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아래 세 회사, 시장 질서를 먼저 생각하는 그들만의 고집 Top&Top × AB Plus × Lela by Ana Beauty

한 지붕 아래 세 회사, 시장 질서를 먼저 생각하는 그들만의 고집

Top&Top × AB Plus × Lela by Ana Beauty

지난 30년간 Top&Top은 도매상에게 물건을 공급하는 ‘공급사’로 시장을 지켜왔다. 주 손님이 전국의 크고 작은 뷰티서플라이 도매상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뷰티 잡화까지 확장됐고, 그 과정에서 AB Plus를 설립했다. 이후 새로운 카테고리에 대한 도전으로 2024년 케미컬 회사 Lela by Ana Beauty(이하 Lela)를 열었다.

그런데, Lela는 기존 두 회사와 결이 다르다. 패키지나 마케팅 방식은 한층 젊고 감각적이어서 “손님 구조에 변화를 줄 계획이 있는건지?”라는 궁금증이 따라붙는다.

이 질문을 확인하기 위해 Top&Top 신 대표, AB Plus 박 부장, Lela by Ana Beauty 그레이스 이사를 한자리에 초대했다.

 

 

 

기자안녕하세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케미컬 브랜드 Lela지만, 먼저 Top&Top과 AB Plus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죠.

김 사장: 그렇죠. 저희가 원래 주얼리, 악세사리로 시작했고, 교민 사회에서 비교적 오래된 업체이기 때문에 악세사리를 하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Top&Top을 알고 계실 겁니다. 미국뿐 아니라 남미, 여러 섬 지역까지 판매하고 있어서 해외에서도 “Top&Top” 하면 알아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박 부장: 회사의 시작은 주얼리가 중심이었지만, 고객층이 뷰티서플라이 쪽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반 잡화로 확장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회사를 분리해 AB Plus가 생겼습니다. 전국 어느 뷰티서플라이에 가셔도 저희 Pastel이나 ANA Beauty 제품은 한두 가지씩은 꼭 보실 겁니다.

기자: 지난번 본사 방문했을 때 카탈로그를 보고 정말 놀랐어요. 그것도 “전체가 아니다”라고 하셨는데, 두께가 거의 백과사전 수준이던데요(웃음).  Lela는 언제 론칭하신 건가요?

그레이스 이사:  준비는 2022년부터 시작됐어요. 케미컬은 악세사리·잡화와는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
처음 스터디·테스트 기간이 길었습니다. 꽉 채운2년 동안 리서치와 테스팅을 정말 많이 하고 2024년에 정식 론칭 했습니다.

박 부장: 팬데믹 동안 내부적으로 다음 신사업 방향을 고민했습니다. 그때 타겟으로 잡았던 게 케미컬 이었어요. 저희 손님의 대부분이 도매상입니다. 리테일과 직접 거래하지 않고 전국에 크고 작은 도매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구조죠. 사실 도매상분들 요청이 많았어요. “AB Plus에서 잡화를 잘 공급하는데, 케미컬 도 해주면 좋겠다”고요. 그 시기에 마침 그레이스 이사가 합류했고, 코스메틱·케미컬에 대한 전문성이 워낙 탄탄해서 케미컬 쪽으로 더 확실하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신 사장: 손님들이(도매상) “Top&Top에서 이것도 해봐라, 저것도 해봐라” 많이 제안해주세요. 악세사리—잡화—케미컬을 한 곳에서 한 번에 주문하면 편하거든요. 케미컬을 시작한 결정적 계기도 이겁니다.

기자: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에 효율적인 구조적 측면까지 있으니 큰 장점이 되겠습니다. 근데, Lela는 분위기가 전혀 달라요.

그레이스 이사: 내부에서도 시장에서도 차별점을 두고 싶었어요. 그래서 패키징을 좀 더 톡톡 튀게 만들었죠. 딱 봤을 때 색감이 확 눈에 들어오는 알록달록한 느낌으로요.

기자: 그레이스 이사님께서 아까 코스메틱쪽 백그라운드가 있다고 하셨는데 그 부분 조금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그레이스 이사네,  저는 여기 합류하기 전에 에스티로더(Estée Lauder) 테크놀로지·IT 쪽에서 일해서 웹사이트 운영과 마케팅·SNS 전략을 맡았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킨케어나 메이크업 개발 과정을 하나하나 익혔구요. 그래서 이번에 Lela를 론칭할 때도 제품 나오기 전부터 SNS 마케팅을 시작했어요. GenZ 타깃에 맞춰 브랜드를 처음부터 세팅하고 싶었거든요.

기자: 갑자기 좀 헷갈리는데요. SNS 마케팅이요? Lela가 직접 리테일 판매를 할 계획은 아니신 거죠?

그레이스 이사: (웃음) 전혀 아닙니다. 제품 브랜딩은 소매점과 엔드유저를 위한 작업이에요. 결국 소매점주가 Lela 브랜드를 알고 있어야 도매에“Lela 있어요?”라는 파이프라인이 열리니까요. 거기다가 소비자가 검색하고 찾기 시작하면 시장의 신뢰가 올라가죠. 이 구조를 바꿀 계획은 없습니다.

기자: Top&Top은 패키징을 뜯어서 검수 시간 보다 빨리 보내는게 이득이라고 할 정도로 물량이 방대하고, 그야말로 박리다매를 지향하는 구조잖아요.

 

 

 

 

 

박 부장: 저가 악세사리는 마진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양을 빨리 내보내는 구조로 운영해 왔구요. 케미컬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일반 케미컬 회사들은 리테일에 직접 판매를 하잖아요. 저희는 도매상에 물건을 드리니, 유통 단계가 하나 더 있어서 도매상 분들이 가져갈 수 있는 여지가 적어요. 그래서 방법을 찾은게 저희 마진을 줄여서, 케미컬에도 악세사리와 동일한 마진 구조를 적용하자 입니다. 저희 회사 구조 자체가 도매상 분들과 함께 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분들 몫이 건강해야 시장이 돌아가거든요.

신 대표: 유통 구조 자체를 건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Lela 도  테스트를 도와준 안테나 숍 정도만 예외고, 기본은 도매상으로 유통입니다.

기자마진을 줄여서라도 신뢰를 선택하신 걸 보니, 회사가 지향하는 바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런 철학이 담긴 Lela는 어떤 핵심 강점이 있나요?

그레이스 이사: 시중에는 ‘지금 팔릴 만한 것’을 우선으로 만든 제품들이 많이 보였어요. 그래서 저희는 방향을 완전히 반대로 잡았습니다. 이왕이면 안전하고 좋은 제품, 그리고 젊은 세대를 겨냥한 감성을 가진 제품을 만들자고요. 제품군을 스터디할 때부터 타깃을 아예 Gen Z로 놓고 출발했습니다. 동물실험 여부, 피부에 자극이 될 성분, 파라벤·설페이트·인공색소 등을 굉장히 민감하게 보잖아요. 그래서 그런 성분들은 최대한 배제하고, 천연 오일처럼 선호도가 높은 원료들을 중심으로 안전한 포뮬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기자: 시작 제품은 브레이딩 라인이었지만, 두 번째로 나온 엣지 젤 반응이 유독 좋았죠?

그레이스 이사: 맞아요. 근데, 엣지 젤은 경쟁이 워낙 치열해서 “우리는 어떤 차별점을 둘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저희가 뷰티 툴에도 강점이 있으니까, 100ml 엣지젤 안에 미니 엣지 브러시를 넣어봤어요. 아주 작은 디테일인데, 그걸로 반응이 확 달라졌습니다.

 

엣지 브러시가 포함된 Lela Locked In 엣지 젤

 

신 대표: 사실 초기엔 진입 장벽이 있었습니다. 리테일에서는 브랜드 자체를 모르니까 도매상에서 가져다 놓아도 바로 판매로 이어지기 어렵죠. 새로운 브랜드는 검증이 안 됐다고 느끼니까요. 그런데 “이 제품 만든 회사가 Top&Top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분위기가 빠르게 달라졌습니다.

박 부장: Lela 가 겨냥한 소비자층이 연령대가 좀 낮거든요. 매장에서 퍼지는 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겁니다. SNS에서 한 번 터지면 스토리가 빨리 바뀌겠지만, 그전까지는 점진적으로 확산될 거라고 보고 저희는 전혀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레이스 이사: 위그 본드는 출시하자마자 긍정 피드백이 정말 많았어요. “이 퀄리티에 이 가격이 맞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반응이 빠르게 올라왔습니다.

프리미엄 위그 본드와 견주어도 손색 없는 퀄리티에 좋은 가격을 자랑하는  Lela Zip up 위그 본드

 

박 부장: 시장에서 판매되는 유명 브랜드 제품들도 실제 생산 구조를 보니까 소비자가 그 정도 가격을 낼 필요는 없더라고요. 저희는 같은 물성이라면“합리적인 가격으로 더 좋은 선택지를 만들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방향이나 목표 궁금합니다.

그레이스 이사: 케미컬에서 코스메틱까지 영역을 확장하려고 합니다. 저희 손님들(도매상)이 “이런 것도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하시면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시도를 해보려고 해요. 브랜드가 커질 여지가 많아서 저희도 흥미 있게 보고 있습니다.

박 부장: 맨해튼에 쇼룸이 있습니다. 저희 구조를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될꺼에요(웃음). 꼭 한번 들르세요.

맨하탄에 위치한 Top&Top, AB Plus, Lela by Ana Beauty 쇼룸.

 

 

신 대표: 저희 제품을 어느 도매상이든 또 어느 고객이든 안심하고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원료 선택부터 제조 과정까지, 말씀드린 기준을 철저히 지키면서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자: 드러나지 않는 가치까지 책임 있게 지켜온 점이 결국 회사를 이끌어온 동력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Lela의 더 큰 성장을 응원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STORY By HEEJIN SONG
BNB Magazine JANUARY 2026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