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팝니까? 벗겨서 팝니까?

그대로 팝니까? 벗겨서 팝니까?

세 명의 소매점 점주가 모였다. 나이는 30대부터 50대까지~
다들 술 한잔 들어가자마자 입담이 걸걸하다. 그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가 많아서일까? 오늘따라 취~중진담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들만의 진지한 얘기들, 이제부터 시작한다.

BNB 장사들은 어떠신지요?
A 사장: 장사한 지 12년 차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맞다. 그러나 내가 가져가는 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요즘, 장사하기가 힘들다는 것은 유행도 신경 써야 하고 손님 입맛도 맞추어야 하니 힘들다는 것이다. 도매상은 늘어나고 물건은 똑같다. 결국 내가 친한 세일즈맨들 것을 사줘야 하는데 그것도 가끔은 짜증이 난다.
B 사장: 올해로 20년 되었다. 장사! 다른 민족의 경영이 위협되는 시대가 아니다. 같은 한인들이 자꾸 매장을 더 만든다. 방어하기 위해서라는데 결국은 자기들 욕심이다. 자기들만 살려고 한다. 물건이 많으니 매장만 계약해서 간판만 바꿔 달고 장사한다. 웃긴다. 어떤 세일즈맨들에게 자기 매장 새로 내는 것을 비밀로 하라는 데 비밀이 어디 있나? 한두 주만 지나면 주변 소매점 점주들은 다 안다.
C 사장: 어느덧 17년 되었는데 요즘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 같다. 99센트에도 민감한 손님들이다. 지갑에 돈이 없으니 모두 예민해지는것 같다.

BNB 휴먼 헤어는 판매가 어떤지요?
A 사장: 요즘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번들을 벗겨서 판매하는 게 좋다. 아니면, 패키지 그대로 판매하는 게 좋다는 등 설왕설래가 많다. 사실 가장 정확한 것은 그 매장에 따라 골라서 판매하면 된다. 그런데 어느 세일즈맨들을 보면 무조건 벗겨서 파는 게 좋다고 말한다. 다른 민족들이 그렇게 장사해서 잘 판매하니까. 자기가 아는 것이 가장 정확한 거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그것이 정녕 진실이라 해도 상대방을 알면서 말해주면 좋겠다. 소매점주 입장에서는 들을 가치가 있는 것을 알려주는 세일즈맨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B 사장: 인모제품은 613이나 컬러 번들의 경우 뜸해지고 있어 걱정이다. 이번 시즌은 컬러번들이 많이 팔릴 것이라고 해서 구매했으나 찾는 손님들이 적다. 그리고 백오더가 나면 들어오는 시간이 걸려 손님을 잃어버린다. 좋은 제품은 아니라고 본다.
C 사장: 큰 메이저 회사 세일즈맨들은 아직도 고자세인 경우가 있다. 웃긴다. 회사별 브랜드 인지도가 무너진 게 언제인데 아직도 구세대 습관을 지니고 있는 세일즈맨들이 있다. 월초 세일, 스페셜 세일, 밀어내기 세일 등 굉장히 많다. 하지만 소매점에서는 머리가 안 팔리는데 어쩌라는 것인지… 답답하다. 나도 사주고 싶다. 돈 있으면 다 사주고 싶은데 그게 안 되니… 참.

BNB 가발은 좀 어떠세요?
A 사장: 가발은 신테딕은 아주 저가 즉, 5 불대에 받아서 14.99나 17.99에 팔고 있는데 인기가 좋다. 인모 가발은 홀 레이스가 360도 파트가발보다 잘 팔리는데 회사마다 극명한 차이가 난다. 보통 비싼 가발 사가는 손님들은 한번 사용해 본 가발만 계속 사가는 경향이 있다. 내 생각에는 저가 가발은 미끼 상품이지 그것을 메인 제품으로 판매하면 가게 망한다. 결국 싸구려 손님들만 찾아올 테니 매출이 오르겠나? 미끼 제품과 팔아야 할 제품을 적절히 잘 섞어 판매하는 것이 노하우다.
C 사장: 인모 가발제품은 팔다 보니 확실히 요즘은 짧은 기장을 선호한다. 날씨가 더워져서 그런지 짧은 스타일이나 Wet & Wavy 제품을 예전보다 많이 찾고 있다.

BNB 요즘 장사 방법은 다르다고요?
B 사장: 주변을 보면 회사마다 클로징하는 제품을 헐값에 사서 다른 민족 매장처럼 90% 세일을 치더라. 나는 이 방법도 좋다고 본다. 그들의 매장에서 배울 것이 있다면 그대로 따라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1세대, 2세대 소매점 점주들은 아직 시야가 좁은 것 같다. 더 많은 장사 방법을 배워 적용해야 할 것 같다.
A 사장: 세일즈맨들하고 형 동생 하면서 지낸다. 만나면 같이 밥 먹고 술 먹고 스트레스를 푼다. 세일즈 하건 소매점을 하건 같은 뷰티 업계니까 통하는 게 많다. 사람을 많이 상대하다 보니 어떤 인간이 양선생인지 어떤 인간이 좋은 인간인지 알 것 같더라.
C 사장: 그래서 나를 멀리하는구나. 하하하

BNB 아이래쉬 시장은 어떤가요?
A 사장: 아이래쉬도 싸움이 붙었다. 기존에 잘 팔던 회사들도 움찔한 것 같다. 신흥업체가 싼 가격에 나오고 그 뒤를 따라 여러 업체가 죽자살자 비슷하게 저렴한 가격에 나오니 나로서는 환영할 일이다. 품질도 괜찮다. 역시 경쟁이 붙어야 뭐든지 좋아진다.
B 사장: 시장이 망가지고 있다. 가격만 싸다고 손님들이 오나? 아니다. 우리네 손님들은 한번 사용하던 물건을 다른 물건으로 바꾸기가 힘들다. 그래서 새 제품이 나오면 그 제품을 소개하고 밀려면 소매점 점주들의 수고가 크다. 브랜드 인지도? 가격? 소매점 점주가 미는 것이 가장 큰 제품이고 잘 팔리는 제품이다.

BNB 브레이드도 궁금하네요.
C 사장: 브레이드는 카네카론이냐 타 원사냐의 싸움이 아니라 가격싸움으로 번졌고 손님들은 자기 손맛에 좋은 제품을 구입한다. 그런데 이 브레이드는 10박스 사야 프리쉬핑이 되니 작은 매장은 구매도 힘들다. 색상별로 다 갖추어 놓고 싶어도 자리가 없고 그래서 요즘은 브레이드 때문에 가능하면 보다 넓은, 만 스퀘어피트 이상의 매장을 하고 싶어 한다.
A 사장: 곰팡이가 안 피네, 냄새가 안 나네, 불에 안 타네. 글쎄 결국 손님들이 사가는 브레이드는 뷰티션들이 사 오라고 하는 것이다. 아무리 브랜드가 좋고 제품이 좋아도 뷰티션들 눈에 안 들면 뜨지 못한다. 만약 도매회사가 이 기사를 보면 참고하는 게 좋다. 뷰티션을 잡지 못하면 브레이드는 정말 팔기 힘들다.

BNB 새로 문 여는 소매점이 많은데 대책이 있는지요?
B 사장: 주변에서 듣는 얘기지만 지역을 옮겨 매장을 새로이 오픈하는 소매점 점주들도 있다고 들었다. 뷰티로 계속 밥은 먹고 살아야겠고 비전은 안보이니 지역을 옮기는 것 아니겠나? 그러나 타지역에 들어갈 때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 주변에 같은 한인들이 오래 자리 잡고 있는데 결국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될 테니 말이다.
A 사장: 이제는 장사 잘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살아남는 것이 목표다. 매장을 크게 만드는 것도 지역을 바꿔 매장을 새로 오픈하는 것도 다살아남기 위해서다. 없는 사람들이 살아남는 방법이 뭘까? 예전처럼 다시 한번 열심히 장사하는 것이다.
B 사장: 참, 손님이 없다고 계산대에 앉아 드라마나 게임, 영화 보지 말고 움직이자. 지저분한 것 있으면 치워 놓고 SNS 계정 만들어 페이스북 마케팅이라도 하자.
C 사장: 맞다.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시대는 갔다. 우리가 움직여 손님을 불러모아야 한다.

BNB 바쁘신 중에도 독자들을 위해 자리를 함께 해주시고 귀한 말씀, 마음속 이야기를 시원하게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무더위를 이겨내고 시원한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옴을 품으며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욱 나은 우리네 비즈니스가 되기를 힘차게 기대합니다.

취중진담 글 Sunny Kim
BNB 매거진 2019 년 8 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