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우려 2023년 소매점 경영, 어떻게 하면 좋을까?

경기 불황 우려 2023년
소매점 경영, 어떻게 하면 좋을까?

By BNB Magazine

©ucf.edu

몇몇 뷰티서플라이에 전화해 “장사 잘 되세요?” 하고 물었다. 이중 대다수는 “힘들다”, “예전 같지 않다”, “많이 slow해졌다”고 답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당시 타업종에 비해 비교적 호황을 누렸던 소매점주들의 장사가 예전 같지 않은 모양이다. 특히 정부 부양이 끝나고 고금리, 고물가 등이 길어지면서 경기 악화가 전망되는 2023년을 앞두고 고민이 많은 듯했다.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실제 경제 전망은 어떨까? 소매점이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

# 전문가들이 내다보는 2023년 미국 경제

 

경제분석국(BEA),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예측 기관들은 높아진 금리와 물가 등의 영향으로 2023년 미국의 성장률이 1%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긴축정책 속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또한 경기 침체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으나 만약 발생하더라도 노동 시장 상황, 민간 부문의 경제 여건 등을 감안할 때 그 양상이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존재하지만 불황을 우려하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에서 지난해 12월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70%가 미국 경제 불황을 전망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이 같은 해 10월경 74명의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서도 63%가 불황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대부분은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잠재적 소비 위축이 불황의 최대 원인으로 지적했으며 고금리, 고물가, 정부 부양책 축소, 수출 부진 등이 기업 고용과 재고 설비 투자 감소를 가져와 악순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노동 시장은 여전히 ‘Tight’

©capestylemag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노동 시장은 여전히 구인 건수가 구직 건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30일경 파월 의장은 2022년 10월 현재 공석인 일자리 수는 가용 노동자 수를 약 400만 명 초과하고 있어 실업자 1명당 공석인 일자리 수가 1.7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자발적 퇴직자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 이유로는 더 높은 급여와 혜택을 제공하는 다른 일자리로 찾아가는 근로자들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노동 시장 과열이 일어날 수 있고 이는 임금 상승으로 이어져 이는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

2020년 2월에는 경제활동 참가율이 63.4%로 집계됐지만 2022년 11월에는 62.1%로 나타나 노동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노동시장 불균형은 빠르게 해소되기는 어렵기 때문에 임금이 올라가면서 서비스 물가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뷰티업계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대대적으로 실업급여를 포함한 각종 정부 부조를 지원하면서 ‘일할 사람 찾기’는 어려워졌다. 소매점 사장님들은 여러 루트를 통해 구인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이 끝나면 다시 일터로 돌아올 거라 예상했던 직원들의 상당수가 떠났다.

팬데믹 기간 직장을 떠나거나 파트타임으로 전환을 요청한 근로자들은 코로나 감염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기존에 받던 급여보다 더 많은 실업급여를 수령하면서 직장에 대한 큰 수요를 느끼지 못했다.

한 뷰티서플라이에서 일했던 직원은 기존 풀타임에서 파트타임으로 전환하면서 업무시간이 줄었다는 사유로 팬데믹 기간 실업급여를 수령했고, 한 주에 연방 지원금 600불에 주정부 지원금 300불까지 더해져 900불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여유로워진 시간과 경제상황을 바탕으로 평소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고 최근 조건이 좀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했다.

# 최저 임금 오름세, 고용주 부담 늘었다

2023년 주별 최저임금 ©Coloradotimesnews

최저임금도 오르는 추세다. 연방 정부는 앞서 2025년까지 점진적으로 임금 수준을 최소 15달러까지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캘리포니아의 최저임금은 2022년 15달러였고 2023년 15.50 달러로 올랐다. 워싱턴 DC는 16.10이며 하반기 한차례 더 상승을 예고했다. 매사추세츠는1월 1일부터 최저 임금을 15불로 인상했고 코네티컷도 6월 1일부터 오른다. 고용주의 부담이 점점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 위축 때문에 손님은 줄고, 노동 시장 과열로 임금 인상이 일어나면서 사업체 운영은 더 어려워졌지만 금리가 높아지면서 여러 가계 부담은 더욱 늘어나는 현재의 상황, 과도한 ‘허리띠 졸라매기’만이 답일까? 경기가 안정화될 때까지 현명하게 불황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경영 컨설팅 회사가 발표한 경영전략 보고서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

매사추세츠 보스턴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경영 컨설팅 회사 Bain & Company는 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1. 영업 효과성 개선

©yahoo.com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 감소와 매출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수익성 제고를 위해 영업 비용을 줄여야 한다. 영업비용이란 회사의 주된 영업 활동으로 인한 모든 지출을 포함하는 것으로 매출 원가, 판매비, 관리비 등이 이에 속한다.

영업 비용은 비즈니스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영업이익을 따질 때 매출 총이익에서 영업 비용을 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히 수익을 높이기 위해 제품 또는 서비스의 판매 가격을 단순 인상할 경우 되려 고객이 줄어들면서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또한 인건비를 과도하게 낮추게 되면 서비스 품질이 떨어져 오히려 비즈니스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POS기, 소매점 내 로봇 도입 등과 같은 디지털 툴을 통해 비용을 낮추고 효과를 높인다거나 자주 가게를 찾아 매상을 올려주는 단골손님들에 대한 고객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일부 소매점에서는 단골손님들에게는 더 많은 비율로 포인트를 쌓게 해주고, 생일이나 기념일에는 특별 할인을 제공하고 있으며 잠재적인 충성 고객 유치를 위해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 가격 전략 최적화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침체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대안은 가격을 올리는 것이다. 수익이 줄어든 소매점 입장에서는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는 항목이지만 요즘 소비자들을 생각하면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하는 문제다.

모로카놀리 샴푸를 구글에서 검색하면 가장 가까운 매장과 저렴한 가격을 순서대로 보여준다.

지난해 BNB매거진에서 소개한 ‘좋은 가게, 나쁜 가게’ 특집 기사에서는 손님들의 구글 리뷰를 통해 소매점의 개선점에 대해 짚어본 바 있다.

한 소매점 리뷰에서 ‘They’re charging 8.99 for 2.99 lashes(이 가게는 2.99불의 속눈썹을 8.99불에 팔고 있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다.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되고 검색 엔진이 더 많은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상품명을 구글에서 찾아보기만 해도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와 연결된다. 차별점을 가진 상품이 아니라면 다른 리테일러와 비교했을 때 높은 가격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또한 손님들에게 같은 물건을 비싼 값에 팔고 있는 매장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

시장에서 지배력을 가지고 가격 결정을 선도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면 경쟁자의 가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대형 리테일의 경우 대규모 세일을 하거나 각종 할인 혜택을 통해 고객들의 마음을 쉽게 사로잡을 수 있으므로 더욱 촉각을 세우고 이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품목별 수익성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도 가격 전략을 세우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헤어, 케미컬, 잡화 등 많은 물품을 취급하고 있는 뷰티서플라이가 이를 항목화하기는 쉽지 않지만 한 번 작업해두면 이후 품목명, 가격 등만 업데이트하면 된다. 통계를 통해 수익성이 낮은 품목을 파악하고 이를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도 좋다.

  1. 구매 및 공급망 운영 고도화

©linnworks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망이 불안정해지면서 물류비용이 급등하고 운송 지연 등이 일어났다. 이런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은 소매점마다 달랐다. 공급망 불안정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해 두거나, 높아진 비용 부담을 덜고자 주문을 미뤄둔 경우다. 이는 현재 가게의 재정 상황이나 관리 능력에 따라 다른 문제이므로 정답이 있진 않지만 경영전략적인 관점에서는 물량을 확보하고 재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1. 비용 구조 전환 및 운영 체질 개선

앞서 언급한 노동시장의 불균형으로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기업 수익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무조건적인 절감을 했을 때에는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종업원의 시간을 고려해 업무 시간을 조율하는 것을 통해 비용 절감을 할 수도 있고 새고 있는 돈이 없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정 시간대에 손님이 많이 몰리거나 방문이 뜸해지는 때가 있다면 과감하게 영업시간을 조정하는 것, 불필요한 서비스나 기기 사용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소매점이 가지고 있는 보유 자산과 매달 지출하는 유틸리티 비용 등을 따져보고 비용 구조를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

# 연방법, 주법, 세금 새 규정 숙지

미국에는 연방법이 존재하지만 만약 주법이 해당 주민들에게 더 많은 권리나 이익을 부여한다면 연방법에 우선할 수 있다. 따라서 주가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 노동법이나 경범죄법 등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만약 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종업원의 권리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거나 차별로 간주되는 발언이나 행동을 했을 경우에는 비즈니스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세금 새 규정도 찾아보는 것이 좋다. 국세청(IRS)은 공지사항을 통해 이를 발표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2023년 세금보고 시즌부터 페이팔, 벤모와 같은 송금 앱을 통해 지불된 총액이 600달러를 넘을 경우 1099-K 양식을 통해 국세청에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이전까지는 200건 이상의 비즈니스 결제를 통해 2만 달러 이상이 오갔을 경우에만 발급했었다. 이런 새 규정을 숙지하지 않았을 경우 벌금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으므로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해 확인하거나 여러 미디어들을 통해 이를 알아 두어야 한다.

# 위기를 전환한 미국 기업 사례

한국에는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그 일을 해결하려고 애쓰다 보면 오히려 좋은 일이 일어나는 상황을 뜻하는 말이다. 중소 사업체 운영자에게 경기 불황 예고는 큰 우려일 수 있지만 되레 그동안의 비즈니스를 돌아보고 다시 사업구조를 재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위기 속에서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이를 극복한 미국 기업들을 소개한다.

  1. 베드 배스 & 비욘드

©nbcnews

베드 배스 & 비욘드는 북미 가정용품 소매 선도 기업으로 시장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업체다. 그러나 2015년부터 급격한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2019년에는 영업이익이 급락하며 우려를 안겨줬다. 그러나 200개 지점을 과감하게 폐쇄하며 물리적인 공간을 축소해 비용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편해 유연성을 확보했다. 판매경로를 멀티채널에서 옴니채널로 전환했다.

  • 멀티채널: 제품 또는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둘 이상의 복수 접점을 통해 고객에게 도달하여 최대한 많은 참여를 유도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 모두를 포함함
  • 옴니채널: 고객을 중심으로 두고 고객의 숨겨진 니즈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함
  1. 판도라

©pandora

액세서리 브랜드 판도라는 2016년 한 해 동안 약 3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지만 2019년부터 매출이 감소하자 경영 혁신에 나섰다. 본사에 디지털 부서를 신설해 온라인상에서 기업의 존재감을 키웠고 전자 상거래를 늘렸다. 원격 쇼핑 도우미, 온라인 구매 후 소매점 수령 혹은 환불 시스템을 제공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미디어 광고를 늘리고 개인 맞춤형 이메일 캠페인을 실시하면서 충성고객들을 늘려 나갔다. 2020년 처음으로 온라인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을 앞질렀고 주가가 2배 이상 상승하는 효과를 낳았다.

  1. 에이비스 렌터카

렌터카 업계에서 허즈에게 밀려 늘 고전하던 에이비스는 이를 역으로 이용해 “우리 카운터 줄은 더 짧다”라는 광고 카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3년간 적자에 시달리던 에이비스 렌터카는 소비자에게 솔직하게 다가간 광고로 매출이 400만 달러가 뛰었다. 고객들에게 에이비스는 “더 빠르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렌터카”라는 인상을 안겨주면서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다.

소개한 경영전략들과 사례는 모든 소매점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찾아올 불경기에 대응하는 전략은 반드시 세워야 한다. 소매점을 경영하는 대부분의 점주들이 경영과 장사를 같이 하는 만큼 시간을 내어 재무구조를 들여다보고 이를 개편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 노력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새해를 맞아 그동안의 경영방식에 문제가 있진 않은지, 좀 더 진취적인 수익구조를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은 있는지 돌아보자.

 

 

COVER STORY BY BNB Magazine
BNB 매거진 2023년 2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