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관리, 어떻게 할 것인가.

재고관리, 어떻게 것인가.

메릴랜드 Essex 지역에 있는 한 뷰티 서플라이 스토어에서는 매장 내에 있는 모든 종류의 헤어 제품을 매주 한번씩 전부 다 갯수를 세어서 장부에 기록하는 가게가 있다. 많은 양의 종이와 프린터 잉크가 소모되고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리는 “Real Time Consuming Task” 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직원들이 출근해서 의무적으로 이 일을 하게 되어있다. 여기에서 모든 종류의 헤어 제품이라고 하면 모든 종류의 트랙 헤어, 모든 종류의 브레이딩 헤어, 모든 종류의 가발, 포니테일, 번, 뱅 피스를 포함한다. 그렇게 하는 이유가 재고 파악을 정확히 해서 제품 오더하는 데 활용한다고 하는 것인데, 사실 궁극적인 목표는 직원들이 가만히 노는 것이 싫어서 매주 반복적으로, 일주일 내내 전체 머리제품 갯수를 세도록 시키고 있다.

그렇다 보니 그 가게는 손님이 들어와도 손님에게 물건 파는 것보다 머리 숫자 세는 것이 더 중요한 업무가 되어버렸다. 이 덕분에 그 가게에서는 아무리 뷰티업계에 처음 입문한 뷰티 초보라고 해도 단 몇 개월만 반복해서 매일 같이 가게 전체의 머리제품을 노트에 적다 보면 어느새 머리관련 업무는 뷰티 고수가 되어버린다. 여기서 일한 매니저는 단 일년만 일해도 특급 대우받는 매니저로 성장해버린다고 한다. 모든 매장에서 이런 방식을 도입하라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단지 재고 파악 및 관리의 극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는 가게도 있고 저렇게 하는 가게도 있고 각기 그 관리 방식이 다르지만 재고관리는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재고관리는 비즈니스 손익분기점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재고 관리시 중요한 내용 몇 가지를 알아보겠다.

Overstock 점검 및 정기적으로 Restock 하기

일주일은 7일이다. 정기 오더나 수시로 스탁하는 일 말고도 뷰티 매장에서 정기적으로 스케줄을 정해서 해야 할 일이 있다. 일주일 즉 7일이라는 시간은 창고에 있는 오버스탁들을 다 꺼내서 리스탁 할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말이다. 먼저 기본적으로 창고나 서랍장에 남은 물건들을 종류별로 깔끔하게 정리해 놓을 필요가 있고, 각 제품별로 또는 브랜드 별로 정기적으로 스탁하는 스케줄을 만들어서 물건을 채워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월요일은 코스메틱 제품, 화요일은 미용잡화, 수요일은 헤어케어 제품, 목요일은 일반잡화 등등 매주 일정한 스케줄로 오버스탁 되어 있는 제품들을 꺼내서 진열하다 보면 어느새 불필요한 재고 없이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고 매장 및 창고 안의 공간 관리도 깔끔하게 할 수 있어서 일석이조다. 어떤 제품이 관리가 잘 안 되는지, 어떤 제품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지는 각 매장의 상황과 매니저의 재량에 맞게 계획해서 좀 치밀하게 운영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잡화제품 Order Chart 만들기

매장 내에 수만 가지 물건들이 있지만 그 물건들을 공급하는 도매상들이 취급하는 제품들은 각기 정해져 있고 같은 제품을 복수의 도매상에서 취급하는 경우도 있다. 매장운영을 정확히 하려면 어떤 도매상에서 어떤 제품을 취급하는 지 정도는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수만 가지의 제품을 매니저가 아무리 머리가 좋다고 해도 다 기억할 수는 없다. 이럴 때는 도매상 별로 오더챠트를 만들어서 취급하는 물품들을 하나 하나 엑셀에 기록해 놓고 수시로 업데이트 하고 오더할 때 눈과 머리로만 오더하지 말고 반드시 그 오더장을 손에 들고 하나하나 빠진 것 없나 점검해 가면서 오더를 해야 아이템을 빠뜨리는 실수를 최소화 할 수 있고 중복으로 오더하는 오류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하나의 제품에서 백오더가 발생하면 다른 도매상의 오더장을 보고 대체해서 오더하는 것이 습관화 되어있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재고 관리를 좀 더 완벽하게 할 수 있다.

 

중복제품 오더 줄이기

똑같은 제품을 각기 다른 회사 브랜드로 5~6 가지씩 구비하고 있는 매장들이 대형 매장 중심으로 많이 있는데 굳이 그렇게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도매상의 입장에서는 서로 자기 물건 입점시키려고 서로 경쟁을 하고 있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기도 하지만 뷰티서플라이는 물건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아니다. 어떻게든 물건을 많이 팔아서 이윤을 남기는 것이 목적인데 비슷한 제품을 불필요하게 많이 가지고 있다 보면 남는 물건들은 계속해서 처지게 되어 있고 결국 리턴을 하든지 아니면 원가 이하로 팔든지 극단적으로 버려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되어 있다. 비슷한 제품이라면 백오더를 감안한다고 해도 한 두 가지 정도, 대형매장의 경우에도 많게는 세가지 정도의 대표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운영하는 것이 결국에는 여러 가지로 이득이 된다.

 

가발, 브레이딩 헤어, 트랙헤어, 포니테일, 번 관리

특별히 헤어제품들은 뷰티서플라이 매상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제품이기 때문에 잠시라도 공백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브레이딩 헤어와 트랙 헤어는 매니저나 담당 직원이 아침에 출근하면 매일 우선순위로 매장에 진열된 물건 중에 빠진 것이 없는지 꼭 확인하고 매일 아침 스탁을 해주어야 손님을 놓치는 실수를 줄일 수가 있고 판매속도가 빠른 기본 칼라 헤어는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꼭 점검을 해서 리스탁을 해줘야 한다. 헤어 제품 오더 시, 보통 매니저가 직접 오더하는 경우 각자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방법으로 오더를 하기도 하고, 영업사원이 방문했을 때 같이 보면서 오더를 하기도 하고, 어떤 매니저들은 영업사원에게 일임을 해서 “알아서 뽑으세요” 라고 말하기도 한다. 매니저가 직접 스탁 확인 하고 오더하는 것이 정석이고 기본중의 기본인데 영업사원에게 오더를 맡겨버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다. 월급제로 일하는 영업사원들은 무리하게 오더를 뽑아내는 일이 많지 않지만, 실적제로 일하는 영업사원의 경우 자신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무리하게 오더를 만들어서 인보이스를 받아본 매니저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좀 바쁘고 어렵더라도 매니저가 직접 오더를 챙기고 주문을 하는 것이 정석이고 가게 운영을 올바르게 하는 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할 때 가게 상황에 맞게 적절히 오더량을 맞추고 불필요한 리턴과정을 피할 수가 있다.

 

미용잡화, 일반잡화, 화장품, 헤어케어 제품 관리

이와 같은 제품은 신경을 쓰지 않으면 재고가 충분히 있는데도 계속해서 오더만 해서 창고나 코스메틱 서랍장에 똑같은 제품이 계속해서 쌓여갈 확률이 매우 높은 제품 군이다. 매주 날짜를 정해서 재고정리를 해서 리스탁을 해야 하고 가용인원에 여유가 있을 경우 아이템 별로 직원들에게 분담을 시켜서 책임지고 관리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처음에는 매니저의 기준에 충족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반복하다 보면 어느 정도 제대로 일을 하게 되어있다. 이러한 제품군은 오버스탁 관리라는 측면에서 볼 때 우리가 가장 많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인데, 워낙 제품이 많고 개별 사이즈가 다양하고 종류도 많아서 관리하기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영업사원과의 유대관계가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용잡화, 일반잡화, 코스메틱 제품, 헤어케어 제품 관리의 기본은 영업사원이 오더 방문하기로 약속한 날의 바로 전날 창고를 다 뒤져서 남은 제품들을 꺼내 와서 빠진 물건들이 있으면 매장에 전부 리스탁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렇게 하면 불필요한 중복오더를 피할 수 있고, 운영자금이 창고에 잠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일 잘하는 좋은 영업사원들은 오더 방문하기 전에 미리 매니저에게 연락해서 언제 방문 예정이라고 미리 말을 해준다. 그렇지 않으면 매니저가 영업사원에게 언제 올 건지 미리 물어보고 약속을 잡고, 번거롭더라도 앞으로는 항상 오기 전에 미리 알려달라고 부탁을 해 놓아야 한다. 오더 전날 물건을 완벽하게 채워놓으면 오더량은 줄고 영업사원으로서는 리턴제품이 발생하지 않아서 양측에게 다 좋은 일이다. 그리고 인벤토리 관리 차원에서 특별히 인기 있는 제품이 있다면 영업사원에게 부탁해서 물건을 좀 더 받을 수 있도록 해놓는 것도 요즘 같이 제품구매에 어려움이 있을 때는 정말 중요한 일이다.

 

African Skincare Whitening 제품

유럽에 사는 흑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피부미백 스킨케어 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에서는 이러한 제품을 관리할 때 특별히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한다. 이러한 제품들은 유통기한이 짧은 것이 일반적이고 피부에 직접 사용해서 소비자 만족도와 직결되는 민감한 제품이기에 피부트러블 등 불상사를 방지 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 없나 확인을 해주고 물건을 오더 할 때도 “Inventory Turnover Rate(물건이 팔려나가는 속도)” 이 특별히 높은 제품이 아니면 굳이 대량 구매하지 말고 소량위주로 조금씩 오더하는 것이 좀 더 안전한 방법이다.

재고 관리와 오버스탁 관리는 제품구매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고 그에 따른 주문량은 매상과 직결되고 손익분기점에서 빼놓고 넘어갈 수 없는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성격이 꼼꼼하고 치밀한 주인이나 매니저들은 재고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서 정확하게 오더하고 오버스탁이 과하게 남지 않도록 운영을 잘 하는 반면, 재고관리가 잘 안되는 가게에서는 재고 물량이 계속 늘어가다 보면 “그 물건들만으로도 가게 하나 차려도 되겠다” 라고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농담도 한다. 컴퓨터 데이터 베이스 시스템 이나 POS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 매장에서는 조금 쉽게 관리를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아직도 사람이 직접 물량을 확인하고 장부에 기록하거나 비자동화 시스템으로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발, 일반잡화, 미용잡화, 화장품, 헤어케어 제품, 스킨케어 제품, 브레이딩 헤어, 트랙 헤어, 포니테일, 번 등 매장 내에 있는 어느 제품 하나도 관리에 소홀히 할 수 없고, 제품을 팔아야 이윤을 남길 수 있는 비즈니스 구조상 재고관리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특별히 요즘처럼 물건이 없어서 백오더가 많은 시기에는 오더 할 때 신경을 더 많이 써야 한다.

 

Business BY 류재형 기자
BNB 매거진 2021년 9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