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지난 12월,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아트 바젤(Art Basel)’이 마이애미에서 열렸다. 마이애미는 이 행사가 열리는 주간을아트 위크로 정했고, 도시 전역에서 다양한 이벤트들이 열리며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모았다.
명품 브랜드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규모 홍보의 장을 마련했다. 샤넬, 루이비통, 생로랑, 펜디 등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한컬래버레이션 제품들을 선보이거나 작가들을 소개하는 전시회 등의 행사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화장품 브랜드 라플레리(La Prairie)는 마이애미 해변에 ‘비치 클럽’이라는 팝업 공간을 구성하고 2온스에 760달러인 퍼밍 크림, 570달러지만 용량은 1온스도 되지 않는 고급 라인의 아이크림 등을 선보였다. 라플레리는 대만 아티스트이자 댄서인 Wen-Chi Su의 공연으로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일출과 일몰에 열린 캐비아 라인의 광고 제품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이 공연은 손님들의 마음을 홀리기에 충분했다.
라프레리는 2017년부터 바젤, 홍콩, 마이애미 등에서 열리는 아트바젤에서 예술가들과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켰고 럭셔리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아트 컬래버레이션은 브랜드와 예술작품 또는 디자이너가 협업함을 뜻하는 것으로 제품에 아티스트의 생각과 철학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디자이너에게 디자인만 의뢰하는 아트 마케팅과는 구별된다.
단순히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가 가진 기존의 가치에 플러스알파가 돼 인지도를 올리고 호감도를 증가시키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의 소비성향 그 중심에는 ‘사회정의’가 있다. 이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면 더 높은 가치가 있는 제품을 고르게 된다. 제품의 수익 일부가 어떤 자선 단체에 기부된다거나, 청년 예술가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면 이들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아티스트 혹은 디자이너와의 협업은 소비자들에게 쉽게 호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유명 예술작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소회가 해당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뷰티업계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날로 진화해 나아가고 있다. 립스틱으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에스티로더 컴퍼니즈의 ‘맥(Mac)’은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을 기념해 고(故) 키스헤링을 추모했다. 팝 아티스트로 활동했던 헤링은 1990년 HIV/AIDS로 사망했고 그의 유산은 에이즈와 관련된 교육, 연구 등에 쓰이고 있다. 그는 31살 사망할 때까지 동성애자 인권운동, 반핵운동, 반전운동, 인종차별 반대, 에이즈 교육을 위해 힘써온 아티스트이자 사회 활동가였다.
맥은 헤링의 그런 정신을 기리기 위해 키스 헤링 스튜디오와 함께 협업해 비바 글램 컬렉션을 선보였다. 작업을 할 때 원색을 사용한 헤링에게서 영감을 받아 레드, 블루, 옐로 등 세 가지 색의 립스틱을 출시했다.
2021년 27주년을 맞은 맥은 “이번 협업을 통해 헤링의 예술과 그가 생전에 이어온 자선활동 등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할 수 있길바란다”고 말했다.
맥과 키스헤링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많은 이들이 귀여운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은 키스헤링 작품을 핸드백 안에 소장할 수 있게 됐다.
흔히 감성의 시대라고 부르는 요즘, 예술을 접목한 시도는 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예술을 통해 브랜드는 이미지와 품격을높일 수 있고 예술가들은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대중에 선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아티스트의 철학을 브랜드가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작품이 브랜드가 원하는 취지에 맞춰변형된다면 아티스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들의 ‘정신세계’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업 대상과 충분히 소통하고그리고 사회에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 등을 함께 논의해 나간다면 아트 컬래버레이션은 분명 브랜드 가치에 엄청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