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손님들을 보니 제가 살아 숨 쉬는 것을 느껴요!”

Beauty N Things , GA Saima 사장

Stonecrest Mall은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20분 정도 남쪽에 위치해 있다. 이 쇼핑몰 1층에 위치한 Beauty N Things는 20년 뷰티션 경력의 Saima씨가 4년간 운영해온 뷰티서플라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처음으로 비즈니스 재개방을 시도한 조지아에서 어떻게 가게 운영을 하고 있는지 그녀의 성공 스토리와 함께 담아보았다.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조지아에서 4년째 Beauty N things를 운영하는 38세 Saima라고 합니다. 저는 파키스탄계 미국인이고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아버지가 공부하기 위해 미국에 다 같이 이민을 왔습니다. 아버지는 자녀들이 좋은 교육을 받기를 원하셔서 저 역시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자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파키스탄어도 할 수 있고, 영어, 스페인어를 구사합니다.

어떻게 뷰티업계에 들어오시게 되었나요?
처음 제가 일한 곳이 뷰티서플라이였죠. 15살 때부터 일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너무 어려서 제가 무엇을 하는지도 몰랐어요. 하지만 어렸지만 어떻게 물건을 사고 관리하는지를 차근차근 배웠어요. 뷰티 업계에 매료되어 뷰티션으로 웨스트 캘리포니아에서 20년간 활동했죠. 바버샵에서도 일해보고 헤어 살롱에서도 일했어요.
그러다가 오랫동안 제 꿈이었던 뷰티서플라이를 열고 싶어서 부모님께 말씀드렸고, 부모님이 살고 있는 조지아로 이사 온 뒤 4년 전에 현재 가게인 Beauty N things를 열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뷰티업계에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으로 탄생하게 되었죠. 흑인 손님이 많은 Decatur 지역에도 하나의 가게가 더 있었지만, 쇼핑몰 자체를 닫게 되어서 현재 이곳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원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Saima 사장 (오른쪽)

무엇이 Beauty N Things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시나요?
타 뷰티서플라이와 다른 점은 저희는 메이크업 살롱이 있어요. 웨딩, 프롬, 졸업 등 각종 이벤트에 관련된 메이크업을 하고 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도 따로 고용했습니다. 아이브로우 스레딩(threading), 왁싱, 헤나도 하고 있고요. 작은 규모지만 에빈 뉴욕, LA Girl 등 대형 뷰티서플라이 위주로 입점하는 브랜드를 많이 취급하고 있는 점도 특별한 것 같습니다. 메이크업을 받은 손님들 사진을 모아서 따로 벽에 모아둘 정도로 손님들을 아끼죠. 그들이 Beauty N Things를 기억해주고 다시 찾아주면 “우리가 일을 잘했구나!” 하며 다시금 뿌듯해집니다.
또한, 손님들이 가게에 들어왔을 때 가장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주려고 노력합니다. 일단 공간이 오픈 되어 있어서 도난의 걱정이 많지는 않은 터라 손님을 따라다니면서 도둑을 잡으려고 하지는 않아요. 도난도 저의 운영자금에 포함이 되어있죠.

가게 입구에 있는 메이크업 살롱과 제품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었나요?
운이 좋게도 지금까지는 없었어요. 저의 벤더, 손님들과 정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요즘은 한국계 벤더들도 타인종 점주들에게 매우 오픈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헤어 업계에 오래 있었기 때문에 저를 존중해주고요.
기억에 남는 흑인 직원 한 명은 있어요.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조금 더 열심히 하면 좋겠다고 하더니 저를 때리려고 했어요. 결국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의 역할을 대신하고 믿을만한 직원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운 점이지요.

고객과 직원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제가 20년간 뷰티션으로 일한 것이 고객, 직원 관리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제 자신감의 원천은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직원을 뽑을 때도 자신감을 가장 먼저 보죠. 그저 돈만 벌고자 하는 직원은 원치 않아요. 직원은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고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것이 고객의 신뢰를 얻게 되는 첫걸음이기 때문이죠. 가치를 알고 파는 제품과 서비스에 굳이 디스카운트는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박리다매 보다 한 명의 고객을 대하더라도 가치를 제대로 알게 해 주고, 고객을 만족하게 한 뒤 제값을 매기는 쪽을 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뷰티션을 할 때부터 저의 신념으로 지켜오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가게에서 많은 헤어 브랜드를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가게에서 취급하지 않는 브랜드의 제품도 항상 연구합니다. 손님이 원하는 제품이 없어도 그들이 원하는 느낌을 제공하고 만족시킬 수 있다면 됩니다. 하지만 손님이 저희 제품으로 만족하지 않는다면 쇼핑몰 근처에 있는 대형 한국 뷰티서플라이로 안내해 드립니다. 욕심내지 않고 주변 상권과 서로 돕는 것도 비즈니스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브레이딩 섹션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첫 소매점 탐방 인터뷰인데, 어떻게 지내셨나요?
저희는 쇼핑몰 안에 있어서 지난 3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부분적 개방 없이 쇼핑몰 전체를 닫아야만 했어요. 총 두 달 정도 전혀 장사를 못 했죠. 그래서 저는 생각도 정리할 겸 캘리포니아에 있는 친척과 친구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장사를 못하는 동안 기존 손님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도 대부분 이해해주는 분위기였어요. 5월 중순에 오픈을 하고 손님들이 가게로 들어오는데 제 몸이 살아있음을 느꼈고,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제 피부, 머리 모든 것이 다시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경험을 했어요. 제가 사랑하는 것들, 그리고 삶의 의미를 주었던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깨닫게 되었어요. 뷰티서플라이를 하지 않는 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깨끗하게 정리된 케미컬 섹션

이번 사태로 PPP(급여보호 프로그램)나 SBA 론(소기업 긴급재난 융자)도 받으셨나요?
네, 어렵지 않게 두 개 다 받을 수 있었어요. 직원을 해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PPP는 예정대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SBA론은 써야 할지 아니면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저금해 놓은 것을 사용해야 할지 고민중입니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어떠한 벤더들은 바로 대금을 지급하길 원했지만, 대부분의 벤더가 이러한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재촉하지 않고 인내심 있게 대금 지급을 기다려 주었습니다. 다들 힘들 텐데 감사한 일이죠. 쇼핑몰 측에서는 렌트비 지급을 유예해주었고요. 비즈니스를 운영하지 못한 두 달중 한 달 분의 렌트비 또한 제해 주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출신이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조지아에 오시게 되었나요?
부모님의 권유로 이사 오게 되었어요. 부모님도 현재는 조지아에 계시고요. 처음에 가게를 오픈할 당시에는 경제적으로 부모님의 도움이 있었지만, 가게를 계획하고 운영하는 것은 다 제가 직접 했습니다. 아마도 부모님은 조지아에서 제가 떠나지 않길 바라는 큰 그림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비즈니스 하기에는 조지아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흑인의 인구가 많아서 더 바쁘고, 물가도 저렴하고 사람들도 전반적으로 더 친절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삶은 제가 자라온 캘리포니아가 그리울 때가 있어요. 바다도 볼 수 있고 날씨도 좋고 더 다양한 재미는 있는 것 같아요.

쥬얼리와 잡화 섹션

한국인 소매점 점주에게 배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국인 소매점 점주들은 비즈니스 운영을 참 잘합니다. 뷰티서플라이 특성상 흑인 고객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커스터머 서비스를 어떻게 제공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한국인들은 가족을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저도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또한, 흑인 손님들은 한국인 점주의 가게에 더 많은 신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사가 있다고 봐야죠. 지금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한 지 4년째이지만, 첫 2년 정도는 손님들이 저를 믿어주지 않는 것 때문에 힘들었어요. 아시안계 오너가 아닐 경우 제품을 제대로 모르면 손님들은 떠나 버리기 때문입니다. 저도 가게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합니다. 제품을 알아야 한다고요.

코로나 이후로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아직 헤어 살롱에 가는 것이 편치 않은 손님이 많기 때문에 가발이 잘 팔립니다. 저희 매장은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제품이 많아서 재개방 후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제품을 사가는 손님도 꽤 많습니다.

가게 뒤편에 있는 위그 섹션

쇼핑몰에 입점한 이점은 무엇인가요?
고객에게 많이 노출되는 점이 좋은 것 같아요. 굳이 뷰티서플라이만 가려고 운전해서 나오지 않아도 지나가다가 단골손님으로 발전할 수 있고, 무엇보다 쇼핑몰안에는 바로 부를 수 있는 시큐리티가 있어서 안전하기도 하고요.

쇼핑몰 1층에 위치한 가게 입구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뷰티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장기적인 목표로 운영할 생각입니다. 뷰티의 재미있는 점이라면 겉모습만 예쁘게만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겉모습을 가꾸면서 정신적으로도 힐링이 되는 점이 매력이에요. Beauty N Things에 방문하는 모든 손님을 그렇게 만들어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고요. 그리고 가장 큰 꿈은 제가 태어난 영국 런던에 뷰티 살롱을 만드는 게 장기적인 꿈입니다. 런던이 좋은 이유는 짜임새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누릴 수 있어요. 그게 제가 추구하는 인생관이고요. 미국은 여유롭지만 조금 루즈한 느낌이 있죠.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신 Saima 사장님, 직원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소매점탐방 BY KYOUNGHYUN HAN
BNB 매거진 2020년 7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