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서플라이만 27년 차 젊은 베테랑, 13세부터 시작된 여정” Orlando Beauty Supply최우혁 대표

“뷰티서플라이만 27년 차 젊은 베테랑, 13세부터 시작된 여정”

Orlando Beauty Supply최우혁 대표

 

플로리다 올랜도에 위치한 Orlando Beauty Supply 1호점

 

플로리다 올랜도에 위치한 ‘Orlando Beauty Supply ‘ 1호점에서 최우혁 대표가 27년간의 뷰티 서플라이 여정을 공유했다. 10년간 같은 장소에서 지역 주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이 가게는 최 대표의 심혈을 기울인 결과물이다. 그의 비즈니스 철학은 복잡하지 않다. 그것은 바로 고객과 직원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존중이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사업 성공을 넘어, 사업가의 삶과 그가 구축한 뷰티 커뮤니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낸다.

13살부터 배운 장사, 내 인생은 뷰티
소매점 탐방 코너에서 자주 묻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뷰티서플라이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이다. 젊어 보이는 그가 어떻게 27년 동안 업계에 있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최우혁 대표는 13살에 미국으로 이민 와서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하시던 작은 아버지를 돕는 것을 시작으로 뷰티 세계에 입문했다. “미국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 마중 나오는 사람이 미래를 결정한다”는 말이 사실이라며 그 당시를 회상하며 미소 짓는다. 어깨너머로 배운 일이 이제는 마흔한 살 그의 인생 자체가 되었다. 올랜도 뷰티 1호점(8500sq.ft)과 9년째 운영하는 2호점(3400sq.ft)은 처음에는 동업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두 매장 모두 그가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은 그의 여정도 항상 순탄치만은 않았다. 플로리다의 강력한 허리케인과 팬데믹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잃지 않았다. “힘든 일이 있어도 일하는 것 자체가 즐겁습니다. 제 가게는 제 인생의 뷰티입니다.”

 

Orlando Beauty 최우혁 대표

 

100% 노터치! 직원 자율성은 장기근속의 비결

“우리 직원들은 제가 없어도 가게를 완벽하게 돌릴 수 있어요. 직원들이 저보다 더 잘 팔죠.” 그는 자랑스럽게 말한다. “이 가게에서 직원들은 완전한 자율성을 갖고, 서로가 잘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거의 모든 직원이 가게 열쇠를 가지고 있어요. 뷰티서플라이의 근무시간이 길기 때문에 직원들도 지칠 수 있어요. 손님이 없을 때는 음악도 들으면서 일하라고 에어팟도 선물했죠.”

하지만 이것이 직원들에게 무한한 배려만 해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당신이 저를 대하는 대로 저도 당신을 대하겠습니다(I will treat you as you have treated me)”가 그의 원칙이다. 직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루어진 관계는 대부분의 직원이 장기근속하는 비결이라고 한다. 실제로1호점과 2호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7~15년 동안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짧게 근무한 직원도 2년의 경력이 있다고 한다.

 

공정한 보상이 주는 동기부여

그는 직원을 고용한 순간 그들을 믿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잘하는 직원에게는 1년에 시급 2~3달러를 인상해 주는 등 급여 인상에 후한 편이다. 직원에게 급여만한 동기부여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정한 보상 덕분에 Orlando Beauty 2호점은 10년간 최대표와 함께 일해온 직원이 도맡아서 할 정도가 되었다. Orlando Beauty의 모든 직원은 미국인이기 때문에 흑인 소유의 가게라 생각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고 한다. 아무래도 같은 인종이 판매도 더 잘하고 손님들과 마찰도 덜한 편이다. 오히려 요새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소셜미디어로 가게를 홍보하자고 제안한다고 한다.

 

Orlando Beauty매장 전경

레지스터

 

 

“새벽 작업의 미학” 가족과 가게 사이에서 효율적인 시간 관리의 비밀

허리케인이 몰아쳐도 그의 가게는 항상 ‘영업 중’이다. “여행을 떠나더라도 마음 한편은 언제나 가게에 머물러 있죠. 가족과 함께 있어야 할 시간에 가게에 있는 건 항상 미안한 일이에요.” 이처럼 가족과의 시간과 가게 운영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은 모든 소매점주에게 숙제 같은 일이다.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그는 지혜롭게 새벽 시간을 활용한다. “새벽에 일하는 것이 조용하고 효율적이에요. 그 시간에는 좋아하는 오디오 북을 들으며 작업을 합니다.” 물건이 들어오는 날은 새벽 4시나 5시에 출근하여 제품을 미리 정리하고, 물건이 안 오는 날에는 6시나 7시에 출근하여 가게에 필요한 것들을 세팅한다. 이렇게 새벽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줄 수 있는 소중한 시간도 확보할 수 있고, 이후에 출근하는 직원들은 바로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다.

최 대표의 일주일 근무 일정은 유연하다. 월요일만 풀타임으로 일하고, 나머지 평일에는 새벽이나 오전에 근무하며,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러한 그의 시간 관리 비법은 가족과 일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그만의 방식이다.

 

케미컬 제품은 손이 빠른 최 대표가 직접 주문한다. 경기가 어려워질 때도 케미컬 제품은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는 효자상품이다.

 

다음날 새벽에 작업할 물건을 미리 준비해 놓았다.

 

 

 

세일즈맨에게 특이하다 불리는 사장 “그냥 꽉 채워 주세요”

100% 자율성을 강조하는 그의 철학은 거래처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오늘 팔리지 않는다면, 내일 팔릴 것”이라는 낙관적인 생각으로, 그는 세일즈맨들에게 항상 제품을 가득 채우도록 요청한다. “다음번에 오면 재고가 있으면 주문하지 않으면 되고, 팔리지 않는 것은 빼면 그만이죠.”라고 최 대표는 설명한다. 헤어나 메이크업 제품은 세일즈맨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편이다. 오히려 안 나가는 물건은 알아서 빼 달라고 하니 세일즈맨들도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 편이다. 최 대표는 “형, 동생처럼 지내는 것보다 세일즈맨은 품질 좋은 제품을 공급하고, 점주는 대가를 제때 잘 지불하는 것이 관계의 원칙“이라고 말한다.이 원칙을 잘 지키면 서로에게 부담이 되는 일은 없다고 믿는다.

 

따뜻한 플로리다에서 브레이딩 제품은 1년 내내 잘 팔리는 아이템이다. 가게 중앙에는 ATM도 설치되어 있다.


메이크업 섹션

 

고객이 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소비자 중심 경영

최근 고객들이 가격 민감성은 내려가고 구매 패턴이 점점 더 개인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최 대표는 강조한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맞추어, 그는 기존의 일대일 세일즈 방식에서 자율적인 셀프서비스 모델로 전환함으로써 인건비 절감은 물론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사업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리 제품 조사를 하는 요즘 소비자들의 경향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여, 고객들이 매장에 방문했을 때 원하는 제품을 즉시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새로 들어온 휴먼 헤어는 가게 가장 앞쪽에 배치한다. 기존에 고급 휴먼 헤어를 레지스터 뒤에 배치하고 일대일 세일즈 방식을 활용했다면 고객이 원하는 것을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셀프서비스 방식을 보여주는 예이다.

 

Orlando Beauty의 고객서비스

01. 고객 만족을 위한 30일 환불 정책

고객과의 관계에서 그는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다. 고객이 만족하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회사에 클레임을 보내고 고객과는 다투지 않는다. 30일 환불 정책이 있어도 대부분 다른 제품으로 교환해 가고, 환불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편이다.

02. 고객과 마찰보다는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한다.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하다 보면 도난에 대해 신경 쓰는 점주가 많지만, 그는 이를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굳이 손님을 감시하지 않는다. 모든 제품에 도난 방지 태그를 부착하지 않는 대신, 가게에서 도난한 사람의 영상을 계산대 앞에 틀어 놓는다. 본인이 훔치는 영상이 가게에 영구 박제 되니 실제 도난 방지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도난방지를 위해 계산대 뒤에 틀어 놓은 영상

 

 

03. 투명한 가격 정책

싸게 들여오면 싸게 팔고, 비싸게 들여오면 비싸게 판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Orlando Beauty는 동일한 제품이라도 가격이 다를 수 있다. 제품이 들어온 날짜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이전에 받은 제품은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바꾸지 않는다. 오히려 가격이 오르기 전 제품을 빨리 가져가려는 소비자 심리가 있어 자동으로 선입 선출되는 효과도 있다. POS를 사용하지 않아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시간 낭비를 줄이기 위한 그의 선택이다.

04. 트렌디한 제품에 대한 관심 “소수가 원해도 갖다 놓기.”

요즘 손님들은 원하는 것이 있어야 방문한다.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어, 때로는 손님이 제품 주문을 직접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소수의 손님이 찾는 제품도 직원들에게 보고 받아 즉시 공급한다. 세일즈맨을 통해 구할 수 없는 제품은 아마존과 월마트를 활용해 고객 개개인이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그의 사업 전략의 일부가 되었다.

 

올랜도에서 운영하는 뷰티서플라이, 이것이 다르다?

올랜도는 비즈니스를 운영하기에 좋은 곳이지만, 적합한 매장 위치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인근 조지아 주 같은 경우는 흑인 인구가 많고 거주 지역이여러 곳에 분포되어 있어 한국인이 사는 곳에도 뷰티서플라이를 열기도 하지만, 올랜도는 흑인 거주 지역이 정해져 있어 신규 매장을 여는 것이 어렵다. 지금 돌아보면 1호점을 오픈하고 1년 뒤에 바로 2호점을 오픈한 타이밍도 좋았다고 한다.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 올랜도는 경찰도 많고 흑인 동네가 크게 위험하지 않아서 장사하기 좋다고 한다. 팬데믹 이후로 타주에서 유입되는 인구도 많아져서 더욱 희망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민 온 이후로 계속 올랜도에서 살아온 그는 인컴 택스(Income Tax)가 없는 것과 아이들 교육이 좀 더 자유롭다는 점을 올랜도의 장점으로 꼽으며, 여유롭고 자유로운 환경이 그의 라이프 스타일과 잘 맞는다고 여긴다.

 

가게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가발 섹션

 

 

 

대형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

올랜도에도 대형 뷰티서플라이가 들어왔지만, 그의 매장이 승승장구하는 걸 보면 소비자들은 결국 자기가 찾는 제품이 있는 곳으로 간다. 그래서 손님들이찾는 물건을 조금이라도 갖다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뷰티서플라이와의 경쟁에 대한 그의 생각은 옆집이 잘되면 우리도 잘됩니다라고 강조한다. 여러 매장이 모여 있을수록 서로에게 이득이 되고, 공정한 경쟁이라면 모두에게 기회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특히 플로리다처럼 타 주 유입 인구가 늘어나는 곳에서는 경쟁이 치열하더라도 결국 시장이 커지면 기회가 늘어난다며 상생과 협력의 가치를 강조했다.

 

포니테일과 가발섹션

 

곧 태어날 셋째를 위한 아빠의 헌신

17년 차 부부이자 곧 셋째 아이의 출산을 앞둔 그는 아이들 이야기면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아이들을 매우 아끼는 가정적인 최 대표지만 엄격할 때는 엄격하다. 주중에는 텔레비전이나 전화, 컴퓨터 사용을 금지하고, 식사 시간에는 전화기 사용을 하지 않으며 텔레비전도 켜지 않는다. 평소에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그는 아이들의 생일이나 명절에는 전통적인 선물 대신 주식을 사주어 자녀들이 돈의 가치와 경제 원칙을 이해하도록 교육한다. 아이들이하고 싶은 걸 적극적으로 서포트해 주는 아빠가 되고 싶은 소망이 있다.

뷰티 업계에 대한 비전과 지속적인 열정

뷰티 업계에 대한 그의 비전과 지속적인 열정은 확고하다. 그는 “뷰티가 참 좋은 비즈니스예요.”라고 말하며, 텀(외상거래)이 있는 비즈니스가 많지 않다는 것도 뷰티서플라이의 운영의 장점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오래 하다 보면 질리지 않나요?”는 질문에 그는 자신이 잘하는 일, 즉 뷰티 업계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질서와 정리정돈을 하는 것에 큰 즐거움을 느끼는 그의 성격도 뷰티를 오래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모두가 함께 뷰티 업계에서 성공을 이루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소매점 탐방 By KYOUNGHYUN HAN
BNB 매거진 2024년 2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