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의 신테틱 헤어 시장 진출!

태광산업의 신테틱 헤어 시장 진출!

모다크릴 원사모다본(Modabon)’ 출하

 

1950년 창사 이래 지난 70여 년간 섬유산업 분야에서 탄탄한 기술력과 자본력을 쌓아온 한국의 태광산업이 최근 신테틱 헤어 원사 산업에 뛰어들었다. 태광산업은 2020년 11월 한국 울산에 있는 자사의 대규모 섬유화학 플렌트 단지 안에 헤어 원사 생산 시설을 준공했다. 태광은 인모와 가장 흡사한 성질을 지녔다고 알려진 ‘모다크릴(modacrylic)’ 소재의 원사를 개발해 생산,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태광의 모다크릴 원사의 브랜드명은 ‘모다본(Modabo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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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태광산업을 모태로 탄생한 태광그룹은 섬유, 석유화학, 금융, 미디어, 인프라, 레저, 육영, 문화(art)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1950년 창업하여 종합 섬유 메이커로 성장했다. 아크릴, 스판덱스, 나일론, 방적사, LMF, 아라미드 등 다양한 섬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1990년 이후에는 석유화학 분야에 진출하여 한국 최초로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2021년 현재 모다크릴 원사를 개발해 Modacrylic Fiber + Bon(최고의)이라는 뜻을 가진 ‘Modabon’이라는 브랜드명으로 생산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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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다크릴 원사]
모다크릴 소재는 모 직물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 아크릴 섬유의 일종으로 촉감이 부드럽고, 가볍고, 볼륨감이 뛰어나며, 불에 잘 타지 않는 안전성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고루 지니고 있다. PP, PVC, PET 등 여타 다른 소재와 비교해서, 휴먼 헤어의 비중, 질감과 가장 비슷한 특성을 가진 것으로도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모다크릴 소재의 브레이드 제품은 그동안 브레이더들의 넘버원 초이스로 크게 각광받아 왔다. 헤어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의하면, “모다크릴은 전체 브레이드 원사 시장에서 2021년 현재 약 40~4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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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모다크릴 시장에서 신테틱 원사 산업의 공룡, 일본의 카네카(Kaneka)사가 다른 경쟁자를 일절 배제한 채 생산과 시장을 100% 지배하고 이익을 독차지해왔었다. ‘모다크릴 = 카네칼론’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카네카는 이 헤어 소재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누려온 것이다. 현재 마켓에서 인기가 높은 카네칼론(Kanekalon)의 ‘아프렐(Afelle)’ 과 ‘티아라 II(Tiara II)’ 원사가 바로 모다크릴 소재로 만든 원사다.
하지만 이런 카네칼론의 견고한 아성에 도전할 만만치 않은 실력자, 태광의 모다본(Modabon)이 등장했다. 모다크릴은 제조 공정이 복잡해서 대규모 시설 투자가 요구된다. 그래서 카네칼론 외에 다른 업체가 진입의 엄두를 못내 왔던 분야였다. 하지만, 2021년 태광산업이 진출함으로써 이 분야의 일약 세계 2위 업체가 되었다. 이제 막 첫걸음마를 떼고 있는 태광의 모다본이 앞으로 브레이드 원사 시장의 한 축을 제대로 담당하는 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헤어 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선점된 시장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

출사표를 던진 태광산업의 박재용 대표는 “품질혁신, 가격 적정화, 서비스 향상 등을 위한 업계 내의 경쟁은 여러모로 헤어 시장 전체에 큰 호재가 될 것”이라고 그 의미를 평가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특정 회사가 시장을 독점함으로써 더 나은 고객 서비스, 더 나은 품질을 제공하기 위한 혁신과 노력이 다소 등한시 되어온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태광은 품질 혁신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치열한 노력과 경쟁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굳은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태광은 당분간 선발주자가 이미 선점한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태광 관계자는 “모다크릴 시장은 아직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큰 곳”이라면서, “그 높은 인기를 수요가 미처 따라가지 못해왔다”고 현재의 공급자 위주 시장 상황을 전했다. 그래서 태광은 “그동안 모다크릴을 간절히 원했지만, 공급에서 소외되어 왔던 업체들 위주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헤어 업계도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

한국의 대표적인 섬유화학 기업이 새로운 모다크릴 생산자로 나섰다는 사실만으로도 뷰티 업계 전체에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회사마다 사정과 처지가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 헤어 도매 업계 전반적으로 봤을 때 이 상황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 헤어 회사 R&D 담당 임원은 “자본주의 시장의 발전을 위해 역시 경쟁은 필수적”이라고 하면서 “헤어 업계 전체를 위해서도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또 한 헤어 도매업체 사장은 “그동안 카네칼론의 독점적 지위는 가격 결정력 남용의 폐단을 낳았다”고 조금 격하게 지적하며, “새로 나온 모다본의 품질과 가격 수준이 결국 시장에서 성공과 실패를 가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현재 카네칼론사에서 원사를 공급받고 있다는 한 헤어 업체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헤어 시장 전체를 위해서 경쟁은 나쁘지 않다”면서, “우리는 비즈니스를 할 때 기본적으로 오픈 마인드를 갖고 있고, 만약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적절하면 어떤 제품이든 마다할 이유는 없다”라며 조심스럽게 원론적인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러한 헤어 업계 전반의 반응처럼, 앞으로 두 회사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기술 혁신과 서비스 향상에 매진하며 치열하게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경쟁에 대한 최종 심판은 결국 소비자가 내린다. 소비자는 과연 카네카와 태광 중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뷰티 업계 전체는 두 경쟁자가 품질과 서비스를 가지고 멋진 한판 승부를 펼쳐 주길 기대 어린 시선으로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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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용 태광산업 대표]
67년 생, 부산 출생, 서울대 섬유공학과 학,석사 졸업, ㈜효성에서 폴리에스터 영업이사, 나일론 사업부 대표, GST(Global Safety Textile, ㈜효성의 자회사) 대표이사를 거쳐 2020년 6월 태광산업 섬유사업본부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GTS사의 미국 공장에서 2년 동안 근무할 때 “직원의 90%가 흑인이었던 관계로, 흑인 뷰티의 특성을 나름대로 파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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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박재용 대표이사 일문일답>

태광이 생소한 헤어 원사 사업에 뛰어든 배경은?
무엇보다 합성 헤어 원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최근 브레이드가 점점 더 인기를 끌고 또 고급화되어가는 추세다. 이런 성장 잠재력은 미국도 그렇지만 특히 아프리카 시장에서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모다크릴 원사는 카네카사가 독점해왔고 어느정도 잘해왔다고 생각하지만, 경쟁자가 없어서 최근에 혁신의 동력이 많이 떨어져 보인다. 양강구도로 경쟁을 함으로써 각자가 품질 개량을 하고 제품을 다양화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또 저희가 진출함으로써 그동안 모다크릴 제품의 공급망에서 소외된 일부 헤어 업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도 생각된다.

생산 규모는?
한국 울산의 태광의 섬유화학 플랜트 내에 연간 12,000톤 규모의 생산 시설을 갖추었다. 기존 플렌트 단지와 파이프로 연결해 원료를 공급받게 된다. 그곳에 부지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시설을 더 크게 확장할 준비가 되어있다.

 

모다본의 품질 수준은 어디까지 와있나?
지난 5년 동안 헤어 유통업체,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많은 실험과 검증 단계를 거쳐서 여기까지 왔다. 여러번 반복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도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 받았다. 따라서 현재 모다본의 품질 수준에 충분한 자신이 있다. 제품 개발의 최종 검증을 거쳐 지난 11월 공장을 완공하고 현재는 아프리카에 납품을 시작했다. 다만 컬러의 다양화는 아직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가장 기본적인 10여개 색상을 생산하고 있는데, 더 많은 색상을 신속하게 추가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현재 생산하는 제품을 소개한다면?
현재 태광이 보유하고 있는 모다크릴은 가 타입(Ga Type)과 나 타입(Na Type) 두가지다.
‘가 타입’은 원사 단면이 H 모양이며, 텍스처가 부드럽고 우수한 경량성을 자랑한다. 이것은 탱글이 적어 비정 브레이드(pre-stretched braids)는 물론 긴 기장의 브레이드에 적합하다.
‘나 타입’은 원사 단면이 Y 모양이며, 특유의 거친 터치감으로 볼륨감이 뛰어난 비정 브레이드은 물론 점보 브레이드(jumbo braid)에 적합하다. 타 원사와 혼용성이 좋아 헤어 피스(hair pieces)를 만들기에도 좋다.
이 외에도 앞으로 더 다양한 품종을 개발할 예정이다.

 

태광의 경쟁력 무엇인가?
태광산업은 종합 섬유 메이커로 오랜 기간 아크릴 섬유를 생산해왔고, 주 원료인 AN(아크릴로나이트릴: acrylonitrile)에 대한 축적된 섬유 기술력으로 이미 모다크릴을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모다크릴은 섬유업력 60여년 노하우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앞으로 모다크릴 가발사에 있어서 후발주자가 아닌 모다크릴 원사 시장을 리드하는 업체로 나아갈 원동력을 충분히 가졌다고 생각한다.
태광의 또 하나의 장점은 다양한 섬유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모다크릴, 아크릴, 폴리에스터, 나일론, LMF, 아라미드 등 다양한 섬유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하는 섬유제품의 다양성으로 보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따라서 지금은 모다크릴로 시작했지만 원사 소재를 점차 다양화할 계획이다. 헤어 원사 산업에서는 PVC, 난연성 폴리에스터, 나일론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되고 있는 점에서 태광이 이 분야와 핏(fit)이 잘맞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계획 및 비전은?
태광산업의 진출로 모다크릴이 필요하나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여러 사장님들이 원활하게 태광의 원사인 Modabon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사업에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 현재 태광이 생산하고 있는 원사 생산 기술을 활용하여 나일론, PET 등 기존 소재의 고도화는 물론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차별화된 신소재 개발을 통해 패션 브랜드를 선도하는 헤어 원사 전문 메이커로 도약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첫째, 앞으로 소재의 다변화를 추구할 것이다. 비즈니스를 최대한 빨리 안정시킨 후, 다양한 질감과 컬러의 제품으로 외연을 확장할 것이다. 또 다양한 소재 간 융복합 원사도 개발할 것이다. 개발 아이디어를 시장과 교감하면서 실현시켜 나가겠다.
둘째, 헤어 업계와 파트너쉽 즉 협업관계를 잘 만들 계획이다. 여러 회사에서 이미 모다본 사용의사를 밝혀 왔다. 그 분들과 긴밀한 협업을 통해야만 사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회사 정책이다.

인더스트리 뉴스 BY Samuel Beom
BNB 매거진 2021년 6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