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트렌드를 잡아라

뉴욕의 트렌드를 잡아라

뉴욕 브루클린의 ‘헤어 링크’ 정봉재 사장

누가 더 가게를 키울 수 있는가 ? 넘치는 경쟁 틈에서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 요즘 , 우리의 고민이다 . 패션과 유행의 메카  뉴욕 . 그 곳에서도 브루클린 남쪽에 위치한 헤어 링크 뷰티서플라이의 정봉재 , 정미옥 사장 부부를 만나 그들의 뷰티 업계 성공스토리를 귀하게 담아보았다.

헤어의 감소 매출을 주얼리, 이브닝 백으로 메꾸다
“이곳은 95% 이상이 흑인 손님이에요. 주로 40대 이상의 주부가 대부분이지요. 뉴욕의 비싼 렌트비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매장이 생겨 나눠 먹는 파이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정 사장은 보통 헤어 매출이 40%였는데 지금은 35% 이하로 줄었으며 그 부족한 부분은 쥬얼리, 잡화로 채워가고 있다고 털어 놓는다. “매년 인건비와 렌트는 쉬지 않고 상승하고 매출이 늘지 않으면 직원을 줄여야 하는데 그러면 손님에 대한 서비스도 소홀해질 거고 비즈니스가 쉽지 않습니다” ‘정 가방!’ 정 사장의 별명이다. 그는 작은 가방, 큰 가방, 클러치, 여행 가방 등등 할 것 없이 정말 가방을 좋아한다. 그래서 매장 곳곳을 둘러보면 손님의 트렌드 요구를 맞춰주는 다양한 가방이 곳곳에 진열되어 있다.

‘헤어 링크’ 브랜드 제품도 있다
헤어쪽은 주로 사모님 전담이다. 번들 제품은 회사별로 골고루 다 들여놓았다. 그 중에서 ‘헤어 링크’ 이름의 싱글 팩, 멀티 팩으로 바디, 스트레이트 등의 제품이 있다. J 회사에서 골치 아픈 가격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모량이 풍부하고 마진도 좋은 자사 제품을 만들어 주어 꾸준하게 판매하고 있다.
가발은 휴먼 위주로 초점을 맞춰 진열해 놓았다. 여름엔 컬리한 제품이 많이 나가고 동네의 분위기상 40 대 이후의 주부들이 단골이라 화려한 컬러보다는 내추럴한 기본색상이 많이 팔린다. 이곳은 전문점처럼 잘 꾸며져 있고. 고가 위그도 많다. 손님들이 모든 제품을 잘 볼 수 있게 매장의 계산대 앞에는 아일랜드를 만들어 비싼 제품도 앞에 진열했다. 손님들이 바로 만져보고 가까이 살펴볼 수 있게 말이다! 그래야 팔린다. 8~9년 이상 오래 일한 직원들은 가발 고객들과 친근한 관계를 늘 유지하며 스타일링해주는 데도 선수다. 이곳 손님들은 일반 Strip mall 처럼 그저 지나가는 고객이 아니다. 오랫동안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아 아늑한 거울의 앞자리가 익숙한 손님들이 많다. 올해로 14년째 영업 중인데 정사장 부부는 고급 목재사용 등 많은 투자로 실내장식이 싫증나지 않게 아늑한 분위기로 꾸며 놓았다. 브레이드도 화려한 컬러보다는 가발처럼 기본 색상과 멀티 팩이 인기 있다. ‘X- Pression’, ‘Wet & Wavy’, ‘EZ 브레이드’ 와 ‘Ruwa’ 를 찾는손님들이 많다. 브레이드는 면적을 많이 차지하는 단점 때문에 특히, 뉴욕 매장에서는 참 불리하다고 정 사장은 말한다. 때문에 브레이드 박스들은 매장의 창고에도 가득 있지만, 집의 차고에 쌓아 놓고 필요할 때마다 가지고 나온다. 늘 부지런하게 움직여 제품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케미컬도 틈새시장이다
정 사장은 특히 프로페셔널 프로덕트, 고가 네일 팔리시, 이브닝 백, 신부용 장갑 등을 맡아 일한다. “스타일 팩터는 역시 독보적이에요. 손님들이 좋아하는 향을 잘 만들어 냈고 SNS 마케팅에 성공한 제품이지요!”
최근, 흑인 인구가 밀집한 지역의 월마트나 타겟은 뷰티서플라이에서 취급하는 케미컬 제품을 비교도 안 되는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곳은 아직 그리 위협적은 아니지만 그만큼 뷰티서플라이 아이템을 취급하는 유통이 늘어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인기 제품을 잘 살피고 제때 물건을 들여놓아 틈새시장의 이득을 챙겨야 한다.

맨해튼의 새벽 잡화 시장을 즐기다
정 사장 부부는 맨해튼의 새벽시장을 한 달에 2번 정도 다닌다. 기본 잡화 및 시즌, 유행 제품을 구매한다. 트렌드 일등인 뉴욕에서 늘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요즘 뷰티 타운 물건도 잘 나와서 그 곳에다 주문을 합니다. 또 저희가 새벽에 잡화시장도 가서 트렌드도 따라잡고 늘 새롭게 정리도 잘해 놓고 정성을 들이면 확실히 손님들이 좋아합니다. 잡화가 잘 움직여줘야 헤어 매출이 줄은 부분을 채워주니까요.”

넘치는 경쟁 틈에서 차별화
“특별한 것은 없어요, 소신껏 하는 거예요…” (웃음). 세일즈맨들이 새로운 제품을 거의 소개해줍니다. 이 동네는 다른 뉴욕매장보다 살짝 늦은편이라 좋은 점이 있지요. 다른 빠른 곳 반응을 보고 한 두 달 이후 새로운 물건을 들여놓고, 오래된 것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정 사장 부부는 1년에 두 번 정도 매장을 뒤집는다. 직원들과 함께 로테이션 작업을 하면 손님들이 새롭고 신선하게 느껴 좋아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규칙적으로 한다. 특별히 젊은 직원들과는 의논을 많이 하고 그들의 의견을 반영한다. 그들은 손님들과 계속 소통을 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찾는 제품에 대해 잘 안다.

손님들이 헤어 링크에 오는 이유?
1. 트렌드에 뒤지지 않는다. “아, 저 가게 가면 늘 새로운 게 있다”고 믿고 있다.
2. 잡화나 가방 등, 다른 가게와 비교되는 제품이 갖춰져 있다.
3. 밝게 웃는 직원들이 오래 일하고 있다. 같은 사람이 도와주니 훈훈하고 안정적인 기분으로 쇼핑을 할 수 있다.
4. 가발 셀렉션이 폭넓고 원하는 가발을 마음 편히 써 볼 수 있다.
5. 주차 공간이 확보되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6. 청결하고 친절한 분위기의 쇼핑 공간이다.
7. 칫솔, 치약, 건전지 등 생활용품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번들 샵 증가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
뉴욕 브루클린의 거리에 번들 샵이 몇 군데 생겼다. 그 근처에서 운영하는 뷰티서플라이에서 헤어가 안 팔린다고 난리다. “그곳은 번들 가격이 우리 가게의 반값도 안 되니 걱정입니다. 브랜드 없는 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번들은 워낙 봉지에 들어 있는 것을 판매하였으니 손님들은 브랜드를 크게 따지지 않습니다.” 정 사장은 조심스레 말한다. “헤어도 사실은 방향을 잘 잡아 조심스럽게 가야 하는데 헤어 매출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도록 주인이 매달려 꼼꼼하게 살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요!”

실패에서 다시 일어나다
정 사장 부부를 보면 전혀 고생은 해보지 않은 인상이다. 그러나 그들은 미국에 처음 이민 온 뒤 맨해튼 다운타운에서 가방 사업을 하다가 어려운 시절을 겪기도 했다.
“동업을 하다가 신용불량자까지 되고, 아이들도 어리고 생전 일을 하지 않던 아내가 생활 전선에 나섰습니다. 젊었는데 뭐가 걱정이냐며 두 세가지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또한 헤어 가게 두 군데를 4년 동안 다녔습니다.” 정 사장은 아내가 함께 일해주었고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가족들과 친구들을 통해 재기하게 되었다며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뉴욕협회를 위해 봉사
정봉재 사장은 지난 2년 동안 뉴욕 협회의 9대 회장을 역임했다. 뉴욕 협회(윤덕민 회장)를 위해 지금은 이사장 직책을 맡아 봉사하고 있다. 협회는 공동구매를 통해 협회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으며 매달 골프대회로 친목을 도모하며,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내년이면 25 주년이 되어 기념 책자 발간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은퇴 제한 없는 고마운 뷰티서플라이
“경영을 잘만 하면 제가 직접 하지 않아도 사업이 잘될 거라는 생각도 해 봤었습니다만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내와 열심히 일하고 있지요. 건강하기만 하면 은퇴가 필요 없는, 현장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 좋은 직종이 바로 뷰티서플라이 아닌가요?” ‘뷰티서플라이는 전부다’ 라며 은은한 미소를 짓는 정 사장, 힘들었던 모든 시절을 겪어내고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뷰티서플라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브루클린 바닷가 근처의 헤어 링크! 정 사장 부부의 땀방울과 빛나는 아이디어, 그리고 성실함이 손님과의 아름다운 유대로 더욱더 강하게 이어지길 응원해본다.

소매점 탐방 글 Sunny Kim
BNB 매거진 2019년 8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