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점에서 일어나는 생생하고 톡톡 튀는 뷰티업계 이야기 끝이 보이는 코로나, 끝이 보이지 않는 ‘구인난’

소매점에서 일어나는 생생하고 톡톡 튀는 뷰티업계 이야기

끝이 보이는 코로나, 끝이 보이지 않는 ‘구인난’

 

지난 5월 말에 뉴욕에서 ‘마스크 화형식’이 열렸다. 무슨 중세시대도 아니고 화형식이라니. 그것도 뉴욕시장선거에 출마할 사람이 주도하고 근처 식당 주인들이 합세해서 말이다. 마스크는 손 세정제와 함께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에서 보호해준 1등 공신 아닌가? 그런 마스크가 이제는 더는 필요 없다는 성급한 판단에서 나온 짜증 나는 이벤트성 행사였다.

나는 팬데믹 시작 전에 Gig Work Driver로 일을 하고 있었다. 통행허가증이 있으니 ‘강제 셧다운’ 기간에도 아무 때나 어디든지 다닐 수가 있었다. 처음 한동안은 마치 좀비가 튀어나올 것 같은 영화 속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당시의 상황을 ‘Different World’라고 표현했다. 나는 어릴 때 5.18 광주항쟁을 눈으로 직접 목격했는데 그때 보았던 시내의 모습과 비슷했다. 거리에서 경찰차 외에는 보기 힘들었고 밤 8시 이후에는 모든 도로에 차가 거의 없었다. 일부 하이웨이는 레이스트랙으로 변해 있었다. 폭주족들이 시속 100마일로 다니는 건 보통인데, 코로나 감염을 우려해 경찰들도 단속을 못 했다. 폭주족들 외에 다니는 차들은 Gig Worker들과 극소수의 필수업종 종사자들 차량뿐이었다.

셧다운 이후,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사람은 자택 대피령으로 집에서 나오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었다. 직장폐쇄로 인해 경영주들은 걱정이 많았고 어떻게든지 영업을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법적으로 불가능했다. 반면 일반 직원들은 당장 돈은 못 벌더라도 무슨 휴가를 얻은 것처럼 좋아했었던 ‘웃픈 기억’이 있다.

팬데믹 기간중 만났던 한 대형매장 업주는 셧다운 되자 정말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3개의 대형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비싼 렌트비 등 고정 지출이 너무 많아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답답한 마음에 성실하고 믿을만한 직원 한 명과 함께 출근하여 가게 청소와 물건 정리를 하면서, 오래전에 만들어 놓고 사용하지 않았던 ‘온라인 쇼핑몰 웹사이트’를 열어 봤다고 한다. 그랬더니 본인도 몰랐는데 첫날에 15건의 오더가 이미 들어와 있었다있었던 것이다. 손님들이 먼저 자신들이 필요한 물건들을 매장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오더를 했던 거였다. 이렇게 해서 둘이서 오더 받고 배달하고 매장 앞에서 기다리는 차량에 전달해주는 방식으로 영업을 했었는데 꽤 잘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할 때 그 사장님은 안도감에 젖은 행복한 표정이었다. 당시에 커브 사이드 픽업 방식으로 영업했던 모든 가게도 장사가 너무 잘돼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정말 바쁘게 일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

한편, 6월에 커브 사이드 픽업과 인원 제한을 조건으로 매장을 재개장했을 때 직장에 대한 충성심이 있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들로 나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업주가 그 동안 직원들에게 얼마나 인덕을 잘 쌓았는지도 쉽게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평소에 업주와 관계가 돈독했고, 자기 일과 직장에 대해 열정이 있던 직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출근했었고, 그렇지 않은 직원들은 실직수당이 한 주에 거의 1,000불까지 지급되었기 때문에 굳이 일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이 코로나를 핑계로 출근을 거부했었다. 이럴 때 업주가 직원들한테 평소에 어떻게 했는지 그 사람의 됨됨이를 평가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도 있었다. 물론 개인적인 선택이기는 하지만 업주의 입장에서는 정말 섭섭했고 당장 일할 사람을 못 구해서 힘들었다고 한다.

막상 매장에 출근해서 일해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실 그 당시에는 목숨 걸고 전쟁터에 나가는 심정이었다. 매 순간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감으로 일했다. 직원들이나 손님들이나 모두 다 마찬가지였다. 팬데믹 이후 열 군데 정도의 업주와 매니저들을 만나 봤는데, 그 중 아홉 군데서 코로나 감염자 발생 사실을 알려줬다. 업계 지인들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작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확진자가 급증했었다. 거의 모든 지역이 동일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일하던 매장에서도 감염자가 나왔었다. 감염이 되면 다른 직원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이 상식인데 거의 모든 업주는 이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했고 영업을 강행하다가 2차 감염자까지 발생했다. 비밀로 한다고 해도 한 직원이 갑자기 2주간 출근을 하지 않으면 다른 직원들이 곧 알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은 업주에게 항의하는 사태도 종종 벌어졌다.

요즘 업계 지인들을 만나면 코로나 끝나고 비즈니스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라는 대화를 많이 나눈다. 이제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가니 그동안 익숙해진 New Normal을 아쉬워 하는 이도 있다. “그동안 실직수당 받아 가며 집에서 편히 살았는데 이제 또 실직수당보다 적은 주급 받고 일을 해야 하나? 난 지금이 좋은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Covid 19 상황은 확실히 좋아졌는데 직원 구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손님은 예전보다도 넘치는데 일손이 부족하다.

 

Industry News_Column BY JAYLORD RYU
BNB 매거진 2021년 7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