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싸움에 새우등 지키는 방법!
대형화, 프랜차이즈화 되어가는 뷰티서플라이에 대응하는 작은 가게 운영 전략
미국에는 8천여 개의 뷰티서플라이가 있는데, 그중에는 수십 개의 가게를 가지고 있는 대형 뷰티서플라이가 많다. 40~50개의 프랜차이즈 가게를 가지고 있는 대형 뷰티서플라이도 있는가 하면, 2개 이상의 가게를 운영하는 가게는 셀 수 없이 많이 있다. 작은 가게에서 더 큰 가게로 규모를 키우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100,000sqft의 가게도 오픈한다고 하니 팬데믹 시대를 지나 고인플레이션 시대, 불경기에 상관없이 뷰티서플라이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텍사스에서 약 5,000sqft 크기의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해온 이 사장은 최근 20,000sqft 사이즈의 뷰티서플라이로 확장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사진 참조). 이사장은 이전 이유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해서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보다 더 큰 가게의 진입을 막는 의도도 있다”고 설명했다.
남부지역의 또 다른 가게 사장도 최근 4,000sqft에서 10,000sqft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건물주가 렌트비를 두 배로 올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근처 가게를 찾다가, 조금 더 큰 가게이지만 현재 가게 렌트비와 큰 차이가 없어서 옮기기로 마음 먹었다고 한다.
위와 같은 경우에서 봤듯이, 자의든 타의든 점점 사이즈가 커지는 추세가 지금 뷰티서플라이 가게들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게 사이즈에 따른 장단점은분명하지만, 전반적으로 인벤토리 적재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큰 가게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든 홀세일 업체는 꾸준하게 신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가게에서는 유행에 뒤지지 않기 위해 신제품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이다. 신제품이 입고된다고 해서 바로바로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는 상황이다 보니 뷰티서플라이 몇 년이면 가게가 물건으로 꽉 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부지역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김 사장은 “세일즈맨들한테서 거의 매일 신제품이 나왔다고 연락이 와요. 그중 괜찮은 것 몇 가지만 오더 해도 금방 가게에 물건이 쌓이다 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도 큰 가게로 이전이나 두 번째 가게를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큰 가게를 운영할 경우 인건비 문제부터 렌트비 상승, 유틸리티 비용 증가 등 추가적인 비용들이 필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큰 가게를 운영하면 일단 다른 가게의 진입을 막을 수 있고, 외적으로도 가게가 눈에 띄기 때문에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대량 오더를 통해 별도의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아무래도 충분한 적재 공간이 확보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동부지역의 한 헤어 업체 영업사원은 “아무래도 사이즈가 큰 가게에는 대량 오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딜이 나오면 먼저 연락하는 경우가 많죠. 특히 여름에는 브레이딩 헤어가 잘 팔리는데, 50박스나 100박스 이상 오더를 하면 파격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때가 많아요. 반면 사이즈가 작은 가게는 오더 수량에 제한적이기 때문에 할인 폭을 상대적으로 적게 줄 수밖에 없고요”라고 말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큰 가게에 비해 작은 가게들이 불리한 점이 많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구경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작은 가게는 작은 가게만의 매력이 있고큰 가게가 갖지 못한 장점을 활용하여 손님을 끌어들일 수 있다. 필라델피아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이 사장님은 “저희는 가게가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대량 오더는 힘들지만, 오히려 신제품을 소량 오더 해서 적극적으로 제품을 순환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어요. 그래서 손님들이 올 때마다 새로운 제품이 많다고 좋아하죠. 게다가 작은 가게 특성상 손님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서 이런저런 스몰 토크도 가능하고,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 번에 오면 환하게인사하며 이름을 불러주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한번 들어온 손님을 놓치지 않게 하는 전략이다. 또한 뉴저지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김 사장님은 “저희는손님이 원하는 물건들을 한눈에 잘 보이게 진열해서 바로바로 찾을 수 있게 해주고, 바쁜 손님들은 빠르게 결제를 할 수 있게 늘 한쪽 캐셔대는 비워두고 있다가 급할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즉 Fast shopping 전략을 통해 작은 가게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소량의 제품을 살 때는 조금 비싸더라도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을 가는 것과 같은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월마트에 가면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지만, 주차하고 쇼핑하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니까 말이다.
일본의 소상공인 컨설턴트 ‘가야노 가쓰미’가 쓴 <작은 가게가 돈 버는 기술-생계형 사장님을 위한 족집게 장사 수업>에 언급한 작은 가게가 살아남는 전략을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책에서 강조한 키 포인트는 세 가지이다.
첫째, 강한 경쟁자와 맞서려면 다른 것에 도전해야 한다. 근처에 큰 가게가 있다면, 우리 가게는 작지만 큰 가게와는 확실히 다른 경쟁상품이나 서비스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발을 구매하면 무료로 트림(Trim)을 해주거나 레이스를 무료로 커트(Cut)해주는 서비스를 예로 들 수 있다. 혹은 비싸지 않은 제품을덤으로 줄 수 있다. 케미컬 샘플이나 1달러짜리 작은 주얼리 같은 것도 선물로 주면 좋을 것이다. 무료 샘플들은 영업사원과 좋은 관계를 맺으면 많이 얻을 수있다는 점도 기억하자.
둘째, 전체가 아닌 어떠한 한 부분에서 1위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큰 가게와 맞붙으면 이겨내기는커녕 살아남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큰 가게를 따라 가격 싸움을 하게 되면 패할 것이 분명하므로, 한 가지 제품만은 큰 가게와 견주어 더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휴먼 번들 헤어는 옆의 큰 가게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좋은 제품과 가격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특정 회사를 지정해서 대량 오더를 통해 싸게 구매해야한다. 상대적으로 큰 헤어 회사와 딜을 하기는 쉽지 않으니 중소 규모의 헤어 회사와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
끝으로, 반드시 소비자를 직접 응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우리 가게에 방문한 손님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단골 고객을 만드는 비법이다. 큰 가게에서는 오너가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많지 않을 것이고 라포(Rapport; 친밀한 관계)도 형성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상황을 역이용하는 것이 작은 가게가 살아남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정리하자면 강한 경쟁자와는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어떠한 한 부분에서 1위를 목표로 하고, 반드시 우리 가게에 들어오는 고객 하나하나를기억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는 자기 가게만의 특색을 살려서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우리 가게에 맞는 전략은 반드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무엇이든 시작해 보자. Just do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