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 들고 다니는 정 있는 남자

마네킹 들고 다니는 정 있는 남자

세일즈맨의 비전: 정인남 과장

 

“정 있는 남자 ‘정 인 남’ 입니다” 첫 인사말이다. Global Hair Solution 전문 업체인 ADERANS 사의 가족 기업인 Amekor Industries 에서 서부지역 영업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정인남 과장! 펜실베니아 Amekor 본사에서 만난 정 과장의 일과 사람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 보자. 정 과장은 동부 영어권 소매점을 담당하다 지난해부터 캘리포니아 를 비롯하여 워싱턴, 애리조나, 콜로라도, 오래건, 네바다 등의 6개 주를 맡아 영업을 하고 있다. 주와 주를 이동할 때는 비행기로 움직이고 보통 한 개 주에서 일정에 따라 운전하여 소매점마다 다니는 시간도 그 거리가 엄청나다. 지구를 한 바퀴 돌았을 마일리지를 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초만 더 빨리 갔더라면
타이밍이 중요하다. 누구나 알겠지만, 그날따라 그랬다. 1년 전 어느 날, 오클랜드 주차장에서 벌어진 일, 소매점에 방문 후 주차장에서 렌터카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바로 눈앞에서 일어난 광경, 건장한 젊은 남자가 정 과장 차의 유리창을 깨더니 그 안의 가방을 꺼내 들고 재빠르게 기다리고 있던 다른 차에 타는 것이었다. 그 순간 가방을 찾아야겠 다는 생각이 앞서 조수석에 급히 들어가 앉는 그 사람의 멱살을 차창을 통해 잡고 가방을 내놓으라며 매달렸다. 그렇게 차에 끌려가다가 코너에서 그 사람이 정 과장을 발로 차는 바람에 주차장에 내동댕이쳐진 후 의식을 잠시 잃었다. 그러면서 머리를 다쳐 피도 나고 가방은 물론 잃어버렸고 한동안 회복하느라 애를 먹은 일이 있다. “그만한 게 다행이지요…. 운이 좋았던 거예요. 겁이 없었지요. 한창 세일즈가 올라갈 때 불의의 사고를 당했었지요. 그로 인해 좀 더 제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었답니다!” 정 과장은 그날의 일을 회상한다. “제가 머리에 숱이 많은데 머리에 ‘땜방’이 생겼어요. 다친 부분에는 머리가 잘 안 나네요…. 5초만 늦게 갔어도 머리가 깨지진 않았을 텐데…. 그날 잃어버린 가방엔 여권, 지갑, 태블릿 등 개인 물품이 있었는데 한 참 뒤에 여권은 찾았습니다.” 물론, 그 뒤 정 과장은 더욱 조심하고 보다 즐겁게 영업을 하고 있다.

캐리어 안의 미스 ‘에리카’
“웃고 있는 Amekor의 마네킹은 정말 예쁩니다. 제 영어 이름이 ‘에릭’이라 마네킹은 ‘에리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가방 안에서 눌려진 제품을 손에 들고 손님에게 보여드리는 것보다는 예쁜 마네킹 헤드에 가발을 씌워 신속하게 스타일링하고 보여드리면 제품이 더 돋보여 좋습니다. ‘에리카’를 손바닥에 들고 신나게 Amekor의 제품에 대해 설명해 드리지요. 가끔 마네킹을 주문하시는 사장님도 계십니다.” 비행기를 탈 때마다 캐리어 안의 마네킹 헤드 때문에 늘 스크린 검사에서 걸리기도 한다. 화면을 보고 깜짝 놀라 가방을 열어 본 공항 검사요원들은 가끔 웃기도 한다고. 마네킹을 애인으로 소개한다. 정과장은 무언가 끊임없이 생각한다. 과연 손님을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고객의 마음을 더 이해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한다.

특별한 분석 파일
출장을 가기 전에 그는 항상 더 바쁘다. 출장 준비로 챙겨야 할 업무가 많이 있겠지만 정 과장은 특별한 일이 하나 더 있다. 어떤 소매점을 방문하기 전에 작성하는, 그 가게만을 위한 제품 판매 분석 파일! 그곳에서 월별로 어떤 제품이 잘 팔렸는지 그동안의 주문, 리턴 아이템 등을 꼼꼼하게 분석한다. “각 가게마다 비록 작은 가게일지라도 제품 주문과 판매에 대한 분석자료를 다 뽑아 갑니다. 그냥 보여드리면 이해하지 못하시는데…. 잘정리된 파일을 가져가서 방문하는 소매점의 매니저나 사장님께 설명해드립니다. 지난 해 4월에는 이런 제품이 잘 나갔고요, 5월에는 이런 제품이 잘 나갔습니다.”단골 손님의 취향이나 각 가게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 파일은 다시 주문하는 제품이나 수량 등에 큰 참고가 된다.

현장에 답이 있다
“오더 안 나오면 밤새 다니고 주말에도 방문하고 그래요….” 그는 출장 기간인 2주 동안 6개 주를 다 돌려고 노력한다. 손님 스케줄에 따라 달라지지만, 손님을 만나야 영업은 시작된다. 게다가, 손님의 창고와 물건을 내 물건처럼 점검한다. 정 과장의 출장 가방에는 줄자도 하나 들어 있다. 가게의 사이즈에 맞춰 소매점의 배너 등을 주문하거나 무엇을 해드릴 수 있을지 늘 생각한다. 또, 항상 스토어 사진을 찍는다. 소매점마다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성심으로 찾아본다.

 

야심 차게 내놓는 제품마다 인기
Amekor의 대표 제품들 중 SPETRA원사인 STRETCH BRAID와 브라질리안 가발, 20여 가지 스타일로 고객의 사랑이 끊이지 않는 BANG & PONY 제품, 그리고 새롭게 출시된 번들 헤어 ‘YAS!’ 등이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다. 정 과장은 특히 가발을 잘 판매한다. 포니테일 휴먼 블랜드, 긴 머리 등이 요즘은 인기다. 정 과장의 출장 가방에는 좋은 품질의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회사 제품을 소개하는 샘플, 카탈로그 등이 가득하다.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일이 좋다
“멀리서 왔다고 가끔 밥도 차려 주시고 라면을 직접 끓여주는 사장님들이 계십니다. 정말 감동의 한 끼입니다. 처음 만났는데도 아들처럼 대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8남매의 막내로 자란 정 과장은 유난히 어른들과 관계가 좋다. 대 식구 틈에서 성장한 덕이다. 미국에는 1년 동안 교환 학생으로 와서 공부하다가 해외 영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 뒤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해외지사, 특히 프랑스 및 유럽권의 향수 관련 일을 맡아서 했다. 그러다 미국으로 오게 되어 지인의 추천으로 Amekor에서 일하게 되었다. 더욱이 현재 건축업을 하는 하형록 대표를 멘토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그분을 잘 따르며 배우고 있다. 손해를 볼지라도 올바른 일을 하는그 분의 ‘성공시대’ 프로그램을 보고 자랐다. “성공에 목마른 한사람으로서 그분의 삶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진정한 사랑을 어떻게 실천하는지 잘 보고 있습니다. 처음에 손해를 볼지라도 결국에는 아름다운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말입니다” 영업과 관계를 짓는다면 이렇다. 리턴을 힘겹게 받지만, 나중의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며 살고 있다고 강조한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비비카 팍스의 에릭, 정이있는 남자 정인남입니다.” 오늘도 정 과장은 ‘에리카’와 함께 뷰티서플라이의 문을 힘차게 연다. 정 과장의 목표는 간단하지만 쉽지 않다.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손님 때문에 내가 있다’ 생각으로 늘 뛰어다니는 그의 젊음과 열정이 Amekor에서 더욱 아름다운 결실로 피어나길 기대한다.

인터뷰 글 BNB 편집부
BNB 매거진 2019년 4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