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려있는 건 내 돈이 아니에요, 팔아야 내 돈이지요”

“걸려있는 건 내 돈이 아니에요, 팔아야 내 돈이지요”

TISUN BEAUTY SUPPLY, NC

 

“내 머리 내놔!” 처음에 무조건 쫓아갔다. 그리고 소리쳤다. 6개나 되는 머리를 갖고 도망가는 큰 덩치의 남자를 따라가서는 시동을 막 켜는 그 사람 차 앞에서 양팔을 벌리고 가로막았다. 그때 그 사람은 뭐라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하며 차창을 통해 가게에서 들고나온머리를 던졌다. 그 당시 같이 일하던 남자 미용사가경찰에 신고했다. 그 뒤 그 나쁜 손님은 우리 가게에 오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내가 없는 틈만 살펴그 뒤에도 몇 번 더 왔다. 이민자 사장은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 일이라며 처음으로 뷰티서플라이를 하면서 있었던 웃지 못할사연을 이야기했다.

“걸어 놓으면 제 돈이 아니에요, 세일해서 팔아야지요!”
60% off Human Hair! 매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광고이다. 철창이 없는 다운타운의 뷰티스토어로 오래된 가게다. 전통을 간직한 채 현대의 문화를 자랑하는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콩코드는 자동차 경주인 나스카 NASCAR 스피드웨이 탄생지로도 유명하다. 그곳에서 30년이 넘게 뷰티서플라이를 하고 있는 장소인데 먼지 하나 보이지 않는다. 예전의 백화점 자리라서 입구 양 옆으로는 쇼 윈도우가 있다. 천정이 높아 2층으로 연결된 공간은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이 가게를 인수해 7년째 운영하고 있다. 취재하러 앞문으로 들어갔지만, 고객들은 매장 뒷문을 이용할 수도 있다. 넓은 주차장이 건물 뒤에 있기에 이 사장은 뒷문을 개방하여 손님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다운타운 한가운데에 있는 매장으로 장단점이 있다. 가끔 주말에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로 가게 앞의 도로를 막아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있으니 많이 걷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손님들의 왕래가 줄어들 때도 있다. 반면에, 건물 뒤에는 경찰서, 건너편에는 법원 등의 관공서가 있어 주차장을 함께 사용하기도 하기 때문에 물건을 그냥 가져가는 나쁜 손님들이 거의 없다.

이 사장이 말하는 TISUN의 특징
1. 쇼 윈도우가 자랑거리이다. 이 사장이 직접 디스플레이한다. 새로운 제품과 스타일, 잡화 등의 제품을 자주 교체하여 고객의 눈길을 끌며 구매 의욕을 높이고 있다.
2. 매장 뒤쪽으로는 살롱이 있다. 뷰티션이 있어 손님들이 제품을 구입, 원하는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3. 아이브로우 서비스도 하고 있다. 코, 귀, 눈썹 등 손님의 요구에 맞게 전문 뷰티션이 상주하고 있다. 아이래쉬를 구입한 손님은 할인을 받아 바로 시술할 수 있다.
4. 휴먼 헤어를 60% 늘 세일하여 판매하고 있다. 메인 브랜드 제품 중 ‘BUY ONE GET ONE FREE’ 세일도 하고 있다.
5. 가발 섹션의 직원은 가발 마네킹마다 회사별로 다른 텍을 붙여 제품과 가격 등을 잘 보고 선택할 수있게 진열하고 있다. 알차게 많은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6. 잡화 부문에서 자신 있다. 주얼리가 조금 더 많다. 겨울이면 미리 월동준비를 할 수 있게 모자, 레깅스 등을 충분히 준비해 놓고 부활절, 프럼, 졸업시즌 등의 절기 별 잡화를 잘 챙겨 손님들에게 보여주면 확실히 매출이 오른다. 마네킹에 씌워놓은 모자, 머플러 등을 보고 머리부터 세 가지 다 달라고 하는 손님들도 많이 있다.
7. 원스탑 쇼핑 공간이다. 작은 사이즈라서 필요한 물건을 쉽고 빠르게 사갈 수 있다.
8. 클립번 서비스로 고객에게 감사, 머리를 구입하는 고객이 원하면 30% 할인된 클립번을 직접 달아준다.
9. 위그나 케미컬을 제외한 모든 제품은 리턴해준다. 스토어 크레딧으로 돌려준다. 손님들과 절대로 기분 나쁜 언행은 하지 않는다.

“매일 ‘애드빌’을 한 알씩 먹고 잠자리에 듭니다. 하루도 쉬는 날이 없어요. 그래서 손자가 늘 걱정을 합니다” 이 사장은 이제 12학년이 되어 졸업을 앞두고 있는 손자 이야기도 덧붙인다. 지난해 BNB 주최로 뷰티 가족의 글짓기 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던 John Lee 학생은 이 사장의 손자이다. 할머니가 걱정되어 가까운 곳으로 대학을 정할 것이라며 고등학교 내내 주 3일 이상 할머니를 도와 일을 하고 있다. “비슷한 제품이 많아 손님들이 질문이 많아요. 이 제품과 저 제품의 차이가 뭔지, 제품에 들어 있는 성분이 어떤 것인지, 혹시 알레르기는 없는지 등등의 다양한 질문을 받을 때가 많아요. 그럴 땐 들으면서 바로 인터넷 검색을 해서 답변을 해주지요.”

덕분에 케미컬에 대해 웬만한 내용은 저절로 알게 되었다며 수줍게 웃는 젊은 청년 John! “월마트에 가면 각 맡은 섹션에 전문적으로 일하는 직원이 있지만 제 가게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쉬지 않고 끊임없이 만져줘야 합니다.”라고 말하며 하루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꼼꼼한 손길로 매장을 구석구석 살피는 이 사장! 할머니와 손자의 성실함과 신속함으로 이끌어가는 사업장이 흥분과 열광 속에 신나게 달리는 나스카 레이싱처럼 콩코드 다운타운에서 힘차게 질주하기를
응원한다.

소매점 탐방 글 Sunny Kim
BNB 매거진 2019년 3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