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매장이라 보여줄 게 없다뇨? 이렇게나 많은데요!

US BEAUTY뷰티서플라이 업계에도 ‘규모의 경제’가 적용된다. 대형 매장은 넓은 공간에 많은 물량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만, 작은 매장이 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작은 매장이기에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조지아주 로렌스빌에 위치한 US Beauty는 주변에 큰 뷰티서플라이 6-7개 있는 상권 속에서 자기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며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대형화의 흐름이 거센 뷰티 시장 속에서도, 작은 매장이 지닌 유연함과 세심함으로 고객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 있는 US Beauty를 찾아가 보았다.
“손님은 나와 결이 맞는 가게를 기억한다”
강성권 사장은 1980년대 후반 미국으로 이민 온 뒤 여러 업종을 거쳐, 코로나 시기에 뷰티서플라이를 시작했다. “조지아 Winder라는 지역에서 시작했어요. 거기서 5년 정도 하니까 이제 눈이 조금 뜨인 것 같습니다.” 업계 경력만 보면 ‘시작’이지만, 주변에서는 “수십 년 한 사람 같다”는 말을 듣는다.
“한국분들이 운영하시는 가게를 많이 다녀봤어요. 놀라운 건, 가게마다 사장님의 성향이 드러난다는거에요. 규모가 작아도 깔끔하고 모던한 가게가 있는가 하면, 조금 올드패션한데도 그게 또 통하더라고요. 결국, 그 가게에 맞는 손님이 찾아오는 거였어요.”

그래서 US Beauty는 성급히 다른 매장을 흉내 내지 않았다. ‘큰 매장을 축소한 듯’ 탄탄히 갖추면서, 운영 방식은 강사장의 성향이 그대로 반영돼 있다. 계절과 트렌드에 맞춘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끌고, 진열은 단정하며 동선은 간결하다. 문이 열리면 기계음 인사와 함께 강 사장의 따뜻한 인사로 채워진다. “Hello, how are you?” “Good morning”
상권에 맞춰 ‘넣고 빼기’가 빠르다
LA, 뉴욕 같은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에서 보통 3,000스퀘어피트 미만이면 작은 매장이라고 이야기한다. US Beauty는 작은 매장에 최신 상품부터 스테디셀러, 브랜드별 인기 제품까지 알차게 갖추고 있다. 강 사장은 많은 양을 무리해서 들이지 않는 대신 지역 손님들의 소비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며 상품 구성을 빠르게 조정한다.

실제로 이전에 운영하던 매장에서는 클리퍼가 잘 팔렸지만, 이곳에서는 가격을 낮춰도 잘 안나간다. 대신 쥬얼리, 향수, 화장품이 반응이 좋다. 뷰티 특성상 같은 주 안에서도, 심지어 길 하나 사이에 둔 매장들 사이에서도 수요가 다르다고 하는데, US Beauty는 그 변화를 빠르게 읽고 반영하는 것이 큰 경쟁력이다. 덕분에 진열대에는 늘 손님이 원하는 상품이 놓이고, 아무리 유행하는 제품이라도 반응이 없으면 곧바로 교체된다.




제품 사입에는 여 사장님의 공이 크다. 패션 업계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감각이 섬세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직접 제품을 고르러 다닐 정도로 부지런하다. 매장 곳곳에 붙은 손글씨 가격표나 할인 안내도 그녀의 손길이다. 따뜻한 분위기의 시각적 장치들이 손님의 구매 결정을 자연스럽게 돕는다. 강 사장은 작아서 못하는 게 아니라, 작기 때문에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가격이 아닌 ‘대접’으로 경쟁한다
강 사장은 매장을 구상할 때 월마트식 대형마트 모델이 아닌, 트레이더조(Trader Joe)를 떠올렸다. 다시 말해, 고객이 물건을 구매할 때 편리하고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 입지 전략 – 편리한 접근성
US Beauty는 앞에는 월마트, 옆에는 달러트리가 자리한 상권 속에 있다. 얼핏 보면 대형 매장 사이에 끼어 경쟁력이 약해 보일 수도 있지만, 강 사장은 오히려 이 입지를 장점으로 꼽는다. 월마트와 달러트리에서 생활용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온 김에” 들를 수 있는 동선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 매장이 갖고 있는 넓은 주차장을 건너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매장 앞에 바로 주차 후 들어올 수 있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고객들에게 “쉽게 들를 수 있는 매장”이라는 인식이 형성되며, 일상 속 자주 찾는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 매장 경험 – 구매가 아닌 ‘대접’
흔한 비닐봉투 대신 작은 종이백에 물건을 담아주며, 고객이 일상적인 제품 구매가 아니라 선물을 받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남자 손님들에게도 이런 세심한 요소는 긍정적으로 다가온다. 종이백은 차 안에 두거나 사무실로 가져가도 자연스럽고 무엇보다 “뷰티숍은 여성 중심”이라는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주어, 남성 고객이 매장을 편안하게 다시 찾을 수 있게 만든다.
- 리워드 시스템– 단순해서 다시 오고 싶은 구조
대부분의 매장이 10회 이상 구매해야 혜택을 주는 리워드 시스템을 운영하는 반면, US Beauty의 방식은 훨씬 단순하다. 단 5회 방문만 채우면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 정도면 금방 채우겠다”는 생각이 들어, 멀게만 느껴지던 리워드가 현실적인 목표로 다가온다. 강 사장은 “사실 끝까지 다 채워오는 손님은 많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시 한번 방문 해야 겠다는 동기만으로 고객과 매장 사이의 거리를 줄여주는 장치가 된다.

- 지역 네트워크 – 커뮤니티와 연결
카운터 옆에는 지역 브레이더와 바버숍의 명함을 비치해 두었다. 이는 편의 제공의 목적도 있지만, 매장이 지역 커뮤니티의 연결 통로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고객은 필요한 순간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고, 매장은 지역사회 속에서 존재감을 강화한다.

- 맞춤형 혜택 – 개인의 순간을 기억
대형 매장이 다양한 세일 행사를 통해 고객을 끌어 모으지만, US Beauty 고객 개개인의 순간에 맞춘 작은 배려로 경쟁력을 발휘한다. 실제 취재 중, 매장에 아이와 함께 방문한 손님이 있었는데, 아이의 생일을 축하하며 강 사장은 ‘생일 디스카운트’를 적용해주었다. 큰 비용이 드는 혜택은 아니지만, 손님은 오래도록 기억할 경험을 얻게 된다. - 가성비 좋은 실용적 가발 – 현실과 맞닿은 선택
강 사장은 요즘 손님들의 지갑 사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체감한다. 손님 1인당 구매 금액이 확연히 줄었다. 예전에는 한 번에 두세 가지를 집어가던 손님들도 이제는 꼭 필요한 것 하나만 고르거나, 가격부터 먼저 물어본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이런 변화를 반영해 매장의 전략도 달라졌다. 전면 디스플레이에는 가성비 좋은 실용적 가발을 배치해, 고객들이 매장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부담 없는 가격대의 선택지’가 되도록 했다.
긍정적인 리뷰가 만드는 선순환

“새로 바뀐 사장님들 정말 친절하시고 환영해 주셔서 기분이 좋아요. 고객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는 게 딱 느껴져요. 매장도 멋지게 바뀌었고, 신상품도 다양하게 들어와서 훨씬 만족스러워요.”
“최고의 뷰티스토어!”
US Beauty는 부부가 함께 운영하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에 빈틈이 없다. 특정 제품을 찾는 손님이 있으면 강 사장이 직접 진열대를 함께 둘러보며 대화를 나눈다. 손님의 용도를 파악해 다른 브랜드를 제안하고, 그 제품의 장점을 설명해 준다. 이런 맞춤형 응대가 반복되면서 구글 리뷰에는 긍정적인 피드백이 꾸준히 쌓인다. 리뷰는 또 다른 신뢰를 만들고, 그 신뢰가 새로운 고객을 불러오는 선순환이 이어진다.
‘있을 건 다 있는’ 작은 가게의 설득력

강 사장은 작은 매장이기에 공기의 흐름이 더 잘 느껴진다고 말한다. 손님이 편안해하는지, 혹은 불편함을 느끼는지는 공간 안에서 금세 드러나기 때문에 평소 문화에 대한 존중이 중요해진다. 강 사장은 말로만이 아니라, 연령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꾸미고, 하루하루를 기쁨으로 채우는 손님들의 모습에서 늘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다고 덧붙인다.
US Beauty에는 화려한 인테리어나 거대한 창고는 없었다. 대신 대형 매장이 채우기 어려운 틈새를 결이 맞는 경험으로 채우니, 그 매장은 작아서 더 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