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디토(ditto)’ 감성,
라부부(Labubu)를 움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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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인형이 자꾸 눈에 띈다면, 그 주인공은 아마 ‘라부부’일 것이다. 귀여우면서도 기묘한 이 작은 피규어는, 지금 MZ세대의 감성과 소비 코드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단순한 유행이라고 보기엔 그 열기가 예사롭지 않다. 라부부 열풍은 지금 어떤 세대가 어떤 감성에 반응하며 소비하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다. 유사한 소비 흐름을 반영한 키링, 피규어, 굿즈류는 매장 소품 구성이나 주변 아이템 선택에 있어 참고해볼 만한 지점이다.
라부부의 흥미로운 기록
라부부의 인기는 수치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라부부를 판매하는 중국 완구 기업 팝마트(Pop Mart)의 주가는 2025년 들어 200% 이상 상승했고, 시가총액은 64조 원을 넘어섰다. 장난감 회사로는 매우 이례적인 성과다. JP모건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더 몬스터즈’ 시리즈의 매출은 약 30억 위안(약 5,755억 원)으로 집계되었으며, 2025년에는 140억 위안(약 2조 6,855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가파른 성장세에는 열성적인 팬덤과 한정판 피규어의 리셀 열풍이 자리하고 있다. 일부 오픈런 현장에서는 인파가 몰려 안전 문제로 판매가 중단되는 일도 벌어졌다. 2025년 한 경매에서는 한정판 라부부 피규어 한 점이 약 3억 7천만 원에 낙찰되었으며, 일부 제품은 정가의 수십 배에 거래되며 “금보다 낫다”는 말까지 등장했다. 문화적 존재감도 확실하다. 2024년에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한정판이 출시되고, 예술·패션계에서도 주목받아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가 진행중이다
무엇이 이런 열풍을 만들어낸 걸까?
핵심 키워드는 ‘디토(ditto) 소비’다. 디토는 라틴어로 ‘나도!’라는 뜻으로, “저 사람이 쓰는 걸 나도 갖고 싶다”는 심리를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그 모방이라는 행위에서 한발 더 나아가 동질감을 통해 정체성을 공유하려는 지금 세대의 감정 표현이 특징이다. SNS 속 셀럽이나 인플루언서가 들고 있는 피규어 하나가 곧 나의 취향을 대변하고, 소속감을 증명하는 상징이 되는 것이다. 라부부는 바로 그런 디토 감성을 정확히 짚어냈다. 독특한 비주얼과 한정판 전략, SNS에서의 자연스러운 확산이 결합되었고, 이 흐름은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소비자 심리를 꿰뚫는 강력한 단서라고 보여진다. 라부부처럼 특정 세대의 감정과 취향을 파고드는 캐릭터 상품은 당분간 지속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건 내 매장에 어떤 제품을 어떻게 풀어낼 지를 고민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매장에서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매장 안에 캐릭터 키링이나 미니 거울, 파우치, 선물용 소품류 등 라부부와 비슷한 ‘갖고 싶게 만드는 감성’의 제품을 구비해두는 것이 우선이다. 그 감성을 닮은 상품을 통해 트렌드에 반응하는 매장이라는 인상을 줄 수는 있다. 요즘 소비자는 매장에 들어섰을 때 사진 찍고 싶고, 공유하고 싶고, 기분 좋은 소비를 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1. 감성 굿즈 코너 만들기
라부부처럼 작으면서도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캐릭터 소품류를 별도 섹션에 진열해보자. 이런 상품들은 부담 없는 가격으로 충동구매를 유도하기 좋다.

헬로 키티를 비롯한 다양한 귀여운 캐릭터로 팩, 핸드크림, 물티슈, 손거울 등 다양한 뷰티 제품을 제공하는 The Crème. 문의 전화: 201)313-0700
2. ‘인증샷’을 노려라
SNS에서 한 장의 ‘인증샷’은 곧 강력한 광고가 된다. 매장 안 진열대에 감성 조명을 더하거나, ‘오늘의 베스트 아이템’을 알리는 작은 POP카드, “나도 이거 샀어요!”, “요즘 인스타 감성” 같은 귀여운 문구를 활용해 보자. 사진 찍고 싶은 공간을 연출하면 소비자의 체류 시간이 늘고, 자연스럽게 구매 전환으로 이어진다. 이른바 ‘디토 소비’의 연쇄 반응을 매장 안에서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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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존은 생각보다 큰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실제로 봤을 땐 소박하더라도 사진에 잘 담기는 구성이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연출이 핵심 포인트다.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 소셜 미디어 서비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찍고 게시하기에 적합할 만큼 매력적이거나 흥미롭다 (출처: Dictionary.com)

댈러스의 한 소매점에서는 ‘이달의 가발’이라는 테마 섹션을 따로 꾸며 고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배경 연출 덕분에 SNS감성이 더해지며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
요즘 뜨는 캐릭터 상품 Best 5
라부부 다음은? 눈여겨 보면 기회가 보인다
비슷한 감성, 비슷한 포지션의 캐릭터들이 이미 움직이고 있고, 어떤 건 벌써 국내외에서 조용히 유행 중이다. 다음은 지금 MZ세대가 반응하는 인기 캐릭터들의 ‘느낌’을 참고해서 응용하는 게 중요하다.
Hirono Shelter
Skullpanda
Molly
Smitski
K pop Demon Hun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