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은퇴 생활을 위한 첫 번째 길, ‘은퇴 비용’ 얼마면 될까?
2020년 BNB 매거진8월호에 발표된 뷰티서플라이 업주 대상 설문조사에 의하면, 현재 업주의 약 50%가 60대를 넘긴 것으로 조사되었다. 상당수 뷰티서플라이 사장님들은 은퇴 준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나이가 된 것이다. 은퇴 준비에서 가장 선행 되어야 할 것은 각자 은퇴 비용을 구체적으로 추산해보는 것이다.
은퇴의 의미도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은퇴는 숨을 은(隱), 물러날 퇴(退)라는 두 개의 한자어로 이루어진 합성어이다.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현직에서 물러난다는 다소 부정적인 글자 두 개가 합쳐진 것이다. 국립 국어사전에 등재된 동의어들이 낙향, 한거 등임을 비추어 볼 때, 이 단어엔 끊임없이 공부하고 일하는 것을 선한 것이라 여겼던 선조들의 유교 사상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유교 사상에서 해방되어 살아온 지 어언 한 세기, 그동안 우리는 은퇴에 대한 태도를 서서히 바꾸어 온 모양이다.
잡코리아가 2020년 조사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의 은퇴 희망 연령이 62.8세로 10년 전보다 약 5세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응답자 열 명 중 일곱 명은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곧바로 은퇴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사람들은 이제 일을 더 이상 능력이나 의무로 여기지 않고 단지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과거의 ‘하기 싫은 은퇴’에서 현재의 ‘빨리하고 싶은 은퇴’로 변하고 있다.
은퇴 비용을 어떻게 만들지보다 얼마나 만들지를 먼저 고민해라
그렇다면 빠른 은퇴를 계획하기 위해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쉽게 떠오르는 고민은 저축을 얼마나 할지, 혹은 어떤 수입구조를 만들어 놓을지다. 그러나, 재무 전문가들은 은퇴 비용을 어떻게 만들지 보다 얼마나 만들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제적으로 독립할 객관적인 액수를 목표로 설정해 놓아야 꿈꿔왔던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은퇴자들이 본인 생각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라는 예측을 덧붙였다.
은퇴한 후엔 하루하루가 주말이다.
가장 흔히들 하는 실수는 현재 지출을 기준으로 목표액을 설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은퇴 비용을 설정하고 싶은 사람들은 현재 금액보다 더 많은 지출 규모를 기준으로 잡아야 한다. 은퇴 후 집에서 TV만 보면서 여생을 보낼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은퇴자들에겐 매일이 주말이다.
은퇴 전의 사람들은 대부분 주말에 지출을 집중해 왔을 것이다. 그러나,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인 약 40시간조차 지출 가능 시간으로 바뀔 것을 예상해야 한다. 주말에만 하던 외식은 더 빈번해질 것이며 직장에서 보내야 했던 낮 시간 동안 당신은 여행이나 골프 등 취미 생활을 즐기며 소비 패턴을 하나씩 늘려나갈 것이다.
은퇴 후 당신은 현재 수입의 1.3배가 필요하다.
2년 전, 은퇴 후 비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연구가 있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2018년 듀크 대학교 ‘머니컴’의 도움을 받아 산출한 은퇴 비용이 그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듀크대학교는 긴 연구 끝에 은퇴 후 현재 수입의 평균 1.3배가 필요하다고 결론 지었다. 이것은 약 0.7배에서 0.8배가 필요할 것이란 당시 사회적 통념을 깨는 수치였다.
그들이 수치와 함께 발표한 보고서엔 어떻게 1.3배란 계산이 나왔는지가 설명돼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은퇴 비용을 외식, 디지털 서비스, 재충전, 여행, 여가, 쇼핑, 기본 생활비란 7개의 항목으로 나누어 예측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 7개의 항목은 각각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용의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은퇴 비용 계산하기
자신만의 은퇴 비용을 산출하기 위해 우선 수반되어야 할 것은 위 항목들을 기록한 가계부이다. 본인의 현재 지출을 항목별로 기록한 뒤 은퇴 후 어떻게 달라질지를 계산해야 한다. 개인마다 외식은 얼마나 할지, 시간이 생기면 어떤 취미생활을 할지가 다 다를 것이기에, 본인만의 가계부를 기준으로 설정해 놓아야 한다.
*아래 7가지 기준은 나름 객관적인 은퇴 비용 산출을 가능하게 한다.
외식: 얼마나 자주 외식을 하는지, 밖에서 어떤 종류의 음식을 주로 소비하는지, 술을 마시는 것을 선호하는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이다.
디지털 서비스: 미래에 가장 많은 변동 사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항목이다. 2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인터넷 신문을 돈을 주고 본다든지, 넷플릭스에 구독료를 쓰며 TV를 시청 한다든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구매해 이용한다는 상상을 못 했다. 은퇴할 시점에도 어떤 디지털 서비스가 우리의 통장을 노릴지 예측할 수 없기에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재충전: 본인은 어느 활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푸는가? 운동을 통해 푸는 사람들은 헬스장 이용 비용을 계산에 넣어야 할 것이며 독서를 즐기는 사람은 책 읽으며 발생할 구독료나 도서관 이용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 드라이브나 술을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그 비용이 재충전 항목에 해당할 것이다.
여행: 여행 비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항목 중 하나이다. 항공료나 기름값, 호텔비나 기타 체류비는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얼마나 자주 갈 것이며 꿈꾸는 은퇴 후 여행에 맞춰 계산하면 된다. 디지털 서비스와는 달리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기에 정확한 비용이 산출될 것으로 예상한다.
여가: 재충전과 비슷한 항목이지만, 이것은 그것보다 더 빈번히 하는 취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대입해야 한다. 거의 매일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얼마나 비용이 드는지 계산하면 된다.
쇼핑: 분류하기 간단하고 미래의 금액을 예측하기도 쉽다. 본인을 꾸미기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이 항목의 비율은 커질 것이며 브랜드 선호도에 따라 금액도 천차만별로 나타날 것이다. 보고서엔 사람들이 늙어감에 따라 쇼핑에 할애하는 돈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해 놨지만, 요즘 쇼핑 트렌드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기본 생활비: 의료보험, 주택 모기지, 장 보는 비용, 기름값 등 말 그대로 가장 기본적인 생활비이다. 아마 이 항목은 은퇴와 상관없이 모든 근로자의 지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노동 통계청에 따르면 주거비는 34% 정도 차지하며 월평균 약 $1300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는 은퇴 자중 반 이상이 모기지를 다 갚은 상태이며, 약 23%의 은퇴자들은 여전히 주택 융자금을 갚고 있고, 20%는 월세를 내며 생활한다고 밝혔다. 은퇴 비용에서 지속해서 발생할 재산세, 보험 주택 수리 및 유지비만 주의해서 계산하면 된다.
경영 Life Plan BY Ingyun Jeong
BNB 매거진 2020년 9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