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어린 서비스는 곱하기로 돌아옵니다 !

진심 어린 서비스는 곱하기로 돌아옵니다!

찰스턴의 ‘스타 뷰티서플라이’ 김대왕 사장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 미국에서 가장 큰 노예시장이 있던 곳! 찰스턴은 대서양에 인접한 항구도시로 상업과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더불어 남부 부호들의 호화로운 저택들과 흑인 노예들이 피땀을 흘렸던 농장이 함께 있는 곳이다. 이러한 역사를 품고 있는 도시에서 젊은 경영인, 김대왕 사장을 만나 그의 사업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제가 인터뷰하는 게 맞나요?”라며 반갑게 기자를 맞이하는 김 사장은 웃는 얼굴로 뷰티 업계에서 일하며 배우고 실천하고 있는 사업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기 시작했다.
“이곳은 보수적인 분위기가 강하지요. 아직도 보이지 않는 흑백 강세가 느껴지기도 하고요. 근처에 군부대도 있어 현역 군인들을 위해 밀리터리 디스카운트도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남미 마트가 있어 히스패닉 손님들도 자주 온답니다.” 지역의 특성을 이야기하는 김 사장은 부모님의 뷰티서플라이에서 거의 모든 방과 후의 시간을 보내며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끝나면 학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부모님 매장으로 갔어요. 심부름도 하고 물건도 정리하고 이런저런 일들을 했지요.”라며 중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린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만 하시는 부모님을 보며 자랐습니다. 날씨가 나빠 갑자기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은 가게에서 종일 있을 일을 생각하며 어린 마음에 속상하기도 했었고, 방학이면 산으로 바다로, 관광지로 가족 여행을 가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군대에 가서 한국과 콜로라도 등지에서 복무하다가 어머니가 아프셔서 찰스턴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 뒤 어머니가 다시 건강을 찾으셨을 때 제 사업을 하고 싶어 이곳에 매장을 오픈한 것입니다.” 10년 이상 비어 있던 건물, 앞이 뚫려 새들이 날아다니던 곳을 리모델링한 이곳! 김 사장이 직접 매장 내부 설계를 하고 공사업체와 조율하면서 땀방울로 이루어 낸 결과물이다.

어쩔 수 없는 것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자
매장을 열고 보니 자신감만으로 사업이 잘되는 것은 아니었다. 주말 장사를 잘해야 도매회사에 물건값도 주고 인건비도 해결하는데 모든 일이 쉽지 않았다. 스트레스가 점점 쌓여 집에 가면 시무룩한 얼굴로 앉아 있었더니 아내가 한마디 했다. “없는 것을 어떻게 해요. 그렇게 한숨만 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요. 그럴 때일수록 매장에 나가 한 명의 손님을 더 돕고 쓰레기라도 줍고 그래요…” 내려놓는 법을 알려준 아내의 말에 용기를 얻어 처음의 힘들었던 때를 잘 이겼다는 김 사장! 마음을 비워 다시 시작하니 편해지기 시작했다고. 또 한 가지, 가족과 함께 보내며 새로운 한 주를 준비하는 하루로 보내고 싶어 일요일은 영업하지 않고 있다. 아내와 약속한 것이다.

직원들만 있어도 문제없는 매장
김 사장은 아침부터 밤까지 매장에만 있는 오너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 하는 것, 때가 있는데 놓치고 나면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직원들만 있어도 잘 돌아가는, 사장이 없어도 영업에 지장이 없는 매장을 만들었다.
1. 손님과의 문제를 없애기 위해 거의 모든 제품에 가격표를 명시하였다. POS도 정확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
2. 손님들을 도와주지 않아도 물건을 잘 찾을 수 있게 긴 매장을 반으로 나누어 매장 중앙에는 통로를 만들어 놓았다.
3. 계산대 뒤에는 물건이 거의 없다. 모두 밖에 진열하여 직원들이 일하기 좋게 배려했다.
4. 가격 고집을 버렸다. ‘아, 그래도 2배는 받아야지’의 예전 생각, 물건값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5. 매장 내부의 카메라를 꼼꼼하게 많이 설치해 놓았다. 직원과 손님의 문제를 자세히 볼 수 있다.

직원들의 지침서
직원들은 출근하면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김 사장은 손님이 없을 때 직원들끼리 모여 앉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보고 무언가 지침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직원이 해야 할 일들을 리스트로 만들어 놓았다.
1. 반드시 웃으며 손님들을 맞이한다.
2. 손님이 원하는 물건을 바르게 찾아준다.
3. 손님에게 바른 정보를 주자.
4. 각 아일, 특히 가발 섹션을 자주 들러 재정돈하자.
5. 휴대폰을 사용해야 할 때는 용건만 간단히 하자.
6. 손님이 가발 섹션에 있을 때는 되도록 휴대폰을 사용하지 말자.
7. 카운터에서는 기대거나 앞으로 굽혀 있지 말자.

 

스타 뷰티만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1. 좋은 오디오 시스템으로 선명하게 음악이 흐르는 매장이다. 라디오 방송에 신경 쓴다. “가요나 가스펠 등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음악을골라 방송해주는 판도라의 라디오 스테이션을 찾아 손님들이 듣기 좋게 온종일 가끔 따라 부르며 즐거워하는 손님, 노래에 맞춰 춤추는 손님들도 있답니다!”
2. 대용량 오일 디퓨저를 설치하였다. “어느 매장에 가끔 들어가 보면 시큼한 냄새가 나요, 저는 손님이 저희 매장에 들어오자 마자 상큼한 분위기를 느끼고 쇼핑을 하라는 마음으로 투자 좀 했습니다.”
3. 실내는 시원하게 해 놓았다. “가끔 다른 매장에 가보면 후덥지근한 곳이 있습니다. 전기세를 아끼는 것도 좋지만 땀을 많이 흘리는 우리 손님들을 위해 냉방을 확실하게 합니다.”
4. 깔끔하게 청소해 놓는다. “크고 작은 많은 아이템이 가득한 소매점의 특성상 늘 정리된 깨끗한 매장은 손님의 기분을 좋게 하여 지갑도 잘 열게 합니다.”
5. 세일즈맨의 힘을 빌린다. “세일즈맨은 다른 매장을 많이 다니며 지켜보니 우리 매장에서 바꾸어야 할 부분을 알려달라고 부탁드립니다. 물론유행에 대해, 물건의 움직임에 관해 좋은 이야기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제품 진열 아이디어 – 안 보이면 살 것도 못산다
케미컬 제품이 있는 진열대는 높이가 다르다. 제품의 크기에 따라 손님이 보기 좋게, 찾기 쉽게 진열했다. “케미컬 제품은 보기 좋게 쌓아 놓는것도 괜찮지만 너무 붙여 놓거나 가득 채워 놓으면 손님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여유 있게 구분해서 올려놓아야 더 잘 팔리는 것 같아요.”
1. 회전율이 빠른 제품은 무조건 앞쪽에 진열해 놓는다.
2. 고가의 물건들도 아일로 다 내려놓았다.
3. 매장의 진열대는 김 사장이 아버지와 함께 직접 만들었다. 만약에 내가 흑인 손님이라면 ‘어떤 물건을 어디쯤에서 찾았으면 좋을까’라는 생각으로, 그리고 그 다음엔 어떤 물건이 보이면 손님이 구입할 확률이 높을지 고려하며 물건을 진열하였다.
4. 매장의 곳곳에 있는 가격표는 김 사장이 직접 만들어 놓았다. 특히 제품을 개봉해 놓아 손님이 직접 만져보고 선택할 수 있게 도왔다.
5. 손님들이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높이로 손님들이 쉽게 만져보고 가발을 선택할 수 있게 진열했다. 직원이 자주 정리를 해줘야 한다.
6. 가발을 골라 써보는 공간의 가구를 직접 디자인했다. 양쪽 거울과 탁자를 보면 김 사장의 세심함을 알 수 있다. 골라 온 가발을 올려놓을 공간과 큰 거울은 손님의 마음을 편히 해줘 가발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게 했다. 손님이 가발을 고르기 전 몇 개까지 써볼 수 있다는 제한은 없다. 스타킹 캡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뷰티서플라이는 고객 서비스이다
김 사장이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은 한가지다. 손님이 매장을 나갈 때 웃으면 되는 것. 기분 좋게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가면 다시 올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말이다. 손님들과 신뢰를 잘 쌓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고 김 사장은 강조한다. “두 가지 물건 중에 어떤 게 더 좋냐는 질문을 받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것, 권하지 못하는 제품을 만든 회사에는 죄송하지만, 저것보다는 이것이 좋다고 말할 때 손님은 최소한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 가게에 가면 나한테 좋지 않은 물건을 팔지는 않을 거야…”

샤워를 하고 간 홈리스
김 사장은 건물을 만들 때부터 문이 밖으로 나와 있게 화장실을 만들어 놓았다. 물론 열쇠를 가지고 들어가야 하는데 한번은 어떤 사람이 나가고 난 뒤에 화장실에 가보니 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손 닦는 작은 싱크대밖에 없는데 그곳에서 샤워를 하다니 누군가가 정말 시원했겠다는 생각이 들어 웃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그 일 외에 다른 문제는 없었습니다. 공간이 된다면 쇼핑 온 손님들을 위해 개방된 화장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날의 임산부 손님
얼마 전, 어려 보이는 임산부 손님이었는데 물건값을 계산하지 않고 가져가려 했다. 차에 돈이 있으니 가져다준다며 경찰만 부르지 말라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금 있는 돈으로 아기 물건을 사려 한다고 했다. 그때 김 사장의 아내도 임신 중이었고 머리도 싼 제품만 가지고 와서 그것들 보다 조금 더 나은 제품과 더 필요한 것을 건네 주었다는 김 사장! 한 달이 지난 뒤 경제적인 여유가 생겼는지 그 임산부 손님은 다시 매장에 찾아와 김 사장에게 ‘네가 나를 용서하고 은혜를 베풀어준 그 날, 좋은 교훈을 얻었다, 정말 고마웠다’고 하며 물건도 많이 샀다고 한다.

 

직원들에게 베네핏을 주는 뷰티서플라이
“보다 나은 시스템으로 부모님이나 은퇴를 앞두신 분들이 마음 편히 지내실 수 있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하나의 메가 스토어가 아니라 공통 시스템으로 각 지역에 필요한 체인점 형식의 소매점 운영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는 더 좋은 베네핏을 줄 수 있는 회사로 키우고 싶습니다.” 김 사장의 비전이다. 더불어 “그동안 평생 고생하신 부모님께 늘 감사합니다. 이제는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으시고 여행도 다니시고 편히 쉬시면 좋겠습니다.” 라고 부모님께 메시지도 전했다. 어머님이 아프지 않으셨으면, 아마도 군대에서 계속 복무하고 있었을 거라는 김 사장은 낚시와 잔디 깎기가 취미라며 웃는다. 땀 흘려 일한 뒤반듯하게 정돈된 정원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잘 정리된 매장을 봐도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젊은 경영인이다. “아들을 낳으면‘대왕’ 이라고 이름 지어라” 하시며 증조부가 돌아가시기 전에 미리 지어 놓으신 김 사장의 이름, 그 훌륭한 이름처럼 김대왕 사장의 앞날에 좋은일, 가슴 벅찬 일들만 가득하기를 바란다.

소매점 탐방 글 Sunny Kim
BNB 매거진 2019년 9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