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발이야, 첨단기기야? 놀라운 가발의 과학
가발은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에서는 매일 접하는 익숙한 아이템이지만, 미용 목적 외에도 의료 현장, 영화.공연 산업, 그리고 일상 속 신체적 결손을 보완하는 장비로 그 쓰임새가 광범위하다. 이처럼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가발 산업은 섬유 공학, 의학 기술은 물론 최근에는 인공지능(AI)까지 적극적으로 흡수하며 기술의 외연을 넓이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우리가 매일 보는 아름다움을 위한 가발의 틀에서 잠시 벗어나 새로운 가발 기술 변화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가능성과 역할을 예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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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쓰고만 있어도 두피 보호”: 마이크로 캡슐 레이스?
‘마이크로 캡슐화(Micro-encapsulation)’ 는 스포츠웨어 등 고기능성 의류에 적용되는 기술로, 섬유 가닥에 비타민 E, 알로에 베라, 아르간 오일이 담긴 초미세 캡슐을 코팅하는 방식이다. 원단 착용자가 활동하며 발생하는 체온과 미세한 마찰에 의해 캡슐이 터지면서 담겨 있던 성분이 방출되어 섬유와 직접 닿아 자극받는 피부가 실시간으로 진정된다.
- Sportswear incorporating cosmetotextiles soothes skin in direct contact with the fabric.
- ©ResearchGate, How cosmetotextiles work.
현재 헤어 시장에는 원사에 알로에 베라 등의 성분을 주입하는 제품까지는 등장해 있다. 나아가 피부에 직접 닿는 ‘레이스’에 유효 성분을 담는 기술이 개발에 접목되는 중이다.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미래에는 자극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레이스가 장착된 가발 제품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2. 박테리아와 땀을 잡는 ‘숨 쉬는 가발 캡‘
여름철 가발 내부 온도는 104°F에 육박하며, 이는 땀과 박테리아 번식의 온상이 되어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신 기술은 가발 캡 자체를 공학적으로 설계하고 특수 소재를 적용하는 통합형 방식으로 진화 중이다.
구조적으로는 가발 스킨이나 캡 부위에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수천 개의 미세 구멍을 뚫어 열기를 즉각 배출하는 ‘레이저 컷 벤틸레이션(Laser-cut Ventilation)’ 기술이나, 고탄성 파워 메쉬(Power Mesh) 소재를 사용하여 망사 구멍은 키우되, 머리 끼임은 덜한 방식이 실용 단계에서 연구 중이다.
동시에 소재 공학 측면에서는 항균력이 뛰어난 은나노나 구리 이온을 원사에 직접 결합해 미생물 증식을 막고, 우주복에 쓰이는 상변화 물질(PCM-주변 온도에 따라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한다)을 적용해 가발 캡 내부를 쾌적하게 조절하는 기술이 시도되고 있다.
- PCM fibers maintain comfort by absorbing or releasing heat depending on conditions.
3. 가발업계의 테슬라, AI와 3D 스캐닝 ‘Parfait’
미국 스타트업 ‘Parfait(파르페)’는 가발 시장에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맞춤 가발 서비스를 제공하여 업계의 ‘테슬라’로 불리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얼굴과 두상을 촬영하면 AI가 데이터 포인트를 분석하여 착용자의 두상 사이즈를 계산한다.

©Parfait, 두상 사이즈 분석을 위해 구매자의 얼굴 사진 캡쳐를 통해 데이터 포인트를 분석한다.
이는 “가발이 너무 조여서 아프다”는 고질적인 불만을 과학적인 접근으로 해결한 사례다. 다양한 투자자들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한 이 기술은, 가발이 특정 부위만 압박하지 않도록 압력을 골고루 분산시켜 혈액 순환을 돕고 과한 조임을 방지하여 견인성 탈모를 방지한다. 미래에는 가발도 안경처럼 ‘내 몸에 맞춘 제품’으로 구매하게 될 지도 모른다.
4. 머리숱은 풍성하게, 무게는 가볍게: 더욱 섬세해지는 매듭법
일본의 가발 명가 아데랑스(Aderans) 사는 최근 새로운 매듭 기술인 ‘Nemo-Fuwa Knots(일본 특허 제7422908호)’를 선보였다. 이 기술은 가발의 모발을 뿌리부터 세워주어 통기성을 확보와 풍성한 느낌을 동시에 주는 방법이다.

©Aderans, Nemo-Fuwa Knots 기법과 이를 적용한 제품의 형태.
기존 가발의 빽빽한 매듭법과 달리, 적은 양의 모발로도 훨씬 풍성한 볼륨감을 구현하는 덕분에 가발 전체의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가르마나 정수리 부위에 자연스러운 입체감을 준다. 특히 무게에 민감하고 자연스러운 볼륨을 원하는 중장년층 고객들에게 최고의 만족을 선사할 수 있는 기술이다.
5. 남성·의료용 가발의 진화: 인공 피부를 넘어 바이오 스킨으로
가발 시장에서 가장 섬세한 기준을 요구하는 소비자층은 탈모를 겪는 남성들뿐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모발을 잃은 환자들이다. 현재 두피에 직접 닿는 하이엔드 가발의 표준은 ‘씬 스킨(Thin Skin)’이라 불리는 초박형 폴리우레탄(PU) 베이스로, 두께가 0.03mm~0.08mm에 불과한 매우 얇고 투명한PU 막이 사람의 두피 톤과 질감을 완벽하게 모방한다. 접착제를 사용하면 경계면이 거의 보이지 않아 ‘제2의 피부’처럼 자연스럽지만, 땀 배출이나 통기성 면에서 불편함이 언급된다.
- ©HollywoodSkin, A custom toupee order with an ultra-thin 0.01mm skin base is available.
- ©Bono, A wig and its thin skin interior.
이러한 씬 스킨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차세대 바이오 코팅 기술이 연구 중이다. 하이드로겔은 물을 다량 함유할 수 있는 고분자 네트워크 구조를 갖춰, 이 소재를 PU 베이스 안쪽에 아주 얇게 코팅하면, 장시간 착용 시 발생하는 열과 땀을 흡수하여 두피 온도를 낮춰주는 ‘쿨링 효과’를 줄 수 있다. 바이오 펩타이드는 상처 치유 및 피부 재생에 효과가 있어, 가발을 쓰고 벗을 때 발생하는 미세한 마찰 상처나 두피 트러블을 완화해주어, 민감한 환자나 가발을 장시간 착용해야 하는 탈모 사용자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