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더들의 이야기

브레이더들의 이야기

최근 몇 년 동안 브레이드의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번들 헤어의 유행과 함께 공장 셀러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하나의 카테고리로자리 잡았고 내추럴 헤어 무브먼트 열풍도 거세다. 컬 페스트, 에센스 페스티벌, 아프로 펑크 등 내추럴 헤어를 대표하는 문화 이벤트들이 생겨났고, 흑인 여성들은 자신의 헤어를 가발이나 위빙으로 감추지 않고 드러내고 있다. 이 무브먼트는 10 여년간 이어져 오고 있는데 내추럴 헤어를 다양하고 간편하게 연출할 수 있는 브레이드 제품들도 덩달아 꾸준히 사랑받는 추세다.

브레이드 제품들은 비싼 휴먼 헤어의 매출을 뛰어넘었고 길게 늘어뜨린 자연스러운 크로셰 브레이드들이 스토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몇 해 전만 해도 내추럴 헤어를 하고 등교를 한 여학생이 학교에서 놀림을 당하는 일도 있었고 한 흑인 여성이 회사에 본연의 모습 그대로 출근해 프로페셔널 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 사건도 있었다. 이 두 사건은 법정 공방까지 이어졌는데 이는 “왜 차분하고 윤기나는 헤어만을 고집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사회에 던졌고 많은 미국 사람들의 헤어에 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헤어 살롱 예약이 한정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유튜브 등으로 배우며 셀프 헤어를 시도하기 시작한 것도 브레이드 인기에 불을 붙였다. 어려운 기술이 필요한 스타일링이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스타일이 만들어진 제품을 구매하기만 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헤어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초보자도 따라 하기 쉬운 크로셰 브레이드 등의 판매가 큰 폭의 상승세를 탔다.

브레이드의 소비가 늘어나자 브레이드들을 찾는 수요도 높아졌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작년과 올해 초에는 브레이더들과 예약을잡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였다. 브레이더들은 1:1 예약을 받으면서 선금 혹은 디파짓을 요구했고, 약속에 늦거나 취소시 페널티를 부과하기도 했다. 미국의 많은 주들이 브레이더와 헤어 스타일리스트를 다르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브레이딩만서비스할 경우 라이선스가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 헤어 스타일리스트들과는 다르게 케미컬 등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브레이더들을 규제하는 법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 말인 즉슨 브레이더가 될 수 있는 진입 장벽이 낮으며 실력만 있으면 꾸준한 손님을 모을 수 있는 업종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코로나 때 새로 창업한 브레이더들은 매우 많으며 커뮤니티도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지난 8월 브레이더들 사이에서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정보를 교환하고 교류하는 모임이 있다고 하여 그들의 모임에 참여했다. 워크숍은 대화와 발표 등으로 고객 케어, 온라인 마케팅, 기술에 따른 브레이드 비용 책정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됐다. 참가자들 중에는 평생 브레이드만 다뤄온 베테랑도 있었고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브레이더도 있었다. 동네에서는 굉장히 유명하지만 온라인 매체를 사용할 줄 몰라 지금까지의 실력을 기록에 남겨놓지 못한 사람이 있는 반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센스 있는 사진 실력과 SNS 기록으로 많은 팔로워들을 가지고 있는 유명한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브레이드로서 성공하기 위해 갖춰야 할 중요한 자질,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에 실망한 손님을 다루는 방법, 큰 투자 없이홍보하는 방법, 브레이더들 사이에서 돋보일 수 있는 방법, 브레이더가 알아야 할 헤어 케어, 최근 트렌드인 루스한 브레이드들에 대해 토론했다.

이외에도 많은 질의응답과 열띤 논의가 있었다. 브레이더들은 최근의 브레이드 호황이 굉장한 기회이며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 실제로 경제적으로 자유를 이룬 브레이더들도 많이 있고, 후배들 양성을 위해 살롱 안에서 기술을 가르치며 비즈니스 몸집을 키우는 브레이더들도 적지 않았다.

이 네트워크에 참가한 브레이더들은 각자의 도시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백 투 스쿨 시즌을 앞둔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무료로 헤어 서비스를 제공한 것. 값비싼 헤어 비용을 지불하기가 어려운 아이들은 깔끔하지 못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등교해서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받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런 일들을 직접 경험해 본 브레이더들은 헤어 업체 슈프림과 케미컬 업체 아르가닉의 도움으로 무료 봉사를 할 수 있었다. 저소득층 흑인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의미있는 이벤트였다.

네트워크를 구축한 브레이더들의 입김은 헤어 업계뿐 아니라 지역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부분의 가게 매출을 브레이드 헤어가 리드하고 있는 만큼 가게 주변 브레이딩 살롱과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고,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가까이 들여다보며 브레이더들을 손님이 아닌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존중해야 한다.

Business By Bora Chung

BNB 매거진 2022년 10월호 ©bnbma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