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표 사장의 커뮤니티 상생 철학 “베풀면 반드시 더 크게 돌아옵니다.”

손영표 사장의 커뮤니티 상생 철학
“베풀면 반드시 더 크게 돌아옵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과 함께한 손영표 사장. (출처: HCCA 페이스북)

 

12월,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나눔’과 ‘기부’를 떠올려보는 시즌이다. 여기, 수년 전부터 지역 사회에 꾸준한 나눔을 실천하며 선한 영향력을 증명해 온 인물이 있다. 조지아에서 뷰티서플라이를 운영하고,  뷰티 협회 회장도 역임했던 손영표(Paul Son)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베풀면 항상 더 많이 돌아오는 것 같아요.” 그에게 있어 기부란 단순한 ‘선행’이 아닌, ‘더 큰 기회와 나눔으로 이어지는 씨앗’이다. 5년 전, 3천 달러로 시작된 그의 나눔이 어떻게 예상치 못한 선물로 돌아왔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학생들의 미래에 투자합니다

어떻게 나눔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이야기는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손 사장은 협회 임원을 맡게 되면서, 협회의 장학금 지원 사업으로 기부를 접하게 되었다. 그후로 가끔씩 따로 개인적인 기부를 해왔지만, 5년 전부터는 아예 본격적으로 꾸준한 기부 활동을 이어가 보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시작은 간단했다. 그는 일단 카운티의 교육청에 연락하여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싶다”고 했다. 교육청은 그의 비즈니스 업종을 물었다. “뷰티서플라이를 합니다.” 그렇게 하여 연결된 사람이 휴스턴 컬리지 앤 커리어 아카데미(HCCA: Huston College and Career Academy)의 미용학과(Cosmetology) 강사였다. 첫 해의 기부 액수는 3천 달러였다. 그러나 매년 금액이 늘어나, 작년에는 만 달러를 학교에 기부했다. 미용학과 위주로 시작된 장학금은 이제 19개 학과의 학생이 고루 받는다. ‘돈으로 받는 장학금’이 이례적이라, 학생들은 물론이고 학부모들까지 굉장히 고마워 한다.

올해 베테랑스 고등학교(Veterans High School)를 졸업하고 미시시피 주립대학에서 방송 기상학을 전공하게 될 오스틴 리 흐리죽(Austin Lee Hrizuk) 학생도 장학금을 받은 학생 중 한 명이다. 오스틴은 손 사장에게 보낸 감사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손 사장님께서 주신 장학금 덕분에 올 가을 미시시피 주립대에 등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가져왔던 꿈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되었어요. 제 미래에 투자해 주시고 저 같은 학생을 믿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해요.”

또 다른 장학생 라이크 스미스(Ryke Smith) 는 “시간을 내어 모든 지원서를 검토하고 저를 선정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손 사장의 기부는 금액 전달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성장과 미래를 향한 진심 어린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따뜻한 움직임이 주변으로도 번지고 있다.  “좋은 일을 함께하고 싶다”는 다른 사장님들의 제안이 이어졌고, 직원들 역시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약 300명의 졸업생 전원에게 장학금과 함께 별도의 선물을 전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감사의 의미로 손영표 사장에게 보내온 편지.

뜻밖의 보답

기부가 가져온 예상치 못한 보상은 ‘사람’이었다. “믿을 수 있는 좋은 직원 한 명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죠.” 뷰티서플라이 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손 사장이 학교에 지속적인 기부를 이어가자, 교장 선생님과 학과 선생님들이 먼저 “성실한 학생이 있는데…” 라며 추천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실제로 장학금을 받았던, 학생 세 명이 손 사장의 가게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기부할 때 그런 것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제가 받는 게 더 많은 거예요. 비즈니스를 믿고 맡길 만한 직원 하나 구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다들 아시잖아요.”

그는 기부를 해온 이래 직원 구하는 일에 어려움 겪은 적이 없다며,​​ “이런 식으로 일이 이어진다는 게 신기하고 감사할 뿐”이라며 웃었다.

 

경찰이 나에게 왜 고맙다고 했지?”

뷰티서플라이 사장님들의 또다른 고민거리는 ‘안전’이다. 손 사장의 기부는 이 문제에도 예상치 못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냈다.​​

어느 날 학교를 방문했을 때, 한 경찰관이 다가와 “고맙습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알고 보니 그는 HCCA에서 범죄 수사 관련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였고, 그 학과 학생들 역시 손 사장이 후원하는 장학금 혜택을 받았던 것이다.

이 경험을 계기로 손 사장은 올해부터 아예 비즈니스가 위치한 지역의 경찰서와 소방서에도 별도의 기부를 시작했다. “경찰분들이 늘 고생 많잖아요. 크리스마스 같은 날엔 자녀들에게 선물이라도 넉넉히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손 사장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기부가 만들어내는 선순환’이라고 표현한다.

“보상을 바라고 하는 건 아니지만, 지역사회와 꾸준히 좋은 관계를 쌓다 보면 그 신뢰가 결국 내 비즈니스에도 돌아옵니다. ‘이 사장님은 늘 지역을 위해 나누는 분이다’라는 인식이 쌓이는 것, 그게 제일 큰 자산이에요.”

 

적은 금액이라도 일단 시작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기부를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뷰티서플라이 사장님들에게 손 사장이 건네는 조언은 간단하다.

“일단 그냥 시작해 보세요.”

“천 달러? 500달러라도 상관 없어요. (내 가게가 있는) 지역 경찰서나 소방서에 가서 ‘당신들 너무 고생한다, 고맙다. 연말 행사 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시작하면 돼요. 금액은 형편이 나아지면 조금씩 늘리면 되고, 학생들에게 기부하고 싶다면 지역 교육청에 문의하면 바로 연결 해 줄 거예요.”

손 사장은 예순이 넘은 지금도 은퇴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기부’와 ‘봉사’를 통해 새로운 활력을 얻고 성취감에 눈을 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장학금은 저와 제 가족에게 정말 큰 의미입니다.”

한 학생의 편지 속 그 문장은 손 사장이 계속 나눔을 이어가는 이유이자, 그의 선한 영향력이 지역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올 12월, 그의 진심 어린 메시지는 뷰티 업계 곳곳에 따뜻한 울림으로 전해지고 있다.

 

 

 

STORY By SEYOUN JANG

BNB 매거진 2025년 12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