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카리스마와 겸손함을 갖춘 여성 리더

따뜻한 카리스마와 겸손함을 갖춘 여성 리더

미주 뷰티서플라이 총연합 (NFBS) 여성회 이은경 회장

배우자 이선기 씨와 이은경 회장

뷰티서플라이 업계에서 지난 10년 사이 여성 소매점 점주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그 움직임의 선구자이자 현재 미주총연 여성회 회장을 맡은 이은경 회장. 마흔다섯 늦은 나이에 뷰티서플라이를 시작하여 20년이 지난 현재 그녀는 말 그대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되었다. 고생했던 지난 시간 먼저 오신 분들의 도움 덕분에 재벌은 아니더라도 소박한 꿈은 이뤘다는 그녀는 이제는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도우면서 살고 싶다고 전한다. 인터뷰 내내 따뜻한 심성이 그대로 전달되지만 어려움을 극복해낸 강인함 또한 느껴지는 이은경 회장이 어떻게 여성회를 이끌어가는지 인터뷰를 통해서 들어보았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뷰티서플라이 소매점 점주이자 미주 뷰티서플라이 총연합(NFBS)여성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은경입니다. 그동안 BNB 매거진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여러 뷰티서플라이 관계자분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기만 했는데 제가 인터뷰 대상이 되었다고 하니 많이 떨려요. 혹여나 여성회에 누가 되는 사람이 아닐까 하고 인터뷰를 해야 할지 고민도 많이 되었고요.

 

미주총연 여성회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NFBS 여성회는 미주 뷰티서플라이 총연합회의 산하 단체로서 뷰티서플라이에 종사하는 여성 오너들의 자질 향상을 위한 전문 교육, 업계 관련 정보의 교류, 친목 도모 등을 위하여 설립되었습니다.

 

기존의 미주총연도 있는데, 여성협회가 만들어진 계기와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우리 여성회는 현NFBS의 전신인 NBSDA 이사회의 한 부서인 여성 분과위원회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여성 업주 및 종사자의 지속적인 증가 추세와 이사회의 일개 부서로서의 사업적인 한계, 기타 여러 가지 문제를 타개하는 데에는 미주 뷰티 총연에서 지원하는 별도의 조직을 구성하여 여성들의 참여를 높이고 자체 조직을 통한 사업추진이 더 효율적이라는 2010년 이사회 및 총회의 결정에 의해 미주 뷰티 총연 여성회가 탄생하게 되었어요.

 

여성회의 회장직을 맡게 된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미국에 살면서 느낀 것 중 하나가 한국인들이 똑똑하기 때문에 주장도 강한 편이라는 겁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유대관계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요. 저 같은 경우는 조금은 모자란 척 유대관계에 더 우선순위에 두었습니다. 독단적인 것은 힘을 하나로 모으기가 힘들죠. 내주장을 100% 하기보다는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배려해서 들어주는 것이 중요해요. 회장이라는 타이틀에 연연하기보다는 뒤에서 받쳐주는 리더가 되고 싶어요.

2018년 미주총연 이사회에서 여성회 회원들과 함께

 

현재 여성협회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총연과 연계하여 총연의 트레이드 쇼에서의 여성회만의 여러 가지 사업(교육 및 기타)을 구상하여 총연 회장단과 여성회 임원진들 간의 사업 구상을 협의하였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모두 무산된 상태이고, 회원들 간의 정보 교류와 친목 도모를 위하여 회원 단체 카톡방을 확대 개편하고 현재 뷰티 관련 사업 및 생활의 지혜, EIDL 이나 PPP론에 대한 정보 전달 및 코로나 관련 지원책 교류, 이번 폭동 사태로 피해를 본 스토어들의 지원을 위한 성금 모금, 기타 여러 가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그리고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어요.

 

여성회 회원들은 워킹맘도 많을 텐데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비법이 있을까요?
제가 생각할 때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이 안 되는 것들에 그 답이 있을 것 같아요.
첫째로  가족들 간의 대화가 많아야 합니다.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된 가정이든 오래된 가정이든 대화가 많은 가정은 많은 문제를 해소하기가 수월하지만, 대화가 단절된 가정은 가족 구성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아요.
둘째로는 가족들 간의 배려입니다. 아이들은 언어나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 부모들은 생계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많은 염려와 걱정이 있을 겁니다. 아마 혼자 짊어지고 가기에는 힘든 것들이 많겠지만 대화를 통해 서로 위로와 격려를 해 주고 이를 통한 배려를 해 준다면 보다 화목한 가정을 만들 수 있고 가정이 화목하다면 일터에서도 더 적극적이고 활동적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은경 이선기 부부와 자녀들

 

미주총연 여성협회의 가입조건은 어떻게 되나요?
미주에서 뷰티 서플라이업에 종사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든지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미주총연 여성회의 자랑을 해주세요.
출범한 지 10여 년밖에 안 되었지만, 회원들이 같은 업종에 종사하고 공통의 관심사가 많기 때문에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있으며 더욱 활발한 정보 교류가 이루어집니다. 마치 한 가족과 같은 생각으로 여성회의 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시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 우리 여성회가 더욱 활성화가 되는 것 같아요.

캘리포니아의 산타모니카에서 여성회 회원들과 함께

 

요즘 가게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첫째로는 필요 물품들의 공급 부족입니다. 헤어 케어 나 스킨케어 제품들도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것들이 많지만 특히 전기 제품들은 거의 모든 생산업체가 문을 닫아 전기 제품을 찾는 손님은 많지만, 제품이 없어 손님들에게 죄송할 때가 많아요.
둘째로는 손님들의 마스크 미착용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검사가 제대로 안 이뤄지는 상황에서 어느 손님이 감염되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아직 일부 손님 특히 젊은 손님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손님들이 많아 최근의 확산 추세에 불안한 마음입니다.

 

현재 운영하는 뷰티서플라이에서 이은경 회장

 

현재 뷰티서플라이에서 중요한 여성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현재 뷰티서플라이를 찾는 손님의 80% 이상이 여성이며 나머지 20%도 10% 이상이 여성 가족의 심부름을 오는 남성일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취급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여성을 위한 것이던지 가족을 위해 여성이 사용하여야 하는 것들이죠. 저희 가게를 방문하시는 대부분의 고객은 저희 남편보다 저를 찾는 경우가 많아요. 잠깐 제 남편 흉 좀 볼게요. (웃음) 제 남편은 가발 섹션에 가는 것을 아주 싫어해요.  그리고 가발을 찾는 고객 중에 특히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제 남편이 도와주는 것을 거북해하죠.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뷰티서플라이의 특성상 여성들의 위치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10년 전보다 여성 오너들의 비율이 늘었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도 뷰티서플라이 사업 초기부터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초기의 뷰티서플라이 사업은 소규모 패밀리 비즈니스 사업이었다고 들었어요. 또한 대부분의 업주들이 이민 1세대였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사업에 매달리셨던 분들도 많았고, 그 덕분에 한인들의 업종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이제는 많은 이민 1세대 분들이 손을 떼시고 1.5세대 또는 2세대들의 진출이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형 점포를 제외한 중 소형 점포는 아무래도 뷰티서플라이 업계의 특성상 여성들의 진출이 증가할 것이고, 부부 공동운영 형태라도 점차 여성 단독으로 운영하는 점포가 늘어나는 것 같아요.

 

가게나 협회를 운영하면서 재밌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나요?
저희가 처음 시작하였던 가게는 나중에 알았지만 다운타운 만큼이나 험한 지역이었어요.
월요일 아침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는데 거의 매일 와서 티셔츠를 사가던 손님이 “너희 남편 어디 있냐” 라고 물었고, 저는 매일 오는 손님이기 때문에 별 생각 없이 “집에 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권총을 들이댔죠.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모골이 송연해요. 강도가 떠나고나서  911인지 119인지 헷갈렸을 정도로 경황이 없었습니다. CCTV 테이프를 두고 간 강도가 다시 돌아왔었으나 저는 이미 옆에 있는 가게로 대피해있는 상태였어요. 옆 가게의 뷰티션이 경찰에 전화하는 것을 보고 도망가더라고요. 그 당시 계속 가게에 있었다면 또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모르죠.

그 당시 흑인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한국인들은 재판을 연기하면 안 나오고 쉽게 포기한다.” 등의 인식이 강했었죠. 동양인이라고 영어도 못 하고 당하고 사는 인식보다는 똑똑하고 의지가 강한 한국인들이라는 인식으로 바꾸고 싶었습니다. 가게 문을 닫기까지 하면서 1년여간 그 강도범의 재판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여 최종선고 공판까지 갔습니다. 결국 그 강도범은 18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남편이나 제 생각은 손님에게는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우리의 한국인의 권리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서 더욱 열심히 진행했던 것 같아요.

 

여성으로써 가게를 운영하는 가장 큰 고충?
아무래도 중소 규모의 점포이다 보니 도매 업체들과의 관계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습니다, 쉽게 설명해서 어떤 일이 발생하였을 때 제가 업체에 전화했을 때와 남편이 전화하였을 때 너무 다르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여러 번 있었어요. 제가 전화했을 때는 주문하지도 않은 잘 안 나가는 제품들을 상자쨰로 보내기도 하고요. 나중에 남편이 나서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작은 활동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남편이 항상 곁에서 지켜주고 도와주는 것도 한몫해요.

 

회원들과 가족들에게 이은경 회장님이란 어떤 분인가요?
회원들에게는 이웃집 아줌마 아니면 언니나 동생과 같은 푸근한 마음을 가진 여성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회장이며 가정에서는 가족들을 위하여 항상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가정주부라고 할까요? (웃음)

 

뷰티 트레이드 쇼장에서 직접 식사 준비를 하는 여성회 회원들

 

앞으로 뷰티서플라이의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뷰티 산업을 쇠퇴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변화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고 앞서 나아가냐에 따라 부침은 있겠죠. 온라인의 영향이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흑인 손님들은 대부분 제품을 직접 확인하고 사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아직 크다고 생각해요. 참 감사한 일입니다.

 

뷰티업계에 있는 여성 오너들에게 조언 및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노력하는 것만큼 보일 것이고 보이는 것 만큼  발전할 것입니다. 지금 상황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결코 실패한 것이 아니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노력은 결코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성공의 그 달콤한 열매를 모두 같이 음미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가족이 이렇게 어려움을 이겨나가고 물질적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된 것은 우리 가정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힘을 주시고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해 두신 것이리라 믿습니다. BNB애독자 여러분과 NFBS여성회 그리고 모든 뷰티 가족 여러분의 가정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The Story 여성 리더 의 비전 BY Kyounghyun Han
BNB 매거진 2020년 9월호 ©bnbmag.com