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서플라이 스토어의 ‘충동구매’ 전략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의충동구매전략

 “어떻게 하면 하나라도 있을까고민하는 뷰티서플라이 오너를 위한 제언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에는 수많은 물건이 있다. 그 많은 물건들이 모두 잘 팔리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오너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좀 더 잘 파는 방법을 고심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가게에서는 한두 달에 한 번씩 물건의 위치를 바꾸기도 한다. 텍사스에서 여러 곳의 뷰티서플라이를 관리하는 C매니저는 “저희는 한 달이나 두 달에 한 번, 매니저들이 특정 가게에 모여서 물건의 위치를 바꾸는 작업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습니다. 번거롭고 힘든 작업이지만 위치를 바꾸고 나면 새로운 가게 같은 느낌이 들어서, 손님도 새로운 물건이 많은 것으로 인식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고 말한다.

고객이 특정 제품을 사야겠다는 목적을 갖고 가게로 입장하는 경우에는 스토어 매니저나 오너의 노력으로 더 많은 물건을 팔기힘들지만, 가게로 들어선 순간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물건을 집어 들게 만드는 것은 노력으로 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충동구매’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각 스토어에서 충동구매 전략을 잘 세운다면 지금보다 매출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충동구매란 구매자가 점포에 들어설 때 구매하려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 구매를 하는 행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Stern(1962)은 충동구매를 4가지로 정리했는데, 순수 충동구매(Pure impulse buying), 상기적 충동구매(Reminder impulse buying), 제안적 충동구매(Suggestion impulse buying), 계획적 충동구매(Planned impulse buying)이다. 이 중에서 순수 충동구매를 진정한 충동구매로 봤는데, 점포에 들어가기 전에 아무런 욕구를 인지하지 못한 제품을 점포 내의 자극에의해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고객은 목적성 구매 고객과 준목적성 구매고객, 비목적성 구매고객으로 나뉘는데, 전체 고객 중 목적성구매 고객(정확한 구매 품목을 결정하고 구매하는 소비자)은 20% 정도이고 나머지 80%가 비목적성 구매 고객(즉흥적 상황에따른 구매자)이라고 한다. 소비자가 구매 욕구를 느끼고 구매를 결정하는 시간은 0.3초에 불과하다.(박홍인, 2019).

그러면 실제 기업들은 어떻게 충동구매 전략을 사용하고 있을까. 충동구매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은 스웨덴의 세계적인가구 기업인 IKEA다. IKEA에서 구입하는 물건의 60%는 충동구매로 구매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IKEA 매장은 빠르게 돌아도 20~30분이 넘게 걸린다.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배치하는 대부분의 매장과 달리IKEA는 동선을 뱅뱅 꼬아 놓았다. 즉 구불구불하게 물건을 배치해서 고객이 원하는 물건을 찾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게 해놓았다. 그리고 매장 입구에는 Show Room들을 대거 배치해 두어서, 고객이 일상용품 코너로 바로 가고 싶어도 반드시 이곳을거쳐야 한다. 그렇게 Show Room을 구경하다가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IKEA 매장 동선

 

IKEA 매장을 다 돌아보면 평균 약 1.6km를 걷게 된다. 왜 IKEA는 고객을 오래 걷게 하는 걸까? 그것은 ‘Gruen 효과’라는 심리학적 원리를 이용했기 때문이다. Gruen효과는 건축가 빅터 그루엔(Victor Gruen)의 이름을 딴 심리학 용어인데, 소비자가쇼핑몰이나 상점에 들어가 의도적으로 설계된 혼란스러운 레이아웃(Layout)을 접하게 되면 본래 의도를 잊어버리고 충동에 더취약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IKEA 매장 곳곳에 충동구매 전략이 숨어있다. 매장 구석구석에 전략적으로 배치된 거울이 있는데 그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면 자신이 그 방에 속해 있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더군다나 IKEA는 흔히 볼 수 있는 방과 똑같이 방을 꾸며 두었는데 이러한 친숙함은 구매를 촉진한다. 또한 저렴한 제품(봉제 인형, 슬리퍼, 베개 등)을 가득 채운 바구니를 쇼핑 동선에 일부러 배치해 둔다. 즉 IKEA는 고객이 생각해둔 제품 하나만을 집고 매장을 나서게 두지 않는다.(Zachary Crockett, 2022)

또한 충동구매 전략을 가장 잘 활용하는 곳은 단연 백화점이다. 백화점에 가 본 사람들은 한 번쯤은 충동구매를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백화점 거울 앞에 서면 평소와 달리 왜 이리 날씬해 보이는지, 살 생각이 없던 물건들도 거울 앞에서 보면 마법에 걸린 듯 충동구매를 하게 된다. 여기에도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다.

첫째, 일반적으로 백화점 1층에는 화장실이 없다. 백화점에서 가장 비싼 층이기 때문에 1층에 화장실을 두는 것은 낭비이기도 하고 명품, 보석, 화장품 등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한 상품들을 팔고 있기 때문에 고급 이미지를 위해 화장실을 같은 층에놓지 않는다고 한다.

또 하나 이유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백화점에 들른 사람들을 끌기 위함이다. 1층을 한번 돌아보라고 2층에 화장실을 두었고, 2층으로 가는 길 또한 최대한 돌아가도록 만들었다.

둘째, 백화점에는 거울이 많다. 사람들은 거울을 보면 무의식적으로 걸음이 느려진다. 걸음을 늦춰 거울 근처의 진열대에 한 번이라도 눈이 더 가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백화점에서 사용하는 거울은 일반 거울과 다르게 날씬하고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는 거울을 사용한다.

셋째, 백화점에 가면 여성 매장은 저층에, 남성 매장은 고층에 배치해 두었다. 매장의 층수를 나눈 것도 하나의 마케팅 전략이다. 남성들은 보통 물건을 사기 위해 백화점에 오면 그 물건만 사고 가는 경우가 많다. 목적성이 뚜렷한 남성 고객들을 잡기 위해 남성 매장을 고층에 둔 것이다. 그래서 남성들이 본인이 원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 고층으로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다른 상품에 눈이 가게 하는 전략이다.

끝으로 백화점의 지하는 식품 코너, 맨 위층에는 영화관이나 문화공간이 있다. 백화점 꼭대기에 영화관이나 문화 강좌로 고객을 끌어올린 후 내려가면서 구매 충동을 일으키게 하는 샤워 효과와 지하 식품매장으로 고객을 끈 다음 올라가면서 쇼핑을 하게 하는 분수 효과를 노린 것이다.

그 밖에 시계와 창문이 없는 인테리어 전략, 시간과 날씨에 따라 다르게 선곡되는 음악 전략도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음악을활용해서 고객들의 심리에 영향을 준다. 바쁜 시간대에는 빠른 템포의 음악을, 한적한 시간대에는 느린 템포의 음악을 틀어 회전율에 변화를 준다. 실제로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을 한 결과 매출이 27%나 증가했다는 결과도 있다.

위와 같이 충동구매와 관련하여 학계의 연구결과나 기업의 사례 분석을 뷰티서플라이 스토어 특성에 맞게 정리해 보면,

첫째, 뷰티서플라이 스토어가 백화점이나 IKEA처럼 큰 곳은 거의 없기 때문에 쇼핑 동선을 꼬아 놓을 수 는 없다. 그러므로 뷰티서플라이에서는 잘 팔리는 인기 제품의 위치를 자주 바꾸는 것이 좋다. 소비자들은 인기 제품을 찾으려고 이리저리 매대를 찾아 헤매면서 다른 제품들을 충동구매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매번 위치를 바꾸는 작업은 힘들다. 뉴저지의 뷰티서플라이에서 일하는 K 매니저는 “저희도 위치를 종종 바꾸는 것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1년에 한 번이라도 위치를 바꾸기가 거의 어렵습니다. 인력도 부족하고 손님이 수시로 드나들기 때문이죠”라고 말한다. 가게를 통째로 바꾸는 작업이 어렵다면 선반(Shelve) 위아래에 있는 물건 위치를 바꾸는 것도 효과가 있다. 아래의 물건을 위로, 위의 물건을 아래에 내리는 작업은 큰 시간이나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작은 가게에서 시도해 봄직하다.

둘째, 팔고 싶은 제품들이 있는 공간에는 집중적으로 조명을 밝게 하고 음악을 시끄럽게 해서 고객으로 하여금 이성적 판단보다는 충동구매를 유도한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대형 뷰티서플라이는 오픈 시간 내내 신나는 음악을 틀어 놓는다. “손님이 가게 들어올 때부터 신나고 즐거운 마음이 들도록 조금 빠른 음악을 틀어 놓습니다. 손님만 아니라 가게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신나게 일하게 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조용한 가게보다는 약간의 소음(음악)이 있는 가게가 훨씬 생동감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소위 골든 존’활용하는 것이다. 가장 비싼 제품이나 주력 상품들은 눈높이 위치의 매대에 배치해서 고객의눈에 잘 띄게 한다. 아래 사진처럼 계산대 근처에는 저렴한 제품(주얼리, 잡화 등)을 배치해서 하나라도 더 살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깔끔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가게에서는 카운터 주변에 제품을 갖다 놓길 꺼리기도 하지만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한카운터 주변의 물건은 매우 잘 팔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의 계산대 주변 사진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의 계산대 주변 사진

충동구매라는 것은 잘 짜인 마케팅 전략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객이 충동구매에 대한 후회가 없도록 뷰티서플라이오너들이 좋은 상품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대부분의 뷰티서플라이는 동네 장사이고 단골 고객이 먹여 살리기 때문이다. 어설픈 충동구매 전략은 가게를 더 복잡하고 번잡스럽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므로 뷰티서플라이 오너나 매니저들은 고객의니즈를 잘 파악하여 본인 스토어 실정에 맞게 충동구매 전략을 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Business By JAMES CHUNG
BNB 매거진 2022년 6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