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 체험 보고서: Temu, 뷰티서플라이를 위협하는 골리앗이 될 것인가

테무 체험 보고서: Temu,
뷰티서플라이를 위협하는 골리앗이 될 것인가

언제부턴가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티무’ 혹은 ‘테무’를 언급한다. 테무에 비해 비싸다며 터무니없는 가격을 요구하기도 한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오렌지색 Temu로고 아래 멀쩡한 상품들이 초저가 퍼레이드를 펼친다. 호기심에 한 번 주문해볼까 싶지만 ‘품질이 엉망이다, 개인 정보를 빼 갔다, 카드가 도용되었다’는 등 살벌한 후기들 탓에 선뜻 엄두는 나지 않는다.

그래서! BNB에서 직접 체험해 보았다. 중국 직구 쇼핑몰 테무에 가입해서 주문하고 배송 받아 품질을 살펴보고 환불까지, 테무의 모든 것을 낱낱이 분석했다.

 

테무의 정체를 밝힌다

지난 2월, 미국 최대 규모의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에서 여러 차례 노출된 광고가 있었다. 온라인 할인 마켓 플레이스 ‘테무’(Temu)의 광고이다.

 

 

30초짜리 광고의 내용은 단순하다. 모바일 앱을 통해 쇼핑하는 소녀가 단돈 $0.99~$9.99의 소품들로 집을 근사하게 꾸미고, $9.99짜리 드레스를 사서 디즈니 공주 스타일로 변신을 한다. 그러고는 거리로 뛰어나가 마주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는데, 거리 분위기를 확 바꿔 놓는 테무 제품들은 저마다 $0.99~$9.99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CM송도 간단하다. “우우, 테무! 테무 앱을 다운받고, 억만장자처럼 쇼핑하세요(Shop Like a Billionaire).”

테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슈퍼볼에서도 30초 길이의 광고를 5회 송출했다. 슈퍼볼 광고비가 현재 30초당 650만~700만 달러인 점, 그리고 캠페인의 일환으로 배포한 추가 경품 및 쿠폰 1,500만 달러까지 감안하면, 테무는 슈퍼볼 광고에 수천만 달러를 쏟아부은 셈이다. 무모해 보이지만 테무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미국의 슈퍼볼 평균 시청률은 40%에 육박한다. 슈퍼볼 이후 테무는 미국 내 무료 다운로드 앱 1위를 기록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

소매점주들도 대부분 ‘테무’란 이름을 이미 들어봤을 것이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요즘은 아마존보다 더 자주 언급하니 말이다. 이 불경기에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며 슈퍼볼 광고에까지 등장하니 광고를 접한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테무에 접속해보게 된다. 그러면 일단 홈페이지를 장식 한 방대한 물품들에 놀란다. 의류, 주방용품, 전자제품, 야외 가구, 전동 공구, 유아용품 등 노랫말처럼 ‘있어야 할 건 다 있다’. 두 번째 놀라움은 말도 안 되게 저렴한 가격. 목걸이 1달러, 운동화 8달러, 무선 키보드 10달러… 모든 물품이 초저가로, 그들이 내세우는 슬로건처럼 적은 비용으로도 장바구니를 차고 넘치게 채울 수 있을 가격이다. 그뿐인가. 심지어 이메일이나 룰렛 방식의 게임을 통해 쿠폰도 남발(!)되어 돈 없는 초등학생도 쇼핑을 가능케 하니, 그야말로 ‘쇼핑의 천국’이라 불릴 만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데… 테무의 정체는 뭘까?

 

테무 앱/홈페이지 접속 시 뜨는 룰렛 게임 쿠폰


테무 홈페이지. 운동화가 41센트~, 여성복이 89센트~, 핸드백이 18센트~ 카테고리별로 놀라운 가격이 펼쳐진다.

 

 

테무(TEMU)를 정리하는 키워드

  • 2022년 9월
  • 미국에서 출시했다. 즉 설립 2년도 안 된 신생 기업이란 말인데, 현재 49개국에 출시되어 있다.
  • 중국 직구/ 유통 경로 최적화
  • 미국에서 출시됐지만 중국 소유가 분명한 중국 온라인 직구 쇼핑 플랫폼이다. 중국 기반 판매자가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고객에게 직접 판매 및 배송한다는 점에서 다른 주요 온라인 소매업체와 구별된다.
  • TEaM Up
  • ‘티무’라 부르는 미국인들도 많지만 정식 명칭은 ‘테무’다. TEMU는 ‘여럿이 함께, 가격은 낮게(Team Up, Price Down)’의 줄임말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비용 절감을 제공한다는 테무의 사명을 반영한다.
  • PDD(핀둬둬) 홀딩스
  • 테무의 모회사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이다. 2015년 설립된 핀둬둬는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고 중국 중소도시 소비자와 농가를 직접 연결하는 전략으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자회사인 테무는 모기업의 전략을 그대로 계승해 ‘저렴한 가격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다.
  • 1,943억 달러
  • 2024년 1월 기준 PDD홀딩스의 시가 총액으로, 알리익스프레스의 시가 총액(1,856억 달러)을 넘어섰다. 테무가 초저가 전략과 함께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었던 이유는 자본이 풍부한 모회사 PDD홀딩스 덕분이다.
  • 미국 1위, 전 세계 8위
  • 슈퍼볼 광고 이후 테무의 앱 다운로드 순위. 테무는 지난해와 올해 슈퍼볼 광고를 통해 급성장했다. Apptopia 분석에 따르면 평균 사용자는Amazon, eBay 및 AliExpress와 같은 경쟁사에 비해 Temu 앱에서 7~8분 더 오래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 5,200만 명
  • 2024년 1월 기준으로 미국 내 월간 활성 사용자 수는 5천만 명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300% 증가한 수치이다. (시장정보회사 Sensor Tower 조사)

 

테무의 성장 비결

몇 년 전만 해도 대표적인 중국 직구 쇼핑몰로는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가 꼽혔다. 테무보다 한참 앞선 2010년에 론칭했고 테무와 유사한 상품군을 판매한다. 그런데 2022년 말에 출시된 신생 쇼핑몰 테무가 무서운 성장세로 e-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 나타난 알리/ 테무 검색량 변화 추이


Sources: Data. Ai.  테무의 미국 내 월간 활성 사용자 수 증가 추세

 

 

테무의 급속 성장 요인으로는 다음 세 가지가 꼽힌다.

  1. 슈퍼볼 광고와 소셜 미디어를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
    최대 90% 할인. 친구를 가입시키면 무료 제품 제공, 미니 게임을 통해 테무 크레딧 지급 등
  2. 중간 유통과정을 없앤 초저가 정책과 무료배송
    저가/무료배송은 알리익스프레스도 동일하지만, 테무는 배송 예정일을 제공하고 배송 추적이 쉽다.
  3. 파격적인 배송/환불 정책
    – 배송 지연 시 크레딧 지급
    – 물건 분실/파손 시 전액 환불
    – 30일 내 미도착시 전액 환불 또는 무료 재배송
    – 제품 도착 후 90일 이내 무료 반품 가능
    (단, 알리익스프레스는 최소 수량 없이 무료 배송이 가능하지만, 테무는 최소 주문 금액이 $10 이상이어야 한다.)

 

사용자들의 수많은 후기로 봤을 때, 테무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질은 ‘복불복’이다. 벽걸이 훅을 샀는데 안 붙고 믹서기를 샀는데 갈리지 않기도 한다. 아예 다른 제품이 오는 경우도 다반사다. 물론 의외로 운 좋게 가성비 만점 상품을 구하는 경우도 있다.

보증할 수 없는 가능성에도 선뜻 모험을 하게 되는 건, 상상 이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아니면 버리면 되는 가격, 이라는 무기로 테무는 끊임없이 소비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Temu 리얼 체험기

테무 초보 사용자들이 부담 없는 가격에도 테무 주문을 주저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의 오랜 꼬리표 때문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데, 제대로 된 물건이 올까? 중국 배송이니 한참 걸리지 않을까. 두 번째는 개인정보 유출 우려 때문이다. 이미 주위에서는 주문했다가 정보가 털렸다거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갔다는 등 수상쩍은 얘기들이 많다.

그래서 BNB에서 현재 뷰티서플라이에서 취급하는 물품 위주로 주문해 봤다. 배송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해당 품목이 홈페이지에서 묘사한 바와 동일한지, 뷰티서플라이 대비 품질은 어떠한 지 등을 가늠해 보기 위해서다.

 

1. 주문(2/20)

헤어, 아이래쉬와 네일, 주얼리 등 잡화를 나눠서 결제했다. 가격은 헤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물품들이 $10 이하다. 헤어는 3/7, 나머지는 3/5로 배송 예정일이 제시되고, 그 이후에 배송되는 경우 48시간 이내에$5.00 크레딧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가 있었다. 이 부분은 중국 직구 쇼핑몰 중 테무만의 강점이다.

 

 

 

2. 발송(2/21)

해외 직구의 최대 약점이 긴 배송시간이다. 테무의 경우 바로 다음날 상품을 출고했다는 이메일을 보내온 것을 보면 배송시간 단축에 유달리 신경 쓴 점이 보인다. 트래킹 넘버를 조회했을 때 중국에서 바로 항공편으로 온다는 걸 알 수 있다.

 

 

 

3. 수령(2/28)

중국 해외 직구 상품을 일주일 만에 받았다. 과거 한두 달씩 걸리던 중국 직구 배송 일정을 생각하면 아주 양호한 편이다. 단, 공항에 도착한 후에도 3개 주(일리노이, 테네시, 조지아)를 거쳐서 배송된 탓에 배달된 포장 상태는 꽤 험하다. 어찌 된 일인지 각각 따로 주문했음에도 물품들은 한 패키지에 다 같이 담겨있었고, 제품 각각의 포장 상태도 허술했다.

 

 

 

 

이번에는 제품을 살펴보자. 먼저 아이래쉬와 네일(손톱, 발가락), 네일 파일 등 8개 아이템의 총액은 $16.95. 테무 측에서 제공한 구매 내역서를 보면 총 $71.58인데 $55.73를 디스카운트했다고 표시되어 있다. 각각의 가격대는 Toenail이 $0.62~1.18, 프레스온 네일이 $0.75~$1.99, 아이래쉬가$2.69~$3.49이니 소매점에서 참고하길 바란다.

 

다음으로 잡화 부문이다. 10가지 아이템의 구매액은 총 $49.42로 이 역시 $218.09에서 -$171.91가 할인되었다고 한다.(80% 가까운 할인율이다) 모자가 $6.29, 선글라스가 $2.39, 샌들이 $9.19, 시계와 주얼리 7피스 세트가 $4.94, 새틴 보넷이 $1.34~$2.69. 대부분이 현재 뷰티서플라이에서 취급하는 아이템들인데, 확실히 저렴하다. 포장 상태가 허술할 뿐 품질 또한 별 이상은 없어 보인다. 잡화 부문은 아무래도 테무 직구의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헤어는 현재 테무에서 비교적 판매량이 높은 제품 3가지를 주문했고, 품질 검증을 위해 헤어 업체 전문가와 소매점 매니저의 조언을 구했다.

첫 번째는 바디 웨이브 컬의 브라질리언 버진 휴먼 헤어 가발로 100% 휴먼 헤어, 글루리스, 엘라스틱 네트, 염색/아이언 가능, Pre-plucked 헤어 라인 등을 강조한 제품이다. 20인치 길이의 경우 $49.98. 할인율 13%로 테무 제품치고 할인폭이 크지 않다.

 

 

헤어 전문가는 레이스 가발보다 선호도가 덜한 U파트 가발이지만 모 비율은 괜찮다는 분석이다. 소매점에서는 흡사한 가발을 찾아내어 가성비를 비교했다. “같은 길이의 휴먼 헤어 가발인데 보기에 모량이 표가 나지요? 테무(오른쪽) 가발은 헤어가 뭉치기도 하고요. 요즘은 소매점에서 파는 휴먼 헤어 가발 가격도 많이 내렸어요. 소매점 가발이 테무 것과 불과 $5~$10 차이인데, 손님이라면 어느 걸 사겠어요?” 한 눈에 봐도 차이는 확연하다.

 

왼쪽은 뷰티서플라이의 휴먼 헤어 가발/오른쪽은 테무 제품

 

두 번째는 브라질리언 휴먼 헤어 위브 3 번들. 제품 설명에서는 더블 웨프트, 머신 위빙, 한 방향 큐티클, Thick End 등을 강조했다. 원래 가격은$107.81이나 74% 할인을 적용하여 $30 이하로 구입 가능하다.

 

 

헤어 전문가와 소매점의 반응이 정확히 일치했다. “모 비율이 좋지 않다. 단모가 너무 많고 텍스처가 거칠고 푸석푸석하다”는 것이다. 세척을 한 번만 거쳐도 굉장히 거칠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머리를 휘어 보면 단모 비율이 높음(즉 잔모가 많음)을 알 수 있다.

 

끝으로 주문한 것은 Goddess 박스 브레이드 크로셰로, 코바늘을 포함하여 14인치, 6개 들이 브레이드 한 팩에 $14.79이다.

 

 

이건 일반인의 눈으로 봐도, 아무리 신테틱 헤어지만 마치 바비 인형의 머리카락을 보는 것처럼 광택이 과하다. 헤어 전문가는, 매듭은 깔끔하나 컬이 균일하지 않고 재질 상 불이 붙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았다. 요즘은 난연을 강조하는 추세라(자칫하면 소송을 당할 위험도 있다) 한인 업체에서는 쓰지 않는 재질이라는 것이다. 확인 겸 불을 붙여보았다. 결과는 아래 사진 2와 같다.

소매점에서는 보통 품질도 포장 상태도 양호한 브레이드 3개 팩이 $7.99~10.99에 판매되므로, 테무 제품은 품질에 비해 가격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고 보았다. 원래 가격(할인 전 가격) $59.55는 무슨 근거로 나왔는지를 궁금해했다.

 

 

결국 헤어 제품은 품질로 보나 가성비로 보나 테무에 비해 뷰티서플라이에 경쟁력이 있다는 결론이다. 다만 이러한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뿐이다. 어떤 소매점의 경우, 일부러 테무 제품을 비교용으로 가게에 구비해 놓기도 한단다. 그 또한 좋은 전략이 아닌가 싶다.

 

4. 반품/환불

온라인 쇼핑의 문제점이 반품이나 환불이 오래 걸리고 까다롭다는 점이다. 테무는 이러한 점을 크게 개선했다. 제품 도착 후 90일 이내라면 무료 반품이 가능하다는 게 테무의 정책이다.

$9.19짜리 샌들의 반품 신청을 해보았다. 바로 승인이 났고 ‘No need to return’ 즉, 제품을 반품할 필요 없이 그냥 갖거나 도네이션 하거나 리사이클 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세일즈 텍스를 포함하여 $9.83이 바로 결제 카드로 환불되었다.

 

 

이번에는 구입 아이템 중 가장 고가($49.99)인 휴먼 헤어 가발의 환불을 신청했는데, 이 경우에는 두 가지의 옵션이 뜬다. $7.99의 반품 비용을 부담하고 USPS/UPS를 통한 반품을 택하면 전액 환불, ‘부분 반품’을 택하면 제품을 다시 보낼 필요 없이 $10.69을 환불해 주겠다는 조건이다. 아마도 번거로움을 피하고픈 손님들은 부분 환불을 택할 것이다.

 

전액 환불 방법

부분 환불 방법

 

 

무료 반품, 간편한 반품 절차, 전액 환불 보장 정책은 온라인 쇼핑객에게 가장 큰 매력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소매점에서도 반품/환불 정책에 있어 좀 더 유연할 필요가 있다.

 

Temu의 한계와 전망

테무에서 제품을 구입한 후, 이메일 함에는 연일 테무에서 보내오는 배송 정보와 할인 정보, 쿠폰 등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광고 인텔리전스 플랫폼 MediaRadar가 조사한 바로 Temu는 작년 한 해 광고를 포함한 홍보비에 5억 500만 달러를 지출하여 마케팅 지출이 1,000% 증가했다고 한다. 소비자들에게는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 하고 테무는 마케팅에 억만장자처럼 투자한 셈이다. 덕분에 단기간에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온라인 시장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지만, 과연 뿌린 대로 거둘지는 지켜봐야 한다. 테무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1. 초저가 정책, 언제까지 가능할까

재물이 끝없이 솟아나는 화수분이 아닌 한, 박리다매의 특성을 띠는 초저가 정책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고객을 끌어 모으는 마케팅 전략이 멈춘 이후 테무 사업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는 불분명하다.

게다가 물류비 부담도 적지 않다. Cargo Facts Consulting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Temu의 하루 평균 배송량은 약 4천 톤으로, 하루에 약 40대의 보잉 777 화물기가 운행되는 것과 같다. 최근에는 중국발 항공화물 운임도 올랐다. 테무에서는 그 대안으로 해상 화물이나 해외 물류창고 개설, 화물기 임대 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어쨌든 앞으로 더 늘어날 물류비 부담은 테무가 가진 초저가라는 무기를 퇴색시킬 가능성이 높다.

 

  1. 커져가는 ‘최소 기준 면제’ 제외 요구

해외 쇼핑몰임에도 테무가 무섭게 성장한 배경에는 ‘최소 기준 면제(De Minimis Exemption; 800달러 이하의 패키지가 개인에게 발송되는 한 관세가 면제되는 규칙)’라는 미국 무역 제도의 허점도 있다. 이를 인지한 미 의회에서는 최소 기준 면제 대상에서 모든 중국산 제품을 배제하는 내용의 초당적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하원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Gap과 H&M은 2022년에 각각 7억 달러와 2억 500만 달러의 수입 관세를 지불한 반면, 최소 금액으로 고객에게 직접 배송하는 Temu와 Shein은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았다.

 

©Getty Images.
지난 해 Temu, Shein 등 중국 소매업체의 소형 패키지 10억 개가 최소 무역 허점으로 인해 미국으로 들어왔다.

 

  1.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의 꼬리표

테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중간 유통 없이 판매자가 구매자에게 직배송하는 시스템이어서 상상 이상의 저렴한 비용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런데 중간 유통이 없어 발생하는 분명한 단점이 있다. 이른바 ‘짝퉁’이 많다는 것.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테무는 판매자가 상품 등록을 할 수 있는 플랫폼만을 제공하고 따로 제품 검증을 하지 않으므로 상품이 사진과 소개만 번지르르한 모조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테무 피해자(Temu Victim)’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구매품들의 잦은 고장, 배송 중 파손, 안전사고, 가품 논란 등의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다.

 

©Kennedy News & Media
테무에서 구입한 부츠를 신었다가 안쪽의 날카로운 물질에 발을 다쳐 14바늘을 꿰맸다는 여성의 리뷰

 

  1. 개인 정보 유출 우려

중국 앱이 개인 정보를 탈취한다는 우려에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이용을 꺼리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앞서 테무의 자회사인 핀둬둬는 사용자 개인 정보를 빼 가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앱에 내재했다는 논란에 오른 바 있다. 실제로 많은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는 사기 및 신용 카드 해킹에 대한 일화를 포함하여 Temu의 데이터 유출을 경고하고 있다. 최근 Temu는 데이터 개인 정보 보호 문제로 인해 일리노이주에서 집단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일리노이,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버지니아주 출신의 지명된 원고 7명과 익명의 사람들을 대리하여 일리노이주 Hagens Berman 법률회사에서 제출한 고소장

 

  1. 윤리적 문제

미국은 중국 신장 자치구의 무슬림 위구르족에 대한 학대를 이유로 이 지역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공화당의 블레인 루엣케마이어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미 국토안보부와 기타 정부 기관에 테무를 ‘위구르 강제 노동 방지법(UFLPA) 위반자 명단’에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 제조사가 아닌 유통사로는 최초의 사례이다. 테무는 이러한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미국 하원 선정 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그들은 자사 제품이 강제 노동의 결과가 아닌지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 리스트에 오르게 되면 테무는 미국에서 수입 금지 철퇴를 맞게 된다.

테무가 이런 장애물을 모두 뛰어넘고 뷰티 업계까지 뒤흔드는 골리앗으로 자리매김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아는 만큼 대응할 수 있다. 소중한 고객들이 ‘테무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테무를 둘러싼 논란들을 인식하고 알릴 필요는 있어 보인다. 도매점에서는 온라인과 뚜렷이 구분되는 제품의 품질 유지와 신제품 개발, 적절한 홍보에 힘쓰고, 소매점에서는 전문적인 제품 관리와 친절한 고객 응대 등 차별된 서비스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기억하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결국 다윗의 승리로 끝났다.

 

COVER STORY By BNB MAGAZINE
BNB 매거진 2024년 4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