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기, 장사 잘 되세요?

어려운 경기, 장사 되세요?

소매점 매니저와 헤어 업계 세일즈맨들과 술자리를 통해 각각의 업계의 속 사정, 말 못 한 그들만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각자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매니저: 안녕하세요? 저는 메릴랜드주에 있는 뷰티서플라이 가게에서 매니저로서 일하고 있는 A매니저입니다.

B 과장: 저는 동부지역에 있는 헤어 회사에 다니고 있는 B과장입니다.

C부장: 저도 동부지역에 있는 작은 헤어 회사에 다니고 있는 C부장입니다.

 

요즘 경기는 최악이라고 하는데, 어떠신가요?

A매니저: 저희 소매점(Beauty supply store)은 1월이 최악의 달이었죠. 12월부터 매출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1월은 12월에 대비해서 30%가량 매출이 줄었어요. 다른 소매점들 얘기를 들어보니 펜데믹 전으로 돌아갔다고 다들 그래요. 펜데믹 특수도 더 이상 없다 보니 매출이 떨어지는 낙폭이 이전과 비교해봐도 커요. 상대적으로 더 장사가 안되는 느낌이 드네요.

B과장: 저희 회사도 이번 달엔 매출이 많이 떨어졌죠. 소매점이 장사가 안되면 도매점(Whole sale)도 똑같이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죠. 하지만 세일즈맨 중엔 한두 명은 잘하는 사람이 꼭 있어서, 가끔 실적으로 비교 당하면 이중으로 힘든 것 같아요.

C부장: 맞아요. 저희 회사도 많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예요. 게다가 1월 ~ 2월이면, 세일즈맨들이 많이 이직하는 시즌이거든요. 저희 회사도 최근에 세일즈맨들이 몇 명 나가는 바람에 여러모로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관리자 역할도 해야 하기 때문에, 매출도 안 좋은데 세일즈맨까지 그만두는 바람에 여러모로 고충이 많아요.

 

물류난은 여전한데, 각자 상황은 어떠신지요?

A매니저: 요즘엔 백오더가 없는 거 같아요. 저희가 오더 한 물건들이 거의 대부분 잘 오는 것 같아요. 아마 도매점들이 물건이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그렇다 보니 장사는 안되는데, 가게에 물건만 쌓이는 느낌도 드네요.

B과장: 저희 회사는 잘나가는 가발은 백오더가 조금 있지만, 거의 대부분 재고는 충분히 있습니다. 특히 브레이딩 같은 경우에는 재고는 충분히 있습니다. 회사에서 미리미리 재고를 확보한 것 같습니다. 세일즈맨 입장에선 물건이 많아서 좋긴 한데, 한편으로 회사에선 물건 많은데 왜 못 파냐고 하니까 이러한 어려움도 있네요.

C부장: 저희 회사는 B과장님 회사보다 작은 회사라서 그런지, 저희는 여전히 백오더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매출도 저조한데, 물건도 없다 보니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브레이딩도 1, 1B가 없는 것도 많아서 여러모로 어렵습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계속 세일즈맨을 독려하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고객들을 설득하고 지키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제품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시나요?

A매니저: 요즘엔 모든 제품들이 가격이 올라서, 이제는 어느 정도 이해는 하고 있습니다. 물건값이 오르면, 저희 가게에서도 그에 맞게 가격을 올려서 팔고 있습니다. 다만, 손님들이 가격이 비싸다고 불만을 갖고 많이 물어보기는 해요. 그럴 때마다 상황에 맞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B과장: 저희 회사는 Weaving 제품만 가격이 제법 올랐고요, 기존 가발은 아직 안 올랐습니다. 하지만 새로 들어오는 가발은 가격이 많이 올라서 입고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브레이딩 가격은 아직 오르지 않아서 판매하는 데 크게 애를 먹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내에서도 조만간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고는 하고 있는데, 시장 상황, 경쟁사 상황에 따라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 같습니다.

C부장: 저희 회사는 물건값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다 보니까, 공장 측으로부터 물건도 제때 못 받고, 큰 회사에 비해서 오더량이 작아서 그런지 비싼 가격으로 제품들을 구매하는 실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진을 생각해서 가격을 올려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도 저희 회사 세일즈맨들이 열심히 고군분투해서 시장을 잘 방어하고 있습니다.

 

A매니저님, 소매점 매니저로서 세일즈맨에게 바라는 점이나 궁금한 같은 것이 있나요?

A매니저: 저도 뷰티서플라이 가게에서 매니저로 일하기 전에 10여 년간 헤어 업계에서 세일즈맨으로 일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세일즈맨의 고충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뷰티서플라이 매니저로 일해보니까, 매니저로서 일한 지 이제 겨우 2년 차라서 모든 것을 다 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저희도 저희 나름대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세일즈맨들에게 바라는점은 세일즈맨이 말한 것은 꼭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즉 약속이 잘 이행되면 좋겠습니다. 가장 큰 문제가 리턴 문제인데, 세일즈맨마다신제품을 소개할 때는 한번 써보시고, 3~4개월 뒤에 잘 안팔리면 리턴을 약속한다고 해놓고서, 하나도 안 팔려서 리턴을 요청하면 잘 처리를 안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매니저님께서 상대하는 세일즈맨이 많을 텐데, 그런 말들이 기억이 나나요?

A매니저: 네. 기억이 다 납니다. 농담이나 사적인 것들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리턴 관련 이야기들은 거의 다 기억이 납니다. 왜냐하면 하루를 마감할 때 매일 저녁 청소를 하는데, 그때마다 안 팔리고 쌓여있는 제품을 볼 때마다 해당 세일즈맨이 생각이 납니다. “저 가발 리턴해준다고 했는데, 언제 해주나?”라는 생각이 매일 듭니다. 저도 세일즈를 해봐서 잘 알지만, 세일즈맨들이 리턴을 좋아하지 않는 것 잘 알지만, 저희도 가능한 최대한 팔아보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우리 가게에서 안 팔리는 것들은 빨리 리턴하고 다른 제품으로교환해 주면 서로 윈윈하고 좋을 것 같은데, 그걸 제대로 해주는 세일즈맨이 없다는 것이 많이 아쉽죠.

 

B과장님, C부장님 세일즈맨으로서 소매점 매니저 또는 오너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신 가요?

B과장: 저는 개인적으로 소매점 사장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장사 안 된다는 소리 좀 그만하셨으면 합니다. 항상 장사안된다고 하시면서, 맨날 가격 할인해달라고 하시는데 몇 달 뒤에 가면 2호점, 3호점 오픈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타 회사랑 우리 회사를 그만 비교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그 회사 직원도 아니고, 우리 회사만의 규정이 있는데 자꾸 다른 회사와 비교하시면서 같은 조건을 요구하시는 사장님들이 참 많습니다. 솔직히 저보고 어쩌라는 것인지, 참 힘들 때가 많습니다.

C과장: 저는 작은 회사의 직원이라서 그런지, 갑질을 참 많이 당했습니다. 한 번은 어떤 가게의 매니저가 왜 오더 하지 않은 물건을 보냈냐고 뭐라고 하시길래, “사장님께서 오더 하신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는데도, 당장 와서 리턴해가라고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저보다 어린 매니저가 처음부터 반말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서로 나이를 공개했는데도 말이죠. 그리고, 텀을 자기 맘대로 쓰시는 분들도 부지기수고요. 이렇게 저렇게 갑질을 당할 때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적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제발 인격적으로 대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회사가 작은 것이지, 저의 인격마저 작은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뷰티업계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매니저: 저는 뷰티업계는 이제 팬데믹 특수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장사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뷰티서플라이 가게들이 점차 대형화, 즉 프랜차이즈화 되는 것에 대한 걱정은있습니다. 당장 우리 가게 근처에도 대형 뷰티서플라이가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B장: 제 생각엔 미국에 흑인이 사라지지 않는 한 뷰티서플라이는 망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소매점이 계속 생존하면, 자연스럽게 저희 같은 도매점도 망하지 않겠죠. 일시적으로 매출이 떨어질 수 있어도, 지속적으로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회사도 매년 약간씩 성장하고 있거든요.

C부장: 저도 앞에 두 분이 말한 것처럼, 뷰티서플라이는 쉽게 망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온라인 시장이 얼마나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봅니다. 저희 회사도 당장은 아니지만, 10년 내에는 B2B가 아닌 B2C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즉, 바로 End user에게 파는 것이죠. 제 생각엔 앞으로는 점점 세일즈맨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저희 같은 작은 회사는 온라인 업체로 변화는 필수불가결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시간 솔직하게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소매점과 도매점에 일하시는 분들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보니, 서로 간의 고충들을 상세히 있는 알찬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소매점과 도매점은 상생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서로 존중하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시고, 소매점과 도매점 모두 번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자리를 만들면 좋을 같네요. 아무쪼록, 귀한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오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Real 취중진담 BY James Chung
BNB 매거진 2022년 3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