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 평방 피트의 뷰티서플라이에서 13개 매장의 기업형 뷰티서플라이가 되기까지

Beauty 4 U 석균욱 대표

메릴랜드 주  템플힐에 소재한  Beauty 4 U 본점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와 주변에 위치한 메릴랜드, 버지니아주는 서로 붙어있어 ‘DMV’ 지역이라 불린다. 이 지역에만 11개, 캘리포니아 두개의 매장을 더 해 총 13개의 기업형 뷰티 체인인 Beauty 4 U는  평균 24,000 평방 피트, 4만 개 이상의 제품을 취급하며, 160명의 직원을 두어 조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 설립자인 석균욱 대표는 헤어 업계 경력만 30년 이상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역사를 걸어온 산 증인이다. 미국에서 한인 비즈니스의 꽃인 뷰티서플라이에 대한 애정과 지식은 가히 누구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에게 뷰티서플라이의 과거와 현재 또 미래를 들어보고, 총괄 운영을 담당하는 에릭 홍 실장의 안내로 Beauty 4 U의 본점을 담아보았다.

 

800 평방 피트 매장, 렌트비 고작 230불, 한 달 매상은 무려 28,000불

석 대표가 뷰티서플라이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일까? 사실 이 사업에 발을 들이기 전에 석균욱 대표는 CPA(회계사)였다. CPA는 기업의 재정을 관리하다 보니 고객의 기밀까지 알게 되는 터라 한번 회계사를 정하면 잘 옮기려고 하지 않아서 고객을 얻는 일에 꽤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일이 잘 풀리지않자  형이 작게 운영하는 뷰티서플라이에도 살짝 발만 걸쳐놓고 도와주는 식으로 시작했지만, 여전히 사무실에서 회계사 일을 이어나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던 그였다. 하지만 그렇게 발만 걸쳐 놓았던 뷰티서플라이가 그의 생각보다 잘 되었다. “80년 후반부터 90년 초 시카고에서 800 평방 피트 사이즈의 가게 렌트비가 230불 정도였던 시절 한 달에 28,000불을 벌었습니다, 그 당시 최저임금은 4불 정도였고요. 그러다 보니 사장은 빠지고 세 명만 고용해도 가게가 운영되었고, ‘아! 이거 되는 사업이구나’라고 직감하고 본격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Beauty 4 U 설립자 석균욱 대표와 총괄 실장 에릭 홍씨

 

사업에 성공했지만, 집 마련은 50세가 돼서야 가능했던 이유

800 평방피트로 작게 시작한 비즈니스가 어떻게 13 개로 키울 수 있었을까? 그 당시 대부분의 뷰티서플라이는 부부가 운영하는(mom-and-pop) 소형 비지니스다 보니 이전엔 뷰티서플라이를 하나 차리면  두 부부가 충분히 먹고살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많은 소매점 점주들이 돈을 벌면 움켜쥐었고, 큰 집을 사거나 차를 사고 여행을 다니는 데 쓰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저는 돈 쓰는 데 취미도 없고 명품 같은 것도 관심이 없었죠. 가게를 성공적으로 운영했지만, 돈은 버는 족족 재투자에 썼기 때문에 정작 내 집 마련은 제 나이 50이 돼서야 가능했죠.”라며 자신의 취미가 비즈니스라는 말도 덧붙인다. 샹들리에와 피아노가 있는 뷰티서플라이가 가능했던 비결은 바로 끊임없는 재투자라고 강조한다.

Beauty 4 U 매장 전경

13개 매장의 첫째, 서러웠던 Beauty 4 U의 첫 오픈 당시

2000년대에 들어와서 6,000평방 피트 사이즈의 Beauty 4 U첫 매장을 오픈했을 때 대부분이 안 될 거라는 주변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 당시 미련한 선택이라는 기사까지 났으니 말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몇몇 헤어 회사에서는 물건을 안 주기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회사들이 가게가 망할 거라고 생각해서 안 줬더라”라며 웃으면서 당시를 돌아보는 그였지만, 그 당시에는 몇개 회사만의 제품으로 유지해야만 했다. 특히 가게가 넓다 보니 세일즈맨들이 방문하는 아침 시간대에는 가게가 많이 비어 보였다. 작은 가게는 대여섯 명의 손님만 있어도 꽉 차 보이지만 비교적 큰 매장은 손님이 많아도 티가 잘 안 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쾌적한 가게 분위기로 꼭 필요한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라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쇼핑이 가능하게 되면서 고객들의 평균 거래금액이 이전에 운영하던 가게보다 높아 졌다. “운영 초반에 보여지는 부분은 망한 가게 같았지만, 우리 가게와 계약을 한 회사들은 우리의 계속되는 주문과 철저한 대금 지급을 통해 장사가 잘 되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라고 석 대표는 당시를 회상했다.

매장 내부의 케미컬 섹션

 

온.오프라인의 지속적인 투자  

이쯤 되면 석 대표가 현재 집중해서 투자하는 분야는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현재 Beauty 4 U는 계속해서 매장 인테리어와 시스템에는 재투자하고 있다. 모두가 그랬듯이 코로나로 두 달 정도 문을 닫게 되었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커브 사이드 픽업을 진행하면서 모든 가게를 재정비했다. “가게를 오픈한 상태로 바닥 리모델링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에, DMV 지역 11개 매장 중 6개 매장의 바닥을 리모델링했죠. 또한, 가게의 POS는 뷰티서플라이에 맞게 자체 개발한 시스템을 이용하며 매출, 재고, 트렌드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현재 떠오르는 온라인 비즈니스에 대한 시도는 이전에도 몇 번 있었으나 충분한 인력에 대한 사전 준비 없이 만들기만 해놨기 때문에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게 되었다.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으로 전문 온라인 운영팀을 꾸려 올해 8월에 재 오픈했고 팬데믹 영향을 받아 하루 방문자 트래픽도 기대 이상으로 좋은 반응을 보인다”라고 인터뷰에 함께한 에릭 실장은 전했다. 석 대표는 온라인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그가 잘 모르는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있다. 온라인 운영팀은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도 함께 운영하며 적극적으로 고객들과 소통한다.

또한, 현재 뷰티서플라이는 흑인 손님들에게 집중하고 있지만, 차차 히스패닉 고객부터 백인 고객들까지 유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전했다.

Beauty 4 U 온라인 스토어  www.beauty4u.com

 

13개의 매장 운영의 비결

석 대표는 13개 매장의 원활한 운영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두가지 운영방식을 답했다.

첫째로 완벽한 매니저 운영체제와 조직적인 분석
“현재Beauty 4 U에 근무하는 직원만 160명 이상입니다.이렇게 조직이 커지면 사장이 모든 것에 관여할 수 없게 되는 건 당연한 이치죠. 본부 데이터 팀에서는 트렌드나 변동사항에 관하여 분석하고, 각 매장의 헤어 매니저, 위그 매니저, 스토어 매니저에게 운영계획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달 모여서 정기적인 미팅을 했지만, 현재는 이메일을 통해서 전달하면서 소통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투명한 운영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 때 직원의 세금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PPP(직원 급여 보호 프로그램)를 못 받은 곳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어렵고 돌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죠. 이번 정부의 보조로 일하지 않은 기간에도 전 직원들이 급여를 보장받을 수 있었고 전부 다 일터로 돌아왔습니다. 마스크 같은 경우도 뷰티서플라이의 모범이 되어야 하는 소명을 가지고 있기에 정식 허가된 것만 취급합니다. 손님들이 지속해서 찾고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도 조금이라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제품은 절대 팔지 않는 철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국의 소매점 점주와 매니저에게 그가 전하고 싶은 말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오프라인 중심의 뷰티서플라이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뷰티서플라이는 과거에도 그랬듯이 미래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다만 뷰티서플라이의 존재 이유는 과거와 달라져야 하죠. 온.오프라인 매장은 모두 변하고 있는데 온라인과 소비자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고객들은 떠나게 될 것입니다.

고객들이 굳이 아마존이 아닌 뷰티서플라이를 방문해야 할 이유를 제시하는데 전략적으로 고객의 경험 측면에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비즈니스 환경이 너무나도 빨리 변하고 있고 위기감이 팽배해 있는 뷰티업계에서 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고객이 쇼핑에 대한 기대감이 바뀌었고 인식 자체가 달라졌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고객들을 불러오기 위해서 어떤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할 것이며 이를 결정하고 실행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은 고객의 시각에서 제품을 바라보고 고객의 경험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것입니다. 일하는 직원이 편한 매장보다는 고객이 원하고 또 편하게 구매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적용 방법은 다르겠지만 결국은 고객은 매장에 들어가고 싶고, 찾아가게끔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변화에 수동적이기보다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앞으로 다가올 더 큰 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Beauty 4 U 의 총괄 매니저 에릭 실장과 함께하는 매장 투어

Beauty 4 U에서 총괄 운영을 맡고 있는 에릭 실장은 리테일 비즈니스를 전공하고 뷰티서플라이 운영만 15년 차 경력의  베테랑이지만, 이번 팬데믹을 겪으면서 많이 배웠고 더 배워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그에게 열정이 느껴진다. 그의 안내로 Beauty 4 U의 본점을 구석구석 둘러보며 어떻게 운영하는지 알아보았다.

 

잘나가는 아이템은 가게 입구에  한데 모아 진열
인기 제품은 단품으로 EDGE BOOSTER, got 2 B 스프레이, BW 2 블리치 파우더, Hair growth oil입니다. 브랜드 제품으로는 Cantu, Crème of Nature, Moroccan oil 등이 인기가 있죠. 코로나 이후로 가장 인기가 있는 제품은 클리퍼와 네일 제품 들이고요. 메이크업 제품은 마스크 위로 보일 수 있는 아이래쉬는 여전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품들은 가게 입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 따로 섹션을 만들어 구매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합니다. 가발 역시 살롱에 가지 못하는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코로나 관련 제품 섹션
손 세정제, 마스크, 라텍스 장갑, 페이스 쉴드 등은 계산대와 가까운 곳에 한데 모아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위생상의 이유로 어떠한 제품도 환불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어떤 작은 제품에도 붙일 수 있는 도난방지 스티커 
가장 도난이 많은 아이래쉬나 립 제품에도 작게 붙일 수 있는 스티커 형식 택으로 도난방지를 하며, 가게 앞에는 항시 보안요원이 지키고 있습니다. 제품에 붙이는 도난방지 스티커는 Zonetech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Zonetech, Inc. East: 770-452-0554, West: 510-541-0400

 

코로나 대비 가게 안전은 이렇게
각 계산대에는 아크릴 대를 세웠고, 대기 라인에는 디자인 팀에서 직접 제작한 스티커를 6피트 거리에 맞추어 붙여서 손님들이 사회적 거리를 두기를 쉽게 지킬 수 있도록 합니다.

 

바퀴 달린 매대와 그랜드 피아노
모든 섹션의 매대에는 바퀴가 달려있어 원하는 대로 쉽게 자리를 옮길 수 있습니다. 또한 특이한 점은 매장 내부에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습니다. 주말이나 이벤트가 있을 때 직접 피아니스트가 와서 연주하기도 하죠.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 됩니다.

 

눈이 즐거운 넓은 가발섹션
정갈하게 진열된 가발 섹션에는 매니저와 보조 직원 두 명이 세일즈를 돕고 있습니다. 특히 회사에서 제공한 가발 마네킹 택을 그대로 쓰지 않고 직접 디자인팀에서 제작한 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흑인 커뮤니티에 지속적인 지원
사진에 보이는 곳은 Beauty 4 U가 스폰서로 있는 워싱턴D.C.의 뷰티스쿨 입니다. 팬데믹 기간에는 손 세정제와 마스크를 기부하였고, 마스크뿐만 아니라 매년 다양한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DMV지역 흑인 커뮤니티에 많은 영향을 주는 스토어이기 때문에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비치해 놓으면 손님들도 좋아합니다.

 

매달 달라지는 프로모션  및 본사 디자인 팀의 맞춤형 디자인
매달 다른 주제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로모션 사인은 자체 디자인 팀에서 직접 제작하고 있고요. 예를 들어 코로나로 문을 닫고 재 오픈했던 6월은 Welcome sale, 7월은 Summer sale, 8월은 Back to school sale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이 지역의 학교는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7월의 Summer sale을 연장했으며, 9월은 각 매장에 재고가 많거나 처리해야 할 제품을  대상으로 In store 세일을 진행합니다. 10월은 Halloween sale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프로모션 제품을 정하는 기준은 그 달에 가장 핫 한 제품이거나, 시즌별 필요할 만한 제품 위주로 선별하고 있으며, 할인하는 제품은 벤더 프로모션을 받은 제품이거나 구매 시 딜을 잘 받은 제품들로 선정합니다.

 

재방문을 유도하는 고객 리워드 프로그램
매장 곳곳에는 Beauty 4 U만의 QR코드가 비치되어 있어서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이 휴대폰으로 QR 코드를 찍기만 하면 온라인 스토어까지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리워드는 현재 거래금액의 3% 적립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은 키 체인으로 손님들에게 제공하지만, 모바일로 적립이 가능한 시스템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소매점탐방 BY KYOUNGHYUN HAN
BNB 매거진 2020년 10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