌다. 오프라인 강화 전략은 성공했다. 점포당 매출액도 증가세를 이뤄냈다.

3. 고객과의 관계 집중
2019년 1월 스타 트라이번(Star Tribune)과의 인터뷰에서 휴버트는 베스트 바이를 행복사업이라고 말했다. 베스트 바이는 온라인 리테일러들이 갖지 못하는 고객과 교감하는 능력이 있다. 그 뒤, 베스트 바이는 2002년에 긱스쿼드(Geek Squad)라는 회사를 인수했다.

 

‘긱(Geek)’들의 가정방문 서비스를 통해 복잡한 전자제품을 고객들에게 쉽게 설명해주고 제품 설치, 문제 해결, 그리고 제품 수리와 같은 서비스도 제공한다. 오늘날 미국 소비자는 전자제품 구매 시 궁금한 모든 것을 대답해줄 수 있는 긱스쿼드가 있는 베스트 바이로 간다.

 

휴버트는 이를 더 발전 시켜 인-홈 어드바이서(In-Home Advisor)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어드바이서(Advisor)를 고객의 집에 보내 고객이 소유하고 있는 제품과 집의 상황에 맞게 제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이다.

 

또한, 경쟁이 아닌 동업으로 2018년 아마존의 파이어TV운영체제가 탑재된 도시바 및 인시그니아TV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의 AI비서 알렉사도 장착돼 있다. 이렇게 아마존과의 동업 소식으로 베스트 바이의 주가는 4% 급등하기도 했다.
휴버트는 여전히 아마존과 베스트 바이가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다. 모두가 적이라고 말하는 아마존까지 포용하는 여유 있는 사람이다. 기업이 비즈니스를 하면서 기본적으로 집중해야 할 부분을 잘 파악했다. 그리고 그것을 시행했다. 경쟁은 상대에 주목하기보다 자신에게 주목할 때 경쟁다워진다.

경영 BY Ben J
BNB 매거진 2019년 10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