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에 올랐다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아프로 헤어
흑인들의 아프로 헤어 사랑은 시대에 구애받지 않고 유행을 타지 않는 헤어스타일이다. 80년대를 대표하던 펑크스타일부터 90년대의 촘촘한 브레이딩 스타일은 그 시대를 대표하며 이후에도 남녀노소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오고 있다.
루이지애나 출신의 47세 여성 애빈 두가스(Aevin Dugas)는 세상에서 가장 큰 아프로 헤어로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녀의 기록은 높이 25cm, 가로26cm, 총 둘레가 165cm으로 최근 세계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사실 그녀의 아프로 헤어로 달성한 기네스 기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0년에 처음으로 기록 타이틀을 획득했을 때 애빈의 헤어 둘레는 무려 132cm (4ft 4”)에 달했으나 건강하게 관리하며 꾸준히 길러온 노력 덕에 2023년에 새 기록을경신할 수 있었다.
애빈은 24년 동안 헤어를 자르지 않고 길러 왔지만 처음부터 아프로를 기를 생각은 전혀 없었다. 2000년대 초에 유행했던 실키 헤어를 시작으로 헤어를 펴기 위해 독하고 위험한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찰랑한 머리를 만들고 난 후 많은 여성이 암과 관련된 질병을 앓게 되었고 대규모 소송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화학 물질 사용을 아예 하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추럴 헤어를 고집하게 되었다고 한다.
잦은 손질과 스타일링 관리가 이 아프로 헤어를 유지하는 데에 꽤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애빈은 헤어 관리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애빈은 헤어를 건강하게 기르는 게 귀찮았지만 관리하는 습관을 들였다고 한다. 샴푸, 컨디셔닝, 스타일링 전에 직접 만든 버터로 머리에 ‘오일링’을 하거나핫 오일 트리트먼트 적어도 7일에 한 번씩은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머리카락 끝은 가장 섬세하고 오래된 부분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애빈은 다양한 스타일을 즐겨 하지만, 공공장소에서는 최대한 단정히 보이도록 손질한다. 다 풀어헤친 헤어를 하고 다니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그냥 쳐다보는 사람들은 괜찮지만 잡아당기거나 툭툭 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큰 아프로의 장점은 기네스 기록만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큰 아프로 헤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시선이 집중이 되기 때문에 나를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기 좋은도구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루이지애나의 날씨 때문에 헤어를 관리하기가 힘들고 또 시야를 완전히 가리기 때문에 유지하기가 힘들다고 전했다.
애빈은 스스로가 기네스 기록 보유자라는 사실을 굉장히 자랑스러워 한다. 어릴 때 가지고 있었던 Guinness World Record 책에서 보았던 여러 기록 보유자들을 보고 동경해왔기 때문이다. 그 당시엔 기네스북에 ‘가장 긴 머리’를 가진 사람이 이미 등재되어 있어 길고 곧은 머리가 전부라고 생각했었기에, 본인의흑인 특성을 가지고 기록을 보유할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애빈의 자부심은 단순히 기네스 기록뿐만 아니라 아프로 헤어, 텍스처 헤어에 대한 자부심이기도 하다. 내추럴 헤어 운동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잘 알려져 실천하고 있고, 흑인들의 내추럴 헤어 발전에 한 단계 더 기여한 캠페인 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흑인임에 자부심을 갖게 한 계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애빈의 소셜미디어에는 그녀를 옹호하는 사람들, 존중하는 사람들과 칭찬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애빈에게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헤어 관리 팁, 자신감을 갖는 법 등 여러 방면에서 인플루언서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애빈이 내추럴 헤어 커뮤니티에 미친 영향은 컸다. 그녀의 흑인 특성을 이용한 기네스 등재 이야기는 뉴욕타임스, 에센스, CNN을 비롯한 수많은 언론 매체에 소개되었으며, 전 세계 내추럴 헤어 행사 무대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다. 또한 헤어스타일리스트이자 살롱 오너인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다른 사람들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내추럴 헤어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며 돕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은 모든 크기와 형태로 존재하며 흑인의 내추럴 헤어를 받아들이고 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녀의 기록은 단순한 큰 아프로 헤어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텍스처 헤어, 내추럴 헤어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 그리고 자기애를 표현한 그녀의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 모든 흑인들이 그들이 타고난 아름다움을 그 자체로 받아들일 때, 다른 사람들도 편견을 허물고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