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재료 쓰고, 과대포장 줄이고”

식물성 재료 쓰고, 과대포장 줄이고”

뷰티업계 대표 착한 기업 러쉬(Lush), 리번들(Rebundle)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감염 확산으로 코로나19 사태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재작년 처음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때만 해도 이 감염병이 우리 생활을 이렇게 오랫동안 통제하게 될 줄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지난 3년여 간 개인 방역 물품인 마스크와 장갑 사용이 늘어났고 위생을 위해 일회용품을 쓰는 식당, 카페 등이 급격히 증가했다. 이와 같은 플라스틱 사용은 환경오염으로 직결되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러 기업들은 코로나19 이전부터 환경오염에 대한 인지와 이에 대한 대응책을 꾸려 나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휘발유로 굴러가는 차 대신 친환경 전기차를 만들기 시작했고 월마트, 타겟 등도 비닐 백을 종이 백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플라스틱 빨대를 꽂아 사용하는 컵 대신 직접 입을 대고 마실 수 있는 컵을 사용하고 있다.

뷰티서플라이업계는 여전히 제품 패키지, 케이스 패키지, 케이스 디스플레이 등 일회용 포장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플라스틱패키징도 훨씬 화려해지고 있다. 헤어 제품의 경우에도 가발의 컬과 볼륨감을 유지하기 위해 카드보드지, 플라스틱, 스티로폼 등이 패키징에 사용되며 디스플레이를 위해 이 위에 커다란 택까지 부착된다. 휴먼 헤어가 아닌 신테틱 헤어나 브레이딩 제품 같은경우는 재활용 하기가 어렵다.

버려진 화장품 용기들 ©waste4change.com

그래서 특별히 과대포장을 줄인 화장품 및 욕실용품 브랜드 러쉬(Lush)와 살롱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브레이딩 헤어들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려 노력하는 한 브레이딩 회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은 사회적 책임을 묵묵히 실현시켜 나가며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미디어들이 극찬한 식물성 브레이딩 헤어리번들(Rebundle)’

Rebundle 헤어의 패키징. 버리는 플라스틱과 종이 대신 실크 주머니로 포장했다. ©Rebundle

“Rebundle” 브레이딩 헤어 컴퍼니는 2019년에 시작된 설립됐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Glossier 화장품 사의 장학금과 기타 프로그램을 통해 11만 달러 이상의 모금을 받았으며 Black-owned beauty business로 선정이 되면서 Teen Vogue, Byrdie, Popsugar, Bustle, Allure, Strategist, Beauty Independent, Sheen, Inc 잡지와 온라인 미디어에 소개됐다. 대부분의 신생기업과 스타트업이 마찬가지로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여러 지원을 받으면서 제품개발에 열중할 수 있었다.

Rebundle의 오너인 Ciara Imani May는 어렸을 때부터 브레이딩 스타일을 좋아하던 소녀였다. 특히나 민감한 두피에 알레르기가 많은 체질이라 예쁜 스타일을 연출하려면 고통을 참아내야 했다. 시장에 나와있는 모든 브레이드 헤어들을 사용해 봤지만그녀의 고통을 줄여주지는 못했다. 그러다 브레이드 헤어가 카네카론 아크릴 섬유로 코팅이 된 플라스틱으로 구성된다는 것을알아냈고, 브레이딩 헤어 생산 시 사용되는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던 그녀는 결국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해 제품 론칭에 나섰다.

Rebundle의 오너 Ciara Imani May ©Ciara Imani May

Rebundle의 모든 제품은 식물성 파이버를 이용해서 만들어진다. 개발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지만 사이언티스트의 도움을 받아6~8개의 다른 섬유 유형을 고려해 바나나 섬유를 개발해 낼 수 있었다. 추출한 바나나 섬유에 원하는 질감이 나올 수 있도록 공정을 거친 후, 친환경적으로 섬유 처리하여 염색하는 공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PETA(People for Ethnic Treatment for Animal; 동물 보호 단체)에서 승인한 비건 제품이 탄생하게 되었다. Rebundle은 고객들에게 자사의 상품이 플라스틱 브레이딩이 유발할 수 있는 알레르기와 불편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옵션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Rebundle의 제품 이미지 ©Rebundle

리번들은 3.5oz에 가공 정도와 색깔에 따라 20불~35불 사이에 팔리고 있으며 4~6번들이 있어야 스타일링을 완성할 수 있다. 미국에서 만들지만 대량 생산이 아직 불가능하여 가격대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열은 400도까지 가할 수 있으며 컬을 넣는 것도가능하다.

바나나 파이버 만드는 과정 중 일부 ©Sustainable-fashion-collective.com


바나나 추출섬유 완성품 확대 ©UNNATISILKS.COM

하지만 브레이더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브레이딩 헤어의 특성을 질긴 식물성 바나나 섬유질이 표현을 해내기에는 더 많은 연구와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뻣뻣한 바나나잎 추출 섬유는 두꺼울 것이고 손에 닿는 촉감도 다를 수 있다. 삼베처럼 굵은 브레이드를과연 브레이더들이 선택을 해줄까가 의문이다. 브레이드는 땋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작업이다. 브레이더의 손에서 나오는 기술이기 때문에, 브레이딩 헤어가 부드럽게 손에 감기고 땋여야 하며, 땋아 내렸을때 잔머리가 튀어나오지 않고 매끈하고 곧게 땋아져야 좋은 퀄리티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업체를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 사회를 위한 책임을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번들은 살롱에서 폐기되는 브레이딩 헤어를 본사로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모인 헤어는 프로세싱 센터를 통해 아웃도어 가구나가든 툴 혹은 야외용품으로 재탄생된다고 한다. 현재까지 모인 브레이드의 양은 235 파운드이며, 이 헤어들이 쓰레기통 대신 재활용되어 재탄생되었다. 물론 브레이드와 같은 가벼운 섬유들이 가구가 되려면 어마어마한 양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도와 노력을 높이 사야 하며 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헤어 업계에 주류를 잡고 있는 회사들이 솔선 수범하여 동참하며 아주 조금씩이라도 사회적 책임을 지고 비즈니스를 한다면 흑인들도, 다른 손님들도 의도를 높게 사게 되고 더 나가 브랜드 이미지까지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스틱 대신 종이 백, 보자기 포장 택한 ‘러쉬(Lush)’

앞서 다뤘듯이 뷰티 제품의 과대포장으로 인한 쓰레기 발생은 더 이상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회적 이슈다. 1995년 영국의 작은타운에서 첫 선을 보인 러쉬는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는 제품으로 유명해졌고 당연히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착한 브랜드로인정받게 됐다. 식물성 재료로만 만들어지는 제품에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광고 한 번 없이 입소문만으로 유명세를 치렀고유럽을 거쳐 미국에서도 자연주의 화장품의 대명사로 우뚝 서게 됐다.

러쉬는 제품보다 브랜드의 지향성에 대해 더 많은 홍보를 했고, 그들이 보여준 사회적 책임과 그 진정성에 소비자들은 마음을 열었다.

러쉬의 제품들 ©Lush.com

이 브랜드의 대표 상품이자 세계적인 유행을 이끌었던 입욕제는 러쉬가 처음 론칭한 제품군이다. 러쉬는 입욕제의 제조법을 공유해 많은 소비자들이 이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게 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는 것 외에도 용기를 없애고 포장을 줄였다. 러쉬의 매장에 방문해 보면 제품들은 포장이 되어 있지 않고울퉁불퉁한 비누들이 통째로 진열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양을 얘기하면 판매원이 그 자리에서 바로 칼로잘라 재활용지에 싸서 담아준다. 오픈돼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직접 만져보고 그 향을 맡아볼 수도 있다.

러쉬는 포장이 필요한 액체 제품의 경우 100% 재활용 가능한 용기들을 사용하고 있으며 종이 백 사용도 줄이고자 손님들이 스카프나 헤어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보자기 포장을 시도하기도 했다. 화려한 색깔과 문양이 수놓아진 스카프에 향기 가득한 제품을 담고 예쁜 매듭으로 마무리하면 선물로도 적격이다.

보자기를 이용한 러쉬의 선물 포장 ©Lush.com

두 브랜드의 사례를 살펴보면 사소하지만 혁신적인 발상이 뷰티서플라이업계에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러쉬가 아무런 광고 없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성공한 사례를 참고해 볼 수 있다. 특히 동네 장사가 대부분인 뷰티서플라이에서 로컬 주민들의지지를 받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장학금, 싱글맘 지원, 뷰티스쿨 협업 등을 통해 커뮤니티의 일부가 되어 이들을 지원한다면손님들에게 호감과 지지를 받게 될 수 있으며, 포장을 줄이고 좋은 성분을 사용하는 제품들을 소개해 환경오염을 줄이는 것에 일조한다면 ‘착한 뷰티서플라이’로 소문이 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트렌드 BY Bora Chung
BNB 매거진 2022년 2월호 ©bnbma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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