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마음을 열게 하는 다섯 가지 방법

매장 운영에서 가장 까다로운 과제 중 하나는 바로 문화적 거리이다. 친절한데 뭔가 어색하다는 손님들의 반응,  인사는 잘했는데 매장을 금방 나가거나, 리뷰는 나쁘지 않은데 재방문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이 간극은 대부분 의도치 않게 생긴다. 언어가 통한다고 해서 마음까지 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깝고도 먼’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작은 차이를 먼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적 디테일을 조금만 조율해도 같은 상품이 훨씬 설득력 있게 보이고, 같은 공간이 더 따뜻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 이번 기사에서는 이러한 균형감 있는 이해에 도움이 될 만한 실질적인 포인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랜 운영 끝에 쌓인 경험 위에 약간의 시선 전환이 더해진다면, 매장 운영은 지금보다 훨씬 유연하고 친근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1. 말

고객의 언어로 말 걸기, 제품명도 신뢰의 시작이다

매장에서 손님과 주고받는 짧은 한마디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특히 헤어·뷰티 제품은 종류가 많고 생소한 이름도 많아, 어떤 용어를 쓰느냐에 따라 고객의 반응이 달라지기도 한다. 손님이 평소에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설명이 한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에지 컨트롤 찾으세요? 약한 번들거림/강한 홀드 두 가지 라인이 있어요”처럼 구체적인 사용감을 설명하면, 제품을 잘 아는 사람처럼 보이고 고객 입장에서도 믿음이 간다. 또 “이 글루는 스웨트 프루프라서 여름에도 오래 가요. 리무버는 같은 브랜드로 쓰시는 게 효과적이에요.”처럼 실제 사용 상황을 함께 알려주는 방식은, 단순한 진열 안내보다 훨씬 실용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표현들은 특별히 어려운 기술이라기보다는, 현장에서 자주 쓰이는 용어를 조금씩 익혀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두 개씩 바꿔 말하다 보면 어느 순간 손님 반응도 달라지는 걸 체감할 수 있다.

 

그들은 내 질문에 모두 대답해줬어요…”, “제가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제품을 정확히 고를 수 있도록 정말 친절하게 도와줬어요이 매장을 100% 추천합니다!” 제품을  설명해주고, 소비자가 필요한 아이템을 정확히 고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원이 있을 때 손님들은 큰 만족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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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장에서 자주 오가는 제품명과 기능 설명을 중심으로, 30개 정도의 단어 목록을 만들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손님이 많이 쓰는 말을 중심으로 정리해두면, 직원 간 교육이나 신입 응대 연습에도 유용하다.
헤어 관련 Edge Control 베이비헤어를 눌러주는 젤
Lace Glue 레이스 가발 고정에 쓰는 접착제
Crochet Needle 크로셰 브레이드를 연결할 때 쓰는 바늘
가발 및 헤어 스타일 Glueless Wig 접착제 없이 쓰는 가발
Pre-Plucked 앞머리 라인을 이미 뽑아둔 가발
HD Lace 피부에 더 잘 어우러지는 얇은 레이스
뷰티/화장품 관련 Concealer 잡티 가릴 때 쓰는 화장품
Setting Powder 화장 마무리 시에 유분을 잡아주는 가루
Strip Lashes 붙이는 타입의 인조 속눈썹
네일/기타 Press-on Nails 붙이는 인조 손톱
Cuticle Oil 큐티클 주변을 보습하는 오일
Bonnet 머리 보호용으로 밤에 착용하는 수면 모자
  • 상품 진열대 옆에 짧은 설명 문구를 붙여두는 것만으로도, 제품 이해도가 올라간다는 이야기도 있다. 예를 들어 “피부에 자극 적은 저자극 리무버 – 레이스 위그 수명 연장에 효과적” 같은 문장이 구매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카운터에서 자주 오가는 상황(예: 세트 제안, 사용법 설명, 교환 문의 등)을 중심으로3가지 정도 스크립트를 준비해 두는 것도 실전에서 응대를 편하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다.
사용법 설명 요청 시 상황 초보 고객이 제품 사용 방법을 물어볼 때
스크립트 예시 “이 제품은 드라이 상태에서 쓰는 게 좋아요.

소량만 손에 덜어서바르고, 엣지 브러쉬로 라인 정리해 주시면 돼요.
너무 많이 바르면 하얗게 될 수 있으니까 조금씩 써보세요.”

컬러 찾기를 도울 때 상황 고객이 파운데이션, 브로우 펜슬, 레이스 색상 등 컬러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때
스크립트 예시 “고객님 피부톤이면 이쪽 컬러가 자연스러울 것 같아요.

직접 손등이나 턱 쪽에 테스트해보셔도 괜찮아요.

자연광 쪽 거울에서 보시면 더 정확하게 확인하실 수 있어요.”

가발 착용법 안내 상황 초보 고객이 처음 가발을 착용해보는 상황
스크립트 예시 “가발 처음이시면 글루리스 스타일로 추천드릴게요.

캡 안에 빗이 있어서 고정은 잘 되고, 글루 없이 바로 쓰실 수 있어요.

안에 가발망 쓰시고 조임끈 조절하시면 더 편하게 착용돼요.”

2. 리액션

‘이모, 언니, 삼촌’ 같은 존재가 되어보는 것, 단골은 친근한 리액션에서 시작된다

흑인 커뮤니티 특유의 소통 방식 중 하나는 이른바 “Call and Response” 스타일이다. 누군가가 말을 꺼내면, 상대가 적극적으로 반응을 주는 것이 일종의‘매너’처럼 자리 잡고 있다. 단순한 공감 이상의 역할을 하는 이 리액션은, 관계 형성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손님이 “구경하는 거에요”이라고 말했을 때, “네, 필요한 것 있으시면 알려주세요.”이라고 답하는 것은 틀린 응대는 아니지만, 대화를 이어갈 여지가 별로 없다. 대신 “네,  뒤쪽에 엣지 컨트롤 새로 들어왔는데, 혹시 슬릭룩 좋아하세요?”처럼 가볍게 관심을 유도하는 응대는 손님 입장에서도 ‘이 가게는 나를 환영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부담 없이 이어지는 한 마디가 매장 분위기를 다르게 만든다. 또 아이를 데리고 온 손님에게 말을 건네고, 작은 핀이나 간식을 주는  가벼운 표현이 마음을 풀어주고 신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 브레이딩 제품을 고르는 보호자와 어린 손님에게 “오늘 공주님을 위한 특별한 스타일을 계획하고 있나요?” 정도의 말 한 마디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그날 매장에서의 경험이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다.

 

작년 BNB매거진 5월호에서 소개된 사우스캐롤라이나  Top Beauty 의 한오동 대표. 가게를 연 첫 몇 년간, 그는 비 오는 날이면 우산을 들고 가게 앞에 서 있었다. 흑인 손님들은 대부분 가발이나 브레이드 스타일이라 비를 맞으면 곤란할 거라는 생각에  차에서 내릴 때 직접 우산을 씌워줬다. 지금도 그는 매장에 들어서는 손님들에게 허그로 인사하고개인적인 안부를 물으며 따뜻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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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교회 행사나 공휴일(마틴 루터 킹 데이, 블랙 히스토리 먼스 등)을 가볍게라도 인지하고 있으면 대화 소재가 훨씬 풍부해진다. 예: “요즘 교회 리트릿 시즌이죠? 여름 헤어 많이들 바꾸시더라고요.”
  • 지역 뉴스나 커뮤니티 소식, 예를 들어 “XX 고등학교 이번에 파티 있다고 들었어요” 같은 이야기도 손님에게 ‘이 가게는 우리 동네 사람 같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 손님이 자주 쓰는 표현을 유심히 들어보고, 그 어휘나 톤을 적절히 반영하는 것도 대화를 더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특히 관계성 있는 호칭은 자연스럽게 스며들면 유쾌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3. 음악

체류 시간을 늘리는 BGM 전략-음악은 공기처럼, 분위기를 바꾼다 

음악은 공기처럼 매장 전체에 감정을 입힌다. 같은 제품, 같은 진열도 어떤 음악이 흐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음악은 그 판단을 도와주는 배경이자 메시지가 된다. 때로는 “이 매장 멋지다”는 감정이 제품보다 고객을 먼저 사로잡는다. 매장의 하루는 조용히 시작해 바쁘게 달리고, 다시 천천히 마무리된다. 이 흐름에 따라 음악의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변화시켜주는 것이 좋다. 음악을 시간대에 맞춰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고객의 체류 시간과 몰입도가 달라질 수 있다.

시간대별 추천 장르 예시
  • 오전(오픈~정오): 클래식 R&B, 잔잔한 힙합 믹스 등 부드럽고 따뜻한 사운드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직원도 손님도 편안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 점심~오후: 매장에 활기가 도는 시간대에는지역 특성에 맞는 트렌드 장르를 활용해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남부 지역은 Trap이나 Southern Hip-Hop, 서부 지역은 G-Funk나 laid-back 스타일이 효과적이다.

 

  • 피크타임(금토 오후): 쇼핑이 집중되는 시간에는하이 템포 힙합과 팝이 리듬감을 만들어준다. 제품을 더 적극적으로 살펴보게 하는 자연스러운 에너지가 형성된다.

  • 마감 전: 속도감을 낮추고 조용히 정리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템포를 살짝 낮춘다. 필요하다면 “오늘도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은정리 멘트를 간간이 삽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조사에 따르면, 매장 음악은 고객의 기분과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운영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활용하는 매장은 많지 않다. 단골을 만드는 매장의 공통점은 제품이 아니라 분위기에서 차이가 시작된다. 그 분위기를 가장 손쉽게 바꿔줄 수 있는 것이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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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사에 욕설이나 부적절한 표현이 있는 곡은 가능하면 Clean 버전으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이를 동반한 손님도 많고, 예상치 못한 불편함을 주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볼륨은 계산대 직원과 손님의 대화가 묻히지 않을 정도로 조절한다.
  • 직원이나 손님이 “이 노래 좋다”고 반응한 적이 있다면, 그 곡은 재생목록에 저장해두자.
  • 요즘 손님들은TikTok, Instagram Reels 등 숏폼 플랫폼에서 들은 익숙한 음악을 매장에서 다시 듣는 경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4. 향

은은한 향, 손님 마음을 붙잡는 무기. 익숙함과 거부감 사이의 센스를 찾아낸다 

흑인 커뮤니티는 향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편이다. 향수, 바디버터, 헤어오일 등 향기 나는 제품을 일상적인 자기 표현 수단으로 즐겨 쓰기 때문에, 공간에서 느껴지는 향에도 자연스럽게 반응한다. 좋은 향이 나면 “어디서 나는 거예요?”라고 먼저 묻기도 하고, 거슬리는 향이 나면 눈에 띄지 않게 발걸음을 짧게 마무리할 수도 있다. 향에 대한 선호는 뚜렷한 경향이 있다.

(○) 선호하는 향

스윗 머스크, 코코넛, 바닐라, 파우더리 플로럴 계열은 따뜻하고 익숙하게 느껴지는 향으로, 대부분의 고객층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 특히 바디버터나 에지컨트롤 제품에서 흔히 나는 향과 비슷해서, ‘내가 아는 냄새’라는 심리적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 주의가 필요한 향

반면 레몬, 유칼립투스, 라벤더처럼 상쾌한 클린 계열 향은 일부 고객에게 ‘병원 같다’, ‘청소용품 냄새 같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물론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향이 불필요한 거리감을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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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발, 엣지컨트롤, 바디케어 진열 코너 근처에 은은한 디퓨저를 비치해보자. 향이 어울리는 제품군 근처에 향기를 더하면 시너지가 크다. 단, 지나치게 강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 고객이 실제로 많이 사용하는 제품(예: 바디버터, 에지컨트롤, 오일 등)의 향조를 참고해서 디퓨저를 고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실제 사용 제품과 비슷한 향이 흐르면, 고객은 자연스럽게 익숙함과 안정감을 느낀다.
    • 문을 열고 들어온 뒤 3초 안에 은은한 ‘좋은 향’이 느껴지는 정도면 충분하다. 강한 향은 되려 거부감을 줄 수 있으므로, 직원들도 향 강도를 직접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

    만약 특정 향이 지나치게 튄다는 피드백이 있었다면, 방향을 바꾸기보다 향의 양을 줄이거나, 바람이 흐르는 방향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인상을 바꿀 수 있다.

5. 조명

제품도, 얼굴도 다르게 보이게 하는 조명은 ‘손님 피부톤’에 맞춰야 한다 

조명은 제품의 색을 어떻게 보이게 할지, 그리고 고객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느끼게 만들지 결정짓는 요소이기 때문에 고객의 구매 경험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 보다 크다. 특히 흑인 고객층은 미디엄부터 딥까지 피부톤이 폭넓고, 조명에 따라 얼굴빛이 탁해 보이거나 제품 색상이 전혀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같은 립글로스나 파운데이션이라도, 어떤 조명 아래에서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고, 어떤 조명 아래에서는 ‘바로 이거다’ 싶게 보일 수 있다.

©YouTube @SamanthaEvira “HOW MAKEUP LOOKS IN DIFFERENT LIGHTING”, 같은 메이크업이라도 실내 조명인지 혹은 자연광 아래인지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이 때문에 조명의 색온도와 밝기를 조금만 조정해도, 매장의 신뢰도와 전문성이 훨씬 높아진다. 지나치게 차가운 쿨 화이트 조명은 얼굴에 푸른빛을 더해 피부를 칙칙하게 보이게 하고, 립 컬러나 하이라이터 색감도 왜곡될 수 있다. 반대로 웜 화이트 조명(약 3000~3500K) 은 피부를 자연스럽고 따뜻하게 보이게 해주며, 컬러 제품의 실제 발색도 더 정확하게 전달된다.

©Page Hardware & Applience Co, 조명 색 온도 쉽게 이해하기. 웜 화이트일수록 노란 기운이, 쿨 화이트일수록 푸른 기운이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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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스트 존이나 메이크업 코너, 셀카 거울 앞 공간 등핵심 존에만 웜톤 조명을 적용해보는 것도 좋은 시작이다.
  • 네일 존, 메이크업 존처럼 컬러 정확도가 중요한 공간은색감 보정 기능이 있는 조명(예: CRI 90 이상 LED 조명) 을 활용하면, 손님이 실제 피부와 제품의 조화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www.reddit.com
CRI 90 이상은 색을 되살아나게 해서, 어두운 피부의 경우 디테일과 입체감을 더 잘 전달받을 수 있다.

  • 셀카 스팟을 조명 조정의 기준으로 삼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셀카가 잘 나오는 구역은 조명이 좋다는 뜻이고, 사진 속 본인 모습에 만족하는 손님은 제품에 대한 확신도 더 쉽게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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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B 매거진 2025년 9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