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봄 시즌, 드레스가 뜬다

다가온 시즌, 드레스가 뜬다

프롬(Prom) 결혼식 드레스 특수

팬데믹으로 지난 2년간 주춤했던 드레스 업계에 청신호가 켜졌다. 새해 시작부터 발 빠른 학생들은 프롬 준비에 나섰고, 웨딩업체들은 팬데믹으로 연기됐던 결혼식이 몰리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웨딩 정보업체 ‘더 낫(The Knot)’에 올해 결혼식 예약이260만 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한다. 드레스 매장을 운영하는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에서도 헤어·뷰티 제품과드레스 쇼핑을 같이하는 고객들이 늘었다. 봄을 앞두고 활짝 꽃 핀 드레스 특수, 2022년 트렌드와 더불어 뷰티서플라이 분야에서의 가능성을 가늠해 보았다.

 

특별한 날에는 드레스를 입는다

드레스 하면 대표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결혼식인데, 여기에 관련된 드레스는 신부(Bride) 드레스 외에도 신부 들러리(Bridesmaid)와 신랑·신부 어머니(Mothers of the Bride/Groom)를 위한 드레스, 결혼식 이후에 입을 리셉션(피로연) 드레스들이 포함된다. 미국에서 웨딩드레스는 대여하기보다는 직접 구입하는 경우가 많고, 평균 구매 비용(2018기준)은$1500~$1600선이라고 한다. 흔히 신부 웨딩드레스는 ‘웨딩 가운(Wedding Gown)’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여기서 가운은 좀더 포멀한 드레스를 뜻한다.

드레스 차림의 신부와 신부 들러리

드레스 업체에서 프롬(Prom) 시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드레스숍 관계자의 얘기에 따르면 프롬 파티가 열리는 3~5월이 가장 바쁘고, 이때 매출이 1전체 매출의 4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고등학생들의 졸업 파티인 프롬은 일종의 ‘성인식’과 다름없다. 학생들은 학창 시절 마지막 댄스파티이기에 특별한 추억을 위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스타일링에 신경을 쏟고, 부모들은 생애 한 번 밖에 없는 자녀의 프롬을 위해 기꺼이 과감한 지출을 감행하기도 한다.

프롬 파티에 참석한 학생들

킨세아녜라(Quinceañera; 줄여서 ‘킨세’로도 부른다) 파티 문화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킨세아녜라는 히스패닉계의 전통으로여자아이가 15세가 되는 생일을 성대하게 축하하는 행사인데, 이날의 파티를 위해 몇 년간(심지어 태어날 때부터!) 돈을 모을 정도라고 한다. 주인공은 보통 허리부터 풍성하게 퍼지는 벨 라인에, 순결과 미덕을 뜻하는 흰색 또는 분홍색의 화려한 드레스를입는다.

킨세아녜라 드레스를 차려 입은 소녀 ⓒWikipedia ⓐChristopher Prentiss Michel

 

2022 봄 시즌 드레스 트렌드

매년 8이면 애틀랜타의 Americas Mart에서 ‘월드 오브 프롬(정확한 명칭은 World of Prom & Social Occasion and VOW | New World of Bridal markets)’ 드레스 쇼가 열린다. 15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여하여 이듬해 봄 시즌을 장식할프롬과 신부 드레스, 미인대회 및 킨세아녜라 데뷔 등 각종 드레스를 선보이는 가장 큰 드레스 쇼이다. 참석한 바이어들은 이때주문을 하고 3~6개월 내에 드레스를 받아 봄 시즌에 판매하게 된다. 지난해 ‘월드 오브 프롬’ 홍보영상을 통해 2022년 봄 시즌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다.

World of Prom & Social Occasion + VOW | New World of Bridal 2021 Fashion Show ⓒAtlanta Apparel

 

2022 프롬 드레스 키워드

시퀀스(Sequence)

반짝반짝한 ‘스팽글’로 장식한 드레스로 조명을 받으면 빛을 발한다.

ⓒColors Dress

 

스플릿(Split)

스커트가 갈라진 대담한 스타일 또한 요즘 프롬 드레스의 대세!

ⓒMorilee

 

화려하고 밝은 색상

10대답게 핫핑크, 오렌지, 일렉트릭 바이올렛 등 톡톡 튀고 환한 색상이 인기다.

ⓒColors Dress

 

원 숄더(One Shoulder)

한쪽 어깨선만 드러낸 언밸런스 드레스로 유니크한 매력을 어필한다.

ⓒColors Dress

 

2022 웨딩드레스 키워드

A라인 또는 머메이드

활짝 퍼지는 풍성한 라인보다 슬림 라인이 좀 더 인기.
몸매가 드러나는 머메이드라인은 심플하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Morilee

 

비딩

크리스털, 진주, 보석, 비즈 등의 재료를 수놓아 장식한 드레스.
수작업으로 이루어져 가격이 비싼 편이다.

ⓒJovani

 

오프 더 숄더(Off the Shoulder)

쇄골을 과감하게 드러내어 목과 어깨 선을 강조하는 라인.
여성스러우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clarisse

 

트레인(Train)

뒷자락이 길게 이어진 형태의 드레스로 우아하고 클래식한 뒤태를 보여준다.

ⓒJovani

 

뷰티서플라이의 숍인숍(Shop in Shop) 드레스 매장

조지아의 뷰티서플라이 內 드레스 매장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에서 드레스 매장을 운영하는 곳들이 있다. 이런 경우 몰(mall)에서보다 좀 더 고급 브랜드의 드레스를 취급하는데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드레스에 맞춰 헤어부터 액세서리와 슈즈까지 한 매장 안에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는 이점이있다. 실제로 매장 탐방 때는 가발을 사러 왔다가 자녀의 웨딩드레스를 보고 가는 손님, 킨세 드레스와 티아라를 고르는 소녀들을 마주칠 수 있었다. 화려한 드레스들을 진열해 놓으니 매장이 화사해 보이는 효과도 있었다.

뷰티서플라이 매장 안에 진열된 웨딩·프롬·킨세아녜라 드레스와 엑세서리

그러나 실제로 드레스 매장을 운영하는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의 숫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매장 면적의 문제다. 꽤 많은 자리를 차지하는 드레스와 마네킹을 진열하고 피팅 룸을 갖출 만큼의 충분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드레스는 사이즈 별로 재고를 다 갖춰 놓아야 하는데, 헤어나 뷰티 제품처럼 회전율이 높지 않고 슬로 페이스로팔린다. 따라서 시즌까지 여유롭게 제품을 보유할 만한 공간이 확보되어야 하는 것이다.

요즘 점점 대형화되는 뷰티서플라이 스토어의 추세에는 장애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또 하나의 벽은 드레스 오더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뷰티 쪽으로 연결이 어렵고 주문할 도매상을 찾기가 어렵다. 도매 단가가 $99부터 시작해서 $299까지 올라가므로 처음 주문할 당시에는 비용이 꽤 들어간다. 캘리포니아에서 20년 이상 전문 드레스숍을 운영해온 한 CEO에 따르면 드레스는 셋업이 특히 까다로운 사업이라고 한다. 인테리어와 제품 구입 등 초기 기반을 갖추는 데 1~2년이 걸리고, 적지 않은 자금을투자해서 묶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번 셋업을 하고 나면 운영은 쉬운 편이라고 귀띔한다.

무턱대고 도전할 일은 아니다. 매장 규모를 확보하고, 거래처를 뚫어야 하며, 드레스와 트렌드 전반을 잘 알고 오더에서 판매까지 총괄하는 전문 스태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숍인숍 드레스 매장이 뷰티서플라이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2년만에 특수를 맞은 2022 봄 시즌에는 말이다.

 

Business By Juyoung Sung
BNB 매거진 2022년 2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