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부르는 헤드밴드 위그

시대가 부르는 헤드밴드 위그

팬데믹과 공급망 붕괴로 침체됐던 헤어 시장에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것인가. 헤드밴드 위그에 대한 관심이 심상치 않다.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소셜미디어에서는 뷰티 인플루언서들의 ‘헤드밴드 위그 연출법’ 자료들이 상위 조회 수를 차지한다. 헤드밴드 위그가 지금 주목받는 이유와 트렌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PART 1. 헤드밴드 위그의 유행과 전망

헤드밴드 위그, 왜 떴을까?
  1. 유행은 돌고 돈다

한때 ‘뉴트로’ 열풍이 인 것처럼 실제로 유행은 과거의 것이 다시 돌아오기도 하고, 지금 유행하지 않았던 것이 나중에 유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그 주기가 더 빨라졌다. 업계 전문가는 “헤드밴드 위그가 돌아올 때도 되었다”고 말한다. 말처럼 유행은 돌고 도는데 브레이드나 레이스 위그의 인기가 기대 이상으로 오래 지속되었다는 것이다. 헤드밴드가 한때 붐이었던 게 15년 전 즈음이라니, 오히려 늦은 귀환이라고 할까.

 

  1. 팬데믹의 수혜자

가장 큰 역할은 팬데믹이란 걸 부인할 수 없다. 코로나 상황에서 헤어 살롱 방문이 힘드니 혼자 스타일링이 가능한, 간편하고 손이 덜 가는 가발을 찾게 된 것이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 비대면 문화가 확산된 것도 한몫을 했다. 지속력 높은 레이스 글루를 사용하여 가발이나 헤어피스를 고정하던 이전과 달리,좀 더 캐주얼한 차림으로 그 차림에 적당히 어울리는 헤드밴드 위그를 재빨리 쓰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되니까.

 

  1. 레이스 공급난과 물류 대란

팬데믹 초기부터 헤드밴드 위그가 유행했던 건 아니다. 실제로 구글 트렌드에서 헤드밴드 위그의 관심도 변화를 살펴보면, 팬데믹 이후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하여 2021년부터 눈에 띄게 상승했음을 볼 수 있다.

헤드밴드 위그의 2년간 관심도 변화 – 구글 트렌드

특히 정점을 찍은 시기는 제품 공급난과 물류 대란이 맞물리던 시기다. 원재료 가격 상승과 생산 차질로 특히 레이스 수급이 어려워지자 공장에서는 레이스가없는 제품들을 대대적으로 개발하고 홍보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헤드밴드 위그가 인기를 끌게 되었다. 레이스 위그의 틈새를 헤드밴드 위그가 재빨리 파고든것이다.

 

  1. 가격 경쟁력

풀 사이즈 가발 대비 헤드밴드 위그는 가발 양이 적다. 밴드 부분이 차지하는 면적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같은 휴먼 헤어라 해도 헤드밴드 위그의 가격이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부담도 덜고, 일일이 머리에 부착할 필요가 없으니 수고도 덜어주는 일석이조 아이템인 셈이다. 가뜩이나공급 부족으로 레이스 제품들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가성비 좋은 헤드밴드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1. 짧은 생산 공정

공급자 입장에서 생산 공정에서도 장점이 있다. 섬세한 공정을 요하는 풀 사이즈의 수제 위그는 공장에 주문하면 대개 6~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유행은 금세 바뀌고 특히 흑인 뷰티 시장은 더 빨리 변하는데, 생산과정이 오래 걸리는 제품은 자칫하면 출시와 동시에 지난 패션이 될 위험도 있다. 이에 반해 헤드밴드위그는 기계 박음질로 제작되기 때문에 공정이 쉽고 나오는 시간이 짧다. ‘물 들어올 때 노 젓기’에 적합한 상품이란 얘기다.

 

  1. 스타일링의 용이성

풀 사이즈 위그에 비해 간편하고 저렴한 데 더하여 헤드밴드 위그는 손쉽게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머리 전체를 감싸기 때문에 포니테일이나 번 스타일이 가능하고, 밴드 위에 화려한 머리띠를 장식하거나 스카프를 두르는 등 액세서리를 활용한 변신도 자유롭다. 대개의 헤드밴드 위그 고객들은 그에 곁들일 머리띠나 스카프 등을 취향대로 몇 가지씩 함께 구입한다. 시중에는 헤드밴드 위그와 다양한 디자인의 머리띠가 같이 든 패키지 상품도찾아볼 수 있다.

헤드밴드 위그가 주목받는 이유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현 상황에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제품임을 알 수 있다. 말 그대로 ‘시대가 부르는’ 아이템인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의 변화가 낯설 수도 있다.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레이스 위그를 고수할 것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헤드밴드 위그로 갈아탈 것인가. 각각의 장점을 정리해 보았다.

실제로 소셜미디어에서는 헤드밴드 위그와 레이스 위그를 직접 착용하며 장단점을 비교한 영상들이 많다.

헤드밴드 위그의 전망은?

이쯤 되면 소매점주 입장에서도 고민이 된다. ‘이번 겨울, 헤드밴드 위그 진열대를 많이 늘려야 하나? 유행이 얼마나 오래갈까?’

업계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헤드밴드 위그의 판매 상황은 소매점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어디는 없어 못 팔고, 어디는 찾는 이가 별로 없고, 어디는 조용하게 꾸준히 팔린다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구글 트렌드 분포도를 보면 특히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헤드밴드 위그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고 다른 지역이 표나게 적은 건 아니다.

헤드밴드 위그에 관한 지역별 관심도 – 구글 트렌드

그래서 물어보았다. 헤어 업계 전문가들은 헤드밴드 위그 유행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2021년을 반짝 수놓고 사라질 유행으로 냉정하게 평가하는 의견도 있고, 레이스 수급 상황에 달렸다는 의견도 많다. 레이스 공급이 원활해지면 고객들이 고품질의 레이스 위그 시장으로 돌아설 거란 얘기다. 그러나 아쉽게도 공급난은 내년에도 지속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동안은 헤드밴드 위그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한편 레이스 위그의 생산과 별개로 헤드밴드 위그 아이템 자체가, 작지만 헤어 시장의 한 카테고리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대안으로 나온 아이템이긴 하지만, 헤어밴드와 가발이 합쳐진 간편함과 가격 경쟁력 등이 매력 요소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사라지진 않을 거란 의견이다. 이를 반영하듯 팬데믹의 난세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헤드밴드 위그는 현재 다양한 스타일로 진화하며 나름의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다.

 

 

PART 2. 헤드밴드 위그 트렌드 분석

1. 헤드밴드 위그의 기본

헤드밴드 위그는 레이스 대신 가발의 앞부분에 신축성 있는 천(대체로 검은색의 스판덱스)으로 된 머리띠가 부착된 형태이다. 과거에는 두꺼운 밴드가 머리 전체를 감싸는 형태였지만, 현재 시중에 나오는 헤드밴드 위그는 대부분 밴드 뒤쪽에 벨크로가 부착되어 있어 머리 사이즈에 맞게 쓸 수 있다. 풀 사이즈 가발보다 캡의 깊이가 좀 더 얕으므로 벗겨지지 않도록 안쪽에 고정시키는 2~4개의 comb이 자리한다.

 헤드밴드 위그 착용법 유튜브에서 ‘헤드밴드 위그 착용법(How to wear headband wigs?)’으로 조회하면 다양한 영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 레이스가 없고, 글루를 사용하여 가발이나 헤어피스를 고정하는 복잡한 과정이 아니어서 초보자도 따라 하기 쉽다. 조회 수 117만 회 이상을 기록한 인플루언서 Arnellarmon의 영상을 토대로 착용법을 소개한다.

 

얼굴형에 따른 헤드밴드 위그 착용 팁

출처: www.perfectlocks.com

타원형: 헤드밴드를 뒤로 밀지 말 것. 헤어라인 주위에 배치하는 게 안정적이고 자연스럽다.
긴 얼굴형: 컬이나 웨이브를 선택하는 게 좋다. 앞머리가 첨가된 가발을 고른다면 와이드 밴드와 같이 쓰는 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둥근 형: 20인치 이상 길이의 헤드밴드 위그를 착용하면 얼굴을 좀 더 길어 보인다.

 

2. 헤드밴드 위그의 진화

헤드밴드 부분

업그레이드 벨크로 벨크로는 밴드 고정에 필수 요소이지만 머리카락이 붙거나 빠지는 불편함이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벨크로 제품들이 쏙쏙 개발되고 있다. ‘조절 가능 벨크로(Adjustable Velcro)’의 경우는 머리 사이즈에 딱 맞게 착용할 수 있다.

항균/기능성 캡 팬데믹 시기를 고려하여 고객들이 안심하고 착용할 수 있도록 밴드나 캡에 항균성 기능이 추가된 제품이 많다. 메시 캡을 비롯하여 통풍이 잘 되고 착용감이 편안한 기능성 캡들이 특히 선호도가 높다.

얇아진 밴드 소재 밴드 소재는 얇고 가벼워졌다. 밴드의 두께가 두꺼우면 위에 다른 밴드나 액세서리를 착용했을 때 부자연스럽게 보이기 때문에 적당히 얇고 신축성이 좋은 재질이 권장된다. 쿨 소재 밴드도 많이 출시되는데, 오래 착용해도 땀이 차지 않으며 물에 젖었을 때 건조가 빠른 장점이 있다.

 

가발 부분

높아지는 휴먼 헤어 비중 예전에는 신테릭 헤어가 주를 이루었다면 지금은 헤드밴드 위그 시장에서 점차 휴먼 헤어의 비중이 높아지고 고급화되는 추세다. 휴먼 헤어 헤드밴드 위그의 경우는 염색이나 펌이 자유로우며, 요즘 유행하는 Wet & Wavy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스타일의 다양화 스트레이트 가발에 두꺼운 소재의 밴드를 부착한 이전의 형태에서 나아가 다양한 컬과 웨이브, 여러 길이 옵션으로 스타일 변신이 용이한 헤드밴드 가발들이 출시되고 있다.

 

트렌디한 컬러 특히 신테릭 가발의 경우에는 휴먼 헤어에서 구현하기 힘든 트렌디한 칼라의 제품들이 출시된다. 더울 때는 화려한 색상이, 지금과 같은 계절에는 톤 다운된 색상의 선호도가 높다고 한다.

Editor’s Pick 헤드밴드 위그 추천 제품

현재 시장에 출시되고 있는 각 사의 다양한 헤드밴드 위그를 살펴보면 헤드밴드 위그의 유행을 실감할 수 있다. 특징적인 제품을 몇 가지 소개하니 트렌드와 함께 스타일 연출법도 살펴보자. (*알파벳순)

Awesome Wet & Wavy Loose Deep HH-Band Wig: Wet & wavy 제품으로 물에 적시면 자연스러운 웨이브나 컬이 만들어진다. 16”와 22” 두 가지 길이로 출시되었으며 부드럽고 신축성 좋은 밴드가 부착되어 있다.

 

Bobbi Boss(Midway) Synthetic Hair Headband Wig Serena: 24인치 2C 웨이브의 고품질 신테릭 가발이다. 브라운에서 버건디까지의 환상적인 옴브레를 포함하여 7가지 색상으로 제공된다. 땀이 많은 활동에도 착용할 수 있도록 통풍이 뛰어난 캡으로 설계되었다.

 

Model Model Headband Full Cap: 26인치의 장모의 다양한 스타일로 출시되어 반 묶음, 포니 테일 또는 BUN 스타일로 연출하기 좋은 제품이다. 메시 캡으로 제작되어 모든 두상에 편안하게 맞으며, 탄성이 좋은 밴드 재질로 오래 유지된다.

 

Motown Tress(Oradell) Presian Virgin Remy Headband Wi: 가장 기본적인 세 가지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항균 캡으로 안심하고 착용할 수 있다. 특히 컬리 제품인 HPR.BAND88, HPR.BAND99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최고급 인모로 제작되어 컬이 소프트하고 터치감이 좋다.

 

Outre(Sun Taiyang) Human Hair Headband Wig Body Wave: 18인치 길이의 가공되지 않은(unprocessed) 모발과 얇고 부드러운 새틴 소재의 밴드를 사용했다. 벨크로를 업그레이드하여 머리카락에 엉키지 않으며, 신축성과 통기성이 우수한 캡 구조로 착용감이 뛰어나다.

 

Sensationnel(Hair Zone) Dashly Headband Wig Unit 1, 2: Unit1은 21인치, 7가지로 색상으로 제공되고, Unit2는 3C와 4A 컬의 혼합으로 어깨 길이(15인치)이다. 맞춤형 드로스트링 캡에는 머리 크기에 딱 맞도록 빗이 들어 있다. 고온의 블로우 드라이, 컬 또는 열 스타일링이 모두 가능하다.

 

VIVICA A FOX(Amekor) Headband Wig: 헤드밴드 위그의 앞부분에 스카프가 부착된 특이한 형태이다. 2m 길이의 부드러운 스카프를 활용하여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앞뒤로 2개의 comb이 가발을 안정감 있게 고정해 준다.

특집 BY Juyoung Sung
BNB 매거진
2021년 12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