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모험을 즐기는 차세대 리더-뷰티마스터 Connor Ji 이사

도전과 모험을 즐기는 차세대 리더-뷰티마스터 Connor Ji 이사

왼쪽부터) 뷰티마스터 카너 지 이사, 박형권 회장, 제임스 박 이사

2002년 조지아의 자그마한 가게에서 가족 비즈니스로 출발, 불과 20년 만에 9개 지점 400여 직원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한 뷰티마스터(Beauty Master). 그 배경에는 남다른 포부와 추진력을 가진 박형권 회장을 구심점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전문성을 빛낸 가족들이 있었다. 박형권 회장의 맏사위로서 뷰티마스터에서 총괄 업무를 맡고 있는 카너 지(Connor Ji) 이사를 통해 뷰티마스터의 성장 비결과 차세대 리더로서 뷰티 업계의 지향점에 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뷰티마스터의 총괄 담당 카너 지 이사입니다. 주 업무는 HR(인사 관리)과 웹·TV·라디오 등 광고 업무, 그리고 (디자인) 플래닝이에요. 외벽 디자인, 내부 디자인 같은 건 기본이고 건물을 새로 구입하거나 매장 오픈 시 공사부터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 색감, 조명, 실내 배치 등을 전반적으로 맡고 있습니다.

Q. 말 그대로 ‘총괄’이네요. 현재 뷰티마스터에는 이사님이 계신가요?

총 5명이 있는데 각자 업무가 철저하게 분업화되어 있어요. 제임스 이사(둘째 사위)는 MD 머천다이징 중 케미컬 · 잡화 두 가지와 회계 담당이고요. 아내와처제는 헤어 쪽을 전담하고 있죠. 그리고 처남인 제이슨 이사는 새롭게 오픈을 준비 중인 플로리다 매장을 맡고 있습니다.

Q. 올해 새롭게 플로리다로 진출하셨는데요. 대형 매장을 여셨다고요?

회장님이 큰 결단을 하신 거죠. 앞선 경험도 있고요. 2010년 모로 지점을 오픈했는데, 당시 그곳은 작은 뷰티서플라이가 몇 개 있긴 했지만 동네가 완전히 죽어 있었어요. 그런데 아무것도 없는 곳에 6만 스퀘어피트의 매장을 연 거예요. 보통 뷰티서플라이 규모가 6천 정도였는데 10배 크기로 열었으니 다들 미쳤다고 했어요. 오픈 첫 달 매출이 겨우 3천몇 백 불이었고요. 그랬는데 지금은 한 달 매출이 거의 100만 불이 넘는 매장으로 성장했죠.

* 지난 4월에 오픈한 뷰티마스터 플로리다 올랜도 9호점의 규모는 5만 4천 스퀘어피트이다.

뷰티마스터 모로 지점

Q. 9매장 관리를 어떻게 하시나요? 다른 소매점과 구분되는 비결이 있을 같은데요?

저희는 매장 주인의 개념을 바꿨어요. 프랜차이즈가 본사는 있지만 가게 내에서는 오너가 따로 있는 것처럼, 오픈할 때 매장 세팅은 저희가 하지만 담당 매니저님이 오는 순간부터는 기본적인 가이드 외에는 관여를 안 해요. 심지어 직원도 사무직이나 매니징 직책 외에는 스토어 매니저님들이 직접 다 뽑아요. 직원분들이 주인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심어드렸어요.

또 하나, 회사 시스템을 갖추는 데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이전에는 다른 곳들처럼 오너십 시스템이었는데, 그걸로는 성장의 한계가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2016년부터 이사, 부장, 매니저, 어시스턴트 매니저, 섹션 리더 등 따로따로 타이틀을 만들고, 창고는 창고 대로 매장은 매장 대로 완벽하게 나누고 분업화에 중점을 뒀어요. 자체적으로 돌아가게끔 하는 가장 빨리 성공하는 방법이더라고요.

여느 소매점과는 다른 분위기의 뷰티마스터 사무실

Q. 이전에는 일하셨던 분야가 다르시네요?

원래는 애틀랜타의 SCAD(아트스쿨)에서 애니메이션과 비주얼 이펙트를 전공했어요. 졸업 후 ‘카툰 네트워크’라는 TBS 방송국 내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하다가, 플로리다의 디즈니로 옮길 예정이었고요. 그런데 평소 친하게 지내던 제이슨 이사(처남)의 소개로 아내를 만나게 된 거예요. 약혼하고 플로리다로 가려니까 회장님이 이 일을 같이 해보자, 여기서 회사를 크게 키워보고 싶다고 포부를 말씀하시더라고요. 반반(?) 믿으면서 2009년에 합류했죠. 그게 벌써 13년이 됐습니다.

Q. 초반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을 같아요.

처음 한 2년 정도는 너무 힘들었어요.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저희 회장님 스타일이, 사위든 직원이든 똑같이 여겨서 시작할 때는 화장실 청소부터 해요. 당시 제임스 이사(둘째 사위)가 저보다 1년 앞서 들어왔는데 똑같았고요. 아내분들은 다 매니저로 안쪽에서 ‘일하셨죠’.(웃음) 저희는 직원으로 일하며 캐셔부터 봤고요. 그런데 솔직히 아무것도 모르면서 처음부터 자리만 딱 잡고 있으면 누가 따라오겠어요. 2, 3년 동안은 진짜 바닥부터 하는 거죠. 그래도 운이 좋았던 건 있어요. 처남이 같이 일했는데 인간적으로도, 일적으로도 매형들한테 정말 잘해줬거든요. 저희한테는 사수죠.

Q. 그래도 장인어른(!)일하는 힘들지 않으셨나요?

물론 부모님보다는 당연히 어렵죠. 그런데 장점이 훨씬 컸어요. 회장님이 굉장히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계시거든요. 계획을 짤 때 “내가 사장이니까 이렇게해.” 이런 일이 절대 없어요. 가족 간 회의를 하면서 끊임없이 저희 의견을 듣고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셨어요. 그리고 저희가 뭔가를 추진하고 싶다고 제안하면 한 번도 No라고 하시지 않아요. “그래, 한 번 해봐!” 하고 적극적으로 밀어 주셨고, 그러다 몇 십만 불 날리는 실패도 있었는데 그걸 손해라고 생각하지 않으셨어요. “실패해도 괜찮아, 다 경험이 되니까.” 그래서 결국 성공시킨 제품들이 있어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걸 손수 깨닫게 해주셨죠.

Q. 이사님을 비롯한 자녀분들이 걸어온 길을 보면 2세대로 보기는 애매하네요. 물려받은 아니라 회사의 시작과 성장을 함께 해왔으니까요.

솔직히 저희는 2세대가 아니에요. 2세대라고 하는 건 가게를 완전히 물려받은 분들의 경우인데, 저희는 가족들이 다 같이 빌드 업을 한거나 마찬가지거든요. 그러니까 나이로는 2세대에 가깝지만, 역할로는 거의 1세대로 볼 수 있죠. ‘차세대’로 부르는 게 가장 맞을 것 같아요.

인터뷰 중인 카너 지 이사

Q. 1, 2세대를 아우르는 차세대로서 현재 뷰티서플라이 2세대들에게 강조하고픈 경영 철학이 있다면요?

도전’요! 이 업계에서 성공하려면 끊임없이 도전해야 해요. 2세대의 단점을 꼽자면 두 가지가 있어요. 겁이 많거나, 너무 겁이 없거나. 젊은 데도 안주하려고하는 분들을 보면 1세대 분들이 풍족하게 뒷받침해서 나약한 면이 있어요. 도전을 겁내죠. 반대로 겁이 너무 없는 경우는 리스크도 어느 정도 생각을 해야 되는데 그러지 않고 뛰어들어요. 저희는 지점을 하나 오픈한다면 거기에 대한 리서치를 정말 깊이 해요. 인구수나 흑인 비율은 기본이고 시청 가서 정보도 받아오고, 주변 상권도 파악하고, 이전의 뷰티서플라이들은 얼마큼 해왔는지, 광고를 하면 이 위치에 고객이 얼마큼 올 수 있는지를 다 계산한 후에 들어가죠. 절대 막연한 감으로 열지 않아요.

그러니까 요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되 정보력을 바탕으로 심사숙고해서 하라는 거예요. 트렌드는 항상 바뀌거든요. 이 업계에서 트렌드 바뀌는 걸 못 따라가면 안 돼요. 따라가려면 도전을 해야죠.

Q. 트렌드 정보는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정보는 얻는 아니라 본인이 찾는 거예요. 아이디어 싸움이죠. ‘저 가게에서 잘 팔리니까 우리 가게에서도 잘 팔리겠지.’ 그건 남들 파는 걸 따라 하는 것밖에안 돼요. 저희 경우는 ‘옷이 잘 되겠더라’ 그러면 한 섹션을 포기하고 옷을 쫙 팔아봐요. 도전이라는 게 내가 가진 100을 다 유지하며 할 수는 없거든요. 포기하는 것도 있어야죠. 그런데 반응이 좋다 하면 ‘오케이, 가게 절반을 옷으로 확 바꿔.’ 그렇게 가요.

그리고 뷰티서플라이들이 대부분 헤어나 케미컬에 집중하잖아요. 저희도 물론 중요하게 다루지만, 비중을 좀 더 분산시킵니다. 뷰티라고 꼭 아이템을 제한하지 않아요. 갑자기 여기는 거울이 잘 팔리네, 그러면 거울을 종류별로 다 갖다 놓는 거예요. 저희는 그런 식으로 해요.

뷰티마스터 둘루스점의 옷 매장과 이벤트 세일 아이템들

Q. 늘 변화가 있겠네요. 뷰티서플라이 전망에 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좋다고 봅니다. 아직도 눈에는 미개척지가 너무 많거든요. 늘 똑같은 것만 나오고 여기는 길이 없다고들 하시는데,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계속 발전하면서 뭔가 새로운 게 나오고 히트 치는 게 또 나오더라고요. 정해진 한계가 없잖아요. 고객층만 해도 예전에는 여성들만 대상으로 했는데, 요즘은화장하고 다니는 남자들도 많아요. 길이 또 열린 거죠. 인종도 이제는 흑인만 아니라 백인, 히스패닉, 아시안까지 무궁무진하죠. 아직 저희 앞엔 길이 너무 많아요.

Q. 초반에는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셨는데, 지금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그건 옛날 얘기죠. 저는 지금 이 일에 푹 빠져 있어요. 이 분야는 완전히 모험이어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고 흥미진진해요. 작년에 코로나라고 행사가 다 줄었잖아요. 저희는 전혀 안 줄었어요. 작년이나 올해나 직원들 백신 다 맞고 칸쿤으로 단체여행을 갔고, 매년 100명에게 1천 불씩 지급하는 장학금행사도 유지했어요. 지금은 더글러스빌 지점 1주년이어서 이벤트를 하고 있고요.

뷰티마스터 홈페이지의 1주년 기념 이벤트와 장학금 행사 안내

 

매달 새롭게 홍보할 게 생기고, 신제품이 나오고, 프로젝트가 생기고 끝이 없어요. 직원들도 다같이 으샤으샤하는 분위기고요. 그래서 너무 재미있어요. 저는앞으로도 뷰티인으로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COVER STORY BY JUYOUNG SUNG
BNB 매거진 2022년 12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