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 다시 매장으로 돌아왔다

소비자들 다시 매장으로 돌아왔다

팬데믹 쇼핑은 하나의사회적 활동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례 없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쇼핑몰들은 호황을 누렸다.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은 매장을 찾는대신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통한 구매에 집중했고 메이시스 등과 같은 소매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온라인 인력을 강화해 급증하는 온라인 수요에 부합하려 애써왔다. 이 흐름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온라인 판매만이 소매업체가생존할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과 더불어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최근에는 오히려 지난 몇 년간의 온라인 구매 대신 매장을 찾아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 시간을 쏟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터카드가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온라인소매 매출 패턴을 분석해 본 결과 온라인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2.2% 증가했지만 매장 내 매출은 13.4%로 더 빠르게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이 시간을 줄이고 간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동안 집 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소비자들은 이 간단한 절차에 되려 싫증이 났고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나서 여러 물건을 직접만져보고 필요한 제품을 고르는 행위에 대한 향수와 즐거움이 소비자들에게는 놓칠 없는 중요한 ‘경험’이다. 이들은 오프라인쇼핑 경험을 하나의 사회적 활동’으로 인식하고 있다.

매장을 찾은 쇼핑객들의 모습 ©bibohair

특히 전자제품이나 가구를 온라인에서 주문할 경우 부과되는 배송비와 환불, 교환 등을 위해 다시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가중된다. 또한 실물을 보지 않고 구매했을 때 벌어지는 ‘갭 차이’도 존재한다. 실제로 온라인 쇼핑몰에는 “생각했던 제품과 다르다”는 불만 섞인 후기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되려 온라인 마켓의 성장을 내다보고 막대한 투자를 했던 회사들은 이를 다시 회수하는 추세다. 아마존은 팬데믹 기간 급격히 늘어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창고 용량을 늘렸고 인력을 대량 고용했다. 현재 아마존은 일부 창고 공간을 전대하고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의류 스타일링 서비스 스티치픽스는 전자 상거래의 성장이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자 약 330명의 직원을해고하기로 결정했다.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 카바나 역시 전체 직원의 12%에 해당하는 약 2500명의 직원을 내보낼 전망이다.식료품, 생활용품 등을 집앞까지 빠른 시간 내에 배송하겠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몇몇 스타트업은 도산 위기를 맞았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전자 상거래 주식은 2022년 월 기준 대략 28% 가까이 하락했다.

베르나 바르샤이 엠파이어 파이낸셜 리서치 전문가에 따르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거나 해당 서비스를 늘려 나가는 추세에 있었던 회사들은 전자 상거래의 전망을 밝게 보고 인력을 충원하고 자금을 투입했지만 성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고그들은 다시 규모와 비용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영구적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상을 완벽히 뒤집은 것이다. 2년 전 코로나19로 일상생활이 마비되면서 온라인 구매는 급증했다. 각 지역마다 상황은 조금씩 달랐지만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고 모든 연령대의 소비자들은 식료품, 사무용품, 가구, 스포츠 용품 등 거의 모든 필요한 물품들을 온라인으로 구입하며 전자상거래는 역대 최대의 기록을 세웠다. 2020년봄에 정점을 찍은 전자상거래는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는 조짐과 함께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온라인 광고, 홍보 메일링 시스템 등에 투자했고 좀 더 빠른 배송을 위해 유통시설을 확장했다. 인스타 카트, 도어대시, 우버 이츠와 같은 배달 서비스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기다려온 소비자들은 매장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제프리 제넷 메이시스 CEO는 “매장 매출이 예상보다 더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디지털 매출은상대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소비자 쇼핑 형태가 팬데믹 기간과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변화했다”고 말했다. 노스트롬 역시 디지털 판매가 제자리걸음인 반면 오프라인 쇼핑객들은 대폭 늘었다고 발표했다.

파티나 사교행사가 늘어나고 재택근무 대신 다시 출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오프라인 쇼핑에 불을 붙였다.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던 지난 몇 년 동안은 캐주얼한 옷차림이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공식적인 자리가 많아지면서 드레스, 정장 등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은 좀 더 시간을 들여 꼼꼼하게 제품을 고르기 위해 매장을 찾고 있다.

풀어진 방역 조치도 오프라인 매장을 부추기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주에서 마스크 착용은 의무가 아닌 선택이 되었고 계산대의 무거운 비말 방지벽도 많이 사라졌다. 좀 더 편하게 직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고, 한동안 찾아보기 어렵던 ‘스몰 톡(small talk)’도 다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온라인보다 더 큰 쇼핑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배런이 6월경 2210명의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는 미국 성인의 73%현재 물건 구입을 위해 쇼핑몰을 찾는 것이 편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초에 조사했던 수치보다 17포인트 높다. 인구조사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몇 년간 전자상거래가 거둔 큰 이익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매출은 전체 1분기 매출 중 14.3%에 불과해 여전히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원하는 실제적인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지는 시점이다. 좀 더 따뜻한 매장의 분위기, 직원들과의 편안한 소통, 온라인과 다르게 직접 제품을 착용 혹은 사용해 볼 수 있는 장점들을 살릴 필요가 있다.

매장을 찾은 쇼핑객들의 모습 ©cbc.ca

뷰티서플라이도 마찬가지다. 서로가 감염 우려로 기피했던 매장 내 분위기를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손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제품을 추천하고 이들이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매장 분위기를 좀 더 밝고 화사하게 꾸며 소매점을 찾는 이들에게 경험의 가치를 더 높게 만들어 주는 것 등이 이행되어야 한다.

팬데믹 기간 동안 미용실, 네일 아트 숍 등이 문을 닫으면서 셀프 뷰티를 위해 뷰티서플라이를 찾았던 많은 손님들로 업계는 반사이익을 얻었다. 다른 소매 업계가 둔화했던 반면 소매점은 인기를 얻은 것이 사실이다. 이제 다시 숍을 찾아 관리를 받는 손님들의 발걸음을 잡아두기 위해서는 이들의 패턴과 수요를 이해해야 필요가 있다.

물론,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증가가 다시 늘어났다고 해서 온라인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낮게 보아서는 안된다. 여전히 온라인생태계의 흐름은 존재하고 있으며 이번 후퇴는 단기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온라인 채널의 판매가 소매 업계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적절히 병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 지 오래다. 뷰티서플라이 업계도 사회적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소비 형태에 주목하고 상황에 맞는 대처를 해야 한다.

 

Business By Jeehye Ra

BNB 매거진 2022년 9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