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제 전망과 뷰티서플라이 생존 전략

2024 경제 전망과 뷰티서플라이 생존 전략

2024년 새해가 밝았다. 많은 사람들이 심기일전해서 새해 소망이나 결심을 다지는 시기다. 그러나 올해 뷰티 업계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도소매업체 전반에서 새로운 목표와 희망을 얘기하기보다는 ‘어떻게 살아남을까’ 하는 무거운 질문으로 출발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분분한 2024 경기 전망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뷰티서플라이 업계. 과연 올해는 우려한 대로 많은 비즈니스가 좌초되는 잔인한 해가 될까. 팬데믹 때 그랬듯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방도는 있을까. 2024년 경제 전망과 더불어 뷰티서플라이의 생존법을 찾아나서 본다.

 

 

 

각종 지표로 본 경제 상황

해마다 연말이면 여러 경제 전문기관들이 각종 경제지표를 내놓는다. 지난해를 정리하고 2024년 한 해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지표들을 살펴보았다.

 

소매판매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Retail Sales and Consumer Price Index(CPI)

소매판매지수란 서비스를 제외한 개인 소비 지출의 합계이다. 즉 미국 내 소매판매는 미국 사람들이 마트, 백화점, 슈퍼 등에서 쓴 돈을 말하는데, 이런 소비가 많아지면 미국 경제가 활력 있게 돌아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 30년 간 미국의 소매 판매지수(YoY) 평균은 4.82%였는데, 팬데믹의 여파로 최근 몇 년 사이 어느 때보다 등락폭이 컸다. 2020년 4월은 -19.80%의 최저치를, 2021년 4월에는 52.00%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2022년 초반부터 소매판매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고, 2023년부터는 평균 지수 이하로 떨어졌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2021년 10월부터 급격한 속도로 상승하기 시작하여 2022년 6월에 40년 만의 최고치인 9.1%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1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다 2023년 6월부터 3%대를 유지하면서 ‘미국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피부로 느끼는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인플레가 진정된다고 해도 고금리와 불어난 부채가 문제로 남는다.

 

 

 

실업률과 고용률

미국의 실업률은 2023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상승해서 10월 말, 거의 2년만에 최고치인 3.9%를 찍었지만 안정적인 수준으로 본다. 통상 실업률 4% 내외면 완전고용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예상한 2024년 미국 실업률도 평균 4.1% 정도로 장기 평균(5.7%)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실제 미국 노동시장에서는 ‘실업이 적은 침체’, 즉 구인난과 해고가 동시에 속출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률은 노동가능인구 대비 취업자 수의 비율을 말하는데, 최근에는 실업률보다 더 신뢰성 있는 고용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미국 고용률은 2023년 9월60.40%에서 10월 60.20%로 감소했다.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중반부터 시작된 고용 증가율 감소는 2024년 상반기에 거의 제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고용과 노동 시간을 가능한 줄이려고 할 것이다.

 

 

 

시간당 평균 임금과 최저 임금
Average Hourly Earnings and Minimum Wage

시간당 임금은 미국에서 개인 직원이 시간당 버는 평균 달러이다. 미국 평균 시간당 소득은 2023년 10월 말 기준 $34.00으로 전월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4.1%가 증가했다. 지속적인 임금 상승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주요인이 된다.

 

 

실제로 고용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건 최저 임금이다. 연방 정부는 2009년 이후 최저 임금 요율(시간당 $7.25)을 변경하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주에서 높은 생활비와 인플레이션 대처를 위해 수년에 걸쳐 최저 임금을 인상해 왔고, 고용주는 해당 지역에 적용되는 최저 임금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델라웨어, 하와이, 일리노이, 메릴랜드, 미시간, 미주리, 뉴저지, 네브래스카, 로드 아일랜드, 워싱턴 주 등에서 2024년 1월 1일 기준으로 최저 임금을 인상했다. 특히 워싱턴 주는 시간당 $15.74에서 $16.28로 인상했는데, 이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일시적’ 침체를 말한다

통계는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한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24년 미국 경제가 과연 침체에 빠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024년 GDP (예상)성장률이 1.5%로 둔화되긴 하겠지만 경기의 연착륙*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몇몇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은 상반기에 ‘일시적인’ 경기 침체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으며, 컨퍼런스 보드(Conference Board)는 상반기 얕은 침체를 포함하여 2024년 한 해 미국의 GDP 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이렇게 높은 금리로 경제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회의적이다.

*연착륙: 경제가 완만하게 수축되는 것. 정부와 중앙은행은 적절한 재정 및 통화정책으로 수축기에 경제를 연착륙시키는 것을 주요 과제로 삼는다.

주요 인사들이 전망하는 2024년 경기 침체 가능성은 다음과 같다.

 

 

2024 경제 전망 자료 중 눈에 띄는 것은 골드만삭스가 2023년 11월 9일에 발간한 ‘Macro Outlook 2024′ 보고서이다. “가장 힘든 시기는 지나갔다”며 새해 경제를 낙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거로는 다음 네 가지를 들고 있다.

1) 인플레이션 하락: 물가 상승 추세가 꺾이고 고용시장이 활성화, 실질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고 있다. 기록적이었던 2023년 미국의 실질 소득 성장률보다는 둔화되겠지만, GDP 성장을 뒷받침하기에는 충분하다.
2) 금리인상으로 인한 GDP 타격이 고점을 지났다: 통화 긴축 정책이 GDP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최대 2분기 정도다. 2024년에는 2023년보다 긴축 금융으로 인한 영향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3) 제조업의 회복: 제조업 시장은 2022년부터 생산 과잉으로 인한 재고 사이클 둔화, 예상보다 약한 중국 제조업의 반등, 유럽 에너지 위기 등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대부분 올해 사라지고 장기적으로는 회복될 것이다.

4) 금리인하 가능성: 미국의 핵심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가 2.5% 이하로 떨어지면 연준은 2024년 4분기부터 금리인하를 시작, 2025년 중반에는3.5%~3.75%까지 낮출 것이다.

 

 

뷰티 업계에서는 ‘생존의 위기’를 말한다

문제는, 흑인 대상 마켓은 주류 경기와 다르게 흘러간다는 사실이다. 미국 소매업계는 작년 연말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블랙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떠들썩했지만, 뷰티서플라이 소매점들은 기존의 연말 특수나 팬데믹 특수 때보다 낮은 매출을 기록했다. 텍스 리턴 시기 전후로도 분위기 쇄신이 안되면 올 한 해 죽기 살기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쉽게도 2024년 뷰티서플라이 업계를 객관적으로 전망해 줄 경제 전문가나 통계자료는 없다. 다수의 도소매점에 올 한 해 뷰티 업계 경기를 어떻게 예상하는지, 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업체의 이니셜이나 지역을 표시하려 했으나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솔직하게 답변한 경우가 많아서 둘 다 밝히지 않기로 한다.

도매업체

“흑인 시장은 확실히 침체되었고 백인 시장까지 슬로해지는 상황이다. 올해는 새로운 아이템 론칭은 피하고 잘 나가는 아이템만 유지, 보강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잡고 있다.”

“헤어 회사는 어느 때보다 위기다. 중국 현지에 문 닫은 공장이 많아서 앞으로 공급이 부족해지고 가격이 오를 것이다. 생산지가 무너지면 더 물러날 곳이 없다.”

“도매상마다 헤어보다 케미컬이나 잡화 아이템을 확대하는 곳이 많아졌고, 그래서 경쟁은 더 심화되고 있다. 그나마 작은 헤어 도매상들은 품목 변경도 어렵다.”

“올해 안에 시장 전망이 나아지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조심스레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은행이 금고문을 닫은 게 제일 문제다. 고금리 시대에 누가 이잣돈을 물어가며 물건을 사겠나. 이윤이 남으면 기꺼이 감당하겠지만 이런 시기에 모험을 할 회사는 없다.”

“경기 회복까지는 2년 정도 예상하고 있다. 그때까지 물건 준비를 잘해 놓아야 하는데, 높은 이자는 찔끔찔끔 내리니 답답하다.”

“사실 OTC마켓은 코로나 때 잠깐 호황이었을 뿐 20년부터 계속 침체였다. 품목 다양화 등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온라인 시장이 커졌다 해도 뷰티서플라이가 건재하는 이유는 헤어가 있어서다. 힘들더라도 가발, 번들 쪽을 꾸준히 보강하려 하는데 오더가 줄어서 한계가 보인다.”

 

소매점

“연말에 너무 조용했는데, 올해도 초반부터 쭉 힘들 것 같다. 대책? 오더 조절하는 정도지, 사실상 대책은 없다.”

“곧 텍스 시즌이지만 기대를 않고 있다. 작년에 일들을 많이 안 했으니 돌려받는 세금도 거의 없을 거다. 경기는 글쎄.. 선거가 끝나고 내년쯤 회복되지 않을까.”

“보통 손님 1명당 구매액을 평균 $20~25로 잡는데, 요즘은 $10이다. 손님들은 비싸면 안 산다. 요즘 가게에서 주로 하는 일이 제품 가격 재조정하는 일이다.”

“올해는 버티기 작전이다. 오더 줄이고, 신제품 줄이고, 있는 인벤토리 돌리고…”

“젊은 점주들의 경우에는 올해가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코로나 호황 때 팔려다 접은 가게들이 다시 많이 나올 것 같아서, 인수하기에는 좋은 시점이다.”

“사실 코로나 호황 이전으로 돌아간 건데, 체감 효과가 더 큰 것도 있다. 인벤토리는 다들 꽉꽉 차 있다. 코로나 때 다 쌓아 두고 장사했으니까. “

“신제품이 들어와야 손님들도 올 텐데, 작년에 해 놓은 물건들이 아직도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악순환이다. 연초부터 원가 세일을 하고 있지만 올해 안에 소진될지 미지수다.”

“경기도 경기지만 뷰티서플라이는 온라인 마켓 때문에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다. 젊은 손님들은 가게에 들어와서 핸드폰으로 가격을 확인한다. 온라인 가격으로 해달라 우기면 분통이 터진다.”

 

 

뷰티 업계, 솟아날 구멍을 찾아라

한결같이 위기를 말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반세기 이상 뷰티서플라이가 자리 잡고 이어오는 동안 위기는 많았고 그때마다 슬기롭게 헤쳐 나왔다. 이번에도 불황 탈출에 있어 희망의 지표나 타개책이 뭐가 있을지 찾아보았다.

뷰티서플라이 고객층은 견고하다

뷰티서플라이 고객층이 백인에까지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주 고객은 흑인>히스패닉이다. Nielsen보고서는 흑인과 히스패닉 소비자의 뷰티 지출 내역이 타인종보다 높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히스패닉 소비자는 미용 및 개인 관리에 평균 소비자보다 13%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인조 손톱과 립스틱을 1.4배 더 많이 구매한다. 흑인 소비자는 헤어 케어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2.4배, 헤어 스타일링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1.9배 더 높다. 뷰티서플라이의 핵심이 헤어인 특성상 흑인들의 삶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2년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흑인 인구는 5,01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고 있고 계속 증가세다. 또한 흑인 인구는 젊다. 2021년 기준 흑인의 평균 연령은 33세로 미국 인구의 평균인 38세보다 5년이 적다.

-흑인 가구의 중간 소득은 2011년 이후로 쭉 상승세를 보인다. 2022년 소득은 $52,860로,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소폭 증가했다.

 

 

-여전히 인종간 부의 격차는 크지만, 코로나 이후 흑인 가족의 순자산이 다른 인종 그룹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Pew Research). 낮은 모기지 금리로 인해 팬데믹 기간 동안 흑인 미국인의 주택 소유가 증가했고, 흑인 개인의 부동산 보유 가치는 팬데믹 이전 대비 70% 이상 상승했다. 흑인 미국인들은 주식 시장에 대한 노출도가 낮기 때문에 2022년 월스트리트의 급격한 변동 속에서도 자산 가치에 큰 변화가 없었다.

 

 

정부 지원금 확대 가능성

2023년 9월에 발표된 미국 흑인 인구의 공식 빈곤율은 2022년 17.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점차 낮아지길 기대해볼 수 있지만, 아직도 뷰티서플라이 고객 중 저소득층의 비율은 높다. 지난해 3월 1일자로 팬데믹 기간 연방정부가 저소득층 푸드스탬프(SNAP) 대상자에게 추가로 지급해온 ‘코로나19 긴급지원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뷰티서플라이 매출에도 타격이 컸을 것이다. 다행히 작년 10월부터 시작되는 2024 회계연도에 SNAP 지원금이 소폭 상승했다. 4인 가족 월 최대 지원금이 973달러로 전년 대비 3.6%(34달러) 오른 것이다. 8인 가구 이상인 경우 가족 1명이 늘수록 219달러가 추가 지급된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선거 전에는 표심 잡기용 지원책이 펼쳐지곤 한다. 특히 지난 2022년 중간선거에서 흑인 표심이 박빙의 승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대두된 만큼 이번에는 내심 지원책을 기다리는 이들도 꽤 많다. 그렇게 된다면 연말 뷰티서플라이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2024 회계연도 예산안에서도 이른바 ‘부자세(wealth tax)’로 사회복지 예산을 늘리겠다는 의지가 뚜렷이 나타났다.

 

 

고개 드는 립스틱 지수

잘 알려진 ‘립스틱 지수’(lipstick index)는 경기 침체기에 저렴한 사치품의 판매가 증가한다는 통념에 근거해서 불황을 예측하는 지수로 활용되곤 한다.Inmar Intelligence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미용에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으며, 조사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지난해 미용 제품에 500달러 이상 지출했다고 답했다. 완벽한 경제 이론은 아니지만 립스틱 지수는 경제적 불확실성이나 고난의 시기에 여러 번 나타났고, 지금도 나타나고 있다.

 

 

 

그래도 직접 보고 산다

미국소매협회에 따르면 2023년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기간 동안 온라인 쇼핑객이 오프라인 쇼핑객 수보다 월등히 많았고 특히 사이버 먼데이의 온라인 쇼핑객은 3배 넘게 차이가 났다고 한다. 이미 온라인은 따라잡을 수 없는 대세다. 그러나 지난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에서 주목할 점 한 가지는 소비자들이 픽업보다는 매장 내 쇼핑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팬데믹 동안 커브 사이드 픽업이 인기를 끌었다면, 대면 활동이 완전히 자리 잡은 지난해부터는 매장 안으로 직접 들어와 쇼핑하는 고객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대표적인 유통기업 월마트와 메이시스는 모두 2022년 대비 2023년 연말에 매장 방문 쇼핑객이 월등히 많았다고 발표했고, Retailnext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에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입된 고객 수가 전년 대비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PIX11


©NPR

 

한 뷰티 에디터는 세포라나 얼타, 드러그스토어 같은 체인보다 동네 뷰티서플라이 스토어를 즐겨 찾는다며, 그 이유로 ‘저렴한 가격, 가까운 거리, 쿠폰 정책, 직원의 친절, 전문적인 설명, 테스터 제품(없는 경우 계산대에서 문의하면 된다)’ 등을 들었다. 온라인과 차별되는 뷰티서플라이만의 특성을 십분 살릴 필요가 있다.

2024년. 비즈니스가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은 분명하다. 지금까지와는 대처하는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

뷰티서플라이 비즈니스를 30년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한 사장님은 ‘장사가 안된다면 손님을 기다리지 말고 찾아 나서라’고 조언한다. 이 사장님은 가게가 슬로우해지면 작은 제품들을 챙겨서 밖으로 나간다고 한다. 거리에서 만난 손님, 혹은 마트에서 장 보는 손님들에게 제품을 건네며 스몰톡도 하고 가게 홍보도 한다는 것이다. “한 몰에만 가도 20~30명을 만나요. 그중 딱 한 명한테 좋은 인상을 줘도 그게 열 명 스무 명으로 이어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늘 새로운 손님을 만나면 가슴이 뛰어요.”

불경기 대처법에 관해서도 내공 쌓인 답변을 들려주었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항상 위기는 찾아와요. 몇 년 전에도 중국에서 제조 원가가 2배 올라서 뷰티서플라이가 다 망한다고 했는데, 괜찮았어요. 팬데믹 초기에도 절망했지만 잘 극복했고요. 다들 올해가 최악이다 그러는데, 이럴 때일수록 주저앉지 말고 차별적으로 뭘 해야 하나 생각해봐야 하죠. 불경기는 내 능력에 달린 일이 아니니 거기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스스로 변화를 고민하고 뭐든 시도해보는 거예요. 내 열정을 저버리는 결과는 없으니까요.

헤어 업체는 특히 힘든 한 해가 될 수 있다. 당장에 힘들더라도 멀리 보고 제품 개발에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 저가 제품에만 주력하지 말고 고급 제품도 개발하자. 이미 저가 제품들은 넘치게 온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소매점으로 손님의 발길을 끌어줄 고급 휴먼 헤어 제품들도, 수량은 줄이더라도 꾸준히 생산하는 게 좋다.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일시적인 침체라면 그 결실은 오래지 않아 돌아올 것이다.

BNB에서도 ‘개발실 이야기, 제품 리뷰, 이달의 Hot & New’ 등 제품을 홍보할 지면이 열려 있다. 불경기라며 다들 주춤하는 시기에도 “저희는 작은 업체지만, 그래도 제품 품질 하나는 자신합니다.”라며 부지런히 문을 두드리는 곳들이 있다. 결국 불황을 타개할 동력은 우리 안에 있다.

 

COVER STORY By BNB MAGAZINE
BNB 매거진 2024년 1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