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손님들도 좋아하는 뷰티 백화점

별난 손님들도 좋아하는 뷰티 백화점

윈터 헤이븐의 Sunny Beauty Supply

 

소매점1

플로리다의 중심부에 위치한 윈터 헤이븐, 온난한 기후, 그 매력 덕분에 캐나다에서 은퇴한 사람들의 종착지라 고도 하는 곳, 그래서 ‘겨울 항구’라고도 불린다. 주변의 많은 호수로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할 수 있으며 식물원, 레고랜드, 플로리다 최초 테마파크인 사이프레스 가든 등이 있어 온 가족이 여행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여기는 옛날 가게인데 이 시골까지 어떻게 왔어요?”라며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는 신태분 사장! 스토어의 크레딧으로 치자면 ‘트리플 에이’라고 세일즈맨들 사이에서 이름난 매장이다. 헤어, 케미칼, 잡화, 드레스, 주얼리 등등 없는 게 없는, 그야말로 ‘뷰티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 사장을 함께 만나보자

“What are you doing here?”
신태분 사장은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들과 반가운 인사를 한다. 한 곳에서 20년이 훨씬 넘게 사업을 하고 있으니 동네 사람들이 모를 리 없다. 끈끈한 정이 흐르는 것이 그냥 보인다. 이 곳은 성질 급한 사람은 장사를 하기 어렵다. 뉴욕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다. 한 시간 거리의 템파나 올랜도와도 다르다. 사람들이 너무 ‘슬로우’해서 한국인의 ‘빨리 빨리’는 잘 통하지 않는다. 지난해 다른 경쟁 소매점이 들어와 머리 매상이 좀 줄었지만 대신 골고루 잘 갖춰 놓은 아이템으로 단골은 놓치지 않았다. 누가 근처에 새로 가게를 열어도 ‘내 손님 케어는 내가 한다’는 생각으로 신경 쓰지 않고 일하고 있다.

제품으로 말한다
신 사장은 제품을 보면 그것이 좋은 제품인지 아닌지 솔직하게 말한다. “물건이 나쁘면 나쁘다고 바로 말해줍니다. 시장 조사 잘하는 회사의 머리가 역시 믿을만 하지요. 또한 어떤 회사는브레이드는 좋은데 가발은 조금 떨어집니다. 그래도 세일즈맨과 친해지고 서로 신뢰감이 있기에 곧바로 조언해줍니다. 저도 제품을 보면 알 수 있고 손님도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 가게같이 다양한 물건이 있는 곳도 드물 거예요. 옛날에는 찾아오는 거의 모든 회사 물건을 다 들여놓았었지요. 네비게이션이 없을 때 이 시골 구석까지 찾아와 주는 세일즈맨들에게 그저 고마웠습니다. 어떤 세일즈맨은 돌고 돌아 결국에는 찾지 못하고 돌아간 적도 있었답니다.”

주변 지역에서 제일 큰 써니 뷰티
“그 당시에 우리 가게가 플로리다에서 제일 컸어요. 여기는 기둥이 많지 않아서 답답하지 않고 확 트여 마음에 들었지요. 이렇게 넓은 곳을 어떻게 채우나 했는데… 진열장 등은 캘리포니아에서 다 맞춰왔어요. 멀리 보는 안목이 있던 남편의 결정이 참잘했다는 생각을 늘 한답니다. 처음에는 통로마다 늘 뛰어다니곤 했어요. 직원들 모두 다리가 아프다고 했었죠….” 게다가, 창고가 2층에 있어 제품 관리하기에 제격이에요.”

컨디셔너나 세럼을 보너스 선물로
요즘은 번들 머리가 잘 나간다. 3팩을 한 번에 사가기도하고 같은 머리인데도 써니 뷰티에서 산 것이 다른 데 보다 훨씬 좋다고 한마디씩 해주는 손님들이 있다. 신 사장은 고객의 마음을 잘 알아 고마움으로 컨디셔너나 세럼 등을 선물로 챙겨준다. 그리고 뷰티션들이 오면 10% 할인은 물론 앞치마 등 판촉물을 주기도 한다. 손님이 가게 물건을 믿고 사주는 것에 감사하며 좋은 물건부터 판매하고싶은 마음이다.

별나고 까다로운 손님들
“난, 여기 온종일 있으면 좋겠어요!” 병원에서 일하는 ‘제시카’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틈새 쇼핑 중이다. “이곳은 나의 오래된 친구 같은 뷰티서플라이에요. 일하면서 쌓인 스트레스가 쫙 풀리는 곳입니다. 신상품도 많고 손님 케어를 아주 깔끔하게 해주지요. 직원들 모두 친절해서 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충동 구매도 잘하곤 합니다! (웃음)” 많은 종류의 브레이드를 판매하고 있지만 요즘 손님은 자기가 찾는 제품이 없으면 비슷한 것을 권해도 절대로 사지않는다. 그 수많은 브레이드를 회사마다 다 갖다 놓을 수는없다. 이 지역은 유행을 빨리 타지는 않지만, 가끔 특정한 물건을 원하는 손님들이 있다. 신 사장은 특히, I&I Hair의 EZBRAID를 이 지역에 처음부터 알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또한, 템파, 레이크 랜드 등 주변 지역에서도 가발, 케미컬 등의 제품을 사러 온다. 얼마 전에는 두 시간 이상이나 가발을 사려고 써보고 벗어 놓고 하던 손님이 있었다. ‘이 가발은 너무 실키하다. 저것은 비싸서 싫다….’ 등등의 이유가 넘쳤었다. 그래도 신 사장은 미소를 잃지 않고 끝까지그 손님의 비위를 맞춰주었다. 그리고는 기운을 다 빼놓고그냥 가버린 손님. 그런데, 그 뒤에 그 별난(!) 손님은 다시왔고 충성스러운 단골이 되었다. 써니 뷰티는 지역 신문에도 몇 번 나왔다. 기자였던 손님이 직접 느낀 고객 서비스에 대만족한 경험을 신문에 알린 것이다. 보여주기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항상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는 친절함이 고객을 더욱 감동하게 한 것이다. 손님이 그 기사와 사진을 보고 스크랩을 해서 갖다 주곤 했다.

기가 막혔던 크고 작은 사건들
좀도둑, 어디든 있는 매장의 적이다. 가격택에 ‘Sunny’라고 쓰여 있는데도, 계산하지 않고 가방에 넣어 가져가고, 걸려도 끝까지 발뺌하는 사람들! 레지스터 앞의 머리를 순식간에 싹 쓸어가 버린 일도 있었다. 안전사고, 들어가지 말라고 사인까지 붙여 놓은 가장자리에 가서 계단을 잘 못 밟아 혼자 넘어진 손님이 있었다. 괜찮다고 하고 나가더니 그 뒤 보험회사에서 $5,000을 보험금으로 받아간 경우도 있다. 사고 예방,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늘 걱정이다. 적당한 사인과 안내, 주의를 주는 것이 사고 예방에 최선이다. 직원 문제, 오래 전 일이다. 한 직원이 동료 직원의 페이체크를 두 번이나 가지고 가서 현금으로 바꿔 간 일도 있다. 또 다른 직원은 빈 박스에 800불이 넘는 물건을 차곡차곡넣어 밖의 주차장에 몰래 갖다 놓았었다. 아들이 발견하고 그 박스를 도로 가게에 들고 들어온 경우도 있다. 작은 사건은 알게 모르게 매일 일어나고 있지만, 그동안의 단련으로, 초월하는 마음으로 예방에 신경 쓰며 지내고 있다.

손님들도 그리워하는 ‘크레이지 맨’
6년 전 병환으로 세상을 달리한 신 사장의 남편, 지금의 써니 뷰티가 있기까지 남편 사장님의 안목과 인성을 나누었다. ‘크레이지 맨’은 그의 별명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손님을 웃겼다. 무엇을 해도 즐겁게, 신나게 했던 남편! 손님과 거침없는 의사소통과 좋은 유대 관계로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었던 남편을 생각하며 신 사장은 덧붙인다. “골프하러 간다고 할 때 좀 더 기분 좋게 보내줄 걸….” 그 뒤 든든한 두 아들이 신 사장의 사업을 세심하게 도와주고 있다.

가발, 신나게 팔아보자
신 사장은 제품 이야기를 덧붙인다. 특히 가발 섹션에서 ‘RnB 컬렉 션’의 가발 이야기를 한다. 지난 2월, 조지아 쇼에서 좋은 딜을 했어요. 주문한 가발을 받아 진열하는 데 손님이 와서 두 개를 휙 사 가더라구요. 고객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잘 만들었어요. “딥 파팅도 아주 좋은 장점이지요. 마진도 좋아서 판매하면 기분이 좋아요!”라며 회사 칭찬을 한다. 그 다음은 ‘Diana’ 제품이다. “짧은 스타일은 어르신들이 참 좋아해요. 물론 긴 머리도 잘 나가지요. 가격경쟁력에서 조금 떨어지지만, 제품이 좋아요.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SKYWIG’ 제품도 트렌디하게 잘 나왔어요. 다른 제품에 비해 비싸긴 한데 필요한 손님은 자주 찾지요.” “이곳은 유행이 떴다 하면 그 즈음 갖다 놓으면 됩니다!” 얼마 전 ‘MIDWAY’의 긴 머리를 찾는 손님이 와서 우리 가게에만 있다고 좋아하며 사 갔지요. ‘it’s a Wig’의 컬러풀한 가발도 아주 인기 있어요.” 써니 뷰티는 원하는 손님에게는 완벽한 가발 판매 서비스를 해준다. 스타일을 만져주고 손님이 바로 쓰고 자연스럽게 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신 사장의 실력은 직원들도 따라오지 못한다. 물론 직원들도 신사장에게 훈련을 잘 받아 베테랑급이다. 가발 재고 제품은 ‘Buy 1 Get 1 Free’ 세일을 자주 하고 있다.

케미컬, 웬만한 거 다 있다
케미컬, 웬만한 거 다 있다 “와, 이것도 갖고 계세요?” 세일즈맨이 하는 말이다. 오랫동안 유통되는 케미컬 제품을 살 수 있는 곳이다. “템파나 레이그 랜드 등지에서 전화가 옵니다. 손님들은 자기들만이 사용하는 제품이 있는지 문의하고 확인이 되면 장거리를 운전해서 찾아옵니다.” 살롱 프로덕트, 내추럴 프로덕트, 다른 소매점에서는 쉽게 사기 어려운 제품, 내추럴헤어를 위한 케미컬 등등의 오래된 브랜드도 갖춰 놓아 필요한 손님들이 언제나 구입할 수 있다.

 

중저가 액세서리 다양하게 판매 중
중저가 액세서리 다양하게 판매 중 “우리 가게는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액세서리가 정말 많아요. 가격대도 저렴해서 학생들이나 직장인, 연세 드신 분들도 언제나 마음에 드는 주얼리를 선택할 수 있어요.” 신 사장은 템파의 ‘C&L 주얼리’ 회사나 다른 도매회사에서 직접 제품을 구매한다. 손님들이 즐겁게 부담 없이 귀걸이를 고르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미소가 나온다.

블링블링 트렌드 신발, 드레스, 모자 등 골고루 판매 중
플로리다의 날씨 때문에 손님이 많이 찾는 여름 신발, 샌들, 시원한 단화 등이 사이즈, 디자인 별로 가득하다. 또한 가게의 한쪽 끝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모자와 프럼 및 파티, 교회용 드레스가 가득하다. 모든 손님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부지런히 물건을 주문하고 또 홀세일에 직접 다니며 사 와서 진열해 놓는다. “손님이 행복해하는 것을 보는 것이 제 보람이니까요!” 신 사장의 한마디는 오랜 여운이 간다.

남자 손님도 매출을 제법 올려준다
근처의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남자 고객들은 헤어 밴드와 요즘 대세인 듀렉을 찾는다. 그 외에도 엣지 크림, 면도용품, 전기용품, 장갑, 허리띠 등을 신속하게 골라 계산대로 직행한다.

 

즐겁게 일하는 리타와 빅토리아
웃는 직원들, 그들은 주로 가발 섹션에서 손님을 돕고 있다. 가발을 사려는 손님을 위해 스타일링을 해주고, 손님의 질문에 답하고 설명해준다. 염색을 잘하는 리타는 컬러에 대해 전문가이다. 본인의 헤어를 자주 색다른 컬러로 염색한다. 빅토리아는 할머니 손님의 가발을 골라 스타일링해주는 일에도 익숙하다.

세일즈맨이 뽑은 인기 사장님
한 번 거래를 시작하면 서로 믿고 도와주는 의리 넘치는 써니 뷰티, 리턴을 잘 하지 않는다고 소문이 난 가게이다. “신 사장님의 부지런함은 아무도 못 따라갑니다. 게다가 손님 케어는 정말 유명합니다” 마이애미에 본사를 두고 있는 ‘Beauty Elements’의 손 종필 부장이 마침 방문하여 신 사장을 칭찬한다. “손 부장은 정말 성실해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10년이 넘게 한결같지요. 그래서 믿고 맡긴답니다. 참, 따님이 하버드 로스쿨에 들어갔어요” 신 사장은 이 기회에 손 부장을 자랑한다. 약속하지 않은 만남과 대화에 가슴이 뿌듯해짐은 이미국, 그것도 남부 플로리다에서 서로를 세워주는 훈훈함에 있으리라.

두 아들, 베테랑 직원들과 함께하는윈터 헤이븐의 뷰티서플라이!
“20여 년 전에 형제초청으로 이민 왔어요. 템파의 뷰티서플라이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지요. 처음엔 영어도 못 하고 잘하는 게 없었는데 계산만은 잘했지요. 아무것도 몰랐는데… 그 뒤 사업을 시작해서 오늘이 되었네요!” 신 사장은 힘들게 일하던 그 옛날을 회상했다. “뷰티서플라이는 나의 길이예요. 25센트였던 콜라 한 캔을 마시지 않고 아껴가며 열심히 했답니다.” 구석구석 여자의 손길이 필요한 사업, 힘들지만 보람이 있는 평생직장이라며 수줍게 웃는 신태분 사장님! 겨울 천국이기도 한 윈터 헤이븐, 누구나 이곳에선 따듯한 겨울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햇살이 더욱 빛나 보이는 플로리다의 사랑을 품고 ‘써니 뷰티서플라이’가 보다 번성하기를 응원해본다.

소매점 탐방 글 BNB 편집부
BNB 매거진 2019년 4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