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코노미’ 시대,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여성 소비에 주목하라

‘쉬코노미’ 시대,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여성 소비에 주목하라

여성(she)과 경제(economy)를 합성한 신조어 ‘쉬코노미(sheconomy)’는 각계각층 여성들의 활약에 힘입어 경기가 부양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2007년 등장한 이 개념은 소비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여성’을 꼽으며 세상에 알려졌는데, 16년이 지난 지금 미국 여성들의 사회활동은 더욱 활발해지며 자연스레 구매력도 높아졌다. 특히 이 현상은 2030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데 이들은 가족부터 생각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자기 자신의 소비에 중심을 두고 원하는 것에 큰 지출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러한 쉬코노미의 부상은 패션, 뷰티 소매업체에도 희소식이기에 여심을 사로잡으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치열해지고 있다.

 

 

2023상반기, ‘쉬코노미’가 무대를 장악

 

그레타 거위그 감독이 연출한 영화 ‘바비’는 개봉 17일 만에 세계 누적 매출 10억 3,000만 달러(약 1조 3,500억 원)를 기록했다. 거위그 감독은 처음으로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한 여성 감독이 됐고, 영화 매출뿐만 아니라 바비 라이선스 상품 수익으로 5~15%를 벌어들이고 있다. 출처: Time


지난 5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비욘세의 공연이 있었고, 7년 만의 단독 공연을 보기 위해 세계 각국 팬들 수만 명이 몰리면서 해당 지역 호텔과 식당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스웨덴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스웨덴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9.7% 올랐는데, 비욘세 공연이 9.7% CPI 중에서 약 0.2% 포인트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출처: Big stock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미국 주요 도시에서 공연할 때마다 해당 지역의 경제 판도가 바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일으키는 스위프트의 경제 활동을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라고 불렀다.
출처: Bigstock 

 

 

쉬코노미 부상의 이유와 시장의 흐름 변화

핵심 경제활동인구에 독신 여성 증가로 여성의 구매력 상승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30년까지 미국에서 25세에서 44세 사이의 주요 노동 여성 연령의 45%가 독신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18년의 41%에서 역사상 가장 큰 비율로 증가한 것이다. 독신 여성은 기혼 여성보다 패션, 식음료 및 퍼스널 케어의 분야에서 지출이 많기 때문에 소매업체가 앞으로 혜택을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틱톡에서 약 5억 조회 수를 기록한 #Girldinner 트렌드에 맞춰 파파이스는 혼자 사는 여성을 타깃으로 혼자 간단히 먹을 수 있는“Girl Dinner” 메뉴를 출시했고, 여성들 사이에서 파파이스 앱 다운로드 수를 늘리고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출처: popeyes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의 대부분이 여성

요즘 시대에 제품 광고와 구매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소셜미디어임을 부인할 수 없다. Digital Marketing Institute의 데이터에 따르면 여성의86%가 구매 결정을 위해 소셜 미디어를 사용한다.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소셜 플랫폼인 틱톡의 인플루언서 76%가 여성이라고 한다. 다른 소셜 플랫폼의 수치도 Instagram 78%, Pinterest 71%, YouTube에서 69%로 조사되었다. 1997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 여성은 패션, 메이크업, 가정, 직업 등의 다양한 영역에서 소셜 미디어의 주요 영향력을 받아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듯 틱톡에서는 #TikTokMadeMeBuyIt “틱톡이 나를 구매하게 했어”라는 해시태그로 입소문을 탄 제품은 불티나게 팔리는 현상이 생기기도 한다.

 

틱톡에서 트렌드인 제품을 모아놓은 화장품 매대.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셜미디어의 효과를 활용한 마케팅이다. 일각에서는 As Seen on TV의 현대판 버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출처: Georgia Branch Linkedin

 

높아진 여성들의 교육 수준, 가계 소비의 85% 여성이 주도  

학사 학위 취득은 보통 수입 증가로 이어지고, 이에 따라 성별 간 임금 격차가 줄어들게 된다. 2019년을 기점으로 미국 여성의 대졸 노동인구가 남성을 앞질러 절반 이상(50.7%)을 차지했으며, 교육받은 여성들은 출산을 미루고 커리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혼자라 하더라도 여성은 가정에서 소비의 중심 역할을 하며 일상적인 지출 결정의 85%, 의료 선택의 80%를 담당한다. 미국 소매 자산 분석가인 Lauren Cassel은 “여성이 이전 세대보다 가계 소득에 훨씬 더 많이 기여하고 대부분의 가계 소비를 결정하기에 그들의 영향력이 커졌다”라고 말하며, 이는 여성이 독신이든 기혼이든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여성의 스타트업 창업 증가

여성들은 이전보다 더 높은 비율로 더 많은 사업을 시작하고 있으며, 소수 민족 여성이 백인 여성보다 더 많은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A Fast Company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색인종 여성이 2019년에 창업한 신규 비즈니스의 89%를 차지한다. 여성이 직면한 문제는 여성 창업자가 직접 경험을 통해 해결하고 커뮤니티를 구축할 기회를 제공한다. Fenty Beauty의 리한나는 유색 인종 여성이 고품질의 다양한 색조를 갖춘 메이크업을 원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유색인종에 맞춘 프리미엄 메이크업 제품을 제작하여 성공한 사례이다.

또한 팬데믹 이후에는 중간 소득의 여성의 창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 이후 직장을 그만두면서 자신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의식이 늘었고, 소기업, 자영업자 소외된 지역사회를 돕는 데 중점을 둔 후속 부양 패키지인 PPP가 통과되면서 여성 창업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여자를 가장 잘 알아야 하는 뷰티서플라이에서 ‘쉬코노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소매점 마케팅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다. 그녀들은 이제 문화 활동, 여가생활, 사회 참여 비율에서도 남성을 넘어섰다.

여성 구매력이 높아진 만큼 어쩌다 통하는 ‘상술’이 아닌, 정확한 분석과 더불어 여성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연구하는 소매점이 쉬코노미의 혜택을 더욱 많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BUSINESS By KYOUNGHYUN HAN
BNB 매거진 2023년 11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