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강도들이 싫어하는 가게

뷰티서플라이 소매점 안전수칙

도둑·강도들이 싫어하는 가게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바닥치고… 이런 시기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더없이 고마우련만 덮어놓고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는 개중엔 불청객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불황 탓인지 연말연초 부쩍 좀도둑이 늘었다. 마스크를 쓰니 고객인지 강도인지 구분도 힘들다. 지난 2년간 대규모 약탈의 충격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뷰티서플라이 업주로선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뷰티서플라이 비즈니스에서 절도/강도 범죄는 늘 따라오는 숙명같은 걸까? 어떻게 해야 그들로부터 내 가게를 지킬 수 있을까?미리 피할 방법은 없을까? 그래도 속수무책으로 당한 경우, 대처나 사후 처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BNB매거진에서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의 안전을 지키는 해법을 모색해보았다.

PART 1  물가가 오르면 범죄율도 올라간다

좀도둑부터 “플래시 몹” 강도까지

대형 약국 겸 편의점 체인인 월그린스는 지난해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5개 매장을 폐쇄했다. 좀도둑이 늘면서 몇 달간 이 지역의 도난율이 전국 평균의 5배까지 치솟았다는 이유에서다. 애틀랜타에서는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에 침입한 도둑이 매장 전기시스템에서 구리를 훔쳐가 버리는 바람에 매장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연말을 앞두고 노드스트롬, 베스트 바이, 루이 비통, 홈 디포 등에서는 수십 명이 한꺼번에 난입해 물건을 강탈하는 ‘플래시 몹 강도’ 사건이 줄을 이었다. 본래 플래시 몹(Flash mob)은불특정 다수의 군중이 사전에 약속한 날짜, 시간에 약속 장소에 모여 짧은 시간에 주어진 행동을 한 뒤 순식간에 흩어지는 이벤트인데, 이를 강도사건 방식으로 악용한 것이다. 보안 회사 Aegis에 따르면 플래시 몹 절도는 특히 캘리포니아와 시카고에서 만연해 있으며 일부 검찰관은 1,000달러 미만 절도 사건의 경우 추적을 중단했다고 한다.

플래시몹 강도 사건에 대해 보도한 VOA뉴스 영상(2022년 1월 3일) ⓒVOA News

코로나 이후 소위 ‘도둑/강도’들이 늘었다. 미국소매연맹(NRF; National Retail Federation)에서는 미국 소매업체의4분의 3작년 해간 조직화된 절도 범죄가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피해 규모 산정은 제각각이다. 미국 소매산업리더협회(RILA; Retail Industry Leaders Association)는 지난해 강도 피해 규모가 70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했고, 전국소매연맹(NRF)은 최근 보고서에서 조직화된 소매 범죄로 인한 손실이 매출액 10억 달러 당 평균 70만 달러라 추정했다. 또다른 단체인 가주 소매연합(CRA: California Retailers Association)은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에서만 조직적 소매 범죄로 매년 36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업종이 존재하는 소매 산업의 특성상 소매 범죄 피해와 관련해서 정확한 수치 산출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 중에서도미미한 비중을 차지하는 뷰티서플라이 업계에 관해서는 더 그렇다. 각 지역마다 협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피해 가게들이 쉬쉬하며 숨기고 싶어하는 탓에 정보 입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나마 언론에 보도된 큰 사건들과 전화 취재를 통해 몇 가지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의 절도·강도 유형
  1. 대규모 약탈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2020년 5월 25일) 직후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지면서 140여 곳 이상의 한인 뷰티서플라이 업소가 대규모 약탈 피해를 당했다. 사건 발생지인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서 처음 시작된 습격과 약탈 행위는 시카고를 거쳐 점차 전국적으로 확산됐는데, 피해를 당한 가게들 중에서는 전면 리모델링을 해야할 정도로 전파 혹은 전소된 경우도 많았다. 시카고에서 가장 초기에 피해를 입은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주는 어제처럼 생생히 그 날을 기억하고있다.

“시카고에서 첫 집회가 있던 날이었어요. 별일이야 있을까 했지만 혹시나 해서 직원들에게 일찍 문 닫고 가라고 했는데, 가게문 닫고 오후 4시부터 시끄럽게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CCTV로 약탈 상황과 가게가 아수라장이 되는 장면을 다 지켜보면서도 경찰 신고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어요. 그런데 경찰도 911도 다 전화를 안 받더군요. 현장에 있었던 지인 말로는가게 근처에 경찰이 있었지만 그들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고 해요. 가게에 갔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더라고요.싹 쓸어 갔어요.”

피해 사장님은 그 사건으로 운영하던 가게 2곳 중 시카고 가게를 접고 지금은 위스콘신 한 곳만 운영 중이다. 1년간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고 한다.

약탈의 충격과 피해로 아예 비즈니스를 접은 소매점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해 10월에 연이어 일어난 흑인 폭동으로 필라델피아에서만 16개 한인 뷰티업체가 또다시 약탈 피해를 입었다. 약탈범들은 시위의 혼란을 틈타 조직적으로 절도, 파괴, 방화를 일삼거나 밤늦은 시간에 출입문 또는 창문을 부수고 들어와 훔친 물건을 싣고 도주하는 형태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약탈을 겪은 바 있는 소매점주들은 “지금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어떤 작은 불씨만 던져지면 그 핑계로 또다시 약탈이 일어나지 않을까”를 우려하고 있다.

폭동으로 약탈 피해를 입은 뷰티서플라이 소매점 (좌: 미니애폴리스, 2020년 5월 / 우: 필라델피아, 2020년 10월)

  1. 무장 강도

단순 절도범만큼 흔하진 않지만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에서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일이다. 강도는 현금을 쉽게 구할 수 있고 보안 절차가 느슨한 표적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쇼핑몰이 아니라 한적한 도로 가에 단독으로 떨어져 있는 가게나 흑인중심가에 위치한 경우 강도의 표적이 될 확률이 더 높다. 포틀랜드 경찰국에 따르면 무장 강도 사건은 일반적으로 개장 시간과폐장 시간, 점심 시간에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인력은 적고 현금은 많은 시간대가 특히 취약하다는 것이다. 물론 야간이나 고객 트래픽이 적은 시간 또한 강도 위험은 높다.

강도 행각은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돈을 요구하는 스트레이트 형태와 고객을 가장하여 쇼핑이나 구매 행위를 한 후 금전을 요구하는 형태가 있다. 단독 범행보다는 짝을 이뤄 한 명이 퇴로를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십 수년 이상 가게를 운영해온 점주들은 그들이 들어오는 순간 미리 눈치 채기도 한단다. 어떻게 대응하냐고 물었더니 대부분이 “요구하는 대로 준다”고 답했다. 재물보다는 안전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물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업주도 있다. LA자바시장 내에 자리한 작은 도매점은 지난 해에만 5번의 강도 침입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기록을 해 두었다는데, 수법은 플래시 몹과 비슷했다. 흑인들이 우버 스쿠터를 타고 몰려다니며 가게에 난입해무기로 위협하고 물건을 강탈해간다는 것이다. 몽둥이를 들고 들어온 강도에 맨몸으로 맞서다 머리를 다친 적도 있다는 사장님은 이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작전으로 맞서기 시작했다. “매장에 총을 두면 서로 쏠 위험이 있으니까 그 대신 톱이나 낫을갖다 놨어요. 겁주려고. 그래서 몇 번을 쫓아냈어요. 거기다 옆 가게 라틴계 사람들도 똘똘 뭉쳐서 대응하다 보니까 소문이 나서 이제는 덜 오는 것 같아요. 그래도 늘 긴장감을 갖고 있죠.”

이런 적극적인 대응법도 스스로 지키는 방법이 될 수는 있겠지만, 위험부담은 크다. 어떤 경우에서든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란점을 염두에 두자.

 

  1. 좀도둑

전국 절도방지협회(NASP; National Association for Shoplifting Prevention)는 소매점에 오는 손님 11명 중 1명이 좀도둑이라고 추정한다.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에서도 좀도둑은 일상(!)처럼 흔한 일이어서, 절도로 인한 피해액이 적어도 매출의1~3%는 차지할 거라 추측하고 있다. 작은 아이래쉬 제품부터 고가의 가발까지, 훔치는 품목도 금액대도 광범위하고 수법도다양하다. 혼자서 쇼핑하는 척하다 옷이나 가방에 슬쩍 넣는다거나, 둘 이상 같이 들어와 직원의 주의를 분산시키며 물건을 훔치는 수법 등으로 나타나고, 가격표를 바꾸거나 눈속임 용 반품을 시도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보편화되면서 좀도둑은 더 늘었다. 특히 겨울철,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두꺼운 후디를 입고 들어와도둑질을 하고 나가면 CCTV 화면을 제아무리 뚫어져라 봐도 생김새를 알아보기가 어렵다. 오죽하면 한 사장님은 스토어 정책이라며 가게 안팎으로 “후디(Hoody, Hoodie) Off”라 써 붙이고 가게에 들어오면 두꺼운 후디를 벗도록 요구했지만, 관련법령이 없기 때문에 반발하는 고객들에게는 실행이 쉽지 않다고 한다.

취재과정에서 많은 소매점주들이 연말연초 가게에 좀도둑이 늘어난 것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에불황과 인플레이션이 겹쳤고, 그나마 지난해를 버티게 했던 정부 보조금도 끊긴 까닭이다. “올 한 해 아무래도 도둑/강도가 많을 것 같다” 고,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주들은 입을 모은다.

 

2022년도 심상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자료가 있다. 미국의 범죄학자 Richard Rosenfeld는 ’국가적 관점에서 본 범죄와 인플레이션(“Crime and Inflation in Cross-National Perspective)’ 논문에서 인플레이션이 범죄의 가장 강력한 경제적 예측 변수라 주장했다. 즉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당연히 범죄율도 올라갈 것을 예상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인플레이션과 범죄의 연관성을 조사한 Rosenfeld 교수의 자료 ⓒPinkerton

크든 작든 절도/강도 범죄는 위기의 시기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 2007년 금융 위기 이후 만연한 실직과 식품 및연료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들이 심각한 압박을 받았을 때 좀도둑이 급증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가속화된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은 충분히 우려를 낳을 만하다. 지난 12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로 39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 제약, 치솟는 에너지 비용, 노동력 부족, 수요 증가 등이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했는데, 이러한 상황은 2022년 중반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물가 상승률 ⓒ미국 노동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연말연초 좀도둑부터 플래시 몹 강도까지 다양한 절도 행각이 나타난 것은 가중화되는 인플레이션의 무게에 더해 정부 지원조차끊긴 상태에서 생활고에 맞닥뜨리게 된 이들이 점점 더 ‘절박한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절박한 조치로 인한 피해자는 소매점이 될 것이다. 따라서 BNB매거진에서는 절도/강도에 의한 피해를 완벽히 방지하진 못하더라도 줄일 수 있는 뷰티서플라이 안전 수칙을 제안하고자 한다.

 

PART2. 3스텝 뷰티서플라이 스토어 안전수칙
– 도둑/강도들이 기피하는 가게 만들기

Step 1. 사전 대비

미국에서는 매년 약 10만 건의 상업 강도 사건이 발생한다. 시간으로 따지면 4분에 한 건씩 일어난다는 말이다. 강도를 처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리 방지하는 것이다. 소매점 보안을 강화하는 기본 을 숙지하고 항상 실천하도록 한다.

  1. 잠그기에 주의하라 측면이나 백 도어는 잊지 말고 항상 잠글 것. 매장 입구는 가능한 한 하나로 제한한다.
  1. 보안 경보기 설치 연중무휴로 모니터링하고, 알람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수시로 확인한다. 경보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는 안내판을 잘 보이는곳에 붙여 둘 것
  1. 직원을 혼자 두지 말라 매장에 직원이 한 명이라면 강도의 표적이 되기 쉽다. 가게를 열고 닫을 때도 둘 이상의 직원이 함께 하도록 한다.
  1. 강도 대비 직원 교육 평소에 비상 상황에서 대응법, 경보 사용 방법 등에 대해 직원을 교육한다.
  1. 감시 카메라 설치 가게 입구와 주차장, 가게 내부의 계산대 앞과 뒤, 숨겨진 사각지대 등에 CCTV 카메라를 설치한다. 때로는 구석에 있는 카메라를 보는 것만으로도 범죄 충동을 억제시킬 수 있다.
  1. 현금은 적게 보관 계산대에 있는 현금은 일정량만(고객 거래에 필요한 금액 정도/너무 비웠다가는 의심을 산다) 유지하고, 큰 지폐는 따로 보관할 곳을 만들어두도록 한다.
  1. 매장은 밝게 매장의 내부, 앞쪽과 뒤쪽 출입구까지 밝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가시성이 높을수록 강도가 목표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1. 적합한 직원 고용 때때로 적은 내부에 있다.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직원을 고용하고, 직원에게 중요한 정보를 너무 많이 제공하지 않도록한다.
  1. 은행 예금 주의 은행은 낮에 가되,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예금하는 시간과 루틴을 수시로 변경하라. 유니폼이나 이름표는 떼어놓고, 현금은 눈에 띄지 않게 휴대할 것.
  1. 10. 최신 소식 확인하기 해당 지역의 잠재적 범죄를 예측할 수 있도록 지역 범죄 동향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라.

-자료 출처: Store Hub

 

 

+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주들이 제안하는 플러스

+1. 통로가 넓고 깨끗한 매장

정리되고 깨끗한 곳에 도둑이 덜 든다. 어느 물건이 없어졌는지 파악하기도 쉽다. 그런데 잘 정리된 매장이라 하더라도 통로가좁고 부대끼면 같이 훔칠 가능성이 생긴다. 아일(Aisle) 간 사이가 좁으면 CCTV로 잡기도 어려우므로 되도록 간격을 넓히는것이 좋다.

물론 작은 가게의 경우에는 통로를 넓게 빼기가 어렵다. 이럴 때는 선반(shelf)의 높이를 최대한 높여보자. ‘아무리 작은 가게라도 모든 물건을 집어넣을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진 한 사장님은 1600sqft의 가게에서 8피트 천장 높이까지 선반을 올렸다. 손이닿지 않는 곳에 큰 제품을 배치한 덕분에 작은 가게이지만 물건을 꽉꽉 채워 장사를 했고, 통로가 넓은 덕분인지 주위 가게들에비해 오히려 절도 피해는 적었다고 한다.

 

+2.가게 윈도우를 가리지 말라

가게 앞 유리창을 각종 브랜드의 포스터나 배너들로 장식한 가게들이 많다. 물론 홍보 효과는 있겠지만, 밖에서 안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므로 범죄 충동을 부추기는 부작용도 있다. 오히려 가게 안을 훤히 보이도록 해놓으면 얻게 되는 부가 효과가 더 많다.매장 안에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고객 유치 효과가 있고, 공간을 다 오픈해 두면 강도를 당할 확률도 현저히 줄어들며, 안에서 훔치는 사람도 바깥을 인식한다는 점에서 절도 방지도 된다. 고객들도 유리창을 통해 안팎이 보이는 밝은 매장에서더 마음 편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으니 매출 상승 효과도 있을 것이다.

 

+3.방탄 윈도우  

”가게 유리창에 누가 총을 쐈어요.” 뷰티서플라이에서 적지 않게 생기는 일이다. 가게 전면이 유리창인 경우 안전을 위해 강화된 소재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물론 비용 부담은 있겠지만, 내 가게를 꽉 채운 물건들이 얼마의 가치를 가졌을까 생각해보면 장기적인 면에서 통 큰 투자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뷰티서플라이 가게의 피해 사진

어떤 사장님은 강도 사건을 겪은 후 과감히 윈도우 전체를 강화 유리로 교체했는데, 비용은 일반 유리의 두 배가 들었지만 마음의 안식(!)을 얻었다고 한다. 얼마 후 밤에 침입 사건이 있어 CCTV를 돌려봤는데, 대여섯 명 강도가 벽돌과 방망이로 내리쳐도유리가 쉽게 깨지지 않자 포기하고 이동하더라는 것이다. 강화유리판유리를 처리한 후 유리 표면에 공기를 불어 급랭시킨것으로, 보통 유리의 약 5배 이상으로 강도가 높고 깨지더라도 잘게 부서져 파편이 피부를 다치게 하지 않는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방탄 유리는 유리를 겹겹이 쌓고 그 사이에 특수 관통 저항 필름(HPR : high penetration film)을 넣고 접합한 것으로, 유리가 두꺼운 데다 특수 필름이 탄두의 회전을 막아주기 때문에 총알이 한번에 쉽게 뚫지 못한다. 루이지애나에는캐셔 카운터에 방탄유리를 설치한 소매점도 있다. 최근에는 폴리카보네이트를 소재로 한 방탄 플라스틱도 활발히 개발, 출시되고 있다.

일반 유리와 방탄 유리의 차이 ⓒQuora

안전의 중요성은 알지만 유리창을 선뜻 교체 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대안으로 방탄 필름을 고려해보자. 안전 필름, 방범 필름 등으로도 불리는데(‘Window Security Film’ 등의 검색어로 찾아볼 수 있다), 크기에 맞춰 구입 후 자동차 선팅 원리처럼 매장 안쪽 유리창에 붙이면 된다.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Window Security Films’

+4. 가게 앞 LED 전광판

조지아의 한 소매점은 가게 앞 도로 가에 152인치 LED 사인을 설치했다. 가게 홍보의 목적이지만, 좋은 점은 다양한 문구를 자유자재로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일이나 이벤트 정보, 시즌 아이템 선전 등은 물론이고, 가게 안에 급박한 사고가 발생한 경우 “HELP!” 사인으로 지나는 차량과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뷰티서플라이 가게 앞에 설치한 LED 전광판
LED display installed in front of the store

+5. 합판 가림막

긴급한 상황에서의 임시방편이다. 지난 폭동 사건 때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은 후에도 약탈을 피하고자 합판으로 가림막을 대놓았다. 한낮에도 근처에 시위가 있다고 하면 가림막을 세우고, 지나가면 치우기를 반복하면서 장사했다는 소매점 사장님도 있다.불편하지만 유비무환의 측면에서 구비해 놓는 게 좋다.

폭력 시위 피해를 입은 후 가림막을 설치한 필라델피아의 뷰티서플라이 소매점 ⓒ연합뉴스

+6. 보안 인력 고용

“이대로 가면 모든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에서 시큐리티 가드를 고용해야 할 것이다”고 한 사장님은 말한다. 그럴 경우 강도나절도 비율이 확연히 낮아지긴 한다. 그러나 인건비가 높다는 점은 감수해야 한다. 시큐리티 가드는 일반 직원과 비교할 때 시간 당 임금이 2~3배 이상 비싸다.

 

그런데 여기도 팁이 있다. 멤피스의 한 소매점 사장님은 고용업체를 통하지 않고 관할 경찰청(police department)에 가서 필요 상황을 설명하고 경찰관을 직접 고용했다고 한다. 담당 경찰관이 Off 때 와서 근무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소개료나 가드보험료 등이 붙지 않기 때문에 임금 부담이 반으로 줄어든다. 경찰관 정복을 입고 있어 상습적인 좀도둑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이 되고, 사고가 있을 경우 관할 경찰의 적극적인 개입과 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이득이다. “많은 사장님들이 영어 울렁증 때문에 직접 고용을 기피하기도 하지만, 십여 년 이상 뷰티서플라이 업을 해오셨다면 충분히 소통이 가능합니다. 경찰과도친분을 쌓는 것이 좋습니다.”는 말을 귀담아 둘 필요가 있다.

 

+7. 고객들과 유대감 쌓기

앞에 나열한 주의점들을 다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이다. 평상시 고객들과 유대감을 잘 쌓아두면 심지어 좀도둑/강도라 하더라도 그들만의 네트워크가 있어 ‘그 가게는 털지 말 것’이라는 암묵적인 약속이 생긴다고 한다. 한 사장님은 도둑질을 적발했을경우에도 심하게 다그치지 말라고 조언한다. 앙심을 품고 범죄가 꼬리를 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필요하면 다음엔 훔치지 말고 얘기를 해라, 그냥 줄 테니.” 하고 타일러서 보낸 다음에는 웃으며 물건을 사러 다시 오는 이들이 있단다. 어제의 좀도둑이 오늘의 고객이 된 셈이다.

 

Step 2. 대응 단계

무장 강도 침입 대응법

가장 새겨야 할 사항은 “영웅이 되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강도는 피해자에게 해를 입히려는 게 아니라 돈이나 물건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저항할 경우 매장 직원이나 고객이 위험에 빠질 수 있으므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강도의 말을 따르는 것이 좋다. 자신의 안전이 돈이나 재고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고 다음의 대응법을 따르도록 하자.

  • 그들이 원하는 것을 신속하게 제공한다. 경찰이 도착할 거라는 희망으로 행동을 늦추는 것은 생명을 위협할 뿐이다.
  • 강도의 지시를 따르되, 그들이 요구하는 이상의 정보를 이야기하거나 제공하지 않는다.
  • 도둑을 똑바로 쳐다보지 말고, 항상 손을 잘 보이도록 둔다.
  • 이동해야 할 경우 강도에게 이유를 설명한다. 또한 다른 공간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이 곧 나올 예정이라면 그 사실도 미리 알려 둔다.
  • 최선의 방어는 관찰하는 것이다. 강도의 신체적 특성, 말과 버릇, 그들이 떠난 경로(방향, 자동차 모델, 면허 번호), 사용된무기 등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수집한다.
  • 사건 이후에는 강도를 따라가지 말고, 즉시 모든 문을 잠그고 경찰에 신고한다.
  • 증거를 보존하라. 지문이 남을 수 있으므로 강도가 만졌을 수 있는 어떤 것도 만지지 않는다.
  • 목격자가 있다면 경찰이 올 때까지 머물도록 요청한다. 그게 어렵다면 이름, 주소, 연락처를 적어 둔다.

-자료 출처: guardianalarm / StateFarm

 

좀도둑 적발 대응법

일반적으로 좀도둑은 눈맞춤을 피하고, 상품을 보기보다 직원과 출구 경로를 살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아무것도 사지않고 가게를 반복적으로 들락날락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물론 “좀도둑 때문에 망했다는 가게는 없다” 고 위로하며 알면서도 눈감아주는 경우도 있지만, 고가의 물건을 훔치는 행위를 목격했다면 앞으로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

  1. 좀도둑질로 의심되는 사람을 잡으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물건을 계산하지 않고 매장을 나가려는 것을 분명히목격했을 때 움직인다.
  2. 의심되는 좀도둑과 대면하기로 결정했다면 그들이 건물을 나갔을 때 접근한다. 용의자가 싸우거나 도주하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추가 인원을 동반하는 것이 좋다.
  3. 좀도둑에게 다가가면 신분(가게 직원이나 보안요원 등)을 먼저 밝히고 소지품의 수색을 요구, 도난을 확인한다.
  4. 다시 가게로 데려가 회수할 다른 물품이 있는지 확인한 다음 비용을 계산한다.

*주의! 모든 과정에서 절대 물리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

자료 출처: Francesca Nicasio 저서 ‘Retail Survival of the Fittest’

 

플래시 강도 대응법

플래시 몹의 강점은 숫자에 있다. 수십 명의 강도들이 떼지어 가게에 들어와 난동을 부리고 직원들이 제대로 대응하기도 전에가게를 벗어나므로, 이를 막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미국소매연맹(NRF)에서는 플래시 몹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직원의 재배치를 권한다. 직원들을 매장의 주요 영역이나 고가의 제품 근처에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또한 플래시 몹이 발생하면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격을 시도하지 말고 직원과 고객에게 매장의 안전한 장소로 후퇴하도록 지시할 것을 강조한다. 점주로서 지킬 것은 안전이고, 이후는 감시 카메라와 당국의 처리에 맡겨 두라는 것이다.

 

Step 3. 사후 처리

경찰 리포트

중요한 것은 경찰이 올 때까지 현장을 보호하고 모든 증거를 보존하는 것이다. 경찰이 올 때까지 사건 당시 수집한 모든 정보들을 기록하되, 그 기록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는다. 서로의 기억이 섞여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오면 기억하는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경찰이 허가할 때까지 외부인과 강도에 관해 논의하지 않는다. 도난당한 금액은 경찰 조사에서 정확한 액수가 결정될 때까지 비공개로 유지하고, 도난 당한 물품들을 모두 찾아 세세히 기록한다. 경찰 리포트가 차후 보험 보상에도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보험 처리

보험을 잘 들어 놓아야 한다는 건 공통된 의견이다. 그런데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의 경우 전체적으로 인벤토리 보험을 들진 않는다. 각 아이템에 대한 보험을 산정하려면 엄청난 금액이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통 몇 만 불 + α 정도로 보상액을 산정하고 보험을 드는데, 가게를 전체적으로 약탈 당한 경우는 피해에 비해 보상액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작은 가게의 경우는 적절한 보험을 들지 않아 낭패를 보기도 한다.

 

+Tip 손해사정사를 통한 보상 청구

손해사정사(Public Adjuster)는 보험금 또는 재해보상금을 신청하기 전에 보험 사고나 자연재해에 따른 손해액을 산출하고보험금을 사정하는 역할을 한다. 즉 보험소비자의 의뢰를 받아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협의 조정까지의 업무를 대리하는데,의뢰 비용은 통상 보상액의 몇 %를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손해사정사를 거칠 경우 좋은 점은 피해 보상액이 높다(통계적으로 8배 이상)는 점이다. 따라서 강도사건으로 인한 재산 피해액이 클 경우, 그 주(State)의 손해사정사를 거쳐 보험사에클레임하는 방법도 고려해볼만하다.

 


소매점의 강도사건 대비 필요 보험

강도 사건 피해를 대비하려면 무엇보다 업소가 타겟이 되지 않아야 한다. 보안 장치와 직원 교육은 기본이고 그럼에도 발생하는 사고는 크게 사람과 관련된 인사 사고 피해와 물건과 관련된 대물 피해로 나뉜다. 물론 책임에 관련된 피해보상도 다수를차지한다.

사람과 관련된 인사 사고 피해는 직원을 위한 보상과 직원 이외의 고객의 피해로 나누어지며 두 가지는 별도의 보험으로 보상이 이루어진다. 고용주를 포함한 직원은 종업원 재해 보험(Workers’ compensation)이 필요하다. 이 보험은 비즈니스와 관련된 사고나 질병으로 직원이 고용주를 상대로 의료비와 치료기간 중 손실된 수입을 요구할 경우 보상해 준다. 그 다음은 직원이외의 고객이나 행인이 그 대상이 된다. 비즈니스 보험은 업소 안팎에서 비즈니스와 연관된 피해자들에게 지급하는Medical 보상과 Liability 보상으로 이루어진다. 소송과 관련없이 신체적 피해는 Medical 보상으로 처리되지만 강도 사건의경우 대부분 소송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서 Liability 보상으로 처리된다. 따라서 충분한 보상 범위를 갖고 있을 것을 권장하지만 대부분 스몰 비즈니스는 건물주로부터 임대 계약 때 명시되어 있어 보험 범위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한 사건당 백만 불을 기준으로 하고 1년 합산 피해액이 2백~3백만불까지 정해져 있지만 계속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복잡한 인사사고 피해 보상을 보험사에서 정리하고 소송까지 대행하므로 사고 후 법적 처리가 쉬워진다.

재산 피해는 Business personal property 항목 범위로 보상이 이루어진다. 상품 재고는 물론 건물, 장비와 가구 등이 포함되고 가격으로 환산할 수 있어서 대인 사고와 다르게 단순하다. 따라서 보험가입 당시 가입자에 의해 보험 보상 한도 금액이결정된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보상 범위를 택하면 결국 모든 손해는 가입자가 감당해야 한다. 피해액 청구 중 일부만 받게되어 예상보다 낮은 보상금을 수령 받게 된다. 따라서 가입자와 보험회사 간의 분쟁으로 확대되므로 반드시 실질적인 보험 피해액을 산출해서 현실에 맞게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상품 재고나 재건축 비용이 Replacement Cost 인지 Actual Cash Value계산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후자의 경우는 감가상각을 하기 때문에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을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클레임을 하는 경우 즉시 경찰 보고서를 작성함과 동시에 보험회사에 보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상황에 따라 법이 정해진최대 신고기간 안에만 클레임이 접수된다면 보상 절차는 진행되겠지만 보험회사에서는 허위 과장 신고일 가능성을 배제하지않고 조사하게 되어서 더 많은 서류를 요청할 수도 있다.

소규모 클레임은 차라리 접수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보상까지도 미미한 경우 클레임 기록만 남게 되어서 보험료 상승을 피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사업장이 여러 개이고 규모가 큰 경우 하나의 보험 플랜으로 갖고 있게 되면 한 장소 때문에 다른 지점까지 보험료 상승을 피할 수 없을 때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보험회사는 금융기관이다. 따라서 서류는 필수다. 구두로 전달된 피해 보고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정확한 피해액을 산출할수 있도록 근거를 확실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수증과 피해 전후의 비교 사진들은 유용한 증거 자료로 사용될 수 있으니 수시로 사진 촬영을 하고, 영수증들과 비디오 레코딩 자료는 반드시 사업장 밖에 보관해서 사고 당시 분실 혹은 훼손되는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사고가 나게 되면 물건 도난보다는 인사 사고로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범죄자로부터 오히려고소를 당하지 않도록 불법적인 무리한 방어 행위를 피해야 하며 사건 발생 후 추가 피해 방지책을 마련했음을 보여줘야 빠르고 확실하게 클레임이 진행될 확률이 높아진다.
비즈니스 보험은 사업체의 기록보다는 사업주의 기록이 더욱 중요하다. 그 이유는 사업체 자체가 클레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사업주가 클레임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경우 보험 가입 때 사업주의 Credit 혹은 Background Check을 하기도 한다. 이것이 보험료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이 점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또한, 소규모 비즈니스일수록 Business Owner’s Policy (BOP)를 적극 추천한다.

박상화 보험 800-717-7963(중서부 지역) agentsanghw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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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