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년간 뷰티서플라이 어떻게 변해왔나?
2002, 2011, 2020년 소매점 점주 설문조사 비교분석
지난 18년간 우리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은 어떻게 변해 왔을까? BNB에서는 최근 전국 뷰티서플라이 소매점 점주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뷰티 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물어보았다.
BNB 매거진은 2011년에도 이와 비슷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조사를 바탕으로 2012년 BNB 4월호에 2002~2011년 사이 뷰티서플라이의 변화에 대한 통계분석 기사를 실었었다. 이번에는 2002년, 2011년, 2020년 등 9년 간격으로 3번 조사된 내용 중 주요 10개 항목을 뽑아 상호비교해 분석했다. 이 분석 결과는 지난 18년 동안 우리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은 어떻게 변해왔고 현재 서 있는 지점은 어디인지 정확히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도움말>
본 통계자료는 2002년 6월에 OTC 매거진 창간호에서 발표한 전국 156명 응답자에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 2012년 4월에 BNB 매거진에서 전국 3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 그리고 2020년 BNB 매거진에서 전국 뷰티서플라이 소매 점주 155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추출법에 의해 조사한 내용을 비교·분석한 자료이다.
덧붙여 2020년 데이터는 코로나 사태 이전 시점에 설문 조사한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 시대 이후에 급변하고 있는 뷰티업계의 현실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1. 업주들의 고령화, 평균나이 45.6세 → 56.6세
뷰티서플라이 업주들이 노령화되고 있다. 2002년 업주들의 평균연령이 45.6세였지만 18년이 지난 2020년에는 56.6세로 무려 11세가 증가했다. 더군다나 노령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2011년에는 2002년 대비 4.4세 증가했지만, 2020년 조사에서는 7.4세나 증가했다.
선대가 이루어 놓은 유산을 차세대가 이어받을 것으로 지난 2012년 통계분석 기사에서 예상했다. 하지만 그 예상은 상당 부분 빗나갔다. 2002년 조사에는 뷰티서플라이 업주 중 40대가 가장 큰 비율(약 35.5%)을 차지했다. 2011년에는 그 40대가 나이가 들어 50대가 되었고 뷰티서플라이의 주축(47.3%)이 되었다. 2020년 현재, 또 그 50대가 또 나이가 들어 60대가 되었고 그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0년 현재 뷰티서플라이 업주의 80%를 1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2세대가 가게 운영을 하고 있는 경우는 5%에 불과했다. 그나마 1세대와 2세대가 힘을 합쳐 가족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이 12.5%였다.
이에 대해, 20여 년 경력의 베테랑 세일즈맨인 DoDo Fashion의 스카이홍 이사는 “나이 드신 많은 사장님들의 생각은 ‘은퇴하고 할 일 없이 노느니 심심풀이 겸 일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신다”고 말하며 “2세나 젊은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업계에 진출했지만, 1세대가 아직은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고 그분들이 나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평균 연령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 뷰티서플라이 업주는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어도 고생하는 부모들 모습을 보고 자란 자녀들이 원치 않는다”고 말하며, “자식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굳이 이 일을 시킬 필요가 있겠나”고 반분한다. 그리고 그는 “내 자식이 이 일 말고 다른 물, 메인스트림에서 놀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18년 전 베이비부머 세대는 40대였고 지금은 60대가 되었다. 이 세대는 여전히 뷰티업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자영업의 특성상 그리고 평균 수명의 증가로 은퇴 시점을 어느 정도 늦출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베이비부머 세대가 자연의 순리에 따라 은퇴를 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이제 싫든 좋든,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대교체는 뷰티서플라이 업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자 당면한 과제로 다가왔다.
2. 매장 면적 3,536 → 5,440 sf로 대형화
뷰티서플라이 매장의 평균 면적은 2002년 3,536 sf이 2011년 4,585 sf으로 커졌고, 2020년 현재는 5,440 sf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차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뷰티 서플라이 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금은 휴먼 헤어가 주 품목일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면서,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잡화나 패션 등으로 품목이 다양해지고, 특히 브레이딩 헤어가 많이 팔리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브레이딩 헤어 섹션 때문에 가게 면적을 키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20년 경력의 한 뷰티서플라이 베테랑 업주는 “요새 물건을 제대로 디스플레이하려면 최소 1만 스퀘어피트는 필요하다”고 전하며, “특히 코로나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브레이딩 헤어의 공급이 힘들어서, 미리 물건 확보하려는 뷰티서플라이 사장님들은 가게 창고 공간이 부족해서 본인 집의 거라지(garage)에 브레이딩 헤어를 쌓아 놔야 할 정도”라면서 가게 면적이 점점 커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전했다.
3. 지난 10년 매장 평균 매출액 답보, $71만 → $73만
매장 평균 면적은 지속해서 커졌지만, 매장 당 연 매출액은 2011년 이후에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업소당 연평균 매출액이 2002년 51만 불 수준에서 2011년 71만 불로 괄목할 증가세를 보였지만, 2020 조사에서는 73만 불로 2011년 대비 겨우 2만 불 증가해 그 폭이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 뷰티서플라이 체인점 대표는 “온라인에 손님을 빼앗긴 것도 있고 값비싼 휴먼헤어의 수요가 줄고 저가의 브레이딩 판매가 크게 늘었던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도, “업계에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즉 “대형 가게들은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작은 가게는 엄혹한 경쟁환경에서 생존하기조차 힘든 게 현실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매출액이 크게 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4. 커진 우먼파워! 여성 업주 비율 22% → 40%로 상승
뷰티서플라이 업계에 여성파워가 세지고 있다. 18년 전에 비해 2020년 현재, 여성 업주 비율이 22.1%에서 40%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 18년 동안 18%가 증가한 것이다.
뷰티서플라이 고객의 대부분이 여성인 점을 고려했을 때,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여성 경영인만이 가지는 장점이 뷰티 사업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점 등이 이런 현상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이에 대해 애틀랜타뷰티우먼스클럽의 박미미 고문은 “미국에서 여성의 사회진출은 지극히 당연한 문화이고, 처음에는 집에만 있던 ‘사모님’들이 점차 가게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하며, “뷰티 특성상 가게 안에서 남성보다는 여성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서”라고 여성 업주 비율이 높아진 이유를 설명했다.
5. ‘가게 차리기 힘들어졌어요!’ 신규 업소 비율 44.7% → 22.5%로 대폭 감소
뷰티서플라이를 새로 개업하는 시도 자체가 과거에 비해 현격히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었다. 5년 미만 신규 점포 비율이 2002년 44.7%, 2011년 31.4%, 2020년 현재 22.5%로 그 비율이 시간에 따라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전체 업소 중 신규업소 비율이 20년 전에 비해 반 정도로 감소한 것이다. 특히 개업 3년 미만 최신점포 비율은 9년 전인 2011년 조사에서는 16.5%였지만, 2020년 현재는 5%에 불과해, 이제는 신생 뷰티서플라이 업소 자체를 만나기조차 힘들어졌다.
반면, 운영한 지 10년 이상 지난 업소 비율은 2002년에는 21.1%, 2011년 40.4%, 2020년 47.5%로 18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해서, 장기 운영 점포가 거의 과반수에 육박하고 있다. 업주들의 노령화와 함께 업소들의 노후화도 같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뷰티서플라이 사장은 “뷰티서플라이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목 좋은 곳에는 이미 자리를 다잡고 있다. 또 최근 뷰티서플라이의 대형화되다 보니까 한정된 자본으로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시도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가게를 오픈하더라도 물건 오더를 하기가 힘들어졌다. 과거에 주던 텀(외상) 거래가 많이 없어졌다. 초기 자본력이 충분치 않으면 물건 채워 넣기에도 버거울 수 있는 점도 (가게를 새로 오픈하는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6. 사업 전망 “매우 안 좋다!” 5% → 10%로 상승
미래 뷰티서플라이 사업 전망에 대한 질문에 “좋다”는 비율은 2011년에 비해 큰 변화가 없었지만(2011년 11.6%, 2020년 12.5%), “안 좋다” 또는 “매우 안 좋다” 등 부정적으로 전망한다고 답변한 비율이 2011년 42.5%에서 2020년 45.5%로 증가했다. 특히 “매우 안 좋다”의 답변 비율은 5.3%에서 10.0%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렇게 뷰티서플라이의 미래에 대한 어두운 전망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몰의 약진, 오프라인 업소들의 대형화 등으로 인해 경쟁이 격화되고, 소형매장들의 상대적인 박탈감과 매출 부진 등이 작용한 것이 아니겠나”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7. 매니저 가게 운영 비율 16.5% → 17.5%로 미미한 증가
가게를 매니저 경영 체제로 운영하는 비율이 9년 전에 비해 근소하게 증가(16.5%→17.5%)했지만, 2011년과 2020년간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었다고는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뷰티서플라이의 대형화와 경영의 전문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도 부부나 가족 중심으로 운영하는 소형 점포가 많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다”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8. 헤어제품 매출 비중 44.3% → 35%로 감소
2020년 조사에서 가게 전체 매출에서 익스텐션, 위그, 브레이드 등 ‘헤어’ 제품의 비중이 2011년 대비 2020년 조사에서 상당히 감소(44.3% → 35.0%)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뷰티서플라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군이 헤어 제품 외에도 케미컬, 잡화, 코스메틱 제품 등으로 보다 다양해지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2020년 조사에 의하면, 전체 매출에서 ‘케미컬’ 제품의 비중이 29%로 헤어 제품 비중(35%)에 근접하고 있다. 한편 ‘잡화’ 제품은 22%를 ‘코스메틱’ 제품은 12%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대해 헤어 도매 업체에서 은퇴한 세일즈맨은 “단가가 높은 휴먼헤어는 오프라인 판매량이 줄고 온라인에 시장을 잠식당한 측면이 크다”면서 “흑인들이 브레이딩 등을 이용해서 자기 머리를 살리려는 트렌드도 헤어 제품 매출액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해석했다. 한 뷰티서플라이 사장도 “헤어 제품을 쓰기보다는 자기 머리를 직접 관리하고 머리를 손질하려는 경향으로 케미컬 제품 판매량이 최근 늘어났다”고 전했다.
9. POS 사용, 24.5% → 42.5%로 두 배 가까이 증가
POS를 이용하는 점포의 비율이 2011년 18년 전보다 대폭 증가(24.5% 42.5%)했다. 과거보다 가게 운영이 더 자동화, 간소화, 체계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 POS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 뷰티서플라이 업주는 “처음에는 POS로 인벤토리 관리까지 하다가 너무 복잡하고 신경이 쓰여서 최근 포기하고 이제는 레지스터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아마 POS로 인벤토리까지 관리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가게의 10%도 안 될 것”이라고 전하며, “POS에 대한 경영 차원의 활용 가치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그것까지 신경 쓰기에는 벅차다”고 전했다.
한편 POS 공급업체인 조지아 Golden Key의 김성원 대표는 “새로 생기는 가게는 거의 모두 POS를 도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된 가게 운영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커지는데, POS 시스템이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은 POS를 통해 온라인 주문, 결제, 상품 준비, 데이터 저장 등을 원스톱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뉴노멀 시대에 안정적인 가게 운영을 위해서 POS를 활용을 통한 선제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10. 마케팅 방법 급변, “SNS가 전단지를 대체”
뷰티서플라이에서 이용하는 광고 매체는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여준다. 2011년에는 ‘전단지’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 광고/마케팅 매체였다면 지금은 ‘SNS’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2011년에는 SNS를 이용하는 곳이 전혀 없었지만 2020년에는 뷰티서플라이 업소 45%가 이용하고 있다. 반대로 전단지 이용률은 2011년 45.8%에서 2020년 현재 5%로 급감했다.
이에 대해 한 뷰티서플라이 업주는 “전단지를 만들고 배포하는 작업은 효과 대비해서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고 힘들기도 하다. 이제는 SNS를 통한 마케팅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고 전했다. 즉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SNS를 이용한 마케팅이 뷰티서플라이 소매점에서도 보편화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 의하면 2020년 현재 뷰티서플라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SNS 매체는 페이스북과 구글이고 인스타그램의 사용 빈도도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