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한 체형의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
뷰티서플라이에도 필요하다
마네킹은 의류나 헤어 등의 착용감을 손님들에게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용도로 쓰여 왔다. 매대에 진열된 상품을 입거나 썼을 때의 느낌을 마네킹을 통해 손쉬운 방법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매장에서는 주로 주력 상품을 홍보하는 수단으로여기고 있다.
상품을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매장에서는 그동안 아주 마른 몸매의 마네킹을 주로 사용해왔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군살이 없고비율이 좋은 사람에게 “마네킹 같은 몸매를 가졌다”는 표현이 쓰이기도 한다. 패션쇼에 서는 모델들도 마찬가지. 거식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을 만큼 깡마른 몸매를 가져야만 옷의 핏 감을 더 살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업계에서는 길쭉한 팔다리, 굴곡 없이 일자로 뻗은 몸매를 유독 선호해 왔다.
오랫동안 고정관념처럼 자리 잡아온 ‘미적 기준’. 그러나 2년 전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을 선보이면서 판도가 완전히 흔들리고 있다. 영국 런던 옥스퍼드 스트리트 매장에 그야말로 종전에 볼 수 없던 ‘뚱뚱한’ 마네킹을 내놓은 것. 이는 자신이 어떤 체형을 가지고 있든 자랑스럽게 여기자는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열풍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현실 세계에 있는 여성들 중 마네킹처럼 깡마른 몸매를 가진 사람은 사실 많지 않다. 많은 이들이 몸매 관리에 관심을 갖고 탄탄한 복근, 일자 다리를 만들기 위해 운동을 하고 애를 쓰고는 있지만 각자의 체질과 기본적인 골격이 다르기 때문에 노력으로 이를 만들어 내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한동안 가장 예쁠 때의 자신을 남기는 ‘보디 프로필 사진 촬영’이 유행했다. 한 장의 사진을 위해 덜먹는 것은 물론 체지방을 빼고근육을 만들고자 과도한 운동을 야기했던 이 열풍은 이후 많은 이들이 부작용을 호소하면서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단기간 내에진행한 급격한 다이어트가 거식증이나 폭식증, 요요현상, 생리 중단, 탈모 등을 가져온 것. 멋진 사진 한 장은 남겼지만 그만큼몸을 망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성들이 자기 자신에게 들이댔던 엄격한 잣대를 내려놓고 본인의 아름다움에 주목하면서 패션 브랜드들도 변화해 갔다. 소비자들의 흐름을 반영하기 위해 런웨이에도 플러스 사이즈 모델들이 등장했고 타깃 스토어, 아메리칸 이글, 노드스트롬 등도 나이키와 같이 체형이 상대적으로 큰 마네킹을 매장에 세웠다.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이 늘어나자 이를 취급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뷰티서플라이는 어떨까? 취재를 위해 방문한 조지아 지역 10곳의 소매점 중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이 있는 매장은 단한 곳이었다. 나머지 9곳은 모두 여전히 깡마른 체형의 마네킹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취재 중 만난 대부분의 손님들은 마네킹보다는 좀 더 평범한 체형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들은 마네킹의 착용감을 보는 들여다보는 대신 매대에서 자신의 사이즈가있는지 찾는 데 열중했다.
물건을 구입할 때 마네킹 착용 모습을 참고하냐는 질문에 한 손님은 “내가 입으면 저 느낌은 아니겠죠?”라고 답했다. 이 손님에게 “혹시 플러스 사이즈 마네킹이 뷰티서플라이에 놓여 있다면 어떨 것 같아요?”라고 다시 물었다. 그는 “뷰티서플라이 매장에다른 물건들이 많아서 뚱뚱한 여자 마네킹 몇 개 놓으면 꽉 차지 않을까요?”라며 장난기 섞인 말을 하면서도 “그러면 좋을 것 같아요. 훨씬 더 참고가 되겠죠.”라고 말했다.
뷰티서플라이는 주로 흑인 여성들이 헤어나 의류를 사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어 전시를 위한 마네킹에는 흑인 여성들의 모습이 보이는 반면, 의류의 경우 깡마른 백인 여성의 체형을 한 마네킹이 주로 놓여 있다. 의류를 구입할때 고려하는 것은 비단 신체적 특성뿐만이 아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색, 피부톤이 더 맑아 보일 수 있는 색등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좀 더 친근한 마네킹 하나로 손님들하고의 거리를 좁혀보자. 작은 변화 하나가 큰 나비효과를 가져올수 있다.
Business By Jeehye Ra
BNB 매거진 2022년 11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